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등고래의 노래
김해자
나는 혹등고래
새끼 하나 데리고 난바다를 건너간다
물에 먹혀 물이 되어버린 소리를 느끼기 위해선
같은 깊이로 내려가 오래 엎드려야 한다
소리가 멀리 퍼져나가기 위해선
물속에 머리를 처박고 움직이지 않는 섬이 되어야 한다
소리의 막 통과하기 위해선 몇 겹 주름을 지나가야 하고
울음에 화답하기 위해선 소리회랑에 몸을 기울여야 한다
삶은 혹, 머잖아 네 등에도
파래와 따개비와 고기들이 잔뜩 실릴 게다
맵짠 노래가 울음이자 사랑이라는 것을 알 때까지
꼬물거리는 이 모든 것들과 함께 바다를 건너가자
꼬리와 지느러미로 바닥을 치며
영원 같은 하루치의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