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캠핑연료와 스토브에 대해 알아보자. 그전에 명칭을 바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흔히 버너라고 부르는 조리기구의 정확한 명칭은 스토브(stove)이다. 버너(burner)는 스토브에 불이 붙는 화구를 말하는 것으로 화구가 한 개인 것은 원버너 스토브, 두 개인 것은 투버너 스토브라 부른다.
스토브는 버너 개수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도 있으며 또한 원료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주로 오토캠핑용 스토브의 연료는 주로 가스와 가솔린을 사용하므로 가스 스토브와 가솔린 스토브로 구분한다. 연소형 랜턴도 이렇게 나눌 수 있다.
가스 연료
가스는 프로판과 부탄이 주성분으로 상온에서 압축하여 액체로 만든 액화석유가스(Liquefied Petroleum Gas)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캠핑에 사용되는 가스는 부탄가스로 부탄은 자동차, 난방 연료로 사용되고 프로판은 주로 취사나 공업용 연료로 사용된다.
▲ 노멀부탄가스
▲ 이소부탄가스
가스 연료는 LP가스(LPG), 부탄가스, 이소부탄가스, 프로판가스 등으로 구분해서 부르기도 하는데 필자도 더 자세한 것은 모르니 가스의 성분과 분류에 대해 깊이 들어가지 말고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만 살펴보자. 부탄과 프로판은 기화가 잘 되는 온도에서 차이가 난다. 동네 슈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탄가스는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기화가 되지 않는다. 또한 용기에 들어있는 부탄 가스는 기화잠열이라는 것이 있어 0도의 온도에서도 기화가 잘 되지 않는다. 실제 사용 가능 온도는 영상5도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프로판은 영하47까지 내려가도 기화가 되기 때문에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할지라도 연료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기화가 잘되는 만큼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에 특수한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위에 설명한 부탄은 더 정확하게 노멀부탄이라 부르며 노멀부탄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기화되는 것을 이소부탄이라 부른다. 이소부탄은 영하10도까지 기화되는데 노멀부탄과 마찬가지로 기화잠열이라는 것 때문에 역시 영하10도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며 영하5도 정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노멀부탄보다 이소부탄이 추위에 조금 더 강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름에는 노멀부탄을 사용하고 쌀쌀함이 느껴지는 가을부터는 이소부탄을 쓰는 것이 좋다.
동계 캠핑 시 거실텐트에 난로를 피워 난방을 하기 때문에 기온에 상관없이 가스연료 사용이 가능하다. 거실 공간이 적을수록 난방 효율이 높기 때문에 가스기구 사용이 용이해지는 것은 당연하겠다. 막연히 넓은 거실텐트를 선호하는 경향을 벗어나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겠다. 가스기구를 사용하기 전에 가스통을 흔들어 주면 화력이 좀 더 좋아진다. 사용 중에 화력이 약해지면 손바닥으로 감싸주어 가스통을 데워주면 화력이 살아난다. 번거롭다고 해서 가스통 아래에 열원을 두거나 라이터로 데우는 것은 금물이다.
겨울철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빈도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가장 아찔한 경우가 언 가스를 녹이기 위해 난로 위에 올려두는 것이다. 이번 겨울에는 얼마나 더 이렇게 가스통을 터트리는 사고가 발생할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그 동안 다행히 큰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자신의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캠퍼들까지도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잠깐 올려놓고 데우겠다는 생각이 항상 이런 사고로 이어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에서 프로판을 사용하는 것이 적법한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이 논란을 떠나서 국내에는 야외용 프로판 기구에 대해 사용승인이 나지 않는다. 해외에는 많은 프로판 스토브와 프로판 랜턴이 국내에는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해외에서 직접 가져오거나 해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고 발생시 책임의 범위에 대한 것이 되겠다. 하지만 프로판 가스의 저렴한 가격과 겨울철 사용의 편리성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실제 사용도 하고 있으니 관련 부처의 조속하고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특히 주의를 요하는 경우가 LP가스 기구에 프로판 연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가스 랜턴에 프로판을 연결해 사용하다 랜턴 글로브(유리)가 녹아버리는 경우도 있듯이 권장할만한 방법이 아니다. LP가스 기구는 프로판 기구에 비해 노즐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에 화력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스토브 화력이 좋아졌다고, 랜턴이 더 밝아졌다고 좋아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겨울철 사용이 힘든 부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있으니 흔히 액출가스라 부르는 방식이다. 기존의 방식은 가스통 내부에서 액체상태의 가스를 자연 기화시켜 내보내는 방식이라면 액출은 가스통을 뒤집어 액체상태의 가스를 내보낸 뒤 연소 직전에 기화시키는 방식이다. 겨울철 화력저하로 피곤한 경험을 해 본 캠퍼들은 액출방식이 획기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다. 액출방식은 기존 가스연료 사용과는 다르다. 오히려 가솔린 연료를 사용할 때와 같다. 가솔린 연료 사용법을 모르고 액출가스로 사용했을 경우 시뻘겋게 올라오는 불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가솔린 연료
예전에는 스토브나 랜턴용 연료로 흔히 석유라 부르는 백등유를 많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화이트가솔린을 많이 사용한다. 두 연료의 차이점은 등유와 휘발유라는 차이점 외에 정제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화이트가솔린이 더욱 정제가 잘 되어 불순물이 거의 없는 연료이므로 두 가지 연료를 모두 사용해도 되는 기구라 할지라도 화이트가솔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백등유를 자주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연료가 지나가는 노즐이 막히는 빈도가 늘어나므로 분해하고 청소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가솔린 연료를 사용하는 모든 기구는 예열이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스스토브와 가솔린스토브를 비교해서 살펴보면 가솔린스토브의 버너 주변이나 그 위로 가스스토브에는 없는 금속관이 지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금속관을 제너레이터라 부르는데 제너레이터가 충분히 열을 받으면 제너레이터를 지나가던 액체 연료가 열에 의해 기체로 변환되어 화구로 분출된다. 이렇게 액체 연료를 뜨거운 열을 가해 기체 연료로 변환하는 과정이 바로 예열과정으로 제너레이터를 충분히 달구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 화이트가솔린(사진. 좌)과 가솔린 스토브(사진.우)
만약 제너레이터가 충분히 달구어지는 시간을 무시하고 레버를 돌려 연료 분출량을 늘리면 미처 기화되지 않은 액체 연료가 뿜어져 나오게 되고 이 때문에 시뻘건 화염이 올라오게 된다. 위에서 액출방식의 가스 사용은 가솔린 연료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고 한 말이 이제 이해가 될 것이다. 액출가스기구를 살펴보면 굵기는 가늘지만 금속관이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스기구를 사용하는 습관이 베어 있는 상태에서 기초 지식 없이 바로 액출기구를 사용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가솔린기구를 사용했을 때에는 연료가 버너로 뿜어져 나오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가스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가스밸브를 최대로 열어 놓은 뒤 점화를 하게 되면 버너 주변에 형성된 기화 가스에 불이 붙어 큰 불이 발생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펑 하는 작은 폭발을 경험하게 되고 텐트가 불길에 의해 손상을 입게 된다. 가스 연료는 특유의 냄새가 있으므로 이 냄새가 나면 바로 연료밸브를 잠그고 환기를 시킨 후 다시 점화를 시도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료벨브를 조금씩 열어가며 계속 점화스위치를 눌러 점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가솔린 기구는 이런 점화 방식의 차이점 외에 펌핑이라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액체 연료가 담긴 연료통에 공기를 주입해서 공기압에 의해 액체 연료를 제너레이터로 올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기를 주입하는 펌핑 과정과 안정적인 불꽃을 발생하기 위한 예열 과정이 있어 가스 기구에 비해 번거롭기 때문에 날씨가 따뜻한 계절에는 가스 기구를 찾게 된다. 하지만 추위가 느껴지는 계절에는 가스의 화력저하로 인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보지만 가솔린 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아무래도 텐트 내부 보다는 화롯불이 있는 외부에서 사용하게 되는 랜턴은 가솔린 랜턴을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속이 편하다.
캠핑요리가 즐거워지는 스토브
위에서 연료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스토브와 랜턴의 작동 원리와 사용 방법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각 연소기구에 종류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오토캠핑에서 주로 사용되는 스토브는 투버너가스스토브이다. 가스 연료 사용으로 다루기 쉽고 투버너이기에 우리의 식단에 맞는 밥과 국을 함께 요리 할 수 있다. 콜맨 LP투버너스토브는 가정의 가스레인지 사용방법과 같은 연료밸브를 끝까지 돌리면 점화가 되는 방식이라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다.
▲ 투버너 가스 스토브(사진. 좌 중)와 투버너 가설린 스토브(사진. 우)
원버너스토브는 솔로캠핑용 또는 보조 스토브로 사용된다. 수납부피가 작아 휴대가 간편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직결형은 몸체에 가스통을 바로 장착해서 사용하는데 이때에는 넓은 원통형 가스통을 사용해서 가스통이 받침대 역할을 하게 된다. 호스형은 호스형태의 연료관 끝에 가스를 장착하는데 저렴한 긴 가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직결형보다 더 넓고 무거운 취사도구를 올릴 수 있다. 소형스토브는 백패킹 캠핑을 즐기는 캠퍼에게 적합하다.
▲ 왼쪽으로부터 직결형 원버너 스토브, 호스형 원버너 스토브, 소형 원버너 스토브
액출형 스토브는 가스통을 뒤집어서 장착한다. 추위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간 더 다루기가 까다롭고 가격이 상당히 고가라는 단점도 있다. 앞에서도 주의를 당부했듯이 액출형 스토브는 가솔린 스토브를 다루듯이 다루어야 함을 잊지 말자.
▲ 액출형 원버너 스토브(사진. 좌)와 액출형 투버너 스토브(사진. 우)
흔히 부르스타라 부르는 가스레인지형 스토브도 있다. 이미 익숙한 연소기구이기에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가스레인지 중에는 열전도판이 장착되어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도 원활하게 화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도 있으니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
▲ 레인지형 스토브
이 밖에도 순식간에 물을 끓일 수 있는 스토브도 있다. 스토브의 열을 효율적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 구조의 전용 포트가 포함되어 있다. 획기적인 가열 속도를 자랑하지만 요리를 하기에는 부적합하고 장시간 사용이 잦은 고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한다.
▲ 집중가열형 스토브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