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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야, 조금만 더 기다려 주면 좋겠다! 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해는 해 주셨지만 먼저 시작된 현장마감이 오히려 뒤로 밀리고 있으니...
그런 상황을 지켜보는 건축주의 심정이 전달되는 듯 마음이 가볍지 않습니다.
다행이도 본격적인 장마는 ‘아직’이었고, 상황에 따라 내부 작업을 하며 며칠은
버틸(?)수 있는 공정이 섞였으므로 일기에 따라 조정을 하며 목공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날씨는 그래도 계속 좋은 편이었죠.
동편 박공(Gable) 외장마감일 하고 있는 중.
용진현장에서 처음 시도한 ‘세로’사이딩 형식을 그대로 적용하였는데 그 결과가...
백색 드라이비트 마감, 채널사이딩 및 베벨사이딩 가로시공, 채널사이딩 사선방향 및
세로방향시공 그리고 작년 원삼통나무집에 시도한 시다 쉐이크 마감 등 지금까지 만들어
본 어떤 마감형식보다도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이 굵고 시원하게 느껴지는 모양이
마치 오랜 방황 끝에 제 갈 길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물론 용인 원삼통나무집의
쉐이크 마감도 좋았지만 말이지요.
비계를 철거하고 다음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할 때가 되었네요.
그 전에 창문 외부몰딩과 박공작업 그리고 처마 루버부터 부속실 사이딩까지 구석구석
스테인을 발라 주었지요.
두 달 만에 비계를 걷어냈습니다. 시야는 개운해 졌는데 포치가 미완성이니 아직은
뭔가 비어있는 느낌. 스테인을 바른 근육질 알통몸매가 반짝반짝 윤이 나네요.
원삼통나무집 마감목공을 하면서 얻은 방식으로 창틀 내 외부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몰딩 마무리 하고 있는 중.
일반 주택에 흔히 쓰이는 MDF에 랩핑(Wrapping)한 기성재가 깔끔해 보이기는 하지만
저는 가공된 원목몰딩이나 용도에 따라 루버(Louver)나 스프러스(Spruce)판재, 씨다(
Cedar)판재를 직접 켠 원목몰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씨다 판재를 일정한 폭으로 켜서 원목방향으로 고정하는 몰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올해 이 씨다 판재 참 원 없이 써 보는군요. 하하
내부 수장 공사를 위한 몇 가지 밑 작업을 마치고, 정화조와 우수관로 설치 등 외부
토목작업을 위해 일단은 현장 정리.
많은 품과 정성을 들인 TRUSS 고정 창을 통해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원래 2층은 다락방으로 계획되었으나 부속실과의 연결 장치를 하면서 들 지붕을 크게
만들어 한결 공간 활용성이 높아졌습니다. 건축주는 애초에 자제분들이 오는 날처럼
특별한 경우 말고는 별로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 하셨지만 이런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를 방치하진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드는군요. 1층에 있는 다소 큰 거실이 오디오 룸
기능을 겸한다면 어쩌면 이곳은 독서와 사색을 위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요?
본채의 목공작업은 거의 끝났습니다. 1층 일부 루버와 몰딩마감작업 말고는 문달기와
계단, 포치 만들기 정도 남겨둔 상태. 1층 건식난방을 위한 바닥 공정에 대한 궁리를
한 다음 타일, 조명, 바닥 등 수장작업을 끝내면 건축공정은 모두 끝나는 것이지요.
다음 주초 일기상황을 보고 작업장으로 가서 포치기둥과 계단 재 등을 만들고 다듬어
현장으로 이동, 남은 마무리 작업에 집중하게 됩니다.
지난 8월11일 현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남은 일은 계단 난간과 작은 식탁 그리고 욕실 앞에 원목 상판을 설치하는 일이었죠.
바로 이사하는 상황이 아니라 일단 더위를 피하면서 9월 초로 예상했던 다른 현장이
시작될 때 스태프들을 소집해 한편에선 작업장을 정비하는 동안 다른 한편에선 계단
난간을 만들어 설치할 계획이었어요.
9월 초순 결정이 예상되었던 작업은 연기되었고 더 미룰 수 없는 일이라 지난 수요일
부랴부랴 작업장에 도착했습니다.
서천통나무집의 계단 난간을 어떻게 만들까.....오래 동안 고민을 거듭하며 구상해
보았습니다만 막상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고 표면을 다듬으면서 최종 결정을 내렸지요.
“그래, 한 번 해 보자!”
아직 자신이 없던 ‘경사진 난간 만들기’에 바로 도전. 이런 결과를 얻었답니다.
남은 일은 현장에 설치할 때 미리 준비한 기둥과 이 난간이 오차 없이 연결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어요. 고정 작업장이 없다면 또 지붕이 있는 공간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 들. 일 년이면 반을 놀리면서도 힘겹게나마 작업장을 유지하려는 까닭입니다.
금요일 낮에 현장에 도착해 기둥을 세울 위치를 점검하고 준비한 각 부재의 최종손질.
차례차례 성공적으로 설치한 다음 현장에서 밤을 맞았습니다.
제가 지은 통나무집에서 자보기는 경산 구례에 이어 세 번째.
사실 집주인분들은 언제든지 내 집처럼 맘 편하게 생각하고 오라시지만 막상 열쇠를
건네고 나면 그때부턴 남의 집.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서천 집주인께서는 기꺼이
집을 내 주셨죠. 약속이 있어 가시면서, 귀한 오디오 켜고 끄는 순서까지 알려주시며
편하게 하루 밤 지내라 하셨답니다.
철이와 저는 거실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습니다.
한 계단 발판높이 20센티, 폭 25센티 경사도 약 37도. 난간 샛기둥의 각도를 맞추느라
끙끙거리고 있는데 지켜보던 집주인께서 한마디 하십니다. “뭔가 계획이 있었을 텐데
억지로 맞추려는 것은 아닐는지요.”그제야 저는 아차 싶었지요. 위아래가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던 겁니다. 이렇게 당황스러울 데가... 다시 위아래를 돌려 맞추니 쉽게
고정되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계단을 만들게 되다니.”
핸드레일이 더해지니 한결 보기 좋아 자뻑 해 봅니다.
일단 선은 한쪽에 빼 두라 해 놓고 과연 어떻게 스위치를 고정할까 오래 난감했는데...
기둥에 달린 계단참 스위치는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이 집은 따로 내부구경하는 기회가 없을지 모릅니다. 집주인께서 프라이버시를 특히
강조하셔서 집안 구석구석 보여드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요. 이번 기회에 알아서들
집구경하세요. 하여튼 새로 만든 핸드레일을 잡으며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 내부발코니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모습.
우측으로 돌면 2층 전실과 미닫이문 안으로 커다란 다락방. 난방설비나 천창을 달진
않았지만 트러스 고정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워낙 뛰어나서 분위기가 그만이에요.
방에서 거실로
다시 계단을 내려와
주방에서 거실을 보는 곡선 프레임.
욕실 샤워부스 안에서 본 그림인데요...뭔가 다들 눈치 채셨죠? 남성전용소변기...
상담초기부터 주문하셨고 결과에 매우 만족하신답니다. 유럽(?)에서 시작된 남자도
좌변기에 앉아 소변보기가 아직 일부이지만 국내에서도 요구되는 분위기가 있는데
어쩌면 공간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적극 권장할 만한 설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안주인께서 따로 주문하신 게 있는데 하나는 통나무 벽과 연결된 식탁구조를 만들어
달라는 것 그리고 욕실 앞 탈의실에 원목 상판설치 두 가지였지요. 그중 원목상판은
양쪽에 기둥을 만들고 중간을 질러 낮을 선반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홈을 파고 끼워
정성스럽게 만들었는데, 이는 난간을 원하는 시기에 설치해드리지 못해 섭섭해 하신
안주인께 미안한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은 현관 열쇠를 드리는 날.
장비를 정리하고 현장을 떠나기 전 거실로 들어와 잠시 밖을 바라봅니다.
얼마 후면 생가 옆에 새로 들어 선 이 집에서 오디오 볼륨을 높이고 느긋한 기분으로
저처럼 창 밖 경치를 바라볼 집주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두 분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핸드레일과 계단부재를 싣고 와야 했으나 바로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 작업장에 있던
크레인이 필요했습니다. 포치 기둥을 세우는 작업은 인력으로 할 수 없었으니까요.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우고 핸드레일과 장선들을 어떤 방법 어떤 순서로 연결할까를
여러 가지로 연구해 봤습니다. 정말 많은 걸 재고 계산하고 준비해야 했지요. 어쩌면
간단한 구조의 별채 포스트&빔 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니었나...
먼저 곱게 다듬은 은행나무 부재의 총 길이에서 Scribe 할 폭과 장선들과 만날 위치를
계산해 스카프 (Scarf)등을 만들어
1차 세팅을 하고 주춧돌에 밀착시키기 위해 스크라이빙( Scribing 소위 그랭이 질)을
한 다음 다시 작업대로 옮겨 밑면 가공 후
신중하게 2차 세팅하며‘조마조마해’하는 과정이었답니다. DECK과 포치(Porch)작업을
시작한지 5일째, 스테인으로 화장까지 시켜 주고 나니 허전했던 집의 오른편에 역시나
균형이 잡히면서 집 모양이 제대로 잡힌 듯합니다. 자화자찬인가요? 하하
빨간 함석지붕은 집주인의 생가입니다. 부모님 대에 지은 집이고 어린 시절(중학교 때
까지)을 이 집에서 보냈지요. 아버지가 심은 은행나무가 아들이 지은 새 집의 출입구인
포치의 첫 번째 기둥으로 되살아났습니다.
집주인께서는 더 긴 가지를 살려 집의 윗부분 통나무와 연결해 주기를 원하셨으나
아쉽지만 거기까지는 아직 실력이 미치지 못하는 게 저의 현실이에요.
포치작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마무리가 시작되었습니다. 타일과 도기를 설치하는 동안
저희는 먼저 내부 통나무에 쌓인 먼지를 ‘또’다시 청소기로 털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의 입장에서 저처럼 반복해서 청소를 시키면 대게 피곤해하지만
집주인 입장을 생각하면, 내 외부가 깔끔하게 청소/정리된 상태로 인계하고 싶으므로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 집은 1층에만 바닥 온수온돌 난방을 합니다. 2층은 다락방 개념으로 정했기 때문에
난방을 하지 않았으며 발코니 등 부속시설이 최소화 되었지요.
1층에는 콘크리트 바닥이 있는데도 습식 몰탈 시공이 아닌 건식온수온돌을 주문하셔서
바닥 레벨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장으로 바닥을 고른 뒤 100미리 스티로폼과 그 위에
합판을 클립으로 연결하여 건식 기본구조를 만드느라 약간 애를 먹었습니다.
건식온수온돌작업
난방작업을 진행하기 전 기초슬래브에 앵커볼트를 박아 고정시킨 방부목 틀에 계단 참
미리 가공하고 준비한 홍송(더글러스 퍼) 기둥과 옆판을 고정시키고
계단 발판도 치수를 재단하여 그라인딩과 스테인 작업 후 한쪽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바닥재를 깔기 전에 계단을 모두 설치하고
바닥 상재인 원목마루를 깔았습니다.
표준형(이건)원목마루인데 최종표면이 실제 나무재질이어서 색감이나 질감이 비할 데
없이 좋은 대신 소위 기스(흠집?)가 쉬 나는 단점이 있답니다. 바닥재를 깐 다음에는
후속작업이 최소화 되도록 일정을 잡아야 하지요.
원삼통나무집과 같은 제품을 골랐는데... 다 깔고 보니 역시나 좋습니다.
계단 핸드레일시공은 약간 시간을 두고 시공할 계획. 적당한 부재부터 골라야 해서요.
오른쪽 각재 기둥은 계단 스위치를 임시로 고정하기 위한 장치인데, 나중에 핸드레일
작업을 하면서 기둥으로 옮길 생각입니다.
원목을 켜서 만든 계단 발판 역시 기성재인 집성계단판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에요.
2층 발코니 핸드레일도 이미 설치했고요
출입문을 달지 고민이었던 욕실 앞 전실구조도 오픈 형식 원목구조로 정리했습니다.
원목 벽체를 라운드 가공하여 오픈한 분위기와는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었네요.
끝까지 봐주심 감사합니다
이 자료는 귀농과 전원이 있는 엔돌핀 마을 에서만 볼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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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성이 가득 한 ....아름다운 집입니다.
구경 잘하고 갑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통나무 집....시공에 힘이 많이 든거 같아요...공사비용이 궁금해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