나는 어릴 때 시골에서 참새 잡기를 좋아했다. 겨울철 추운 밤에는 참새가 초가지붕에 숨어들었다.
친구들과 호롱불을 들고 참새가 숨어들은 곳을 찾아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손을 넣어 참새를 잡았다.
또 눈이 많이 내린 날은 마당가에 바지개를 거꾸로 세워 막대기를 받쳐놓고 막대기엔 새끼줄을 연결하여
방안까지 연결해 두었다. 바지개 밑에는 좁쌀을 흩쳐두어 참새를 유인하였다. 사방에는 눈이 하얗게 내려서
참새들은 먹이를 찾아 마당가로 날아왔다가 사방을 조심스레 살피면서 바지개 밑에 있는 좁쌀을 먹기 시작한다.
방안에서 한지를 바른 문종이에 손가락에 침을 발라 구멍을 낸 후 그 구멍으로 참새가 바지개 밑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몇마리가 들어가 좁쌀을 쪼아 먹기 시작하면 새끼줄을 힘차게 잡아당긴다. 그리고선 문을 열고 달려나가 바지개를 질근질근 밟아
밑에 깔린 놈들을 압사시킨 다음 화롯불에 참새구이를 해 먹는다.
참새는 겁이 많은 놈이라서 사람이 가까이 가면 미리 포르르 날아간다.
참새를 잡으려면 새총이 필요했다. 새총은 Y자형 나뭇가지에 고무줄을 매고 그 가운데 돌멩이를 장전할 수 있는 천이나 가죽을 댄다. 새총의 원리를 이용하여 레오도 다빈치는 투석기를 개발하여 전쟁에 무기로 씨지 않았던가. 지금도 등산을 갈 때 Y자형 나뭇가지만 보이면 새총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새총을 몇번이나 만들어 집앞 탱자나무에 앉은 새들을 겨냥해서 쏘았지만 한마리도 잡지 못했다. 배를 탈때 노르웨이 선원들이 두고 간 공기총을 인수받아 배 위에 날아온 새들을 맞춰 잡았다. 망망대해를 항해할 때 새들이 잠시 쉬려고 배의 갑판 위에 내려 앉아 있을 때 총알 장진하고 몰래 살살 기어가 유효사거리 안에 들어왔을 때 가늠쇠 위에 목표물을 얹어 놓고 방아쇠를 살짝 당기면 '틱' 소리와 함께 총알이 날아가 목표물을 떨어뜨렸다. 새들이 없을 땐 빈 맥는다.
'꿩잡는 게 매'란 말도 있고 '꿩 대신 닭'이란 말도 있다.
'꿩 대신 닭'이란 말은 꿩고기와 닭고기는 맛에 있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어릴 때인 국민학교 3학년정도 였을 때 설을 지내고 도장골 할머니산소에 아버지와 재종형과 동생 등 너댓명이 성묘를 가는 길이었다. 보리밭에 눈이 하얗게 내려 있었는데 멀리서 보니 매 한마리가 꿩을 붙잡고 털을 물어뜯고 있었다. 재종형이 달려가 매를 쫓아버리고 꿩을 뺏아 집으로 갖고 와서 꿩백숙을 해서 먹는데 그렇게 맛이 있을 없었다. 나중에 커서 제주에 갔을 때 식당에 들어가 꿩요리를 사 먹었지만 그 때 먹었던 맛이 나지 않았다. 아마도 사료를 먹여서 키우는 양식꿩은 자연산만큼 맛이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앞에서 꿩총이라 함은 꿩잡는 총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꿩잡는 총이 아니라 꿩잡으러 가는 포수가 총을 어깨 위에 올려 놓은 자세를 일컫는다. 내가 대학 다닐 때는 우리대학이 전원 ROTC생으로서 매주 금요일 오후엔 군복 또는 정복을 입고 집총하여 퍼레이드 연습을 하였다. 제일 앞에는 소고대를 앞 세우고 북소리에 맞춰 오와열을 일직선으로 하여 보무도 당당하게 걸었다. 사열대 본부석 앞을 지날 땐 '우로봐!' 구령이 떨어지면 일제히 오른쪽 주빈을 향하여 고개를 돌렸다. 분열시 우측팔은 직각으로 구부린채 옆구리에 단단히 붙이고 손으로는 M1 개머리판을 단단히 잡아 당겨서 총구가 수직과 약15도가 되게 유지하였다. 총구 각도가 15를 넘으면 꿩총이라 하여 기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