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작] 025 / 권태로운 연인들 _ by.러닝

[Master／테디.]

저 정말 깜짝 놀랐어요 ㅎㅎ 처음엔 혹시 다른 사람이 사칭해서 저 놀리려는 거 아닐까 의심했답니다..ㅎㅎ

정말 제가 뜨소가 될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거든요 ㅎㅎ

일단 정말 감사드립니다.

10살 그 무렵부터 오로지 글쟁이가 되기위해 달려왔던 지난 시간들을

이제와 이렇게 보상받고, 잘했다고 칭찬받는 것 같아 굉장히 뿌듯합니다

고등학생이 된 후로 사실 글쟁이..라는 것에 대해 굉장한 고민이있었어요

제가 이길을 계속 가도될지..뭐 그런 고민들이요

저는 아직도 제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글을놓을 생각도 없고, 평생 글을 쓰며 살아갈 사람이지만

그래도 요즘 글 이라는 것에 대해 나름 고민이 많았었는데

이렇게 뜨소에 되고나니 제가 여태껏 그런 고민들을 했던것에 대해 부끄러워지네요 ㅎㅎ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열심히 쓰겠다고 매번 다짐하는데 말이에요ㅎㅎ

정말 다시한번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의기양양 하지않고

독자들과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권태로운 연인들♡ > 이 뜨소가 되기까지 제게 힘을 주셨던 모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모두들 사랑해요♡

p.s 타이틀 이미지 제작해준 요술사언니에겐 무한애정을..♥

Title image Made. 쁘띠망크림 님

Writer by. 러닝(lim--sea@hanmail.net)

Part.1 익숙함, 그리고 권태기

01

타닥 ㅡ 타닥ㅡ 타다다닥ㅡ

딱딱한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가득한 작업실. 윤작가님은 오늘도 대본 쓰기에 열심히시고, 보조작가 4년 한 끝에 드디어 서포트 작가가 된 난 , 연예인 엔터테이먼트들의 전화번호가 빼곡이 적힌 다이어리를 책상위에 펄쳐놓고 일을 열심히하…고 있긴 커녕 어제 밤 이후로 울리지 않는 전화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다고 오지않는 전화가 올리는 없겠지만ㅡ

“세영씨 잠깐 이리 좀 와볼래?”

“네? 아…네.”

넋을 놓고있던 나를 보며 싱긋 웃으시는 윤작가님. 작년에 미니시리즈 ‘홀리데이’ 가 대박나고나서 돈을 꽤 많이 버시고는 얼굴에 투자 좀 하시더니 3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팽팽하시다. 오히려 내가 더 늙어보이는 것 같다.

“왜 그러세요? 뭐 시키실일 있으세요?”

“세영씨 지금 샤인 엔터테이먼트 좀 다녀와”

“샤인 엔터테이먼트요? 거긴 왜요?”

“아, 오늘 공한이씨랑 미팅이 있는데 난 아무래도 여기서 마무리 작업 해야할 것 같아 나 대신 세영씨가 좀 다녀와”

“고,공한이씨요ㅡ?!”

좀 전까지 멍멍하던 귀가 한 순간에 뻥- 뚫린다. 공한이란다. 우리나라 톱배우 공한이. 조각같은 얼굴에 신이내린 연기실력 188cm의 엄청난 기럭지까지, 그리고 같은 톱배우 성유주란 여자를 가진 남자, 우리나라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 0순위 공한이를 만나고오란다…헐 대박 떨린다.

"그럼 공한이씨가 이번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 된거에요?“

“그건 세영씨가 가서 잘 얘기하고와 개런티 문제나 여러 가지는 방송국쪽이랑 상의하라고 하고, 캐릭터만 보고 선택해달라고 얘기 꼭 하고”

“우와…공한이씨가 이번 드라마 남자주인공 되면 진짜 좋겠어요”

“세영씨도 공한이 좋아하는구나?”

“그럼요! 우리나라에 공한이 안 좋아하는 여자 없을걸요?”

그렇게 잘 생기고, 그렇게 능력있고, 그렇게 키 크고, 그렇게 연기잘하고, 그렇게 목소리 좋고, 어머니는 예술가에 아버지는 기업체 경영인에, 남동생은 모델에…게다가 7년동안 한 여자만 쭉ㅡ 사랑할만큼 일편단심 민들레에 속이 꽉 찬 그런 남자를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겠어요 작가님…….

CF, 드라마, 영화 공한이가 하는 거면 뭐든지 다 대박에 최대이윤창출인데 그런 걸어다니는 벤처기업같은 남자를 어떻게 안 좋아해? 그런 남자를 보고 어떻게 뻑이 안가냐구…성유주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 좋음 됐지 전생에 나라를 세웠나 뭔 복이 그리도 넘쳐서 공한이라는 대박 쩌는 남자의 사랑을 받으며 사는지……쩝.

“세영씨 뭐해 안가고?”

“아, 다녀올게요ㅡ!”

책상위에 있던 다이어리와 휴대폰, 지갑들을 가방안에 쑤셔넣고 급하게 작업실을 나오는데 등 뒤로 작가님의 유쾌한 웃음 소리가 들린다. 복도 창문으로 눈부시게 비춰들어오는 햇살. 햇살은 좋은데 너-무 덥다. 정말 지구온난화가 심각하긴 한가보다. 아직 5월 초인데도 이렇게 더운걸보면

그나저나 오늘 입은 원피스가 이상해보이면 어쩌지? 그래도 윤작가님 보다는 내가 좀 더 비쥬얼도 되고 나이도 훨씬 어리고, 애인은 있어도 공식적으로 싱글인데 공한이앞에서 좀 더 예쁘게 보이면 좋지 뭐? 그리고 요즘 나에겐 3년 된 내 애인님 김지웅님은 정-말 웬수같은 존재다. 오늘도 그놈 때문에 열 뻗쳐서 일을 단 1분도 못했다지….

스물 아홉 살씩이나 쳐먹고 내년이 서른이면 남자가 돼서 좀 듬직한 맛이 있어야하는데 이래도 헤헤 저래도 헤헤…전에는 그게 매력이라고 생각했는데, 3년을 겪다보니 좀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요즘 일 핑계로 평일엔 연락조차 잘 안되면서 휴일엔 아침부터 우리집에 쳐들어와서는 하루종일 잠만 쳐자고가는 녀석. 내가 김지웅이랑 연애를 하는건지, 김지웅이 우리집에 하숙을 하는건지 도통 모르겠다.

지 집도 있으면서 굳이 굳이 휴일엔 우리집으로 오는 녀석. 그렇다고해서 나랑 시간을 같이 보내는것도 아니고! 하루종-일 내 침대에 벌러덩 돼지같이 누워서는 드렁 드렁 코만 골면서 잠이나 자다가는 주제에! 내가 어쩌다가 넌 우리집에 잠 자고 먹을거 축 내러오냐고 짜증이라도 부릴세면 스킨십으로 무마해버리려고 하는 개념 없는 김지웅.

“휴-”

요즘은 내 웬수같은 애인 김지웅 생각만 해도 한숨부터 나온다. 차라리 한바탕 싸워버렸으면 좋겠는데, 난 속에서 계속 부글부글 열이 끓고 녀석은 그런것도 모르고 지 좋을대로만 행동하고, 이제 3년된 연인이랍시고 데이트는커녕 밥 한끼 제대로 같이 먹기도 힘들다.

물론 이제 갓 조연출이란 위치에 입문한 지웅이니까 인맥도 넓히고 선배들에게도 잘 보여야 조연출 생활이 좀 편하다는 것은 알지만, 낮에는 촬영일에 밤에는 선배,후배들과 날이 새라 술마시는 지웅이를 보면 걱정이 되기도 하고 짜증이나고 화가나기도 한다.

3년 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내가 반지받으면서 5년 기다려준다고, 나보다 일을 더 우선시해도 이해해준다고 약속은 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닌가…. 남자한테 사랑은 딱 2년이 유통기한이라더니 김지웅도 결국엔 똑같은 남자였던건가.

~ ♪♩♬♩♪♪♩♪♬♪

지웅이에 대한 생각을 하며 한 숨을 푹푹 내쉬고 있는데 마침 신호등 빨간불에 멈춰선 찰나에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지웅이 녀석인가싶어 황급히 휴대폰을 집어들었지만 지웅이가 아니고 솔지다. 이년은 한동안 연락 없더니…솔지네 식구들은 작년에 내 집에서 이사를 갔다. 준이가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과, 솔지네 아버지가 보태주신 돈을 합쳐 자그마한 빌라 월세방으로 세식구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그리고 솔지는 지금 둘째를 임신중이다. 5개월 쯤 됐을테니 이젠 제법 배가 나왔겠다.

“여보세요”

- 나야!

“알어. 왜 전화했어?”

- 그냥 너 잘지내나해서했지 요즘은 지웅이랑 안 싸우냐?

“ 개 얘긴 하지도 마. 아 맞다 , 야 나 지금 누구 만나러 가는지 알아?”

- 누구 만나러 가는데?

“공한이”

- 풉……지랄하네. 한세영 더위 먹었냐?

" 야 진짜야!!! 우리 작가님 이번에 새로 들어가는 드라마 남자주인공 캐스팅 될지도 모른다고!“

내 말이 진짜라는 것을 감지 했는지 한동안 조용한 솔지. 5초간의 정적이 흐르고 ‘우오오오오오오!’ 라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환호한다. 훗- 공한이 안 좋아하는 여자없다니까? 뱃속에 남편 애 밴 은솔지도 공한이라는 이름에 열광을 하는데 다른 여자들이야 안 봐도 뻔하다.

- 헐 대박이다 진짜!! 나 싸인 받아줘!!

“헐 야 됐어. 야 나도 명색이 작가야 작가가 배우 캐스팅하러가서 사인 받냐?”

- 애기 침대 사줄래 공한이 사인 받아줄래

“…사인 받아줄게, 니꺼 받는김에 내꺼까지 두 장 받아야지!! 으흐흐흣”

그래- 지금 작가 체면이 중요해? 톱배우 공한이라는데? 한류스타, 걸어다니는 조각, 걸어다니는 훈남 공한이라는데? 꺄ㅡ아ㅡ!

권태로운 연인들♡ 

한 시간만에 도착한 샤인 엔터테이먼트사 . 톱배우만 있는 회사라그런지 건물 자체가 남다르다. 차에서 내려 원피스 자락을 두어번 털어주고는 핸드백을 고쳐메고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경비아저씨가 내게로 다가온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드라마 캐스팅 문제로 배우 공한이씨랑 미팅 왔는데요”

“아, 잠시만요”

데스크쪽으로 걸어가 어딘가로 전화를 거는 경비아저씨. 윤작가님 같은 인지도 높은 작가가 왔으면 그냥 들여보내줄텐데…난 언제 윤작가님 같은 유명한 작가 되려나. 이제 겨우 서포트 작가 됐구만 어느 세월에 억대 원고료 받는 대박 스타 작가가 되냐구….

“아, 저…3층 대표이사실로 오시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공한이랑 직접 미팅하는거 아니였나?! 맞겠지? 공한이랑 직접 얼굴 마주보고 직접 얘기하는거 맞겠지? 설마 공한이 대행으로 대표이사랑 미팅 해야하는건 아니겠지? 분명 이 엘리베이터가 날 3층에 내려놓고 대표이사실로 들어서면 보기에도 눈이 부실만큼 빛나는 배우 ‘공한이’ 가 날 기다리고 있겠지?

두근 두근 ㅡ 아, 완전 떨린다!

띵- 하는 청아한 차임 소리와 함께 날 3층에 토해놓는 엘리베이터. 한 발짝 한발짝 또각 또각 구두굽 소리를 내며 ‘대표이사실’ 이라는 금색의 팻말이 붙은 방만을 주시하며 걸으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방 앞이다. 으아 진짜 떨린다….

똑 똑 똑.

“네에- 들어오세요”

낮은 남자 목소리에 움찔 하며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에나멜소재의 까만 고급 소파에 앉아있던 대표이사로 보이는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시원스레 웃는다. 아직 공한이씨는 오지 않은건가?…

“윤작가님 대신 오신건가요? 윤작가님이 직접 오실 줄 알았는데. 우선 이쪽으로 앉으시죠”

“아, 네 저는 윤작가님 서브작가 한 세영이라고 합니다”

“아,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전 샤인 엔터테이먼트 대표이사 공승현이에요”

“네에…근데 공한이씨는…”

“한이 지금 스케쥴 마치고 오고 있답니다 도착할 때 된거같은데요?”

후아- 다행이다. 혹시라도 공한이는 안 오고 대표이사라는 사람이랑만 미팅을 하고 허탕을 친 채 돌아가야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오고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그나저나 대표이사라는 사람도 외모가 연예인 뺨 친다. 30대 중반에서 후반 정도의 나이같은데 얼굴 생긴게 공한이랑 약간 닮은 거 같기도하고, 그러고보니 같은 공씨인데? 혹시 형? 아닌데 공한이는 남동생 하나뿐인데?

“근데 작가님은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되게 어려보이는데 벌써 방송계에 입문 하셨다니 실력이 대단하신가 봅니다”

“아, 그런거 아니에요 올해 서브작가 됐어요 나이는 스물 아홉이구요”

“그렇군요. 작가님이 미인이셔서 우리 한이가 작품 한다고 할 것 같은데요? 하하-”

“하핫…전 메인작가도 아닌데요 뭘, 아직 많이 부족해요”

낮게 가라앉은 성우같은 목소리로 시원스레 웃으며 농담까지하니 더 멋진 것 같다. 사람이 나이를 먹어도 어찌 이리도 품위있게 나이를 먹었는지. 그다지 나이가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30대 후반 남자의 얼굴 치고는 굉장히 밝고 근심이 없다.

똑 똑-

“들어와라”

헙……!

대표이사라는 사람과 농담을 주고 받는데 똑 똑 하는 경쾌한 노크소리와 함께 커다란 선글라스로 얼굴 반을 가렸지만, 저게 정녕 사람인가 조각인가 아니면 하늘에서 내려온 남신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잘 생긴, 모든 남자들의 질투의 대상이자 선망의 대상, 모든 여자들의 가상 남자친구 공한이가 걸어들어온다. 씨익- 살인미소를 날리며 내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배우 공한이입니다”

“아, 안녕하세요…윤작가님 서브작가 한세영이라구 합니다”

“이렇게 이쁜 작가님이랑 일하게 됐다니 영광인데요?”

“아, 저는 메인 작가는 아니구…….”

“메인 작가 아니여도 내가 이 드라마하면 같이 일할 사람인 건 맞잖아요. 그렇죠?”

“아, 네”

이런 이런 오 마이 갓ㅡ! 저 젠틀함…하- 어떻게 저런 수려한 남신 외모에서 저런 젠틀한 말들이 우수수수 쏟아져내릴 수가 있는거지? 어떻게 사람이 못난 구석이 없어? 어떻게 저렇게 완벽해? 바른 자세로 앉아서 상대방 눈 마주보면서 싱긋- 웃는거 하며 연예인이라고 안 뻐기고 바로 선글라스와 모자부터 벗는거 하며…진짜 뭐하나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없다 정말.

“음…무슨 얘기부터 할까요? 일단 형은 내가 윤작가님 드라마 했으면 싶은거지?”

“그래 나는 뭐, 캐릭터도 괜찮고 윤작가님 실력이야 워낙 이 바닥에서 알아주잖아”

“아,저…작가님께서 개런티나 페이문제는 방송국 쪽과 상의하셨으면 하세요. 그리고 저번에 대본이랑 시놉이랑 기획안 보내드렸죠? 그거 토대로 오로지 캐릭터만 보고 결정해주셨으면 하신다네요”

“근데 한작가님 어디 아프세요?”

“아,아니요 안 아픈데…”

“근데 안색이 창백하세요”

“아, 그게…….”

미치겠다. 국민 배우 공한이가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 어디 아프냐면서 걱정까지 해준다! 사실 아까부터 공한이씨 때문에 식은땀이 삐질 삐질 나고있다고 말할 수도 없는데…….

“아, 제가 공한이씨처럼 톱배우를 처음 봐서 그래요…….”

“풉-”

아씨 쪽팔리다…. 날 너무 우습게 보면 어쩌지? 나도 명색이 작간데 , 완전 우스운 여자라고 생각함 어쩌지? 톱스타 얼굴 본게 뭐 대수라고 푼수떼기처럼 얼굴이나 붉히냐고 욕하면 어쩌지? 아씨 여러 가지 생각들이 뒤죽박죽 뒤엉켜 복잡하다. 그냥 좀 더워서 그런거라고 둘러댈 걸…….

“아, 미안해요 웃겨서 웃은건 아니에요 그냥 귀여워서”

“네?”

“작가님 귀여우시다구요”

싱긋. 나를 보며 웃는다. 내가 귀엽댄다. 내가 귀엽대! 고개를 푹 숙이고 부끄러워하자 또 한번 웃는 공한이. 대표이사라는 사람도 시원스레 호탕한 웃음을 내뱉는다. 지금 내가 윤작가님 대신 캐스팅 문제 논의하러 온건지, 아님 우리나라 여자들을 대표해 일대일 공한이 팬미팅을 온건지 모르겠다. 1m도 안되는 거리앞에 조각같은 공한이가 앉아있고, 그 공한이가 나한테 귀엽다고까지 하다니…

“자, 그럼 본격적인 얘기 해볼까요? 일단 이번 드라마 남자주인공인 강은수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정확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세요?”

“네 그럼요 당연하죠 제가 그럴려고 여기 온건데요”

의욕 넘치는 내 목소리에 또 한번 웃음을 터트리는 공한이. 웃는 모습이 정말 시원스럽고 핸섬하다. 핸드백에서 가져온 대본과 기획안 수정본을 꺼내 테이블위에 올려놓고는 설명을 시작하자 눈을 초롱초롱하니 빛내며 내 설명을 열심히 듣는 공한이. 난 정말 이번 드라마 남자주인공을 공한이가 했음 싶다. 그래서그런지 더 설명을 열심히하게 된다.

“음…일단 캐릭터는 마음에 드네요. 근데 제가 항상 어두운 역할만 해봐서…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연하남 연기를 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무슨 말씀이세요- 분명히 하실 수 있으실꺼예요”

“세영씨는 내가 이번 드라마 꼭 했으면 좋겠나봐요?”

“네 당연하죠 공한이씨께서 해주신다면 전 정말 좋죠”

“난 질질끄는 건 싫은데 나 말고 다른 역들은 다 캐스팅 된거에요?”

“네네 공한이씨만 하신다고 결정하면 촬영은 다음주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어요 여자주인공인 은설희 역은 요즘 신예배우로 주목 받고있는 신세란씨로 캐스팅 됐구요”

어린아이처럼 두 손에 턱을 괴고는 곰곰이 생각에 빠진 공한이. 어쩜 생각하고 있는 모습 마저도 저리 멋있을 수 있는지…. 제-발 하겠다고 했으면 좋겠다. 공한이의 저 붉은 입술이 열리며 ‘같이 일해봅시다’ 라는 말이 나와준다면 난 정말 하늘을 날 듯이 기쁠텐데…. 작가님께 칭찬도 받고, 드라마 촬영하는 6개월 남짓의 시간 내내 공한이의 저 블링블링한 얼굴을 감상할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 마당쓸고 돈도 줍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잡고가 따로 없다 정말!

“좋아요 할게요”

“네, 네?!”

“같이 일해보자구요”

또박또박한 어조로 생긋- 눈웃음까지 흘리며 말하는 공한이. 어안이 벙벙하다. 정-말? 정말 공한이랑 나랑 같이일해? 정말 6개월동안 공한이 얼굴 감상할 수 있는거야? 정-말? 오…신이시여 당신이 정말 있다면 난 지금 당장 당신의 이마에 사랑과 찬양의 키스 오백만번도 할 수 있겠어요!

“작가님이 귀여워서 결정한겁니다”

“네?”

“그냥 나랑 잘 통할 것 같아서 같이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저희 작가님도 분명 엄청 좋아라하실거에요”

“윤작가님 같은 스타작가님 작품 하게되서 저야말로 영광이라고 전해주세요”

“아, 네에-”

“첫 대본리딩날이 언제죠?”

“아직 정확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공한이씨가 결정 해주셨으니 금방 일정이 잡힐거에요. 일정 잡히면 연락 드리도록 할게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귀여운 작가님”

싱긋-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공한이. 그런 그의 남자다운 손을 잡으니 생긋 웃으며 위아래로 가볍게 악수를 한다. 이렇게 위트있고 완벽한 남자가 7년씩이나 한 여자의 남자로 살고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여자들의 가장 큰 비극이리라ㅡ

권태로운 연인들♡ 

삑삑- 삑삑삑- 삑-

어두운 아파트 복도에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퍼진다. 저녁 여덟시 반 . 이것저것 정리할 것들이 많아 평소보다 한시간이나 늦어버린 퇴근시간. 파김치처럼 팍 늘어진 몸을 이끌고 무슨 정신으로 차를 끌고 집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공한이랑 미팅 하는 동안 너무 긴장을 해서그런지 몸 여기저기가 쑤신 것 같다. 내일부턴 정말 눈 코 뜰새 없이 바쁘겠구나. 그래도 좋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캄캄한 어둠만이 나를 반긴다.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켜니 밝아지는 집 안. 아무도 없는 집이 이젠 낯설지도 않다. 내 웬수같은 동생놈 한지호는 그렇게도 바라던 가수의 꿈 앞에 한발자국 다가섰다. 한 기획사 오디션에 최종 합격을 했고 그래서 20명만 들어갈 수 있다는 기획사 기숙사에 들어갔다. 그 덕분에 난 혼자 사는 여자가 되었지만. 사실 뭐 지네집처럼 우리집을 드나드는 애인 김지웅 때문에 혼자사는 것 같지도 않지만-

“하- 피곤해”

옷부터 갈아입으려고 안방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내 눈앞에 보이는 기가 막히는 광경. 내 챔대가 마치 제 침대라도 되는 냥 떠억-하니 누워서는 트렁크 팬티와 반팔 셔츠 하나만 입은 채 코를 드렁 드렁 골며 딥슬립을 하고 계시는 나의 웬수같은 애인 김지웅.

짜악ㅡ

“아악-!!”

손바닥으로 녀석의 엉덩이를 세게 내리치자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난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는 날 올려다보는 김지웅 웬수같은 녀석. 휴- 내가 정말 못 살겠다.

“왜 때려어-”

“몰라서 물어?”

“왜 그러는데?”

“너 어제부터 왜 연락 한통이 없었는데? 핸드폰 고장 났냐?”

“아니 안 고장났는데…배터리가 없었어”

“충전 못해? 배터리 여유로 안 가지고 다녀? 다른 사람 휴대폰은 못 빌리냐?”

“미안해 자기야. 화내지마 응? 응?”

내 허리를 껴안고는 배에 얼굴을 뭍으며 애교를 부리는 지웅이. 이젠 귀엽지도 않고 웃음도 안 나온다. 짜증만 날 뿐이다. 애교도 다 때가 있는건데, 김지웅 이 웬수같은 녀석은 도대체 개념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내가 짜증나건 화가 나건 지가 좀 불리해지면 애교나 스킨십으로 무조건 넘어가려는 수법. 이젠 정말 짜증나고 한 숨만 나온다.

"얼른 집에 가“

”왜에에“

“여기가 니네집이야? 이게 니 침대냐고”

“야, 너랑 나 사이에 니꺼 내꺼 니 집 내집이 어딨어 어차피 결혼 할 사이에”

“나 피곤하거든? 나 내일부터 무지 바빠. 그러니까 좀 가”

“연락 못해줘서 미안해, 화내지마라 응? 내일부턴 진-짜 진-짜 안그럴게!”

“이젠 그 약속 믿지도 않네요….”

맨날 내일부터 안 그럴게 해놓고는 또 하고, 약속 하나마나 뻔히 안 지키고, 조금만 뭐라고하면 어린애처럼 삐지고 투덜거리고, 지 힘들때만 나 찾고, 내가 원하는 건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서운해하면 온갖 갖은 애교와 스킨십으로 어떻게든 그 상황 무마하려고만 하는 철 없는 철부지 김지웅.

아무리 오래된 연인 사이에는 설레임과 떨림 보다 익숙함과 편안함이라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내앞에서 팬티바람으로 엉덩이를 벅벅 긁는거하며, 가리지도 않고 목구멍이 다 보이도록 하품을 쩍 쩍 해대는거하며, 정말 예쁜짓으로 봐줄 수가 없다.

“강현이가 이번에 너네드라마 조연출로 들어갔다며?”

“응”

“드라마 촬영은 언제 시작해?”

“몰라. 강현씨랑 방송국팀 쪽에서 스케쥴 잡기로 했으니까 연락주겠지”

“그렇구나. 난 요즘 진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후-”

침대에서 일어나서는 옆에 놓여있던 제 청바지를 주섬 주섬 입는 지웅이.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피곤해하고 지쳐있는 거 보면 안쓰럽고 불쌍하기도 한데, 속에서 불이 날 땐 정말 밑도 끝도 없이 부글부글 끓는다.

“나 이번주에 여수 가”

“여수? 여수는 왜”

“촬영이 있어. 거기 죽이는 배경이 있다나 뭐라나”

“몇일 있다오겠네”

“2박 3일 정도 걸리겠지”

옷을 다 입고는 두 손으로 내 양볼을 감싸쥐는 지웅이. 내 두눈을 빤히 바라보더니 씨익- 웃는다. 피식- 그래도 애인이라고 녀석이 웃으니 나도 웃음이 난다. 나를 제 품안으로 가두는 지웅이. 항상 지웅이한테 나는 냄새가 난다. 이젠 코 끝에 스치기만 해도 알 수 있는 너무 익숙해져버린 지웅이 냄새.

“요즘 일 바빠서 너한테 많이 신경 못 써주는거 나두 무지 속상해”

“치…….”

“우리 둘다 좀 한가해지면 놀러가자 공기좋은데로”

“아버님한테나 가. 요즘 아버님 몸 안 좋으신가보더라 어머님이 걱정 많이하셔”

“고마워 우리 식구 챙겨줘서”

내 등을 가만히 쓸어내리며 냐즈막한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하는 지웅이. 나한테 가장 잘 맞는 지웅이 품과, 내 귀에 익숙해진 지웅이 목소리. 가끔 짜증나고 화가 날 때가 종종 있긴 하지만, 그래도 좋을 땐 좋다. 어쩔 때 생각해보면 이젠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그만 가야겠다. 너 많이 피곤해보여”

“응. 내일은 꼭 전화해”

“응. 잘자고”

쪽-

내 입술위에 살며시 입을 맞추고는 방을 나가는 지웅이.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지웅이에게 손을 흔들어주고는 현관이 닫히자마자 풀썩 침대위에 주저앉아버렸다. 내일부터 방송국 드나들고 윤작가님 도와서 대본 수정 작업 하려면 눈 코 뜰새없이 바쁠텐데 눈 앞이 캄캄하다. 서브작가 돠고나서 첫 드라마. 내가 메인 작가는 아니더라도 잘 하고싶은 마음이 든다.

“후아ㅡ”

피곤하다 피곤해. 씻어야하는데 몸이 천근만근 눈꺼풀도 천근만근이다. 나도 내년이면 서른이라고 삭신이 쑤신다 쑤셔. 이번 주말엔 솔지네 집이나 놀러가야겠다. 스르르 눈이 감기는 것 같다. 씻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는데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다.

결국 나는 그대로 베개에 얼굴을 뭍고 잠이 들어버렸다. 나의 웬수같은 달링 지웅이에게 잘자라는 문자가 온지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황 충]

완전 축하드려요!!!!

[이 홍]

오왕 러닝님 츅하드려용!ㅎ_ㅎ

[춘이의 일상]

축하드립니다!!!!!!! 러닝님>_<!!!!!!!!!

[킴예쁜]

축하드려요!

[하루진]

축하해 러닝아 ㅋㅋㅋㅋㅋ깜짝놀랫당ㅋㅋㅋㅋ추카추카!!!!!

[김라다]

와 정말 축하드려요~.~!!

[쪼꼬달]

축하드려요 *_*

[러닝]

♥ 정말 모두들 감사드립니당 ♥

[이와]

1화만 봤는데도 스토리도 좋으시고 재미있어요, 역시 뜨는 소설!

[하곰]

헉헉 축하드려요!!!! 이대로 출판까지 고고싱!!

[울별이티]

우와 언니 정말 축하행!

[·유사성]

러닝님~ 뜨소 축하드려요! *^^* 앞으로 완결까지 고고고

[우스미]

우왕.. 러닝님 축하드려요!! ㅎ0ㅎ

[묘아리]

축하드려요 ~ 러닝님 *^^*

[로맨스고양이]

러닝언니 축하해>_<!!!

[하루야날자]

ㅠ^ㅠ러닝님 너무 축하드려요! 인소닷에 자주 못들려서 권태로운 연인들을 즐겨보다 도중에 못봤는데 ㅎㅎ 시간나는 주말마다 꼭 챙겨봐야겠어요 정말 축하드려요 ㅎㅎ!

[쪽빛람]

와우! 러닝님 축하드려요♡ 완결까지 건필하시길 바라요.^^

[센터.]

축하합니당!

[개차반.]

축하햇!!!!!

[잇츠애플]

추카드립늬닿!

[한아,]

우와 뜨소!! 진짜 축하드려요!!ㅎㅎㅎㅎㅎㅎㅎ

[야행성미녀]

러닝님! 정말 축하드려요^^♡

[호야호야링]

오옼!!!! 권연이 뜨소가 됐네요! 완전 축하드려요ㅠㅠㅠㅠㅠ

[스위트]

축하드려요!

[리아반.]

옷 러닝님이시다!! 축하드려요!!!

[오늘하루.]

축하드려요^ㅇ^

[시나몬걸]

헐 러닝님 축하드려요!!1 이제야 봤네요ㅠㅠ권태로운연인들 앞으로도 쭉 파이팅 하세요!

[여니이이]

축하드립니다아!

[이별-★]

축하드려요~~ 내리다가 여수가 나와서 놀랬어요 ㅎㅎ 저 여수살거든요~!!ㅎㅎ

[완죤좋아]

축하드려요!!

[너라오]

가입하고 처음 봤는데 재밌네요. 글고 뜨소 축하드려요!!ㅎㅎ

[온누리햇살]

권태로운연인들 짱짱♥

[S2nr랑ㅎHS2]

축하드립니다~~~시험기간이라 못 들어왔는데
이런 기쁜 소식이!!주말마다 꼭꼭 챙겨볼께요~

[짱구얌뭐해]

축하드려요~ 권태로운연인들짱!

[임현아]

축하드려요 ㅎㅎ
정말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