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이 요즘 나의 웃음의 이유다.
정해인은 내 갱년기를 위로한 인물이다. 남성호르몬이 막 나오던 때 드라마를 안 봤다. 예능과 스포츠와 뉴스가 더 재미있었다. 헌데 주변에서 느무느무 정해인 타령들을 해댔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드라마. 당시 우리 집은 케이블이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 불법사이트에서 몰아보기를 했다. 고3때도 밤 새서 공부해본 적이 없는 나인데 마지막회를 끝내니 날이 새고 있었다. 드라마 몰아보기는 청춘들만 하는 줄 알았던 50대였다.
이즈음 다시 정해인이 나온다. 벚꽃이 찬란한 봄밤. 상대역이 내 취향은 아닌 한지민이지만 착한 일도 많이 하는 배우라니 좀 봐주고, 정해인은 대학 때 사고쳐서 아이가 있는 약사다. 양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이는 보이지 않고 웃는 웃음이 명품이다. 운동도 열심히 한다니 몸도 좋더라. 마냥 착한 남자보다 물론 극본이 만든 거겠지만 대사 소화하는 것도 배우마다 다르지 않은가? 약간 개구지고 사내스러운 베짱이 보이는 그 역할, 연기도 참 좋다.
정해인과 같은 시간에 하는 케이블 드라마가 WWW이다. 작가와 감독이 참 신선하다. 대사들이 김은숙 식의 강요된 간질간질이 아니고 보다 현대적이며 장면의 구도, 색감이 참 맘에 든다. 여기 장기용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얼굴은 정해인이 훨 맘에 들지만 이 남자의 목소리... 으~~ 죽음이다. 38살에게 귀엽게 들이대는, 나름 합리적이고 능력있는 28살 연하남으로 나온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짱가 같아서 가끔 이 대본 뭐냐 느무 야를 신격화 하는 거 아님?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런 환상에 빠지려 아름다운 주인공들이 나오는 드라마를 또 보는 거 아니겠나? 내가 마치 그 여주인양 살면 어떨까 싶어하며. ㅋㅋㅋ
나는 이 둘을 이케 깊이 사랑하지만 그들은 나를 1도 모른다. ㅁ인지 ㅂ인지 구별도 안 되는 노안으로 돋보기 가지러 가기 싫어 폰트를 딥다 키워놓고 아픈 무릎을 쉬게 한다는 핑게하에 키보드나 휴일 대낮에 두드리고 있는 머리 하얀 할망구일 뿐. 팬이라고 선물조공이나 팬카페, 팬미팅 가볼 생각은 전혀 해본 적 없지만 그들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나 같은 늙은이가 응원한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무미건조한 내 무채색 마음판에 색깔을 입혀줄 것만 같다. 어때? 남 피해 안 주고 내가 좋아하고 반복재생하며 행복하다는데. 내 취향이잖아? ㅎㅎㅎ
첫댓글 아~~밥잘사주는 누나
손예진과 정해인 나왔던
김은숙 작가 쓴거였네요?
정해인 미소가 참예쁘다고
생각 했는데 다시보기 해야겠네요~~~~~~
진아님 어제 만나서
방가 웠어욤~!
NoNO~ 작가 달라요. 김은숙은 그 유명한 미스터 선샤인, 태양의 후예 등등 ㅎㅎㅎ 걍 비교예요.
@진아 아 ~~~~그러네요
드라마보고 팬되는게 나이와는 상관없지요. 그럼 나는 어쩌라고~ 저도 옛날에 추노에 꽂혀서 와국에서 밤마다 노트북과 싸우던 생각나네요. 그리보니 더 재미있는거 같아~~~ 진이님, 다음은 누구에게
꽂힐거애요. 팬클럽하나 만들지요.^^
제 맘 저도 모른다는 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