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의 ‘인생 영화’ 몇 편을 소개한 리뷰를 포스팅했었는데, 혹시 읽기를 원하시면,
'Under the Tuscan Sun' https://cafe.daum.net/back2korea/hER5/1036
'Spanglish' https://cafe.daum.net/back2korea/hER5/1037
'Mona Lisa Smile' https://cafe.daum.net/back2korea/hER5/1045
오늘 소개해 드리는 영화는 '인생 영화' 까지는 아니고 최근에 본 영화이지만 최신 영화는 아닌, 무려 23년 전에 개봉되었던 영화입니다.
일단, 다음의 두 가지 조항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시고 스포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제 리뷰를 읽지 마시고, 이 영화를 먼저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Netflix에 올라와 있어요. 제목은 'The Talented Mr. Ripley')
1)난 가끔 지금의 내가 아닌 나보다 상위 클래스의 다른 인격체(또는 캐릭터)로 살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2)이탈리아, 특히 로마, 베니스에 가고 싶지만 그럴 형편이 안되어 영화속으로나마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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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라는 증상을 한 번 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소설이 원작인 영화에서 유래되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사전적 의미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자신이 만든 허구를 진실이라고 믿고 거짓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미국의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 The Talented Mr. Ripley>(1955)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출처:다음 백과)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가 바로 그 소설을 영화화한 것입니다.
The Talented Mr. Ripley (1999)
이 영화는 1999년에 개봉된 미국 영화이고, 한국에서는 2000년도에 ‘리플리’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고 하네요.
제가 이런 영화를 왜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을까 의문이 들어 제 인생을 되돌려 보니,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 제 인생의 가장 쓴 맛을 보는 중이라 문화의 암흑기였다고나 할까요? 암튼 그런 연유로 이런 수작을 놓쳤었는데 이번에 이 영화를 보게 되니, 저와 같이 늙어가고 있는 배우들의 리즈 시절 미모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영화는 지금 넷플릭스(Netflix)에 올라와 있습니다.(미국 Netflix에 있는데, 한국에도 올라와 있는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 아,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는 마침 이 리플리 증후군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한창 인기라는 소문이…
뭇 남성들의 첫사랑이고 싶은 수지가 주연이고 제목은 ‘안나(Anna)’입니다.
그리고 제목은 다르지만 같은 원작으로 1960년에 ‘태양은 가득히’라는 제목으로 알랭 드롱이 주인공 토마스 리플리 역을 맡아서 상영된 적도 있었네요.
다시 돌아와서,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 낮에는 호텔 벨보이. 3류 인생 토마스 리플리(Thomas Ripley: 맷 데이몬 분)는, 어느 화려한 파티석상에서 우연히 얻게 된 프린스턴 대학 졸업자켓을 입고 피아니스트 흉내를 내다 선박 부호 그린리프의 눈에 띄게 되어, 그의 망나니 아들 디키 그린리프(Dickie Greenleaf: 쥬드 로 분)를 이태리에서 찾아오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거금 천 달러와 함께…
이태리로 가기전, 리플리는 딕키가 좋아하는 재즈 음반을 들으며 그의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태리로 오는 도중 메레디스 로그(Meredith Logue: 케이트 블란쳇 분)를 우연히 만나 잠시 디키인 척 하는데, 이게 먹히는 경험을 합니다. 프린스턴 대학 동창이라며 디키에게 서서히 접근한 리플리는 어느새 디키는 물론 그의 연인 마지(Marge Sherwood: 기네스 팰트로우 분)와도 친해지며 마치 자신도 상류사회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디키는 바닥나지 않을 재산,
아름다운 여인, 자유와 쾌락을 가진,
리플리가 꿈꾸던 전형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리플리는 점점 디키에게 집착하게 되고
그러나 자신을 흉내 내는 듯한 리플리를,
디키는 탐탁치 않게 생각합니다.
둘만이 타고 있던 보트에서 디키가 마침내
마지와의 결혼을 선언하자 리플리는 불안해하며 언쟁하던 중,
디키의 모욕적인 말에 분을 참지 못하고
결국에는 디키를 살해하게 됩니다.
리플리는 그를 의심하는 이들에 의해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그들을 살인함으로 해결합니다.
결국 리플리는 디키의 필체, 싸인, 취향
등을 흉내내며 필요에 따라 어떤 때는 디키로,
어떤 때는 리플리로 살아가는 인생을 선택합니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특히 남자 배우)의 캐스팅이 참으로 바람직하고, 훈훈하고(오직 저만 그런가요? ㅎ) 후덜덜합니다.
맷 데이먼(Matt Damon, 톰 리플리 역)
하버드대 영문학과(중퇴) 출신인 맷은
그의 절친 벤 에플렉(Ben Affleck)과 함께 극본을 쓴
‘굳 윌 헌팅(Good Will Hunting)으로 알려지게 되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맷 데이먼이 순정파라서 좋습니다.
딸이 있는 이혼녀와 결혼해서 딸 셋을 더 낳고
지금까지 아무런 스캔들 없이, 휴 잭맨(Hugh Jackman)과 더불어
헐리웃의 가정적인 대표적 셀리브리티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에서는 이상적인 남자의 롤모델로,
‘맷 데이먼 같은 남자를 어떻게 찾을까’라는 대사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기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 마지 셔우드 역)
제 기준에, 현존하는 여배우 중 가장 기품 있어 보이고
귀족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입니다.
브래드 피트와 처녀총각 시절 연인이었고,
요즘에 한국 음식(김치,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는
포스팅을 SNS에 자주 올려서 갑자기 한국인들에게
호감이 된 배우입니다.
주드 로(Jude Law, 디키 그린리프 역)
머리숱에 집중적으로 세월을 정통으로 맞는 바람에
섹시한 느낌이 많이 약해졌지만,
(모발이) 없으면 없는대로
여전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이 영화에서 맡은 리키 역은 주드 로가
가장 어울린다는 평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카메론 디아즈(Cameron Diaz)의 연인 역으로 출연했던
<The Holiday>에서의 쥬드 로가 스윗한 섹시함이 있어서 좋아합니다.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 메르디스 로그 역)
메릴 스트립 이후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 명으로 불리우는데, 특히 모국어인 호주 영어부터
미국, 독일, 러시아식 영어, 심지어 중세 영어 억양까지
완벽하게 소화한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으로 연기한 영화 <엘리자베스>는
케이트 블란쳇을 위한 케이트 블란쳇의 영화라고
불리울 만큼 독보적인 연기를 보였다고 합니다.
본 영화에서는 그녀 특유의 강단있고 위엄있는 모습과는 다른,
아름답고 우아한 여성 본연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영화 제목 The Talented Mr. Ripley(재주 많은 리플리 씨) 는 극중 대사인데, 탐 리플리가 친구에게 나에 대해 좋은 것을 말해 달라고 했을 때 나온 대답입니다. 극중 리플리는 성대모사 같이 남 흉내를 잘 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리플리가 디키를 죽이는 충동적인 선택을 시작으로 거짓말이 점차 부풀려져 가는걸 볼 수 있는데, 정말 아슬아슬하고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거짓말에 거짓말이 더해집니다. 중간중간에 이태리 남부의 아름다운 배경들이 많이 나오는데 배경을 감상할 틈이 없어요. ㅎㅎㅎ 전반적으로 잔잔한 영화 같은데 스릴감은 잔잔하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리플리의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기를 바라는, 또 한편으로는 제발 빨리 거짓말이 들통나기를 기대하는 나를 발견하실 겁니다. 거짓이 진실을 묻어 버리는 반전에 안도의 숨을 내쉬지 않도록 정신차리고 봐야 하는 영화입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는 정도가 약할 뿐이지, 어쩌면 또다른 토마스 리플리가 아닐까요?
첫댓글 추억을 생각의 법정으로 소환해 주셨습니다.
소설 원작은 삼부작이고 분량이 크지않아 한권에 모두 묶을 수가 있습니다. 1950년대쯤 독보적인 위치의 추리소설이고 영화는 그 중 하나를 채택. 소설서는 계속 범죄를 이어갑니다.
특징이 범인이 악당임에도 안잡혔슴하고 바래게됩니다.
미국작이 더 원작에 충실.
프랑스작은 더 샥킹.
프랑스작의 마지막 장면의 전환은 인간이 만든 모든 영화중에서 가장 획기적. 망치로 한대 맞은듯 벙! 인간 스토리텔링 상상력의 극한 보여줌
이 영화를 본 후에 원작자에 대한 서치를 좀 해보니까, 시리즈로 몇 편 더 있더라구요. 그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이 작품이 여러 번 영화화 되었거나, 영화의 소재로 쓰여졌구요. 저도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조마조마하면서도 Spinoza님처럼 왠지 안잡혔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이상하다 했었는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서 다행이네요.ㅎㅎㅎ
알랭드롱
그 모든 사진스틸을 모으던 어떤 지인이..^^
인간 사악함의 극치를 보여준 영화
2022 한국에도 흰장갑끼고 건들건들대는 물건 하나 있다능
오랜만의 추억소환
고맙습니다 ^^
저 어렸을 때 사촌언니 집에 놀러가면 그 언니 방에 도배되어 있던 알랭드롱 사진들...
그 분이 이 분 아닌가 모르겠네요. ㅎㅎㅎ
@Irene(아이린)
삭제된 댓글 입니다.
carol님, 다음 한국 방문 때는 꼭 만나뵙고 영화 얘기, 인생 얘기 나누고 싶어요. 언니가 없는 제 입에서 '언니~~!' 소리가 절로 나갈 것 같은 분이세요. 지난 영화 리뷰에 달린 댓글들로 볼 때 저는 한참 하수인 거 같아요.
*한국 넷플릭스 정보 감사합니다!
소중한 시간을 들여서 올려 주신 리뷰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추억 소환 맞네요^^
개인적으로 주드 로에게 폭 빠졌던 영화는 전쟁영화로 스나이퍼 간의 두뇌 싸움이 흥미로웠던 "Enemy at the gate"
그 눈빛이 인상 깊었어요.ㅎㅎ
고맙습니다.
쥬드 로의 눈빛에 빠져들지 않기가 쉽지 않죠. ㅋㅋㅋ
영화는 못봤지만 신정아 사건을 비롯해서 학력위조 이슈가 터질 때마다 소환되는 신드롬인 걸로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진정 가상인물로 산다고 믿는 것인지, 단지 거짓말이고 연기에 불과한 것인지 확인할 수가 없기에 질병분류에 포함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치료가 하니라 형을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망상 허언증 환자와는 다를 것이구요.
소개 감사드리고 올여름에 볼 리스트에 올리겠습니다. 액션물 <본 시리즈>로 좋아했던 맷데이먼의 초기 연기에도 관심이 갑니다.
참고로 헐리우드를 비롯 여러 곳에 있는 <리플리의 믿거나 말거나 전시관> 은 관련이 없네요 ㅎㅎ
누구나 아는 <태양은 가득히> 영화음악을 배경으로 배우들의 연기 맛만 봅니다 ㅎㅎ
https://youtu.be/VDfYJpKQA1M
PLAY
올려주신 영상 잘 보았습니다. <태양은 가득히>는 아마도 제가 어렸을 적에 '명화극장'이나 '주말의 명화' 같은 TV 프로에서 한 번 쯤은 보았을 거 같네요. 짧은 영상이지만 동일한 인물을 연기한 알랭 드롱과 맷 데이먼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네요. 알랭 드롱은 왠지 더 사이코스럽고, 퇴폐미? 같은 게 느껴져요.
맷 데이먼은...그냥...짠해요..(제 팬심이 너무 강한가봐요.ㅎㅎ)
오랫만에 올려주신 영화리뷰 너무 재밌게 읽고 갑니다. 넷플릭스에 있다니 부지런히 봐야겠네요.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더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My pleasure~! 오래전 영화라 그런지 화질이 그리 좋진 않더라구요. 그런데 구린 화질에도 불구하고 약 2시간 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즐영~ 하세요!
저는 이 드라마로 리플리증후군을 만났어요.
미키유천이 참 풋풋하고 근사했던 시절.
이다해의 연기가 참 좋았죠.
어제 방구석1열 이란 영화소개 프로에서 맷데이먼의 promised land 라는 환경관련 영화가 소개됐었어요.
아내가 참 좋아하는 맷 데이먼.
아내들은 대체적으로 (가정적이고 순정파인) 맷 데이먼을 좋아합니다. ㅎㅎㅎ
아주 오래전에 봤던 기억이 납니다.
나오는 배우들 모두 다 좋아하는 배우들이고
역시나 저도 잡히지 않았으면 하면서 봤습니다.
다시 한번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