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째 35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는 어제낮 47년생인 친한 선배형이 냉면을 하자며 나도 잘아는 그분의 절친인 분과 압구정동 불고기와 냉면으로 유명한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행길가 골목길에 자리잡은 이집은 1939년에 종로에서 처음 개업한 서울서는 불고기집으로 소문난 집으로 5층 식당건물이 마치 대학교 본관같이 생긴 석조건물이었다. 근데 동갑인 한분이 더와서 자리를 같이 했는데 세분다 젊어서 항공화물업계를 주름잡던 50년지기인 단짝인분들로 내 조카 둘을 취직시켜준 고마운 분들이었다. 어제 나중에 합류한 분은 최근 대장암이 간으로 전이되어 40번의 항암치료를 받았고 이제는 많이 좋아져 친구분들이 영양보충하라고 불고기며 냉면을 대접하는 날이었다.
나는 내일모래면 잠실로 이사온지 딱 2년이 된다. 비를 억수같이 맞으면서 이사한게 엊그제 같은데 2년이 휘딱갔는데 잠실에 살면서 가끔 롯데타워나 롯데 식당가를 가게 된다. 이제는 잠실하면 8년전 완공된 지상123층 지하6층의 롯데타워가 한국의 랜드마크로 우뚝 자리잡았고 이건물은 한국서는 100층이 넘는 첫번째 건물이고 세계에서는 높이로는 555m로 다섯번째로 높은 건물로 그위용을 자랑하게 되었다.
근데 가장 내가 의아해하고 놀란게 롯데민속관으로 가면 3층구석에 금아 피천득선생(1910-2007)의 30평정도의 작은 기념관이 있어 들어가 보니 생전 피천득선생 집안의 서재를 그때 그물건들로 장식하여 마치 선생이 살아계신듯한 표정하며 실로 그 풍경에 놀라지 않을수 없다. 그럼에도 그비싼 건물터에 기념관이 왠말인가? 그자리에 유명커피매장이 들어왔어도 자연스럽고 장사 또한 잘될 자리인데 말이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회장(1922-2020)은 원래 어려서 문학도를 꿈꾸고 문학으로 대성하고 싶었고 12살이 많은 피천득의 시와 소설을 아주 좋아해 친구로 지내며 서로를 흠모했었고 그래서 기념관으로 그의 일생을 추모하고 싶었다,. 마침 올해부터 롯데에서는 제1회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을 만들어 시.소설. 수필분야의 신선한 작가를 발굴코자 공모중인데 분야별 시상명칭이 괴테문학상. 푸시킨문학상. 피천득문학상이라고 한다.
누구나 사람은 인연을 맺으며 살고 있고 한국인들은 유난히 지연.학연.혈연이라는 넝쿨줄기 같은 인연으로 살아가고 있다. 앞서말한 선배세분도 서로 돕고 의지하는 형제로 살게 되었고 피천득을 좋아했던 신격호도 후세에 그들의 인연을 세상사람들에게 조용히 보여주고 있다.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수필집은 학생들의 필독서로 최고의 스테디 셀러인데 그의 인연이라는 시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일 줄 알지 못하고/ 보통 사람들은 인연인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 안다 / 사람과의 인연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인연으로 엮여 있다.
첫댓글
인연,,,,,
알지 못하고
살리지 못하고
살릴 줄 안다.
넝쿨줄기 같은 삶
곱고 아늑하게 살고 싶습니다.
인연을 중시하는 사람. 성공한 사람입니다.
끝 마무리 글에 의미를 잠시 더듬어 봅니다
진정 사람 됨됨은 사람을 알아 볼 줄 아는 사람 인 거 같어요
무지인들 보다 안목의 깊이가 다르죠...^*^
인연을 맺으면 잘 이어가려고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