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언 만트라의 종류와 의식구
1.대상에 따른 진언 만트라 소리
진언은 부처님의 말씀, 즉 진리의 말이란 뜻으로 만트라(mantra), 주문(呪文), 다라니(陀羅尼), 총지(總持), 명주(明呪), 신주(明呪)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지도론』 권5에서는
다라니는 능지(能持), 능차(能遮)라고 부른다. 능지는 여러 선법을 모아 능히 지녀 흩어지지 않고 잃지 않게 한다. 비유하면 완전한 그릇의 물이 흩어지지 않는 앉는 것과 같다. 능차란 악하고 불선근의 마음이 생길 때 능히 막아 생겨나지 않도록 한다. 만약 악죄를 짓고자 하면 지켜서 짓지 않도록 한다. 이것을 다라니라고 이름한다.
라고 다라니의 뜻이 능지와 능차의 의미로 사용되며 악을 막고 선을 유지, 증장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것은 불교에서 과거 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공통의 가르침인 칠불통계(七佛通戒)의 게송 즉, 악들을 짓지 말고 선들을 받들어 행해 자신의 마음을 맑히면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다(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라는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불지경론』에서는 "한 문자에 일체의 문자를 지닌 것이며, 한 뜻에 일체의 뜻을 담는 것이다. 무량한 모든 공덕을 모아 간직하는 것이기에 무진장이라고 이름한다."라고 하여 진언을 한 문자, 한 뜻에 일체를 담고 모든 무량공덕을 간직했기에 무진장이라고 동의어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유가사지론』 제45권에는
무엇이 보살의 묘다라니인가 응당 이와 같이 묘다라니를 알아야 한다. 간략히 네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법다라니(法多羅尼), 둘째, 의다라니(義陀羅尼), 셋째 주다라니(呪陀羅尼), 넷째 능득보살인다라니(能得菩薩因陀羅尼)이다.
위의 내용에 따르면, 다라니는 경전 내용을 오랫동안 잊지 않도록 기억하게 하는 법다라니, 경전 의미를 이해시키는 의다라니, 세간적 재앙을 물리쳐주는 주다라니, 경전 의미를 체득까지 물러서지 않고 정진시키는 능득보살인다라니의 네 가지로 구분지을 수 있다.
진언의 내용은 경배, 귀의, 찬탄, 바람, 소재강복 행위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밀교의 진언은 세 가지 비밀스러운 수행법으로 삼밀가지의 하나이며, 신밀, 구밀, 의밀 중 구밀에 해당된다.
진언의 대상을 크게 부처님, 보살, 신중 그밖에 마라, 아귀,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즉 부처님은 석가모니, 아미타, 대일여래, 아촉불, 보생불, 불공성취불, 약사여래, 일체불, 삼세불 등이 있다. 그리고 보살로서는 관세음, 대세지, 지장, 문수, 보현, 미륵, 제보살 등이 있다. 계속해서 신중으로는 도솔천, 범천, 사천왕, 제천 등이 있고 마라와 아귀, 악귀, 마구니 그리고 국왕, 나쁜 중생으로 포함된다. 또한 장소와 방향에 관하여 극락세계, 아미타정토, 삼품상생처, 오방, 시방 등이 있다. 이러한 대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련 진언 만트라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석가모니불 진언, 아미타불진언, 광명진언, 보례진언, 관세음보살진언, 시아귀진언 등 다양한 진언이 있다.
또한 진언 대상을 자신과 타인으로 구분하고 전체로서의 중생을 위한 진언으로도 구분지을 수 있다.
2.내용에 따른 진언 만트라 소리
진언 만트라를 내용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진언의 내용별 종류에 관하여『생활 속의 진언』에서는 여러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즉, 석가모니불진언, 아미타불진언 등 부처님에 관한 진언, 관세음보살진언과 지장보살진언 등의 보살에 관한 진언이 있다. 또한 도솔천 천신이나 범천 진언 등의 신중과 관련한 진언, 경전속의 진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속의 소재강복과 관련된 경우로 신앙생활, 업장 소멸이나 소원성취, 공양 관련 진언, 병치유나 호신진언, 왕생진언 등이 있다. 그밖에 의식 관련 진언은 예경의식, 헌공의식, 관불의식, 영가천도와 관련된 진언이 포함되어 있다.
대승경전에서는 질병을 없애는 진언, 가난할 때 외우는 진언, 아이를 얻기 위한 진언, 중생을 교화하는 진언, 악을 소멸하는 진언, 해로운 일이 나 나쁜 병을 물리치는 진언, 원을 성취하는 진언, 농작물을 성취하는 진언, 싸움을 중지시키는 진언, 나쁜 중생을 막는 진언, 국왕을 막는 진언, 무서움을 물리치는 진언, 죄, 횡재를 소멸시키는 진언, 일체 재앙을 없애는 진언, 복을 얻는 진언 등 세속적인 소재강복의 진언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 삼매에 들어가는 진언, 간탐(慳貪)을 버리고 생사 자재하는 진언, 도를 이루는 진언, 해탈하는 진언, 보리를 얻는 진언 등의 수행성취와 고통해탈의 성취를 위한 불교의 궁극적 목적을 이루는 진언을 다루고 있다.
3.진언 만트라 소리를 위한 의식구
진언 만트라는 보통 도구 없이 입으로만 의식을 진행하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의식의 물리적 도구가 형성됨에 따라 진언 만트라의 도구는 목탁, 요령, 북, 징 등을 사용한다. 한국불교의식에서의 진언 만트라 작법에서는 주로 요령과 목탁을 사용한다. 또한 입으로 하는 진언 만트라는 손동작 즉 수인을 포함하여 동시에 거행되기도 한다. 특히 관욕의식에서의 수인과 진언 만트라는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 제2권에서 비로자나세존이 금강수에게 말하기를
진언을 수지하는 수행자여, 모든 성스러운 존을 공양하는 데에는 마땅히 기쁜 마음으로 연꽃을 바쳐야 하느니라. 아주 희거나 노랗거나 붉은색인 발두마(鉢頭摩)와 청련(靑蓮)과 용화(龍花)와 분나가(奔那伽)와 계살라(計薩囉)와 말리(末利)와 득벽람(得蘗藍)과 첨복(瞻蔔)과 무우(無憂)와 저라검(底羅劍)과 발타라(鉢吒羅)와 사라(娑羅) 이들은 모두 신선하고 기묘한 연꽃으로 길상하며, 모두가 좋아하는 것이니 모아서 만(鬘)을 만들고 경건한 마음으로 공양해야 하느니라.
전단(栴檀) 및 청목(靑木)과 목숙향(苜蓿香)과 울금(鬱金) 그리고 나머지 묘한 바르는 향[塗香]을 모두 지니고서 봉헌해야 한다. 침수(沈水) 및 송향(松香)과 바람(嚩藍)과 용뇌(龍腦) 백단(白檀)과 교향(膠香) 등과 실리파 새가(失利婆塞迦)와 그리고 나머지 분향(焚香)의 종류는 향기를 풍기기에 세간에서 아름답다고 칭하는 것으로 마땅히 법의 가르침에 따라서 성존께 바쳐야 하느니라. 또한 다음에 대중생(大衆生)은 가르침대로 온갖 음식을 바쳐라.
유미(乳糜)와 낙반(酪飯)과 환희(歡喜)와 만다가(漫茶迦)와 백섭(百葉)의 감미병(甘美餅)과 정묘한 사당병(沙糖餅)과 포리가(布利迦)와 간혈(間穴) 및 말도실라(末塗失囉)와 비낙가(媲諾迦)와 무(無憂)와 번발타(墦鉢吒)의 음식 등을 바쳐라. 이와 같은 온갖 맛있는 반찬과 갖가지 진귀하고 묘한 과일과 건다(蹇茶)와 석밀(石蜜)과 당(糖)과 꿀[蜜]과 생소(生酥)와 숙소(熟酥)와 갖가지 모든 마실 음료와 우유[乳]와 낙(酪)과 정우미(淨牛味)를 바쳐라. 또한 여러 등촉(燈燭)을 바치는데 다른 종류의 새롭고 깨끗한 그릇에 묘한 향기 나는 기름을 가득 채워 줄지어 놓고 조명을 밝혀라. 사방의 증번 개(繒幡蓋)는 갖가지 색상을 가지고 섞어라. 문표(門標)는 다른 모양의 종류로 하고 아울러 방울과 풍경을 걸어야 하느니라. 혹은 마음으로 공양하고 모든 것을 다 행하라. 진언을 수지하는 수행자여, 뜻을 잘 간직하고 잊지 말라.
다음에 가라사(迦羅奢)를 갖추는데 여섯이나 열여덟 개로 한다. 온갖 보배와 약을 준비하여 갖추고 다양한 향수로 가득 채워라. 나뭇가지를 그 위에 드리우며 꽃과 과일을 그 사이에 끼워 넣어라. 바르는 향[塗香] 등으로 장엄하게 장식하고 목에 묶어 묘의(妙衣)로 하라. 결호(結護)해서 깨끗하게 하며 병(甁)의 개수는 증광(增廣)시켜라.
상수(上首)의 모든 존들의 각각에게 겸복(兼服)을 바쳐라.
나머지 모든 대유정(大有情)들에게도 낱낱에게 모두 이것을 바쳐라. 이와 같이 공양을 닦고 나서 다음에 마땅히 제도할 자를 끌어들여 이를 쇄(灑) 하는데 정수(淨水)로써 하고 바르는 향과 꽃을 수여한다. 보리심을 발하도록 하고 모든 여래를 억념하도록 하면 모두가 마땅히 청정한 불가(佛家)에 태어날 수 있느니라.
법계생(法界生)의 인(印)과 법륜인(法輪印)을 결하고 금강의 유정들을 가호(加護)하는 데 사용하라. 다음에 마땅히 스스로 모든 부처의 삼매야(三昧耶)를 결하고 세 번 깨끗한 옷을 가지해야 한다. 진언의 교법과 같이 그 머리에 덮는 데 사용하고 깊은 비념심(非念心)을 일으켜 세 번 삼매야를 지송하라.
라고 하였다. 진언 만트라를 위해서는 다양한 도구가 사용된다. 물론 도구 없이 진언 만트라를 입으로 외는 것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사전에 준비하고 진언에 사용해야할 의식구들이 필요하다. 위에 언급된 것처럼, 다양한 꽃과 향, 음식과 등, 과일, 옷, 물 등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꽃을 담는 화병과 분향을 위한 도구, 음식을 담는 각종 도구, 등촉을 밝히는 도구, 번과 개, 향수를 담수는 병이 의식도구로 사용된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관정시에도 도향(塗香)과 화만(華鬘), 등명(燈明), 알가(閼伽)로 봉헌하고, 위에 당번개(幢幡蓋)를 쓰고, 뜻을 한 곳에 모으는 음악, 길경(吉慶), 가타(伽陀) 등의 넓고 아주 미묘한 말을 바치라고 하는데서 꽃, 향, 등, 물, 당, 번, 개, 음악, 진언을 위한 도구로써 의식도구가 사용됨을 알 수 있다. 또한 법륜을 수여하고 법라(法螺)를 전하고 불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염불과 진언 만트라의 소리에 관한 연구/신일승(지정) 동국대학교 불교문화대학원 불교예술학과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