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32차 순례날 오후 일정을 올려봅니다.
10년 전인 2013년 3월의 기록입니다.
멀리 전라도 장성 백암산 백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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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佛의 향을 따라, 참사람의 길을 찾아 / 인드라망 32차 사찰순례기 백양사편
오전 일정을 마친 순례단은 선운사 주차장에서 점심공양을 했다.
바람이 살살 부는데다, 장소가 마땅찮다 보니 공양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오시는 대로 공양을 하다 보니, 그나마 상이 모자라 급기야는 바닥에다 반찬을 놓고 먹어야 했다.
밥 먹다 말고 배식할 수도 없어, 나중 오신 분들은 셀프로 담아 드시게 됐다.
그리고 공양드실 시간을 넉넉히 못 드린 점도 많이 죄송했다.
먹은 자리를 깨끗이 거두고 우리는 전남 장성의 백양사로 출발했다.
가다보니 축제날이다.
백암산 골짝에선 고로쇠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한창 노래자랑이 진행되나 보다, 끊임없이 노래소리가 이어진다.
절 아래에서 너무 시끄럽지 않나 했는데, 생각 외로 백양사 진입로는 길~었다.
그 축제장의 북새통을 지나고도 한참을 더 올라가야 했다.
백양사는 1400여 년 전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여환조사가 창건한 고찰로 호남불교의 요람으로 불리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이며 5대 총림 중 한 곳 이다.
창건 당시 백암사로 명명됐으며 고려 덕종 3년(1034년) 중연선사가 중창하면서 정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뒤에 조선시대에 이르러 선조7년 환양선사가 백양사라 이름을 고쳐 불렀다. 이어 1917넌 만암 대종사가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백양사란 이름은 하얀 양을 제도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조선 선조 때 환양선사가 영천암에서 금강경을 설법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법회가 3일째 되던 날 하얀 양이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고, 7일간 계속되는 법회가 끝난 날 밤 스님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 '저는 천상에서 죄를 짓고 축생의 몸을 받았는데 이제 스님의 설법을 듣고 업장 소멸하여 다시 천국으로 환생하여 가게 되었다'고 절을 하였다. 이튿날 영천암 아래에 흰 양이 죽어 있었으며 그 이후 절 이름을 백양사라고 고쳐 불렀다. -백양사 홈페이지에서 발췌-
사진: 목정님 제공
삼삼오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라간 길이 오리길은 넘을듯 싶다.
모처럼 나선 순례길, 와 이리 좋노~
훌쩍 자란 연호도 올봄엔 중학생이 됐다.
정회원 보다도 더 순례를 기다린다는 가족회원(?) 현갑님,
카메라만 들이대면 여지없이 발동하는 저 장난끼!
발걸음이, 공중에 뜬 애드벌룬보다도 더 가벼워 보인다. ^^*
늘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인라인님이 이 날은 양복을 입고 나타나서, 몰라볼 뻔 했다. ^^*
아래는 편안한 웃음의 게으른농부님, 실은 부지런한 상농부이다.
이 곳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됐다고 하더니, 과연 그랬다.
아직은 벗은 나무의 면목을 보여주는 노거수의 구불한 가지들이며,
산기슭의 현호색 군락지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장성 백양사 진입로 옆 현호색 군락지
-수령 700년, 우리나라 최고령의 갈참나무
이 곳은 갈참나무 군락지이고,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갈참나무란 이름표를 단 나무가 있다. 무려 수령이 700년.
그보다도 죽은 나무에 대한 이 곳의 예우가 더욱 인상적이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둠으로써 자연의 질서를 존중한다고 되어 있다.
설명글을 읽고 그 곁을 보니, 과연 쓰러진 나무에 온갖 생명체가 깃들어 살고 있다.
백양사라면 십년 전 열반에 드실 때까지 이 곳에 주석하시며, '참사람'을 주창하셨던 서옹스님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스님께서는 임제선사의 무위진인(無位眞人)을 현대적, 창조적으로 해석해 '자각한 사람의 참모습'이 '참사람'이라 정의하셨다고 들었다.
나무 하나가 주위환경 조건에 따라 싹이 트고 자라나서 숲을 이루며 수백년을 살다가,
이렇게 쓰러져 썩는 동안 자양분이 되어 다시 작은 생명들을 키우는 순환,
항상하지 않되 단멸하지도 않는, 연기를 여기서도 보게 된다.
-쓰러진 나무에서 자라나는 이끼, 연초록풀, 버섯...
드디어 쌍계류가 보인다.
백양사의 사진에 으레껏 등장하는 이층 누각이다.
사랑받을만하게 맵시가 아담하다.
그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는 목정님, 보호색이라도 두른양, 그대로 풍경 속에 섞여버렸다.
숨은그림찾기라도 해야 할듯. ^^*
-고불총림백양사, 천왕문
-백양사 대웅전
백양사의 전각은 처마선이 대체로 날렵하다.
오래 묵은 옷을 벗고, 새로이 불사를 했나 싶다.
아래는 대웅보전 부처님.
대웅보전 참배를 마치고 내려다 보니 설선당 툇마루며 마당에 인드라망 님들이 모여 있다.
오전보다는 여유가 좀 있어 보인다.
이제 나는 고불매(古佛梅)를 찾아가 볼까나~
-백양사 칠성전과 조사전
-오른쪽부터 백양사 칠성전, 조사전, 극락전, 명부전
대웅전 뒷마당이다.
백암산 백양사라고 하더니, 뒷산봉우리가 과연 하얀 바위덩이다.
뒤로 보이는 건물이 고불선원,
그리고 마당에 다층탑이 서 있다.
우리 님들도 그 앞에 사뿐히 서 본다.
다시 고불매를 찾아 총림숲을 이리저리 기웃댄다.
선운의 동백은 일렀지만, 고불의 매화는 지금쯤 폈을테지?
-백암산을 배경으로 대웅전 앞마당에서
대웅전 마당 한 복판에서 다시 마주친 우리 님들,
"딱, 이 자리에요, 서 보세요~" ^^*
-백양사 古佛梅
"아, 고불매이다!"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아 보겠다.
그런데 이 곳도 아직이다.
봉오리가 한껏 부풀어 있지만, 아직은 눈 뜨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일 주일 뒤쯤이면 만개할 듯 싶다.
꽃이 없어도, 멋지게 휘돌아진 줄기며 가지들이 고준한 멋이 있다.
꽃을 보지 못한 아쉬운 맘에 Daum에서 사진 한 장을 빌려왔다.
꽃송이를 매달면, 고불의 매화는 이런 모습이 되나 보다.
-사진:불댕이님 작(2009년 3월 29일에 찍으셨다고...)
선원을 세 곳이나 둔 곳 답게 백양사 도량은 담박한 멋이 있다.
넓은 도량이 주는 넉넉함과 함께 선방 특유의 절제된 느낌이 은연 중에 묻어 난다.
-사진: 지현향님 작.
도량 참배를 마치고 긴 숲길을 되돌아 나오는 시간, 올라 갈 때보다는 한결 여유롭다.
이런 여유도 순례의 한 축이다.
징검다리를 만나면 건너도 보고, 한 사람 두 사람 모이다 보면 준 단체사진도 나오고.
-사진: 지현향님
-백양사 부도밭, 지현향님 제공
백양사 부도밭이다.
지나다 보니 문이 닫혀 있어 올라가 볼 엄두를 못냈는데,
지현향님이 몇 컷을 담아 오셨다.
여러 님들의 사진을 모아서 한 편의 순례기를 완성하는 것도 인드라망만의 스타일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해서 순례의 추억은 누구의 것, 몇 사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으로 남게 된다.
어느 봄 하루, 현호색 푸르게 핀 숲길을 걸어, 우리 함께 백양사를 다녀왔노라고. ^^*
-32차 인드라망 사찰순례 백양사 편
순례 같다오고 친구들이랑 가을에 다녀왔습니다 애기단풍이 곱게 물들니 너무좋습디다 순례기 잘 봤습니다
오늘은 낮반 출석하셨군요
반갑습니다.
백양사는 단풍 들 때가 한 인물 더 날듯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송현님.
마져요
단풍 길 너무 좋은 곳 백양사 입구 길 ~~^^
백양사는 지난 가을에도 갔는데
저기는 없네요
멀미 때문에 멀리는 못 갔던 때 같습니다
우리 회원님들 참 젊을 때군요^^
날씨 참 좋으네요
팔공산이라도 한바퀴 돌자고 말은 해놓고
땅바닥이 허락을 안 해주는데
달래봐야겠지요^^
팔공산 드라이브 좋지요 애교한번 부려보세요 ㅎ
그 심하던 멀미도 순례 덕분에 많이 가벼워졌는데 오랜만에 큰차 타고 멀리가면 다시 도질듯도 합니다. ^^
팔공산 드라이브 좋지요.
잘 다녀오세요~~
팔공산 돌고 오셨나요?
그리운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시간을 돌려 놓고 보니 더욱 그립네요.
좀 더 있으면 또 지금이 그립겠지요.
선유님 억수로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지요
지금이 젤 좋을 때
생각나지요()
선유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계시지요?
한창 순례 다니던 그 시절이 저도 많이 그립습니다.
선운사며 실상사 청암사 등등요. ^^
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출석부에서도 매일 안부 나눌 수 있길 청해 봅니다.
@거울빈 좋아요. 지금이.
@거울빈 좋아요, 지금이.
@演菩提(연보리) 예, 그리하겠습니다.
출석부 잘봅니다~
여기 노르웨이시간9시 어젯역시 백야가 계속되서 밤12시에도 대낮같이 훤했습니다
오늘일정
송네피요르드
기대됩니다~
좋은시간되세요~^^
넘 멋지십니다
날씨 좋으네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유럽 가셨군요. 사진만 봐도 여행객스럽네요. ^^
멋진 추억 많이 만들어 오세요~~
삶을 즐기심에
찬사와 응원을 보냅니다
크루즈 항해시
댄스파티 안가시면
사진 보내주시는것도 인드라망 규율 입니데이
즐기시고
힐링하시고
무탈 귀국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