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섬 음식의 원형을 찾아서
여수의 음식문화
전남 여수시는 시청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삼산면까지 48개의 유인도와 305개의 무인도와 그리고 부속 섬을 거느리고 있으며 자연 조건이 열악하여 경작지가 척박하여 식량 자급자족이 어려웠다. 이런 연유로 개발된 몇 가지 독특한 토속음식들과 먹을거리 문화가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에 의해 고립된 채 그 원형이 남아 있다. 섬 지역의 고유한 전통음식들이 고령화된 주민들의 생활환경 속에서도 다행히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음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2. 주요 특산물
1) 잎나물
쑥, 참나물, 취나물, 원추리나물, 방풍잎, 당귀잎, 비름나물, 돌나물, 엄나무순, 두릅잎, 항가꾸(엉겅퀴), 쪼뱅이, 용새, 곤부레, 고사리, 고비, 냉이, 달롱게, 보리, 싸랑부리, 씀바귀, 맬마추, 썹설구, 꼬들빼기, 민들레 ,머구(머위), 돈두(털머위), 가상쿠, 시금치, 유채, 쑥갓, 근대, 배추, 열무, 상추, 깻잎, 콩잎, 방한잎, 대파, 쪽파, 토란대, 미나리, 갓, 솔(정구지, 부추), 아욱 등이 있다.
2) 뿌리나물
도라지, 딱지, 더덕, 당귀, 토란, 무시(무), 당근, 감자, 고구마, 마늘, 양파 등이 있다.
3) 해초나물
미역, 톳, 다시마, 참가사리(세모가사리), 불등이, 김, 파래(갈포래, 머끄당포래, 산포래, 보리포래, 채포래,), 물캇, 매생이, 돌옷, 몰(모자반), 뜸북이, 까막살이(까막발), 우뭇가사리, 느트리가사리, 너푸, 새발초, 도백이, 감포, 댕이, 나발초 등이 있다.
4) 패류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에 의해 패류가 풍부하다. 전복, 해삼(홍삼, 백삼(갈미), 흑삼, 청삼), 구쭉(뿔소라), 참소라, 배말(삿갓조개), 옥배말, 보찰(거북손), 굴통, 까마구밤생이(성게), 말똥밤생이(성게), 굴맹이(군소), 참고동, 다투리고동, 빤지락(바지락), 열합(홍합), 새담추, 샛굴, 빗굴, 군봇, 할미군봇 등이 생산된다.
5) 어류
· 갈치 (풀치, 소띠, 띠바리, 띠두리, 조도가리, 애바리, 대갈치, 산갈치)
· 조기 (조구, 부세, 깡다리(깡치), 황색이)
· 병어 (자랭이, 잎병어, 돗병어, 덕자)
· 민어 (통치, 민애)
· 삼치 (고시, 야나기, 대삼치, 줄삼치)
· 고등어 (꼬등애)
· 전갱이 (가라지, 아지,)
· 장어 (참장어(하모), 붕장어(아나고, 깨장어, 먹장어), 뱀장어(묵장어, 민물장어), 뽀래(꼼장어),
· 참돔 (상사리)
· 감성돔 (강새, 삐까리,)
· 혹돔
· 돌돔 (뺀치, 갓돔)
· 능성어 (능생이, 이뽈락, 돗돔, 다금바리)
· 청돔 (밍돔, 수마이)
· 자리돔 (재리,)
· 독가시치 (아이고)
· 노래미 (노락지, 톳노래미, 게르치)
· 볼락 (뽈락, 불볼락, 쏨배, 쏨뱅이, 금썰구, 독쏨배, 우럭, 게우럭)
· 뽀드락지 (썰개, 찐대, 뽀드락지, 뚬보락지, 뚬보지)
· 농어 (깔따구,)
· 전어, 디퍼리
· 멸치 (맬치, 툭맬, 시랭이(뱅어), 징어리(정어리))
· 장갱이
· 새우 (새비, 꽃새비, 독새비, 대하(홍대), 보리새우, 백새우, 적새우)
· 닭대, 신대
· 양태 (장대)
· 서대 (쌔대, 용서대 까죽바리, 참서대, 담배서대)
· 가자미 (가재미, 물가자미, 때때, 참가자미, 알가자미,)
· 도다리 (참도다리, 옴도다리(이시가리), 강도다리, 범도다리, 나무도다리, 민도다리)
· 오징어 (오징게(깍새기), 갑오징어, 수루미, 한치, 쥐오징어)
· 문어 (돌문어, 피문어, 참문어)
· 꼴뚜기 (꼬록)
· 주꾸미 (쭈꾸미, 쭈끼미,)
· 낙지 (세발낙지, 뻘낙지, 새낙지, 불낙지, 낙자)
· 꽁치 (학꽁치, 삼마, 동갈치) 꼬지
· 광어 (넙치)
· 복어 (복쟁이, 검복, 쫄복, 까치복, 은복, 밀복, 가시복, 참복, 황복, 디틀복, 뽁쟁이,)
· 쥐치 (쥐고기, 참쥐치, 말쥐치)
· 망상어 (망치, 은상어)
· 숭어 (몽애, 몬치, 개숭어, 참숭어, 가숭어)
· 상어 (돔바리(개상어), 귀상어, 참상어, 청상어, 백상어, 세우)
· 물치, 상괭이, 돌고래, 고래, 해달
6) 육류
· 소, 돼지, 염소, 닭, 오리, 꿩, 메추리, 토끼
3. 섬 지역의 해산물 요리
1) 회 무침
◼ 주요재료: 서대, 전어, 간재미, 자랭이, 쏨뱅이. 갈치
◼ 막걸리식초
생선회 요리를 즐겨 먹는 도서지방의 특성상 식중독에 노출되기 쉬웠던 환경과 식문화의 상관관계로 탁월한 살균작용과 함께 입맛을 살리고 풍미를 돋구어주는 식초발효기술이 발달되었다. 집안마다 이를 엄격히 관리하고 전수하였는데, 특히 원초가 담겨져 있는 촛병은 수대를 통하여 소중하게 대물하여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씨가 죽으면 그 집안이 망한다는 속설로 인하여 집안마다 따뜻한 부뚜막에 신주단지처럼 모셔놓은 촛병이 가끔씩 며느리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식초가 잘 발효되어 맛의 절정에 이르면 촛병에 해파리 같은 ‘초알’이라는 것이 형성된다. 잘 발효된 식초는 현대의 양조식초로는 오묘한 그 풍미를 흉내 낼 수 없으며, 음식의 맛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 올려 감칠맛 또한 넓고 깊게 살려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막걸리식초를 아직도 담가먹고 있는 집들을 방문하여 나름대로 맛을 확인해 본 결과 아주 오래된 원초에서 발효된 막걸리식초라 할지라도 3년 이상 발효가 된 식초가 입안을 휘감아 도는 상큼하고 달큼한 신맛으로 침이 가득 고였다. 더불어 오묘한 풍미가 아주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할머니의 손맛 속으로 깊숙이 빨려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2) 회 (사시미)
◼ 삼치
청정해역인 거문도산 싱싱한 삼치는 일찍이 일본 사람들도 그 맛을 인정하여 현지어판장에서 곧장 대일 수출을 하던 품목으로 외화벌이의 효자노릇을 하였으며 푸른등 생선인 삼치는 불포화 지방산과 인체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골고루 갖춘 우수한 어종으로 치매, 고혈압, 심장마비예방, 학습능력 향상 등에 효과적이다.
주요 대일 수출 품목 중 하나였던 관계로 일본어의 명칭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며. 치어는 고시, 중치는 야나기라 하며 주로 구이용으로 쓴다, 삼치회는 보통 2Kg이상 되는 성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육질이나 맛이 치어와 확연히 구별된다.
삼치는 푸른 등 생선의 특성상 저장성이 약하고 육질이 쉽게 물러지므로 산지에서나 맛볼 수 있는 고급횟감이다. 삼치회는 하룻밤 정도 빙장 숙성을 해서 먹어야 맛이 더 좋으며, 간장 양념장에 따순밥과 묵은지를 김과 함께 싸먹으면 비린 맛도 덜하고 회의 단맛도 훨씬 깊어진다.
◼ 갈치
여수지방에서 갈치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어종이었다.
멸치 떼를 따라 근해로 올라오는 갈치를 여름부터 가을까지 소리도 어장에서 거문도 백도 어장에서 그물과 낚시로 쉽게 잡을 수 있었던 은빛 찬란한 갈치를 여수사람들은 은갈치라고 부르며. 흑산도와 추자도 제주도의 서해바다나 동지나해 등에서 잡히는 갈치는 먹갈치라고 부른다.
은갈치는 육질이 야물고 단백한 맛으로 횟감이나 구이용으로 좋으며 먹갈치는 기름지고 부드러워서 찌개나 젓갈용으로 좋다.
갈치는 체색이 은색이고 살아있는 상태에서는 청색이 더해진 금속광택이 있으며 등지느러미는 황색이 더해져 있고 배지느러미는 없다. 대륙붕 및 대륙붕 사면의 해산 주변의 표층에서 수심 350m 까지 서식한다. 기름기가 많은 가을이 제철이고 대형은 조리용으로 소형은 풀치라고 부르며 연제품 원료로 사용한다. 지방함량이 어류 평균의 7배 정도인 20.9%로 대단히 많아서 DHA와 EPA 함량도 하루섭취권장량보다 많아서 동맥경화, 뇌졸중 등과 같은 순환기계통의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뇌의 활성도 돕는다.
갈치의 육질은 고소하고 식감 또한 좋은 편이지만 지방함량이 높고 쉽게 변질이 되는 관계로 엄청난 복통을 동반하는 식중독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뱃사람들까지도 ‘복어회는 먹어도 갈치회는 안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함부로 회를 떠먹지 않았던 어종이었다. 전통적인 요리법으로는 갈치회를 막걸리에 주물러서 짜낸 후 강회를 해먹던 조리법은 있었으나 구이나 조림에 비하여 크게 각광받지 못하던 회 요리가 2001년 여천 학동 ‘금비늘 횟집’에서 여수수산물요리경영대회에 갈치회를 출품한 후로 대중화되기 시작하여 최근 들어서는 갈치를 회를 취급하는 전문음식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 마른 풀치 찜 : 풀치를 통째로 엮어 말려놨다가 고구마 찔 때 함께 쪄 먹는다.
◼ 장어
- 갯장어(참장어, 하모) 요리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먹는 여수의 향토음식 갯장어샤브샤브는 뱀장어목 갯장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깊이 20~100m의 모래바닥이나 암초 근처에서 생활한다. 다른 장어류와 같이 영양소가 풍부한 보양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어종으로 우리에겐 하모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장어와는 다르게 주로 하절기에만 잡히는 갯장어는 회를 만들어 먹거나 굽거나 데쳐서 먹을 수 있으며 뱀장어, 붕장어, 먹장어 등과 같은 다른 장어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갯장어 잡이는 일제강점기부터 여수 앞 경도 사람들로부터 시작됐으며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잡아 올린 대부분의 갯장어는 일본에 수출하였다.
이렇게 갯장어잡이 역사는 길지만 갯장어 요리가 본격적으로 대중에 알려진 것은 1990년 중반 여수시 중앙동에서 한식집(한우촌)을 운영하던 김진수가 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비브리오 폐혈증의 창궐로 바닷가 횟집이 어려움을 겪으며 일본에서는 하모가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이라며 궁여지책으로 하모회를 뜨거운 물에 데쳐서 나오는 유비끼라는 메뉴를 보고 일본요리 중에 즉석요리인 샤브샤브요리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우리의 여름보양식인 삼계탕 재료를 기초로 하여 우리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 주변사람들에게 그 기술을 알렸고 지금은 지역경제를 받쳐주는 대표적인 여수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요즈음은 국내 소비증가로 인하여 소량만 수출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 붕장어 탕, 구이
1970년대부터 대중음식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장어탕은 오거리 한일, 장복, 여흥, 칠공주, 등이 산골, 갯마을식당 등이 교동과 봉산동 등으로는 장어구이 전문점들이 형성되면서 여수의 대표적 관광음식으로 알려졌으며 여서문수지역과 여천지역 그리고 월호동 잠수기수협 앞 통장어탕골목 등 새로운 메뉴개발과 타운이 형성되며 끝임 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여수의 전통먹거리다.
◼ 아귀요리
아귀에 갖은 양념과 야채를 넣어서 찐 요리로 아구는 1~2월이 제철로서 콩나물과 무, 파 등의 야채와 함께 끓이는 아구탕은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검고 물컹물컹한 껍질을 씹었을 때 느껴지는 묘한 감촉, 흰 고깃살은 담백하면서도 진미가 있으며, 아구 애는 세계3대 진미 식품의 하나인 프랑스 요리의 푸아그라에 뒤지지 않을 정도이다.
아구찜을 식탁에 올리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마산 오동동 사거리에서 장어국을 팔던 ‘혹부리 할머니’가 보기 흉해 먹지 않고 버리던 쓸모없는 아구를 꾸들꾸들하게 말려 북어찜처럼 요리해낸 것이 시초라는 설이 있으나 수산업 도시인여수지방에서는 오래전부터 아구를 완전건조 하여 시렁에 저장했다가 명절 때 물에 불려서 쪄내어 양념장을 발라 먹었으나 1960년대부터 콩나물을 재료로 한 갖가지 야채를 첨가해 식당메뉴로 만들어 팔게 되었으며, 1980년대 초 TV가 보급되면서 지방의 특산품을 소개하는 국풍 행사를 통하여 마산지방의 아구찜과 인천지방의 아구탕(일명 물텀벙)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대중음식으로 확산되었다.
◼ 물메기탕, 찜
물메기는 학명이 아니라 어부들이 부르던 통칭이다. 민물메기와 비슷하게 생겨서 바다메기라고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곰치로, 쏨뱅이목 곰치과의 바닷물고기이다. 지역에 따라 바다메기, 미개, 미기, 물곰, 멍퉁이, 물텀벙이라고도 부른다.
바다메기는 어부들이 잡으면 재수가 없다는 이유로 다시 바다에 던져 버릴 때 ‘텀벙’ 소리가 난다고 하여 ‘물텀벙’이라고도 하였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해점어(海點魚)라 이름하고 설명하기를, “살이 아주 연하고 뼈도 연한데, 맛은 싱겁지만 술병을 잘 고친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학자들은 해점어가 오늘날의 바다메기 종류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외형은 못생긴 반면, 육질이 부드럽고 국물 맛이 시원하여 그 맛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해장국으로 대접받는 물고기이다. 또한 바다메기찜과 맑은탕은 갓 잡은 바다메기를 손질하여 해풍에 적당히 말린 뒤 무 젓국을 끓이거나 찜 요리로 주로 겨울에만 잡히는 바다메기를 연중 맛볼 수 있는 요리이다.
◼ 군평선이 구이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의 바닷물고기로, 경상남도에서는 꾸돔, 전라남도 일부 섬지방에서는 싹돔, 딱돔, 쌕쌕이, 금풍쉥이라고도 불린다. 여수에서는 하도 맛이 좋아 남편에게는 안 주고 샛서방한테만 몰래 구어 준다 하여 샛서방고기라고도 한다.
몸길이는 25∼30㎝이고, 몸높이가 높으며 옆으로 납작하다. 빛깔은 회갈색이며, 머리에서 꼬리까지 6개의 폭넓은 흑색 가로띠가 있다. 몸은 빗 모양의 강한 비늘로 덮여 있으며,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 두껍고 단단한 가시가 있다. 비늘이 강해서 칼날이 잘 들지 않을 정도이고, 살은 희다. 깊은 물속에서 살기 때문에 뼈가 세고 굵어서 살은 많지 않지만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주로 구이를 해 먹으며, 내장과 머리까지 먹는 것이 보통이다.
* 군평선이 이야기
전라좌수사로 임명된 이순신 장군이 여수 관내를 순시할 때이다. 관청 근처에 있던 평선이라는 관기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이 생선이 상 위에 올랐다. 이순신 장군은 평선이가 정성껏 수발해준 생선구이를 맛있게 먹고서 그 고기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자 이순신 장군은 옆에 있던 ‘평선’의 이름을 따서 “이제부터는 이 고기를 평선이라 불러라!” 하였다.
이렇게 해서 이 물고기의 이름은 평선이가 되었고, 여수 사람들은 평선이가 구워 올린 고기라 하여 ‘군평선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 후 이순신 장군이 원균의 모함으로 한양으로 압송이 되었고 폐허가 된 여수에 만신창이가 되어 다시 돌아온 이순신장군이 입맛을 잃고 고생을 할 때 아! 그 고기, 평선이가 구워주던 그 맛있는 고기를 찾으셨다 해서 붙여진 이름 군평선이를 누군가 수놈은 ’금풍생이’ 암놈은 ‘군평선이’라고도 전하고 있다.
◼ 쌔미탕
쌔미, 삼식이는 예전에는 껍질이 매끄럽지 않고 못생겨서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버리던 생선이었다.
삼식이탕은 지느러미와 꼬리를 잘라 내고 내장을 뺀 뒤에 껍질을 벗긴다. 냄비에 5cm 길이로 토막 낸 삼식이를 매운고추장을 풀어 섞은 국물에 파 마늘 생강 등 여러 가지 양념을 넣고 끓이면 맛있는 매운탕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된장을 약간 풀고 맑은 탕으로 조금 뭉긋이 끓이면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우러나서 좋다.
◼ 양태
장대란 이름으로 불리는 양태는 경상도의 돔배 목포의 홍탁처럼 잔칫상에 빠지면 안 되는 잔칫상 단골메뉴로 여수지방에서는 서대찜과 함께 양태찜이 손꼽힌다. 양태는 머리 부분에 살이 적어 고양이가 물고 갔다가 야옹! 하며 버리고 간다 할 정도지만, 몸통 살은 탄력 있고 맛이 좋아 여수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싱싱할 때 미역국을 끓여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 돌게(반장게)
게는 예전부터 머리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게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지방 등 다른 물질과 결합되어 있지 않은 순수한 단백질이어서 신속하게 뇌로 전달되며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적 에너지를 충만하게 하는 도파민과 노르피네프린의 원료가 되는 티로신을 다량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게의 글루타민산을 비롯하여 글리신, 알기닌, 구아닌산등의 아미노산 성분이 게 특유의 향과 맛을 낸다.
- 돌게장
최근 여수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중의 하나로 인기가 높은 게장백반의 주재료로 쓰이는 돌게는 봉산동일대에 게장백반집거리가 형성되어있어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있는 밥도둑 돌게장은 여수를 찾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돌게장은 싱싱한 돌게에 끊인 간장양념이나 고춧가루 양념으로 조리를 한 것으로 게의 등딱지에 양념과 간장이 어우러진 맛이 일품이다.
좋은 돌게를 고를 때는 돌 같은 색상을 띠며 손으로 들어보아 묵직한 것 발이 덜렁덜렁한 것보다는 빳빳한 것 손끝으로 눌러보다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른다.
싱싱한 돌게를 깨끗하게 손질을 하여 여러 번 양념간장을 끓여 부어 잘 숙성시킨 간장게장은 일명 밥도둑이라 불리며 일어버린 입맛을 돋궈준다.
다만 우리 고유의 전통 저장식품으로 장기간 저장을 위해 간장을 넣어 조리한 간장게장은 짠맛이 강한 단점이 있다.
3) 해초요리
◼ 톳밥
초도 바닷가에 지천으로 자라나는 톳은 현대 과학으로 밝혀진 여러 가지 효능과 효과를 뛰어넘어 우수한 알칼리성식품으로써 일찍부터 섬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왔으며 보조 식량으로서의 역할까지 훌륭하게 수행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여러 가지 요리법이 전래되고 개발되었다. 톳은 쌀 보리 수수 조 등의 곡물과 함께 식량을 늘려 먹는 부재료로 쓰였으며 지금은 거의 사라진 옛 구황음식이었지만 현대인의 식생활개선에도 충분한 기능성과 가치가 있는 우수한 건강식으로 평가 할만하다.
◼ 톳채
각자의 재료별로 따로 조리를 해도 되고 톳과 물캇, 톳과 콩나물, 물캇과 콩나물 등으로 기호에 따라 나누거나 전체를 조합하여 된장초무침을 하거나 깔끔하게 소금 간으로 참기름 마늘을 넣고 무쳐내기도 한다.
◼ 댕이
댕이는 깊은 물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해초로 다시마와 비슷하지만 길이가 짧고 단단하다. 채취를 해다가 가마니에 담아서 1~2년 동안 묵혀 놓으면 부드럽게 발효된다. 마른 톳도 같은 방법으로 발효시켜 놨다가 삶아서 조리를 해 먹으면 더 맛있고 부드럽다.
◼ 가사리범벅
밀, 조, 수수, 보리, 쌀 등을 맷돌에 가루내서 물에 적신 불등가사리나 느트래, 쑥, 채포래, 갈포래 갈김 등과 버물어 대바구니에 담아 솥 안에 덩들게(v자 모양의 나무 받침대)를 받치고 쪄내는 방식으로 떡이나 범벅이를 해먹었으며 불등가사리나 파래의 식감이 쫀득거리고 맛이 달아서 별미로 만들어 먹는다.
◼ 미역국
광어미역국, 도다리미역국, 양태미역국, 노래미미역국, 성게미역국, 새우살미역국 등이 있으며, 자연산미역은 깨끗이 씻어서 요리를 해야 떫은맛이 적으며 오래 끓이고 재탕을 해야 깊은 맛이 난다.
◼ 파래요리
산포래, 갈포래(돼지포래), 보리포래, 채포래, 신갱이, 매생이, 돌옷
- 머끄당포래(산포래: 머리를 산발한 파래) 김치 : 장사슴목 집앞에 민들바구(깻독바구)와 안목섬에는 머끄당포래가 많이 자란다. 정이월에 뜯어다가 뻘물을 빼내고 뚬북뚬북 썰어서 젓국하고 고춧가루와 깨소금 다진 마늘과 익은 김치국물을 버물러 넣고 장꼬방에 사나흘정도 꾹 눌러놨다가 삶은 감재(고구마)와 함께 먹으면 맛이 있다.
- 채포래, 신갱이 : 파래를 뜯어다 바로 무쳐먹거나 잘 말려놨다가 무쳐먹기도 하고 여름에 살짝 구워서 비벼 넣고 시원한 샘물로 채국을 해먹기도 한다.
- 돼지포래(갈포래) : 갯가에 흔하고 잘 자라는 파래로 극심한 보릿고개 때는 서숙이나 보리, 씨씨가리 등을 섞어서 개떡이나 범벅이를 쪄먹기도 했지만 맛은 별로다. 그래도 많이들 말려서 보리방아 찧고나온 등게와 뜨물을 섞어서 돼지를 키웠다.
- 보리포래 : 굴이나 새담추 하고 덖다가 마늘 깨소금 참기름 한 방울 하고 소금 간을 해서 먹었다.
- 매생이 : 섣달 정초가 가장 맛이 있다. 굴이나 새우를 까 넣고 마늘 깨소금을 조금 비벼 넣으면 달큼하게 맛있다.
- 돌옷 : 생긴 것이 매생이와 비슷해도 매생이보다 훨씬 맛있다. 매생이는 초록색이지만 돌옷은 밤색이고 더 부드러워서 그냥 손으로 뜯기는 어려웠다. 물이 빠져나가면 매끈한 돌에 딱 엉겨 붙어서 마르면 껍질처럼 벗겨냈다.
- 느트리가사리, 너푸 된장국 : 배말, 홍합, 새담추, 굴, 새우, 조개 등을 먼저 기름에 볶는다. 물을 붓고 된장을 풀고 푹 끓이다가 가사리, 너푸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마늘 깨 참기름을 넣는다.
◼ 김(해우, 해의, 해태)
김은 설 무렵부터 수확을 하기 시작해서 이듬해 음력 3월쯤 아래는 파랗고 끝부분이 검은 갈김을 채취하고 나면 해우 철은 끝이 난다. 초사리에 수확한 김은 색도 검고 맛도 좋아서 높은 가격에 팔리지만 끝물 해우는 억세고 거칠어서 값이 잘 나가질 않는다. 그래서 안 팔고 시렁에 보관을 해 놨다가 간장에 무쳐먹기도 하고 바삭하게 구워 비벼서 찬물을 붓고 실파 약간, 참기름 깨소금 조선장으로 간을 맞춘 시원하고 구수한 ‘해우갱국’을 만들어 먹었다.
◼ 우묵
‘우무’, ‘천초’, ‘까사리’, ‘우미’, ‘한천’이라고 부르며, 생김새가 소의 털과 흡사하다하여 ‘우모초(牛毛草)’라 부르기도 한다. 끓인 다음 식히면 얼음처럼 굳는다 하여 ‘해동초’라고 ≪자산어보≫에 기록되어 있다.
- 우묵 3모면 한양 천리를 갈 수 있다.
옛날 어느 어촌마을에 찢어지게 가난한 선비가 한양천리 과거시험을 보러 가는데 그 아내가 손에 들려준 것이 우묵 3모였다 한다. 아침에 한모, 점심에 한모, 저녁에 한모, 뒷날 아침에는 나온 놈을 다시 씻어서 한모...... 이렇게 꼬박꼬박 삼시세끼를 잘 챙겨먹으며 한양 천리를 갔다는 그 무묵은 그 때도 알았다시피 소화 흡수가 잘 안 돼서 포만감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훌륭한 천연 저칼로리 천연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묵의 재료가 되는 우뭇가사리는 체세포의 틈 사이에 10∼20%의 한천질이 함유되어 있어 이를 이용하여 한천을 만든다. 한천은 창자의 연동운동에 도움을 주며, 아이스크림이나 잼을 만들 때 점성을 주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알약의 당의나 연고제의 원료로 쓰이며 화장품을 제조할 때 색소나 첨가물이 침전되지 않도록 안정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4) 생선요리
◼ 장어요리
- 참장어 젓국 : 일본말로는 하모라 하는 팔뚝만한 참장어를 등 쪽으로 배를 갈라 완전건조를 해 두었다가 가을걷이가 끝나고 초가지붕 이엉을 올릴 때 지붕에 올라간 남정네들에게 따뜻한 햅쌀밥과 함께 끓여주던 귀한 음식이었다. 된장을 약간 푼 쌀뜨물에 무를 삐져 넣고 가마솥에서 뿌옇게 끓여낸 그 시원하고 구수한 장어탕 맛이 지금은 추억의 음식이 되어버렸다 한다.
- 붕장어탕 : 여수지방의 대표음식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장어탕의 원조의 맛이라고 할 수 있는 요리다. 붕장어는 초도주변이나 역만도 근처에서도 잘 잡혔지만 특히 여름철 샛바람만 안 불면 거문도 백도바다에서 잡아온 붕장어가 압권이다. 고등어를 통째 미끼로 써서 어른다리통만큼 굵고 짜리몽땅하며 거무튀튀한 괴물 붕장어가 잡혀 온 날이면 동네사람들 잔칫날이다. 커다란 가마솥에 된장을 풀고 장어와 고사리 토란대 머구대 감재순(고구마순)을 듬뿍 넣고 푹 고다가 숙주나물과 생 들깨를 갈아 넣으면 삼복더위쯤은 거뜬히 이길 수 있다는 최고의 보양식이 된다.
- 장어구이 : 굵은 붕장어나 참장어를 따서 잔칼질로 송을 쳐서 하루정도 말리면 껍질이 꾸덕꾸덕해진다. 이 장어를 고추장이나 된장 간장양념을 발라 구워먹는다. 작은 깨장어는 내장을 제거 한 후 소금을 뿌려 통째 구워먹으면 뼈가 씹히는 맛이 고소하다.
- 마른장어찜 : 장어를 따서 말려 놨다가 한입크기로 잘라서 찜솥에 쪄낸 후 물엿장을 발라 식혀서 두고 먹는다.
- 뽀래(꼼장어, 먹장어) : 껍질을 벗겨서 짚으로 엮어서 꾸덕꾸덕 말려 구워먹거나 생 뽀래를 뜨거운 물에 수육해서 간장양념장에 찍어먹는다.
◼ 쏨배 국
해양환경변화로 인하여 지금은 귀한 어종이 되어버렸지만 1980년도 초까지만 해도 쥐치와 쏨뱅이는 초도근해에서 가장 흔한 어종이었다. 뼈가 좀 억세서 가끔 입안을 찔리기도 하지만 잡식성이라 아무 이깝(미끼)에도 대찬 입질로 잘 물어 올라오고 맛 또한 좋아서 조금물때면 어른들은 배를 타고 나가서 수백 마리씩 낚아오기도 하였다. 아이들도 대나무 첨대에 갈가시(갯지렁이) 한통이면 가까운 바위틈에서도 주렁주렁 한 꿰미 정도는 금세 낚아올 수 있는 친숙한 고기였다. 구워먹고 쪄먹고 회쳐먹고 매운탕 끓여먹고, 어떤 사람이 어떤 요리를 해먹어도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이구동성으로 추억하는 최고의 맛은 쏨배국이었다.
쏨배국은 조리법이 아주 간단하다. 우선 된장국을 끓인다. 된장국이 끓으면 비늘과 등뼈를 손질하고 쫄창만 걷어낸 쏨배를 씻어 넣고 한소끔 더 끓여내기만 하면 그 구수하고 시원한 맛은 갖은양념으로 범벅을 한 어떤 생선요리보다 초도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 쥐치 국
쥐치 역시 쏨배처럼 흔했던 어종으로 회를 떠먹었거나 포를 뜨거나 통째로 말려서 굽거나 쪄서 먹기도 했지만 껍질을 벗겨내고 지느러미와 머리에 난 뿔을 제거하고 쫄창만 걷어낸 다음 애를 푼 된장국에 넣고 한소끔 끓여내면 이 맛 또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맛이라 한다.
섬지방의 쏨배국과 쥐치국의 조리법을 살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된장국을 먼저 끓인 후 손질한 쏨배나 쥐치를 넣고 손쉽게 생선국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 언제 돌아올 줄 모르고 어떤 고기를 얼마나 잡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을 끓여야하는 주부들의 지혜가 숨어있다.
◼ 항가꾸 갈치 국
항가꾸(엉겅퀴)를 뿌리 채 캐다가 깨끗이 씻어 된장을 풀고 물러질 때까지 푹 끓인 후 손질한 갈치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봄에 부드러운 항가꾸 잎을 채취해서 데쳐서 말려놓거나 냉동보관 했다가 항가꾸가 시들어버리는 늦여름과 가을에 갈치국을 끓여먹기도 한다.
항가꾸갈치국은 갈치젓국으로 간을 맞춰야 제 맛이 난다.
◼ 마른복탕
검복 까치복 황복 쫄복 등을 잘 손질하여 완전건조를 하여 시렁에 보관을 했다가 주로 설 쇠고 대보름이 지난 후 물에 잘 불려서 가마솥에 마른콩과 함께 넣고 콩이 푹 물러질 때까지 푹 고아 내면 입술이 쩍쩍 달라붙을 정도로 국물이 진하고 개운하였으며, 마른 복어 살의 쫄깃한 육질은 오랜만에 집에 들어와서 명절을 쇠느라 마셔댄 뱃사람들의 속을 풀어주는 데는 최고의 해장국으로 꼽힌다.
◼ 마른고기 엿장 찜 : 마른 아구, 서대, 양태, 장어, 갈치, 오징어, 쥐치, 민어, 우럭, 쏨배 등
◼ 깡다리 수제비( 깡다리 머리를 제거하고 꼬리와 내장을 손질하여 홧독에나 절구통에 넣고 잘 갈아낸 다음 밀가루와 반죽을 하여 수제비나 완자탕을 끓여내면 시원한 맛이 특별하다)
5) 각종 어죽
농어어죽, 강세어죽, 혹돔어죽(혹돔어죽은 비늘째 넣고 푹 고면 비늘이 녹아서 깊은 맛을 냄)
6) 갯것무침
◼ 보찰(거북손)무침, 배말(보말, 삿갓조개)무침, 참고동무침
◼ 익은 열무김치나 무생채를 이용한 각종 회무침 : 전어, 오징어, 갑오징어, 한치, 밴댕이, 병어, 갈치, 쏨뱅이, 준치, 가오리, 독간 된 자랭이, 군봇(군부)
◼ 콩나물 냉국, 김냉국, 오이냉국
◼ 꼬지 : 홍합꼬지, 굴꼬지, 꾸죽꼬지, 전복꼬지, 조개꼬지, 동적(삼치, 상어)
◼탕 : 보찰, 새담추, 홍합, 굴, 배말, 꾸죽, 전복
7) 농작물 및 산야채 요리
◼ 고구마(감재,감저甘藷))밥 : 조선후기 일본으로부터 종자와 재배기술이 들어 온 것으로 알려진 고구마는 정조 때의 학자 서유구의『종저보(種藷譜)』에 따르면 지금의 고구마를 감저(甘藷)라 하였으니 초도에서 고구마를 지금도 감재라 부르는 것은 사투리가 아니라 고구마의 본래 이름인 감저가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 감재로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쌀이 귀한 초도에서는 주로 감재와 보리를 주식으로 먹고 살았다. 겨울철 점심은 주로 삶은 감재로 때웠지만 보리밥을 지을 때 보리는 찰기가 부족해서 밥이 잘 엉겨 붙지 않아 쌀과 차조 그리고 감재 등을 깎아 올려서 밥을 짓는다. 익은 감재를 잘 치대면 밥알도 달라붙고 밥맛도 달작지근하다. 특히 물에 말아먹으면 단맛은 더욱 살아난다.
- 감재 된장국 : 호박 대신 감재를 썰어 놓고 된장국을 끓이면 맛이 구수하고 달작지근하다.
- 감재 생채무침 : 감재로 채를 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고춧가루 참기름 식초로 양념을 하여 버물어 먹는다.
- 삶은 빼깽이 : 감재를 삶아서 썰거나 빼깽이를 살짝 말려서 삶거나 하여 건조를 잘 시키면 과자를 대신할 수 있는 훌륭한 간식거리다.
- 빼깽이(절강고구마) : 초도에 주요 농산물인 보리와 감재는 이모작을 하였으며 가을철에 수학한 감재는 항상 군불을 때는 온돌방에 대나무 발로 간살을 막아 저장을 해놓고 겨울식량으로 먹었다. 특히 바구니 째 삶아낸 감재는 시원한 동치미국물과 먹어야 제 맛이었으며 할머니께서 화롯불 속에 묻어뒀다 한밤중에 꺼내준 감재와 어머니가 아궁이에서 구워준 감재와 소바탕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구워먹던 감재 맛은 아직도 추억 속에서 감돈다. 수확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거나 저장이 어려운 감재는 빼깽이를 만들어 말려두었다가 수매를 하거나 죽을 쑤어먹기도 했다. 빼깽이죽은 팥이나 돈부 두불콩 도깨비콩 녹두 등과 함께 죽을 쑤었다.
- 감재풀 김장 : 고구마를 활용한 요리법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상당히 과학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인정되는 요리가 고구마를 활용한 김장이다.
쌀농사를 짓는 육지에서는 찹쌀풀 등을 이용하여 김장을 하는데 초도에서는 고구마풀과 고구마생채로도 김장을 하였다. 알칼리성식품인 고구마는 김치가 빨리 시어지는걸 막아주고 양념을 잡아주며 당도를 향상시켜 천연의 감칠맛까지 구현한다.
- 무강 : 감재(고구마)순을 베어낸 무강은 맛이 싱겁고 물기가 많아서 대부분 가축 사료용으로 사용했으나 일부 가정에서는 쪄서 끼니를 잇기도 했다.
◼ 녹말 죽
◼칡
칡잎이 다 지고나면 야산에서 칡뿌리를 캐다가 절구통에 잘 빻아서 앙금을 가라 앉혀 녹말을 만든 후 밀가루와 섞어서 수제비나 칼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고구마
가을철 고구마를 수학하고 나면 쟁기에 찍히거나 고약(고구마에 까맣게 붙은 병) 등이 붙어서 저장하기 곤란한 고구마를 골라 빼깽이를 만들거나 녹말가루를 만드는데, 녹말가루는 절구통에 빻거나 강판에 갈아서 앙금을 앉혀서 만든다. 앙금을 덕석이나 도래방석에 말려놨다가 밀가루와 반죽하여 죽을 쑤어먹는다.
칡이나 고구마 녹말로 죽을 쑬 때 녹말성분의 특성으로 인하여 반죽이 축축 처지는 경향이 있어 나무밥주걱위에다 길쭉하게 반죽을 펴놓고 칼로 뚝뚝 끊어 넣는 방법을 쓴다.
◼ 나리밥
농사가 부족한 섬지방의 생활환경 속에서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다양한 봄채소나 해초류 등으로 끼니를 늘려 먹어야 했다. 그 중에서도 독특한 식재료중의 하나가 ‘나리’이다.
지금도 보리가 익기 시작하면 초도의 갯가에는 나리꽃이 지천으로 피어나는데 그 예쁜 꽃의 뿌리를 어떻게 식량으로 활용할 생각까지 했는지 섬사람들의 지혜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나리의 종류는 참나리 섬나리 이나리(백합) 등이 있다. 그중에 이나리가 뿌리도 실하고 맛도 좋아 최고로 친다. 나리 밥은 나리뿌리를 캐다가 깨끗이 씻어서 찬물에 담가놨다가 밥쌀 위에다 올려서 밥을 짓는데 색도 하얗고 맛도 좋아 고급음식으로 대접받았다.
◼ 통죽
가나한 집안에서 허기진 배를 달래주던 대표적인 식사 중 하나가 보리 통죽이다. ‘보리통죽이라도 배불리 먹여봤으면’ 하고 한숨짓던 부모님의 한탄이 그때 그 가난을 겪어본 사람들의 가슴에서 쉽게 새어 나온다. 그만큼 보리통죽은 가난을 상징하는 음식이며 눈물겨운 회상이다.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불린 보리를 절구통에 찍어서 물을 넉넉히 붓고 죽을 끓여 소금으로 간을 맞춰 먹는다.
◼재린지
어린 배추, 상추 , 무잎 등을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뺀 후 된장, 식초, 마늘, 설탕, 고춧가루, 참기름 등으로 버무린 즉석김치다.
◼벼락지
배추나 무 잎 부추 등을 젓국장 고춧가루 마늘 설탕 깨소금 참기름 등으로 급히 버무린 김치다.
◼ 짠지, 싱건지, 섞박지, 배추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 보리떡
보리가 익어가는 봄철에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은 쌀과 쑥으로 절편을 만들어 팔았다.
떡값은 보리를 수확해서 겉보리로 갚는 방식으로 외상거래를 하였으며 떡의 크기는 대체로 수건 반 장 정도였으며 한 장에 겉보리 반 말 정도로 떡값이 정해졌다. 낮에는 어른들께 사드리고 밤중에는 주로 젊은 부부들이 어른들 몰래 사다먹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럴 땐 보리 대신 현금으로 떡값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다.
떡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은 소비가 잘 일어 날 수 있는 때를 잘 맞춰서 떡을 만들어야했다. 농사지을 밭이 없는 집에서는 일 년 농사를 짓는 일과 다름없는 생계형 사업이었으므로 경쟁 또한 치열했다. 자칫 다른 집과 겹쳐서 떡을 빚었다가는 공급과잉으로 잘 팔리지 않아서 떡이 쉬어버리는 등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때는 대나무광주리나 나무함지 등에 담아 이고 다니며 일가친척집에다 억지로 떠넘기는 사례도 빈번하였다.
◼ 물컷(무릇) 둥굴레 중탕
무릇은 약명으로 천산, 지조, 지란, 면조아 등으로 불려 지며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고 진통효과와 함께 붓기를 가라앉히고 관절염과 요통 타박상 및 종기나 유방염 장염 등 염증을 다스리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런 물컷과 둥굴레 뿌리를 캐다가 깨끗이 씻어서 큰 가마솥에 시루를 걸고 아래 솥에는 물 반 재료 반 시루에는 재료를 넣고 넘치지 않도록 3일정도 물을 계속보충해 주면서 약불에서 은근히 곤다.
완전히 물러지면 퍼내서 잘 뭉개 대소쿠리에 받쳐내면 달고 구수한 조청이 만들어 진다.
그 조청에다 보까리(보리를 갈아 만듬)를 버물어 먹거나 톳이나 까막살이를 넣고 재료가 뭉근해 질 때까지 다시 고아서 먹기도 했으며 건더기는 따로 고추장을 만들어먹었다는데 그 고추장의 맛과 향이 아주 좋았다지만 지금은 구전으로 밖에 전해들을 수 없어 아쉽다. 이 요리는 노동력과 공이 너무 많이 들어서 가난한 서민들의 집안에서는 함부로 만들기 어려운 고급 건강요리였다고 한다.
8) 기타음식
◼ 잔치 국
집안이나 마을 잔치가 나면 돼지를 잡았는데 마당 한구석에 가마니나 거적으로 바람막이를 둘러친 곳에 커다란 가마솥을 걸었다. 그 솥에서는 하루종이 고깃국이 끓고 있었는데 그 일을 담당하는 국자잡이는 마루에서 음식상 차리기를 총괄하는 가방과 권한과 서열을 다툴 정도였다. 잔치집에 부조를 가면 한 사람 한사람 부조상을 차려주는데 한정된 양의 고기로 잔치를 다 치룰 때까지 따뜻한 고깃국을 고루 분배해야하는 국자잡이의 가가리(거드름, 횡포)는 가끔 마을 사람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웃 거문도에는 잔치 때 참몰(모자반)과 돼지고기로 몰국을 끓였다는데 초도에서는 주로 돼지고기 무국을 끓였다.
잔치국은 고기는 따로 삶아서 썰어놓고 돼지 뼈를 토막 내 삶은 국물에 무와 두부를 썰어 넣고 끓이다가 고기를 몇 점 넣은 그릇에 떠주는 맑은 국물이었다. 가마솥에 푹 끓여낸 맛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고기를 넣어주지 않는 훗국이라도 한 그릇 더 얻어먹으려고 국자잡이 눈치를 보기도 했다 한다.
◼ 6월 유두 복개떡( 6월 유두날에는 통팥 녹두 등으로 속을 채운 아이 손바닥만 하게 큰 ‘복개떡’이라는 반달모양의 떡을 빚어서 제사상에 올렸다)
◼ 대보름 오곡밥
◼ 동지팥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