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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34년 전, 훗날 '12.12 사태’로 불리는 1979년 12월 12일, 군에서 비상이 걸려
밤새 잠 한숨 자지 못하고 BOQ에서 비상대기하고 있다가 다음 날 새벽 계엄
군이 되어 서울 시내로 출동한 날.. 엊그제 같은데 까마득한 옛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작년 2012년 12월 12일, 종합검진을 받은 병원에서 피 검사와 X-ray
판독 결과 폐에 이상 징후가 있으니 CT를 빨리 찍자고 권고 받은 날.. 그날을
생각 하니 일 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이 벌렁벌렁 거립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종양내과 진료실 앞에 앉아 호명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로 벌써 15번째입니다.
긴장과 불안이 아닌 '덤덤함'이 솔직한 내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 혹시나
하는 ‘긴장감’보다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조금 더 높다라면 높겠습니다.
내 몸, 내 컨디션 내가 잘 아니까.. 그리고 그동안 癌君과 친하게 지내며 열심히
노력했으니..
- 귀하의 식욕은 어떻습니까? - 더 할 나위 없이 좋음.
- 귀하는 어느 정도 피로하십니까? - 없음
- 귀하는 얼마나 기침을 많이 하십니까? - 없음
- 귀하는 얼마나 많이 숨이 찹니까? - 없음
- 귀하의 가래에는 피가 어느 정도 보입니까? - 없음
- 귀하의 통증은 어느 정도입니까? - 없음
- 귀하의 폐암 증상은 어느 정도로 나쁩니까? - 증상 없음
- 귀하의 병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어느 정도로 영향을 줍니까?-전혀 없음
- 오늘 귀하의 삶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아주 높음...
진료 前 전담 연구 간호사와의 설문 조사 결과에 간호사도 아주 만족해합니다.
“제가 지금 6명의 임상시험 환자를 관리하는데 환자분의 건강과 관리 상태가
최고이십니다..“ - 환하게 웃는 연구 간호사가 이렇게 예뻐 보일수가..
- 피 검사 결과 모든 수치가 정상입니다.
- X-ray 판독 특이사항 없고 호전기미가 보입니다. 3주 후에 CT 찍어 확인해 봅시다.
- 몸무게도 변동이 없고.. 혈압도 정상이고.. 부작용 전혀 없고..
청진기를 들고 호흡을 체크하고 몸 여기저기를 만져 보며 한 마디 합니다.
- 운동 많이 하시나 봅니다...
말없이 그저 웃지요.. ㅎㅎ
- 처방도 필요 없고 제가 해 드릴게 없네요.. 이레사 계속 드시고 3주 후에 봅시다..
- 옙, 1월 2일 진료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치의 선생님과 간호사들도 기분이 좋은지 환하게 웃으며 화답을 해 줍니다.
이렇게 진료를 끝내고 또 다시 3주간의 항암이 시작됩니다.
병원 밖으로 나오니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합니다만 공기만은 훈훈하게 느껴집니다.
‘癌君아, 객기부리지 않고 지난 시간 조신하게 자리 잡고 있어주어 고맙다. 이 길만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길이다.', 내 몸속의 癌君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 win-win -
'우리 둘이 ’win-win'의 모범 사례를 4기 암 환우들에게 보여주자, 오케이 ?‘
- 오케이... -
폐암 4기, 뼈와 뇌로 전이
항암 1차 cycle : 1/31 - 2/20 (172Cm, 72.5Kg, 혈압: 104/76 )
항암 2차 cycle : 2/21 - 3/13 (172Cm, 72.1Kg, 혈압: 102/77 )
항암 3차 cycle : 3/14 - 4/03 (172Cm, 73.5Kg, 혈압: 97/73 )
항암 4차 cycle : 4/04 - 4/24 (172Cm, 71.8Kg, 혈압: 107/74 )
항암 5차 cycle : 4/25 - 5/15 (172Cm, 70.5Kg, 혈압: 109/75 )
항암 6차 cycle : 5/16 - 6/06 (172Cm, 70.2Kg, 혈압: 108/64 )
항암 7차 cycle : 6/07 - 6/26 (172Cm, 70.2Kg, 혈압: 104/80)
항암 8차 cycle : 6/27 - 7/10 (172Cm, 70.0Kg, 혈압: 110/67 )
항암 9차 cycle : 7/11 - 7/31 (172Cm, 69,5Kg, 혈압: 97/65)
항암 10차 cycle : 8/01 - 8/21 (172Cm, 67,5Kg, 혈압: 110/67)
항암 11차 cycle : 8/22 - 9/11 (172Cm, 67,3Kg, 혈압: 90/60)
항암 12차 cycle : 9/12 -10/03 (172Cm, 66.1Kg, 혈압: 96/69)
항암13차 cycle : 10/04 -10/27 (172Cm, 67.00Kg, 혈압: 117/69)
항암14차 cycle : 10/28- 11/20 (172Cm, 66.50Kg, 혈압: 105/70)
항암15차 cycle : 11/21- 12/11 (172Cm, 67.20Kg, 혈압: 97/64)
항암16차 cycle : 12/12-1/1/2014 (172Cm, 67.00Kg, 혈압: 105/70)
원발암 크기 변화 : 3.8Cm-2.1Cm(2차)-1.7Cm(4차)-1.7Cm(6차)-1.7Cm(8차)-
-1.7Cm (10차) - 1.7Cm (12차) -1.7Cm (14차) - ? (16차)
12월 12일 (목) 눈 -4도/2도
- 약복용 316일째.. everything ok
* 15차 종양내과 외래, 별 이상 없이 이레사 계속 복용
- 15층 계단 오르기
- 저녁 1시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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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발이 휘날리다가 늦은 오후 시간에 멈췄습니다만 내일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7도라는데.. 제대로 된 추위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제로 3주간의 항암 기간이 끝나고 오늘부터 다시 3주간의 항암이 시작됩니다.
별로 달라 질 것도 없고 몸의 변화 역시 크게 기대할 것도 없습니다.
그저 더도 덜도 말고 이대로만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산다는 것이.. 하루하루 눈 뜨며 살아간다는 것이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과 불행, 즐거움과 슬픔, 외로움.. 이 모든 것이 내 가슴 속에 있고 내 마음 먹기에
달렸는데 누굴 탓하고 누굴 원망하고,, 그러할 시간이 없는데..
눈감고 잠들면 그만이고... 아침에 눈 뜨지 않으면 그것이 끝인데...
오늘도 눈 녹은 길을 따라 1시간 걸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2월 13일 (금) 눈 -6도/-3도
- 약복용 317일째.. everything ok
- 오전 50분 자전거/걷기
* -사우나- *
- 15층 계단 오르기
- 저녁 1시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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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영하의 차가운 기온, 점심 먹고는 오후 운동 대신 사우나 탕에 들어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었습니다. 날이 추워서인지 탕 안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몸을 담구고
있습니다, 아직 한참 일 할 시간인데..
배가 불룩 나온 사람.. 빼빼 마른 사람.. 피부가 노화되어 쭈굴쭈굴 한 사람.. 이 사람 저
사람의 몸울 다 훔쳐봐도 겉모양으론 내 몸 상태가 제일로 정상인 듯 한데.. 저들의 얼굴
에는 웃음이 있는데 왜 내 얼굴엔 웃음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더 춥다는데....
12월 14일 (토) 눈 -7도/0도
- 약복용 318일째.. everything ok
- 오전 1시간 걷기
- 저녁 1시간 20분 걷기/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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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전, 오늘 12월 14일.. 그날은 금요일이었지요,
며칠 전 정기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있다는 얘기 듣고 오늘 오전에 흉부 CT를 찍고 1시간
후 *폐암*으로 판정이 난 날이었습니다.
순간 아무 생각 없이 멍~~ 그리고 잠시 후 ‘내가..? 내가 암이라고 ? 그것도 다른 암도 아닌
폐암 ? 담배도 안 피우는 내가 ?‘
일 년 전 오늘은 비가 내렸었는데 오늘은 눈이 내리네요..
예상 수명 4~6개월.. 그런데 지금도 멀쩡하게 숨 쉬며 내일 눈 산행에 가슴 부풀어 있으니
세상 참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년 전, 3년 전 오늘을 상기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맞이 하겠습니다.
12월 15일 (일) 맑음 -6도/2도
- 약복용 319일째.. everything ok
- <관악산> 산행 (10:00 ~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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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교 <관악산>에서 산행을 하면서 올 한 해 공식적인 정기산행을 마칩니다.
폐암 판정 이후 산행을 계속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12달 매번 빠짐없이 정기, 비정기
산행을 계속 할 수 있었음에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같이 한 산우들의 힘과 격려가 없었다면 그 시간들을 집에서 조용히 보냈을 것입니다.
내 노력이 없었다고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산행의 여건을 만들어 준 산우들이 있어 너무나
행복하였습니다. 내년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산을 찾아 건강함을 유지하도록하겠습니다.
15일, 아직도 12월이 보름이나 남아있습니다.
12월 16일 (월) 흐림 -6도/2도
- 약복용 320일째.. everything ok
* 경추(목등뼈)의 뻐근함이 지속됨.
- 오전 40분 자전거
- 15층 계단 오르기
- 저녁 1시간 걷기/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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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흐리고 찌뿌둥한 날씨..
구름사이로 조금씩 비춰지는 햇살을 보니 오늘은 눈은 안 내려 보낼 모양새입니다.
경추(목등뼈)와 왼쪽 팔꿈치 근육이 결리고 통증이 며칠 전부터 조금씩 느껴지더니
계속 된 경추부근의 뻐근함에 신경이 써집니다.
못 견딜 정도는 아니지만 경추 뼈로 전이된 암 종양으로 인한 통증이 아니길 빌어
보면서 스트레칭을 계속해 봅니다.
추위가 계속되면서 근력 운동을 제대로 못해서인지 몸 전체가 뻑적지근한 것이 제
컨디션이 아닌 것 같습니다.
12월 17일 (화) 맑음 -5도/5도
- 약복용 321일째.. everything ok
- 오전 1시간 자전거/걷기
- 15층 계단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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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암 투병의 힘들고 어려운 얘기를 듣고 나의 하루하루를 반추해 보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얼마나 감사해 해야하고 얼마나 고마워해야 하는지 몸으로 느끼는
날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암 환우들과의 대화는 이어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나에게 저런 고통이 이어질때 나는 과연 그 과정을 잘 이겨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닥치면 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 뒤에 숨어있는 두려움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오로지 면역력 유지 및 증강만이 해결책이라 명심하고 모든 촛점을
여기에 맞출 것입니다.
동일이 형이 얘기했듯이 '제발 아푸지 말고 끝났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다시 생각이 납니다.
12월 18일 (수) 맑음 -2도/5도
- 약복용 322일째.. everything ok
- 15층 계단 오르기
- 오후 1시간 안양천 걷기
- 저녁 50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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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으면서 땀이 나는 정도를 보면 날씨를 가름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조금 걷는데 벌써 등, 가슴에서 부터 팔뚝까지 축축해져 오는 날씨입니다.
낮의 기온이 높아 햇살이 비추는 곳은 봄 날씨같았지만 내일은 다시 추워진다는 소식.
아침에 치과에 가서 스케링하고 돌아왔습니다.
치과 원장님 왈, 더 건강해지신 것 같습니다..
환자에게는 일단 좋아졌다는 말부터 하는 것이 미덕인지라 정말인지 인사치레 말인지
이제는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체력은 분명 좋아졌지만 야위어진 겉 모습만으로는 절대 좋아졌다고 평가하기 어려울 텐데..
12월 19일 (목) 흐림/눈 -4도/-2도
- 약복용 323일째.. everything ok
- 오전 40분 자전거
- 15층 계단 오르기
- 저녁 1시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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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도 불고.. 눈도 오고.. 하루 종일 영하의 기온에 차가운 날씨입니다.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점심 같이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헤어졌습니다.
나이가 나이니 만큼 다들 어디 한군데 안 아푼데가 없는 듯합니다.
나는 '암'이라는 병명을 얻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
'득'과 '실'..
분명한 사실은 손해만 본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언젠가 '암'이 나를 살렸다'라고 여러 사람들에게 얘기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아니고.. '암'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 났을 때 얘기하고 싶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암이 나를 살렸다'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요기까지..
12월 20일 (금) 맑음 -5도/1도
- 약복용 324일째.. everything ok
- 오전 30분 걷기
- 오후 1시간 안양천 걷기
- 15층 계단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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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재경 초등학교 동창 모임의 송년회를 다녀 왔습니다.
컨디션이 별로였지만 친구들 얼굴이라도 볼려고 다녀왔고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모여
웃고 즐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술도 못 마시고 친구들 술 마시는 모습 지켜 볼려니 그것도
별로입니다. 내년에도 다들 웃는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12월 21일 (토) 맑음 -6도/3도
- 약복용 325일째.. everything ok
- 15층 계단 오르기 (2분 20초)
- 저녁 1시간 20분 걷기/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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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나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든다" 고 합니다.
암 투병 10년을 이겨 낸 나의 멘토이기도 한 고참의 얘기 중의 한 대목입니다. 여러가지
좋은 얘기 중에 가장 내 머리 속에 각인이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짧은 글에.. 별로 어려운 단어도 없건만 가슴으로 파고드는 뭔가가 있습니다.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시고 해탈을 했다는 원효의 마음이 이러하지 않을런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없이 어떻게 내 몸의 병을 이겨 낼 수가 있겠습니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 스스로를 대한다면 행복과 함께 덤으로 건강까지 되찾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니 확신하는 하루입니다.
12월 22일 (일) 맑음 -7도/2도
- 약복용 326일째.. everything ok
- <도덕산~구름산~가학산~서독산> 산행 (13:00 -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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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뒤에 있는 산 줄기를 따라 혼자 걸었습니다.
눈은 대부분 다 녹았고 응달진 곳에는 아직 눈과 얼음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였습니다. 초입에 몇 명 보이던 등산객들도 어디론가 없어지고 나 혼자 걷는
길이 되었습니다. 지난 세월의 아름답고 서글펐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묻어 났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을까 ...? "
" 다시 20~30년 전으로 되돌아 간다면 내 삶은 어떻게 바뀌어 질까..?"
"기적 같은 일이 나에게도 다가 올까...?"
부질없는 질문만 던지며 산행을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12월 23일 (월) 맑음 -5도/3도
- 약복용 327일째.. everything ok
- 오전 40분 자전거
- 오후 1시간 안양천 걷기
- 15층 계단 오르기
- 저녁 1시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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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희 선생님은 제외하고라도 분당형님의 독서량을 보니 놀랠 노자 입니다.
거기에 현이까지.. 내 기억에 구미 누나도 예전에 책 엄청 읽은 걸로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드라마로 전향.. ?
나도 중학교때는 문학전집.. 고등학교때는 다큐멘타리 전집(엄청 읽었네..) 대학때는 이것
저것.. 요즘은 집중력이 떨어져 진드근히 앉아 읽지를 못하네요.
몇 페이지 읽으면 나도 모르게 잡생각이 머리에 스물스물 스며들어 진도가 나가질 않습니다.
근데 더 문제는 내 마음이 불안정해서인지 책 내용들이 가슴에 와 닿지를 않습니다.
예전 같으면 분명 빨간 줄 치면서 머리 속에 기억해야 할 내용도 염불 소리 같이 들립니다.
얼마 전 한 암 환자와의 대화 중에 들은 얘기에 심하게(?) 공감한 부분이 있는데..
" 책 ? 개뿔이라해라 마... 그 시간에 빗자루로 마당이나 한 번 더 쓸거라..."
12월 24일 (화) 맑음 -6도/5도
- 약복용 328일째.. everything ok
- 15층 계단 오르기
- 저녁 1시간 20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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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mas 이브입니다..
그동안 교회나 성당에라도 나갔다면 오늘이 좀 더 특별한 날로 다가 왔을까 ?
나에게는 그저 '화요일'일 뿐입니다, 내일 하루 쉴 수 있는...
내가 썰렁하니 주변도 썰렁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Merry Christmas~~ 입니다..
12월 25일 (수) 맑음 -7도/5도
- 약복용 329일째.. everything ok
- <삼성산> 산행 (11:00~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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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휴일..
예상과 달리 포근한 날씨입니다.
산 속 계곡에 자리잡고 앉아 라면에다가 만두, 김치, 우거지, 된장, 마늘을 넣고 끓인 후
후~후~~ 불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휴일이라 해도 평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다들 교회로 갔는지 산이 텅텅 비었습니다. 호젓한
산행 마치고 내려와 문홍씨와 조우, 같이 오리 백숙으로 보양하고 헤어졌습니다.
허리를 다쳐 산행을 못하고 있는 문홍씨, 하루 빨리 완쾌하여 산행 같이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2월 26일 (목) 흐림/눈 -4도/3도
- 약복용 330일째.. everything ok
- 오전 50분 자전거
- 저녁 1시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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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도 오고 눈도 내리고.. 저녁이 되면서 기온이 떨어집니다.
내일은 영하 8도 이하로 떨어진다는 예보..
-감사한 마음으로..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맞이하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식이라도 좋으니 부정적인 생각은 버리고 희망적인 생각만을 가지라 들었습니다.
2014년에는 좋은 일만 생길 것이라 자기 암시하며 믿으라 들었습니다.
1년 전, 오늘ㅡ 종합 검진 결과 뇌와 뼈로 전이.. 수술 불가 판정을 받은 날이었습니다.
그날이 지옥이었다면 일 년 후 오늘 나는 천당에 살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천당에서 여유롭게 생활할 것입니다.
12월 27일 (금) 맑음 -7도/0도
- 약복용 331일째.. everything ok
- 오전 50분 걷기
- 15층 계단 오르기
- 저녁 1시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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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에 친구가 찾아와서 같이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 하고 헤어졌습니다.
작년 이맘 때 내 건강을 많이 걱정해 준 친구였지요.
서두르지 말고 지금처럼만 꾸준히 운동하면서 마음 편히 가지라 합니다.
힘들때는 작년 이맘때를 생각하라네요..
맞습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요.. 지금은 병 다 고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저녁은 집사람이 해 준 스파게티로 배를 채웠습니다. 질리지 않게 메뉴를 수시로 바꿔가면서
식사 준비를 해 주는 집사람이 고마울 뿐입니다.
12월 28일 (토) 맑음 -10도/-2도
- 약복용 332일째.. everything ok
-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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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이 급강하.. 제대로 된 겨울 맛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밤 <설악산>의 설경을 찾아 나섭니다.
항암 1년, 제 체력을 테스트해 보고 오겠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내년에도 계속 이어 나갈 것입니다.
12월 29일 (일) 맑음 -17도/-2도
- 약복용 333일째.. everything ok
- <설악산> 산행 (03:40 ~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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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
영하 17도, 체감온도 영하 40도,,
정상에서 마주한 강한 바람은 내가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맛본 바람 중 최고..
몸의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기를 몇 번, 30여분을 기다려야하는 일출의 장관을 포기하고
중청대피소로..
최악의 상황에서의 산행, 체력은 1년 전과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는 듯..
나 자신에 고마워하고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12월 30일 (월) 맑음 -5도/8도
- 약복용 334일째.. everything ok
- 오전 40분 걷기
- 저녁 1시간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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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기운을 느낄 정도로 포근한 날씨입니다.
오후에는 사우나에 들려 뜨거운 물에 몸을 풀었습니다.
어제 하루 산행의 피로가 다 풀리는 느낌입니다.
올 한 해의 마지막 날인 내일은 병원에 가서 CT찍고 전신 뼈 스캔하는 날입니다.
좋은 결과를 가지고 목요일 주치의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꿈을 꿔 봅니다.
12월 31일 (화) 맑음 -3도/7도
- 약복용 335일째.. everything ok
- 흉부, 복부 CT 촬영, 전신 뼈 스캔
- 저녁 1시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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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의 마지막 날이자 2013년의 마지막 날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흉부, 복부 CT 촬영하고 전신 뼈 스캔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결과를 가지고 내일 하루 쉬고 모레 정기 검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년 전, 작년 12월 31일을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수술불가 판정을 받은 후의 암울함, 원망과 자책감.. 일 년 후 연말을 어떤 모습으로 맞이하게
될지 막막했던 그 시간이 생각이 납니다.
그 후 1년이 지난 오늘, 멀쩡하게 살아 건강하게 숨을 쉬고 있습니다. 비록 가슴 한 켠 그리고
머리와 뼈에 전이된 암이 아직 남아 있지만.. 그리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1년 후, 현재와 같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를 염원하면서 새해를 맞이합니다.
2014년 1월 1일 (수) 맑음 -2도/5도
- 약복용 336일째.. everything ok
- <관악산> 일출맞이 산행 (05:40 ~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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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일출의 기운을 받고자 꼭두새벽에 일어나 <관악산>을 향했습니다.
개스와 안개가 끼여있어서 기대 만큼은 아니었지만 새해 첫 일출의 기운을 제대로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가족들의 건강과 무탈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예 약
12월 31일 (화) : 오전 10시 - 영상의학과 흉부, 복부 CT 촬영
오전 10시 30분 - 핵의학과, 전신 뼈 스캔
1월 2일 (목) : 오전 9시 50분 - 종양내과 강 진형 교수 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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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투병하시며 2번째 겨울을 맞으셨어요 작년못지않은 추위가 예측되고 있지만 절대로 자기관리 잘하실거니까 또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삼촌 힘내세요!!!
현상 유지를 계속해 내는 네 능력에 박수 보낸다. 수고 많았다. 부디 그렇게 계속 분발해 주기를~~!!
하하, 필아! 주눅들거나 우울해 하는 대신 암과 대화하는 게 재미있고 웃음이 나온다. 앞으로도 계속 암군과 친구 삼아 잘 지내면 좋겠다.
대구 나가서 약방누나와 만나기만 하면 네 얘기한다. 언제든지 내려올 있으면 전화하고 동인동 찜갈비 먹으러 가자.
지난번엔 약방누나가 샀는데, 이번엔 구미누나가 산다. 알았지?
고마워요, 꼭 한 번 내려갈께요..
동인동 갈비찜, 군침이 돕니다..
오늘 14일이 꼭 일 년 전에 *폐암*으로 판정이 난 날이네요.
그날은 비가 왔었는데 오늘은 눈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데 그날은 오죽 했으리.. ㅎㅎ
암을 이겨내신 인내와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내년에도 화이팅하세요. 내년 이담때는 완치하셔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책으로 만들어 돌려보심이 어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