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옷날
이슬 받아 세수하고 창포탕에 머리 감고
뒷동산에 살랑살랑 다홍치마 휘날리며
훠월훨 그네를 타고 하늘 나는 아씨들.
오월의 산과 들은 볼수록 아름다워
하늘나라 선녀들이 나들이를 나온걸까
흐르는 구름도 가만 발걸음을 없겠다. -(단옷날) 전문
음력 오월 오일 단옷날은 일 년 중 태양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때라고 하여 천중절天中節 또는 수릿날 등으로 불리는데 수리는 상신上神(최고의 신)이 지구로 내려오는 날이라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단오는 설날 추석과 함께 조선시대 3대 명절의 하나로 궁중을 중심으로 단오선端午煽이라 하여 단오부채를 선물하는가 하면, 수리라는 나물로 수리떡을 만들어 나누어 먹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지금도 강릉에서는 강릉 단오제가 해마다 성대하게 열리고 있지요.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가는 풍속의 하나는 어린이나 여성들이 창포탕에 머리를 감는 일이지요. 이날 아침이 되면 못자리판이나 주변의 풀잎이슬을 받아 세수를 하는가 하면, 창포를 끓인 물에 머리를 감거나 몸을 씻으면 머리가 빠지지 않고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고 합니다.
2. 그네뛰기
색동치마 저고리 꽃처럼 차려입고
새가 되어 훠월훨 하늘을 수놓으면
날리는 치맛자락에 환히 피는 꽃송이.
저 건너 앞마을도 산마루 흰구름도
나랠 펴 솟구치면 눈앞엔 듯 떠올라
휘굴러 다시 오르면 너는야, 하늘 선녀.
( ebs 재 5회 고운노래발표회-02. 대상곡 가사)
예전의 그네는 마을 뒷동산이나 시냇가 마을 어귀에 소나무나 느티나무 등 우람하게 자란 키 큰 나뭇가지에 굵은 새끼줄이나 동아줄을 양 쪽에 매달아 발판을 받쳐두고 그 위에 발을 올려두고 구르는 민속놀이로, 단옷날 어린이로부터 여성들이 즐기는 신명나는 놀이였는데 지금은 이런 모습의 그네를 보기는 드물고 학교 운동장이나 놀이터, 유원지 등의 넓은 빈터의 양쪽에 통나무나 철재 기둥을 세워 가로 질러서 엮은 통나무를 메달아 그네를 만들어 사용하지요. 물론 운치로 따지다면야 자연 속의 살아있는 나무에 그네를 매달아 타는 모습이 주변의 경관과 더불어 한결 돋보이겠지만, 장소와 상관없이 곱게 차려입고 그네 타는 여성의 모습은 흡사 하늘의 천사들이 내려왔는가 싶게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그네타기 종류로는 혼자 타는 외그네와 두 사람이 함께 마주서서 뛰는 쌍그네로 나눌 수 있지요.
3. 씨름
샅바를 마주잡고 멎은 듯 가쁜 숨결
다리걸기 후려치기 재주도 부려가며
으랏차! 기합소리에 철버덩 넘어지면,
얼씨구, 어절씨구 천하장사 나셨구나.
쿵더쿵 쿵더쿵더쿵 북치고 나팔 불며
장사님 황소 등 타고 얼쑤얼쑤 절씨구. -(씨름) 전문
단옷날 그네뛰기가 대표적인 여성들의 놀이라면, 남성들의 놀이는 단연 씨름을 들 수 있지요. 씨름은 단오뿐만 아니라 추석, 설날 등의 명절은 물론이요, 언제 어디서나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온 국민이 즐기는 민속놀이입니다. 일정한 공간에 모래만 채워두면 바로 씨름장이 되는데 예전 시골에서는 잔디밭에서도 씨름을 즐겼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힘과 기술을 겸비한 건장한 젊은 청·장년들이 해마다 대명절을 전후하여 장사씨름대회를 개최하여 온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예전엔 씨름대회 우승자에게 황소를 상으로 주었다고 하여 지금도 체중의 정도에 한라, 백두, 천하장사 등에서 우승한 장사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황소를 타고 씨름판을 돌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고 있지요.
4, 탈춤
탈춤을 추자, 탈춤을 추자
덩기덕 덩더쿵덕 탈춤을 추자
알록달록 호랑이, 엉금엉금 두더지
다 함께 탈을 쓰고 얼굴 감추고
땀이 흥건하도록, 밤이 새도록
신명나게 놀아보자, 탈춤을 추자
탈춤을 추자, 탈춤을 추자
쿵더쿵더 쿵더쿵 탈춤을 추자
연지곤지 각시탈, 힙죽합죽 할미탈
고개를 바로 들고 허리도 펴고
얼쑤얼쑤 얼씨구 장단 맞추며
우리 모두 다 함께, 탈춤을 추자
- (탈춤을 추자) 전문. 곡:정연택-울산창작국악동요제(08)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의 연기자가 탈(가면)로 얼굴이나 머리 전체를 가리고, 본래의 얼굴과는 다른 인물이나 동물 등으로 분장하여 극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춤을 탈춤(탈놀이)이라 이르며, 가면극(가면놀이)라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탈춤은 대중화된 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방(해서, 영남, 경기)에 따라 민속놀이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 역시 단오를 중심으로 큰 명절에 이어지는 서민들의 민속놀이로 주로 야외무대에서 공연 형식으로 행하여지고 있습니다.
탈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재료는 바가지나 나무, 풀칠한 종이 등을 구하여 재료로 쓰이곤 하지요
모양에 갖추어지면 탈(가면)에 오방색이라 하여 청황흑백적의 다섯 가지 색깔을 대상에 따라 얼굴에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진하게 칠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끌곤 하지요.
그러면 왜 탈의 모습은 주로 동물들이나 도깨비 등의 모습으로 만들까요.
탈춤을 출 때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이유는 지난 시절(조선) 벼슬아치들이나 양반들의 비리 등을 나타내면 당장 당사자(하층 서민들)를 불러 심한 벌을 내릴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하여 주로 동물이나 가축 등의 탈을 쓰고 자신들의 억울함을 알리고 그들의 잘못을 고발하여 뉘우치게 하려는 저항정신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이 밖에도 귀신을 물리친다거나 절에서 속세로 내려온 파계승에 대한 조롱 등 서민들의 애환과 갈등을 표출하는데 농악과 어울려 해학적으로 한바탕 신명나게 표현하는 민속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호랑이 사자, 여우 사슴 도깨비
제 얼굴 숨겨두고 탈바가질 썼습니다
기쁘고 슬픈 일들을 몸짓으로 말합니다.
진양조 중머리 자진모리 휘모리
소리에 어절씨구 춤이야 추지마는
입으로 못다한 얘기 아는 이는 알리니,
서럽고 억울함도 흥이 될 수 있을까
말로는 채 못하고 피를 뱉는 저 몸짓
언제나 나래를 펴고 하늘 훨훨 날을까. - (탈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