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에 공개되었던 앨리스 쿠퍼의 통산 10번째 풀 랭쓰 앨범.
여전히 밥 에즈린이 뒤를 봐주고 있긴 하나 이미 대중에게 쿠퍼의 약빨은 더 이상 먹히지 않았다.
이 앨범에 들어와서 앨리스 쿠퍼는 그가 가지고 있던 사악하고 어두운 악마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조금 귀여운(??) 주정뱅이
같은 진상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하는데 그것 마저도 대중들에겐 잘 먹히지 않았다.
그에게 봄날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다.
앨범은 미국 차트에서 42위에 올라가는데 그쳤고 골드는 당연히 달성하지 못했다.
이너넷을 하다보면 한때 인기 많았던 유저가 어느 순간 뻘글을 날리고 삽질을 하다보니 형편 없는 조회수와 댓글을 기록하다가
유령회원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다. 뮤지션들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스타라 할지라도 긴장줄을
풀고 어느 순간 삽질을 하다보면 팬들은 실망하고 떨어져나간다. 일단 떠나간 버스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예전에 좋아했다 할지라도 엿같은 앨범 한 장 내서 지데로 말아먹으면 왠만해서는 다시 찾지 않길 마련이다.
팬들은 냉정하고 무심하다는 것을 뮤지션은 명심해야 되는데~~
일단 하늘 끝까지 올라간 스타들은 가끔 그런 사실을 망각하는것 같다.
이 앨범에서 앨리스 쿠퍼는 나름 노력을 한 것 같긴 한데 그게 상업적인 성공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그냥 그동안 자신이 쌓아왔던
이미지가 지겨워서 변하려는 노력인듯 하여 별로 가상해보이지 않는다.
이건 마치 긴 생머리가 인기 많았던 여배우가 어느날 긴 생머리를 싹뚝 자르는 꼴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록은 록인데~~ 록에 기반한 사운드를 들려주긴 하는데~~ 전혀 록스럽지 않게 들린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앨리스 쿠퍼가 평소 좋아했던 40년대 혹은 50년대의 정서가 많이 느껴진다.
수록곡중 Ubangi Stomp은 Charles Underwood가 작곡하여 Warren Smith가 56년에 처음으로 레코딩했던
로커빌리의 고전으로 본 앨범의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내고있다.
You and Me는 앨리스 쿠퍼를 상징하는 발라드 곡으로 흔히들 말하는 록 발라드라기 보다는 이지 리스닝 계열의 소프트한 팝송
이다. 결코 Only woman breed나 I never cry같은 류의 락 발라드 곡이 아니다.
이 곡은 빌보드 싱글 차트 9위까지 올라가긴 했으나 앨범을 골드까지 인도하는 효도는 하지 못했다.
이 곡 이후 89년 Poison까지 앨리스 쿠퍼의 그 어떤 곡도 싱글 차트 10위권내에 진입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말해서 70년대 앨리스 쿠퍼의 마지막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곡인데~~
그런 곡 치곤 앨리스 쿠퍼의 이미지와 너무 달라 참으로 당혹스럽기 그지 없다.
이 곡은 한국에서도 제법 인기가 많았다.
아주 아주 옛날 호랑이 딸치던 시절에 '우리들의 천국'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장동건, 염정아, 홍학표 외 수많은 청춘 스타들이 출연했던 청춘 드라마였는데~~
이 드라마가 출범했던 시기가 아마도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바뀌던 무렵이었으며
이 시기는 바로 한국에서 앨리스 쿠퍼가 해금되었을 때였다.
이 드라마가 절정에 달했을 무렵, 여자 주인공이 바람 맞고 쓸쓸하게 캠퍼스를 거니는 장면에서 You and Me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는데 실로 충격적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단 한곡도 들을수 없었던 금지가수의 곡을 공중파 방송에서 떡하니 듣다니 너무너무 충격적이었다.
그 시절 이 드라마를 비롯하여 공중파에서 나왔던 팝송들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곤 했는데 이 곡 역시 우리들의 천국에 나왔던
여파로 한국에서 인지도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앨리스 쿠퍼의 앨자도 모르는 여대생들이 You and Me 하나만 처듣고 앨리스 쿠퍼를 잘 안다는듯이 깐죽대는 웃기는 상황
까지 등장했다. 그런 여자애들 대부분은 앨리스 쿠퍼의 사진 한 번 보여주면 기겁을 하고 거품을 물기 마련이었다.
어머 이 사람이 정말 You and Me 부른 그 사람 맞아??
말도 안돼~~ 어떻게 이렇게 무섭게 생긴 사람이 그렇게 예쁜 노래를~~
뭐 이런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앨리스 쿠퍼의 앨범들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수입되고 팬들이 융성되기 시작되면서 많이 대중화되긴 했수나 맨 처음에
앨리스 쿠퍼가 봉인에서 풀려 대중화 되었을땐 참으로 골 때렸다.
앨리스 쿠퍼가 한국에서 대중화되는 그 순간 중심에 섰던 곡이 바로 이 You and Me였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Lace and Whiskey는 제법 중요한 앨범일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