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ch Router GOF 2000 CE
몇 달 전, Bosch에서 새로운 라우터가 출시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는 라우터 중에는 썩 권할만한 것을 아직 찾지 못하였다.
계양, Jepson 등은 아무래도 좀 허술해 보이고, 중국제가 꽤 보이지만 솔직히 신뢰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내가 사용해본 중국제 라우터 중에는 축의 결함인지 collet chuck의 결함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조금만 큰 비트를 장착하면 엄청나게 떨려서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는 것도 있었다.
Bosch에서 나온 것도 고급형은 베스트셀러인 1613 모델이어서 좋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 출시되고 있는 것은 shank의 굵기가 8mm여서 호환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하위 모델은 900watt라 아무래도 힘이 좀 약할 것 같다.
Triton의 라우터가 쓸 만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렇게 널리 퍼져있는 것 같지 않고, 나도 아직 만져볼 기회를 가지지 못하였다.
라우터는 현대 목공 DIY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며, 매우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연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추천할만한 라우터가 없어서 고민을 하던 중이라 Bosch에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모델이 새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심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얼마 전 일산의 KINTEX에서 열린 목공 Festival에 갔을 때, 새로이 출시된다는 라우터를 직접 볼 수가 있었다.
꽤 쓸 만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행사 때문에 바빠서 충분히 검토해볼 시간을 가질 수가 없었다.
한 가지 알 수 있었던 것은 1613 모델이 아니라 1619 모델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1613 모델이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개조되어 나오기를 바랐었다.
내가 사용해본 바로는 여러 가지 점에서 초보에서부터 중급 DIYer 들에게 적합한 것이 아닐까라고 늘 생각하던 기종이었기 때문이다.
적당한 힘에 적당한 무게, 우수한 조종성,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plunge, 기동 시의 충격을 완화하여주는 soft start, 전자식 속도 조절, plunge lock이 걸린 상태에서도 가능한 높낮이 조절등...
마지막에 언급한 lock이 걸린 상태에서도 미세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기종에서는 찾기 어려운 장점이다.
이것은 Bosch 사의 광고에도 잘 나와 있다.
Table 위에 종이 한 장을 두고 그 위에서 라우터로 종이에만 홈을 파내는 광고가 있었다.
하지만 이 기종은 이제 미국에서도 단종이 되고, 이번에 우리나라에 출시되는 것은 1619 모델을 개조한 것으로, GOF 2000 CE라는 모델명으로 되어있다.
목공 Festival에서 전시 사용되었던 것을 Toolcraft의 도움으로 시험해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런 것을 early adaptor라고 하던가?
충분한 시간은 아니지만 그동안 잠시 사용해본 결과 나름대로 느낀 장점과 단점을 정리하여 본다.
먼저 라우터 사용 시 항상 문제가 되는 소음의 정도를 비교해 보기 위해 가지고 있는 라우터들을 모두 꺼내어서 비교해보았다.
소음측정기가 없어서 그냥 맨 귀로 비교를 해볼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소음측정기를 하나 구입하여야 할 듯)
좌로부터 DeWalt 618, Bosch GOF 2000CE, Bosch 1613, Porter Cable 895.
DeWalt 618(100볼트)은 작년에 미국에서 직수입한 것이며,
Bosch 1613(100볼트)는 미국에 있던 시기인 1997년도 구입하여 꽤 많이 사용한 것이며,
Porter Cable 895(100볼트)는 얼마 전 같이 공방을 사용하는 Kami가 구입한 것으로 미국 내수용이다.
네 기종 중 가장 조용한 것은 Porter Cable 895(2+1/4 마력)였다.
다음으로 조용한 것이 옛날 모델인 Bosch 1613 (아마도 1+3/4 마력)이었다.
비슷한 것이 GOF 2000 CE(2000watt)였는데, 소음의 질은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GOF 2000 CE가 저음으로 묵직한 느낌을 주었으며, 따라서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자극하였다.
정확한 기계로 측정을 한다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평소 조용하다고 늘 생각하던 DeWalt 618이 가장 시끄럽게 들리었다.
이것의 특징은 소리가 크다기 보다는 상당히 고음이어서 신경을 많이 자극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소음이 크다고 하여도 상기 4개 기종끼리 비교할 때의 문제이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국제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집진을 중요시 하는 요즘의 추세에 맞게 집진어댑터를 장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집진 어댑터는 기본 유니트가 있고, 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그 위에 하나 더 장착하여 밀폐성을 높일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진은 두 개 모두를 장착한 모습이며, 이중 약간 불투명해 보이는 둥근 부분이 추가로 장착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뒤쪽 즉, 작업자에서 먼 쪽이 되는 편에서 본 모습이다.
집진 호스 연결구에는 35mm 고무관이 딱 맞게 꼽히도록 되어 있다.
한 가지 문제점은 이렇게 집진 어댑터를 장착하면 라우터를 뒤로 눕힐 때 이 연결구 부위가 작업대 바닥에 닿게 된다는 것이다.
비트 교환을 위해 렌치로 누르기에는 좀 곤란한 상태가 된다.
비스듬히 두고 약간 불편한 자세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집진 어댑터를 장착하지 않으면 바로 눕혀서 안정된 자세로 작업이 가능하다.
또 한 가지 불편한 것은 비트의 길이가 긴 것일 경우에는 본체를 최고로 올려도 어댑터의 탈착이 쉽지가 않다.
이 부분들은 기둥을 집진관으로 사용하는 DeWalt 618 plunge base나, 손잡이를 집진관으로 사용하는 Porter Cable 895 fixed base보다 불편한 점이다.
이런 형태의 집진 어댑터는 홈파기를 할 때 위력적이며, 모서리 가공 시에는 아무래도 옆으로 새는 것이 좀 있을 수밖에 없다.
간단하게 베어링이 달린 작은 roman ogee bit로 모서리 가공을 하면서 집진효율을 확인하였다.
집진 효율은 상당히 좋다고 생각하고 있던 DeWalt 것보다 더 우수하였다.
비트가 베이스보다 아래에 있는 상황이라 완벽한 집진은 원래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인데도 바닥에 떨어지는 먼지가 별로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집진효율을 보였다.
집진 호스를 연결한 모양.
작업 후 한쪽 구석에 모여 있는 먼지들.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다시 집진호스로 빨아내야하는 불편함을 있다.
DeWalt 라우터에 집진호스를 연결한 모양.
독특하게도 plunge 기둥 안이 비어있어서 집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자식 속도조절 장치이다.
6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원칙적으로는 재료의 종류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고급 기종들에 있는 기능이다.
또한 이 라우터는 soft start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기동시의 충격을 완화시켜주며, Constant-Response Circuitry를 내장하고 있어서 부하가 걸린 상태에서도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여 준다.
이것도 고급 기종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능이다.
가이드 fence를 장착한 모습이다.
꽤나 거룩하게 생긴 가이드 fence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것 같다.
이것도 비트의 크기에 따라 노출 폭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왼쪽에 있는 손잡이를 돌림으로써 미세하게 거리를 조절할 수가 있다.
미국에서는 $30 정도에 따로 판매되는 물건.
Template guide adaptor를 장착한 모습이다.
Bosch 사의 template는 주로 one-touch 식으로 되어 있어서 탈착이 편리하며, 사용 중에 나사가 풀리는 현상 등은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큰 장점임.
실제로 template guide로는 사용할 일이 전혀 없어 보이는 큼직한 것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쓸 일도 없는 큰 것을 넣었을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guide 용이 아니라, 기본으로 제공되는 centering cone과 함께 라우터의 subbase의 중심을 정확하게 잡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라는 것이다.
Subbase의 중심을 정확하게 잡는 것은 Dovetail 제작 같은 작업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고급 기종들에는 이 기능이 제공되고 있다.
이 라우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높이조절막대와 그 부속품들이다.
높이조절 막대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쪽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거친 조절, 위쪽에 수직으로 된 부분이 미세조절용이다.
거친 조절 knob의 오른 쪽에 보이는 손잡이는 막대의 움직임을 고정시켜주는 것이다.
좌측으로 제치면 높이 조절막대가 자유로이 움직이고, 사진과 같이 오른쪽으로 제치면 막대는 더 이상 본체에서 움직이지 않게 된다.
미세조절 장치 위에는 큰 손잡이가 달린 막대를 연결할 수가 있다.
훨씬 편리하고 정확하고 빠르게 높이 조절을 할 수 있게 하여준다.
라우터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turret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6 단계로 되어 있어서 몇 차례에 걸쳐서 깊이를 낮추어가면서 작업하기에는 대단히 편리하게 되어있다.
DeWalt 같은 것은 3단계만으로 되어 있어서 늘 불만이었던 부분이다.
또, 자세히 보면 turret에 올챙이 모양의 홈이 있고, 높이조절 막대에는 턱이 있어서 홈에 걸리게끔 되어 있는데, 이것이 대단히 중요한 작용을 한다.
높이 조절 막대를 고정하여두고 라우터 전체를 내리면 막대의 끝에 있는 턱 부분이 올챙이 머리 부분으로 들어가고, 이 상태에서 turret을 돌려서 막대의 턱이 걸리게 하면 본체부분은 더 이상 plunge spring의 작용으로 오르내리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즉 plunge action은 없어지고, 이제는 미세조절 장치만으로 본체의 높이를 조절하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하나의 베이스로 plunge 와 fixed base의 장점을 모두 살리게 되는 것이다.
정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오른쪽 베이스 부분에 있는 작은 버튼은 라우터를 최고로 내린 상태에서 눌러주면 plunge 작용을 하는 스프링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이 라우터를 table에 부착하였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Plunge base의 라우터를 뒤집어서 table에 장착하게 되면 라우터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장난이 아니게 된다.
본체의 무게를 들어 올려야 할 뿐만 아니라 본체를 들어 올리던 스프링의 힘까지도 이겨야 하는 것이다.
이 문제 때문에 table에는 fixed base를 장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그래서 모터 하나에 base 두개, 또는 3 개씩 되는 세트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 라우터의 제작 목표 중에는 하나의 베이스로 plunge와 fixed base의 장점을 모두 살리자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table에 장착하였을 때는 spring의 작용을 없애주는 것이 유리한데, 복잡한 조작을 하지 않고도 이런 조작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있다.
어떻게 작은 버튼 하나로 그 강력한 스프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subbase를 떼어내고 구조를 살펴본 결과, 이 또한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Bosch의 연구진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
Plunge lock 장치이다.
1613 모델과 마찬가지로 레버를 젖히면 lock이 풀리고, 놓으면 자동으로 잠기게 되어 있다.
Porter Cable 895는 같은 방식이고 DeWalt 618은 반대로 작동한다.
내 경험에는 Bosch 방식이 훨씬 편리한 것 같다.
DeWalt 방식은 실수로 꼭 잠그지 않으면 작동 중에 풀려서 몸체가 올라와 버릴 수가 있다.
레버는 좀 작아서 편하게 손이 닿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fixed base처럼 작동하려면 이 plunge lock이 잠겨져 있으면 안된다.
따라서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도 lock이 풀린 상태를 유지하여야만 한다.
보통 라우터에는 없는 이중장치가 그 기능을 한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plunge lock이 원위치 되는 것을 막아 lock이 풀린 상태를 유지시켜준다.
위에서 설명한 몇 가지 기능들이 합쳐져서 plunge 라우터로도 우수한 이것을 table에 장착하였을 때도 여전히 우수하고 손쉬운 조작을 할 수 있게 하여주는 것이다.
기계를 검토하기 전에 아마존에 있는 사용자 평을 먼저 읽었었다.
대부분의 글들이 테이블에 장착시에 아주 좋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Plunge식 router가 테이블 라우터로서 좋다니 납득이 잘 가지 않는 이야기였다.
면밀하게 검토해보고 나서 이 말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그 외 단점이자 장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6 kg이나 되는 무게이다.
들고 운반하기에는 무거운 것이 단점이겠지만 table에 장착하고 난 후라면 무게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겠고, 나는 손으로 들고 사용하는 것도 좀 무거운 편이 좋다고 늘 생각한다.
자체 무게가 있으므로 약간의 충격에 쉽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Collet은 12mm와 8mm가 제공된다고 하니, 이전 모델의 문제점은 해소가 된 셈이다.
그리고 DeWalt의 collet과는 완전히 호환이 되었다.
Porter Cable은 독특한 모양의 collet을 사용하므로 호환이 되지 않고.
또 한 가지는 기계에 붙어있는 라벨을 보면 50Hz로 되어 있지만 Bosch 측의 설명으로는 50Hz 부터 230 Hz 까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단점 한 가지는 꽤 많은 액세서리가 같이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종이 박스 말고는 운반용 케이스가 없다는 것이다.
이 많은 액세서리들을 1년 뒤까지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여튼 이제야 추천할만한 라우터가 제대로 수입되는 것 같다.
현재 판매하는 곳은 Toolcraft (http://www.toolcraft.co.kr)이다.
하나만 더.
아마존에는 사용자 평과 함께 별을 몇 개 줄 것인가를 표시하게 되어있다.
별 다섯 개가 최고점인데, 이 기계에 대해서는 12 명이 평을 작성하였으며, 모두 별 다섯 개를 주고 있다.
종합 평가가 별 다섯 개인 연장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100년 이상 가는 가구
손오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