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에 접어든다는 입하도 지나고 낮의 기온은 한여름의 날씨여서 어느새 반팔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여름 분위기.
매주 만나는 산우들과의 반가운 재회와 처음 오시는 세분들에 대한 궁금함을 마음에 담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에서 환승 후 동대문역으로 향하는데, 첫 참석하시는 운무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도착했다고 하신다.
몇 분만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리고 09시25분쯤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에 내려 운무님을 만나고, 몇몇 산우들이
개찰구부근 쉼터에서 일행을 기다린다고 해서 운무님과 쉼터로 내려갔다.
나루 행님을 비롯하여 바다총무님, 고은님, 베네딕도님, 박새님, 산길님이 계시기에 반갑게 인사하고 지상으로
올라오니 해수님, 사루님, 에스텔님, 쟌님이 도착한다. 10시가 가까워 안오신 분들게 전화하니 처음 참석하는
수산나님과 안개님이 역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스카이님은 전화를 안 받아 걱정하며 일행이 모인 곳에 오니 아는 분들과 인사하고 있다.
10시에 15명의 산우들은 흥인지문공원 밖 성곽길로 해서 낙산을 올랐다.
낙산공원에는 꽤 많은 성곽길 역사 탐방팀들이 해설자의 안내에 따라 우리와 비껴 지나간다.
낙산공원부근 벽화마을 근처의 쉼터에서 잠시 모여 새로오신분들을 포함하여 모두 인사를 나누고, 바다총무님과
박새후미대장님을 특별히 소개했다.
구름떼가 몰려다니는 하늘에는 바람의 역할이 중요 하듯, 말없이 굿은 일을 도맡아하는 바다총무님과 뒤에서 산우
들이 처지지 않도록 도와주며 언제나 묵묵히 힘이 되어주는 박새후미대장이 있기에 꼴통대장은 마음을 놓을 수
있어서 늘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다.
회원님들의 의견을 듣고 산행코스를 일부 수정하여 숙정문에서 북악산(백악산)을 거쳐 창의문으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작년에 개방한 청와대 뒷산으로 해서 삼청안내소로 내려가 광화문까지 걷기로 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비가 조금 내린다고 하는데 서울 하늘은 맑고 청명해서 조금은
무더울 듯 했지만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낙산 제1,2전망대를 지나서 한성대입구역으로 내려가 200여 미터를 걸어 혜화문으로 향했다.
산우들에게 낙산은 한양도성의 산새의 형상이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 중 좌청룡에 해당되는 주요 지역
이었으며, 혜화문은 한양도성 4대 소문중 하나임을 설명하고 혜화문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니
벌써 10시 55분이다. 시원한 혜화문 한켠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며 산행시마다 그리 해왔듯 총무님표 커피와
바람 떡, 사과 등 산우들이 내놓은 간식을 먹고 11시10분 출발, 경신중고와 돈까스 거리를 지나 와룡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11시40분이다.
동네 길을 걷다가 길을 잘못 들었던 기억이 있어 조금은 불안했는데, 이제 마음이 놓인다.
뙤약볕에 날씨는 너무 더워서 꼴통대장은 반팔티로 갈아입었고, 산행을 계속하면서 고은님은 한여름에는 그늘이
없는 성곽길은 산행이 힘들다고 한다.
“좋은 감귤나무도 뒷 그늘이 있으면 감귤대신 탱자가 열린다”는 나루님 말씀이며, “20대 여인이 80대 노인과
살다 죽은 이유를 알아보니 유통기한이 지난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하는 해수님의 농담 등, 산우들은 끼리끼리
농담과 진심을 주고 받으며 즐겁게 트레킹을 하였다.
우리는 말바위 안내소 성곽 밖으로 숙정문까지 외곽의 흙길을 걸었다.
더운 날씨에도 숲속의 그늘은 싱그러움과 더불어 적절한 온도로 산행 중 흘리는 땀방울을 멎게 하며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것 같다. 12시가 넘어서 우리는 숲속 그늘에 자리를 잡고, 간식타임을 가졌다.
첫 참석하신 수산나님이 손수 캐오신 산나물이며 맛있는 반찬을 가져오셨고, 운무님의 유부초밥이며 고은님의
부추전, 바다총무님의 김치전, 에스텔님의 삶은 달걀, 산길님의 빵, 베네딕도님의 고등어, 수촌의 토마토, 등등
모두 헤아릴 수없이 많은 간식으로 막걸리를 곁들여 점심식사 마냥 모든분들이 배불리 먹었다.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옛말이 있고, 산에서 먹는 음식은 더 맛이 있고 산행의 일부라는 생각이어서 모든
산우들이 대만족한 모습이다. 사루님이 주신 샌드위치는 배가 불러 아침식사 대용으로 집에 싸가지고 왔다.
오늘은 리딩하는 꼴통대장의 옆에 전문산악인을 뺨치는 수준의 멋진 운무님이 말동무를 해주셔서 한결 걷기가
수월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한참을 걷다보니 산우들이 안보여서 잠시 멈추기를 수차례였지만 우리산우들은
끈기의 역군들이라 낙오자 없이 모두 13시35분 숙정문에 도착하여 단체 인증사진을 찍고, 일부 회원은 그늘에서
쉬도록 하고, 희망자만 꼴통대장을 따라 곡장에 오르기로 하니 베네딕도님과 쟌님, 처음 참석한 운무님, 수산나님,
안개님이 함께 하였다.
더운 날씨에 숨이 턱에 걸려 가빠지고 가슴을 울리는 심장소리에 한숨 길 멈추어 가슴을 다독인다. 우리는 이런
성곽길을 걷기에도 힘이 드는데 예전에 성곽을 쌓았던 민초들은 부역으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우리는 북악산과 백운대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하고 원점 회귀하여 쉬고 있는 산우들을
만났다. 14시20분 우리는 숙정문을 출발하여 삼청안내소로 향했다.
예전에 경비를 맡았던 군인들의 휴양소 침상에 앉아 쉬는데, 옆에 앉았던 다른팀의 50대 여성 세분이 엄청 큰소리
로 웃기에 쳐다보니 우리팀의 스카이님과 쟌님이 웃긴 것이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우리팀이 6070산악회라고 하니 60년 70년생의 산악회로 알고 있어서 가입조건을 알려주는데
20억원 이상 재산 소유자야 된다고 했다는데 듣는 나도 웃음이 나왔지만 옮길 수가 없어 안타깝다.
쟌님께서 댓글에 그때의 상황을 다시 적어주면 좋을 듯 하다.
꼴통대장은 마음이 급했다. 수산나님의 일정상 빨리 내려가야 할 사유가 있어서 협조가 필요했다.
다행히 15시경 삼청안내소를 지나게 되니 시간적 여유가 있으나 식사시간은 맞출 수 없어 수산나님은 마을버스로
먼저 귀가하고 남은 사람들은 두부 전골집에서 뒤풀이 겸 점심식사를 했다.
한양도성 성곽길은 산행 중 팔색조 같은 무한 매력을 느끼게 하였다.
땀을 비 오듯 흘리게 하는 급경사 오르막이 있고, 평지처럼 완만한 흙길도 있으며, 급경사의 계단으로 잠시
긴장감을 불어넣어 스릴를 느끼게 하기도 하고, 초록으로 물든 울창한 숲속에서 마음까지 정화되게 하기도 했다.
일부지역에서는 아카시아 꽃이 떨어져서 너무 이른 듯 아쉬웠으나 성곽 밖 아카시아 꽃은 만개하여 한창 꽃향기를
날리고 있다는 것 등등.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오늘은 꼴통대장이 모처럼 대접을 받은 느낌이다.
아침에 나루행님이 군대바지를 선물로 주시고, 뒤풀이 회비를 운무님이 내주시고....
몸둘바를 모르겠다.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꼴통대장도 속세의 인간인지라 마음을 속일 수는 없는 것 같다. 두 분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오후 4시15분경 두부버섯전골과 비지찌개 등으로 식사를 하고 광화문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구의동님의 전화다.
뒤풀이만이라도 참석 하겠다는 댓글이 있었는데 연락이 없어서 그만 잊고 경복궁역으로 간다고 했기에 경복궁역
에서 기다리신 것 같다. 미안해서 얼른 세종문화회관쪽 부근으로 오시도록 해 만났다.
다시 우리는 2차를 가기로 했다. 운무님과 안개님, 박새님이 바쁜일로 먼저 가시고 종로 빈대떡집에서 빈대떡을
안주로 구의동님을 비롯해서 12명이 또 한잔 술에 인생을 엮어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18시30분이다,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 주 만남을 기다리며 산행을 마감하였다.
안개님! 즉석에서 지어드린 닉네임이 맘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신"
창문을 열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을 열면 행복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어제 있었던 산행의 후기를 적으며, 주마등처럼 스치는 추억들에 옅은 미소가 내 얼굴에 머뭅니다.
비록 의미없이 주고 받는 말도 있지만 솔직히 자신을 들어내고 나누는 대화는, 한분 한분의 소중한 산우들과
삶의 속삭임 입니다.
저는 진솔한 대화로 마음을 열고 행복을 받아들이는 이시간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매주 산우들과 산행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에 산행후기를 적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첫댓글 대장님 진솔한 대화로 마음을 열고 행복을 받아들이는 이시간이 참 좋다는 대장님의 말씀이 저는 참 좋습니다~대장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산행하는날은 참행복합니다
좋은분들과 함께~~
대장님의 열정에 항상박수를 보냅니다 수촌님의 6070 산우님의 넘치는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우리산악회 처음 걸음하신 세분이 함께 하셨군요 지기님의 후덕이고 총무님을 비롯 회원님들의 적극적이 협조가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런지요 날로 발전하는 6070이될것이라 믿습니다 후기글 잘 보고갑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건강하세요
후기글 읽고 못간곳 대신했습니다
매번 감사합니다
수촌님 수고하셨어요~
빈대떡 맛있게 잘 먹었어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
술도 술술~
산우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담 만날 때 까지 행복과 행운이 꼭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대장님 고맙습니다
ㅎㅎㅎㅎㅎㅎ20억 ㅎㅎㅎ암튼 쟌님은 개구쟁이셔 ㅎㅎ
쟌님 덕에 하긴 웃음이 끊기지 않죠
후기글로 저도 함께 다녀온듯요 ㅎㅎ
수고 많으셨어요 시샵님
언제나 넉넉한 인심이 흐믓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