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차 순례는 먼 서산의 세곳 사찰을 다녀왔었지요.
개심사-마애삼존불-간월암의 순서로 순례했던 날입니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 한 번 뵙고나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절대미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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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지금 미소법석 중.., 서산마애삼존불을 찾아 / 인드라망 제33차사찰순례기②
개심사를 나온 순례단은 그리 멀지않은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磨崖如來三尊佛)을 찾아 다시 길을 떠난다.
개심사에서 걸어가는 길도 있다지만, 우리는 보원사지 근처에서 오르는 길을 택했다.
점심공양은 보원사지 넓은 터가 건너다 보이는 풀밭에서 했다.
보원사지는 한 때 1000여 명이 살던 큰 도량이었다고 전해진다.
당간지주며 탑, 부도들이 보이고, 발굴해 놓은 전각터가 보기에도 엄청 넓다.
-보원사지를 담고 있는 무주님
점심공양을 마친 우리는 자리를 깨끗이 거둔 뒤, 마애삼존불을 뵈러 갔다.
아산에서 따로 오신 정해님의 승용차에 구야님과 셋이서 타고 이동한 덕분에, 본팀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이제 연등줄이 곱게 걸린 계단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오래도록 그려오던 님을 뵙게 된다.
'백제의 미소(서산마애삼존불)'는 '신라의 미소(수막새 기와 속의 웃는 얼굴)'와 어떻게 다를 것인지, 혹은 같을 것인지.
아산과 대구 출신의 두 분을 세워두고 미리 한 번 비교(?)해 본다. ^^*
길은 멀지 않았다.
바로 위에 관리소가 있다.
마당가엔 자그마한 불이문이 서 있고, 그 옆엔 '국보제84호 서산용현리 마애삼존상'의 미소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동동남 30도, 동짓날 해뜨는 방향으로 서 계시며,
아침햇살을 받으면 밝고 평화로운 미소를, 저녁햇살이 비치면 은은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볼 수 있다고 써져있다.
나무석가모니불 ()()()
잰걸음으로 달려가자니, 세 분이 한꺼번에 반겨주신다.
"잘 왔다"며, 금방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신 모습으로 환하게 웃으신다.
오체투지의 예를 갖출 공간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합장삼배 드리고 찬찬히, 본격적으로 마주보기를 시작했다.
-붐비지 않는 시간을 틈타 인증샷 남기는 구야님
층암절벽에 새겨진 삼존상은 현재불인 장대한 석가여래입상을 본존불로, 부처님 오른쪽에는 과거불인 제화갈라보살입상이 서 있고, 왼쪽엔 미래불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조각돼 있다.
삼존불은 자주 접할 수 있는 양식이지만, 이렇게 반가상이 함께한 삼존불은 이례적이라 전해진다.
본존불의 묵직하면서 당당한 체구와 둥근 맛이 감도는 윤곽선, 보살상의 세련된 조형 감각,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쾌활한 인상 등에서 6세기 말이나 7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곳은 백제 때 중국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중심지인 태안반도에서 부여로 가는 길목에 해당하므로, 이 마애여래삼존상은 당시의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문화재청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경청 중인 인드라망 순례단
-복련대좌 위에 서 계신 부처님 발
조금 뒤 인드라망 순례단 본팀이 도착하자 해설사의 설명이 시작됐다.
주불의 법의는 우단편견이 아닌 통견이며, 가슴엔 승가리 매듭,
수인은 두려움을 없애주는 시무외인과 소원을 들어주리라는 여원인,
앙련이 아닌 복련 대좌 위에 서 계시기에, 부처님 발이 드러나 보인다는 내용 등이었다.
그리고 본존불의 두광 중 안쪽은 연화문, 밖의 화려한 화염문 안에는 세 분의 화신불이 계시다며, 찾아 보라고 했다.
실제로 화염문을 자세히 보면 10시와 12시, 2시 방향에 화불이 보인다.
화불의 두광까지 또렷하다.
-서산마애삼존상 석가모니입상 중 바깥 화염문 속 化佛
이 곳은 거대한 층암이 이중으로 처마 역할을 해주고 있어 천년을 서 계셔도 잘 보존돼 있다고 했다.
옆모습을 보면 알겠지만, 아래부분보다 윗부분이 앞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내리치는 비를 맞지 않을 수 있는 과학적인 구조이다.
천연의 감실 속에서 부처님은 그렇게 웃고 서 계시다.
-사진작가 이경모 씨가 촬영했다는 학계 발견 당시의 마애삼존상, 감나무님 블로그에서 옮김
여러 자료에서는, 지역민들 사이에서 가야산 산신으로 불리던 서산마애삼존불상이 학계에 보고된 것이 1959년 이라고 한다. 이후 1965년 보호각이 지어져 자연으로부터 격리된 동안, 2004년 문화재청의 정기 안전점검과 한국 문화재 보존 과학회의 안전진단 결과 위험등급 5등급으로 분류되는 등 훼손 정도가 심각했다고 한다. 여러 논쟁 끝에 2005년 11월 지붕만 남기고 앞면과 양쪽 벽면을 헐어내 통풍과 자연채광이 되도록 했다가 다시 완전철거를 했다고 한다.
-철거하기 이 전의 보호각, 감나무님 다음 블로그에서 옮김
보호각은 없어졌지만 그 흔적인지 바위 옆면엔 몇 개의 구멍이 나 있다.
바람과 햇볕 속에서 천년 세월을 웃으며 서 계셨는데, 굳이 보호각을 씌웠어야 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 또한 보호를 위한 마음이었으니 더 길게하면 이 또한 군소리.
-석가모니불(현재불)
아, 미소 이야기!
우리가 도착했던 시간대가 미소를 보기엔 제일 불리한 시간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삼존불엔 볕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봤다.
볼록한 볼이 더욱 볼록해지도록 입꼬리를 올려 웃는 모습을,
초승달 눈이 된 웃음, 볼우물이 움푹 패인 웃음,
재미있는 담소 중에, 말하던 본인도 웃음보가 터진 듯한 제화갈라보살의 들린 윗입술을...
-제화갈라보살상(연등불, 과거불)
제화갈라보살은 연등불이 부처님이 되기 이전, 보살시절의 이름이다.
연등불이라면 금강경에도 등장해, 우리 불자들껜 익숙한 부처님이다.
아득한 옛날, 석가모니께서 선혜선인 수행자이던 때에 연등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부처님이 선혜수행자의 마을에 오시던 날, 내린 비로 땅이 젖자 선혜 수행자는 엎드려 자신의 머리카락을 풀어, 진 땅위에 펼쳐 깔아 부처님이 딛고 지나가시게 했다.
그리고 엎드린 채 서원을 한다. '나는 모든 것을 아는 지혜에 도달해 부처가 되어, 세상의 모든 생명들로 하여금 나고 죽는 윤회의 흐름을 뛰어넘게 하리라'
그 서원을 알아들으신 연등부처님은 선혜수행자에게 즉석에서 수기를 주신다.
"오는 세상에 그대는 부처가 되리라, 그 때 이름을 석가모니라 이를 것이다."
-미륵보살반가사유상(미래불)
반면, 미륵보살은 석가모니불의 교화를 받고 미래에 성불할 것이라는 수기를 받았으며 현재는 도솔천에서 보살로 계시다고 한다. 석가모니부처님 입멸후 56억 7천만년 뒤에 이 곳에 내려올 미래불이시다.
이 세 분은 특별히 '수기 삼존불'로 불린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어째서 현세의 석가모니를 협시한 분이 저 먼 과거의 연등불이실까, 그것도 연등불의 전신인 제화갈라보살인 채로 일까?
이쯤에선 대개의 불자라면 법성게의 한 대목을 떠올릴듯 싶다. 나 또한 그러했다.
'九世十世互相卽 仍不雜亂隔別成 구세십세호상즉 잉불잡란격별성,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시간이 서로 어울리되 어지러이 섞이지않고 따로따로 뚜렷하네.'
경전을 읽다보면 시간이란 것이 앞뒤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란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 특히나 화엄경 속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가 한 덩이임을 어렴풋 짐작케 된다.
구세는 과거의 과거, 과거의 현재, 과거의 미래, 현재의 과거, 현재의 현재, 현재의 미래, 미래의 과거, 미래의 현재, 미래의 미래를 말하고, 거기에 현재의 한 생각 一念을 더해 십세가 된다.
어느 부분을 잘라내 과거라 하고, 미래라 이름 할 수 있을까.
시간에 대한 이해가 이러하다면, 석가모니께서 도솔천을 떠나지 않았는데 이미 왕궁에 태어났으며, 아직 어머니의 태에서 태어나기도 전에 사람들을 이미 다 제도했다는 경전의 말씀에도 더는 어리둥절하지 않을듯 싶다.
법성게가 시종 노래하듯 하나 속에 모두 있고, 모두가 곧 하나인 세상을 삼세불을 통해 드러내 보인 자리가 이 곳이다.
하필이면 세분 부처님이랴, 시방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웃고 계신 곳
우리도 부처님을 따라 활짝 웃어도 좋으리.
오늘의 회상은 웃음바다이다. 한 맛으로 즐거운 하하, 호호, 푸훗~ ^^*
그리고 깨어지지 않을 금강의 서원을 세울 수 있다면,
그 웃음소리 여섯 종류로 진동해 온 우주를 환희케 할테지.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를 다 끊으오리다.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나무석가모니불 ()()()
-인드라망 제33차사찰순례기② 서산 마애삼존불 편
어르신 들이 밭으로 나가 셨나보네요 오늘은 그런대로 시원합니다
@송현 시원한데도 습도 때문에 주의보 내렸답니다ㅠㅠ
손 엠프 (마이크) 하나 사서 앵~~~
어르신 이름 불러요
혼자 사시는 노인분들 휴대폰은 꼭 필요하지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늦은출석입니다~
저에겐 주말이
일하는날~ㅎ
종일 동동거리고
이제 자유시간입니다
어찌이리시간이 잘갈까요~출석부 찬찬히 읽어봅니다
가족들이 모이니까 맛난 반찬 하시니 바쁘셨겠어요
북유럽 잘 다녀오셨지요?
훌훌 떠나는 모습이 너무너무 멋지십니다. 부럽고요. ^^
인자하신 마애부처님 모습 포근함을 느낌니다^^
다녀가셨네요.
시골은 요즘 좀 조용한 철인가요?
풀과의 전쟁이 끝이 있겠냐 마는요. ^^
평안한 휴일저녁 되세요.
@演菩提(연보리) 새로 오이 심을 준비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