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할머니와 선장
□ 방송일시 : 2011년 7월18일(월)~7월22일(금)
□ 채 널 : KBS 1TV 07:50 ~ 08:25
□ 프로듀서 : 성수일
울릉도 앞 바다.
망망대해에 테왁 하나 둥실 떴다.
우리나라 최고령 해녀,
김화순 (91) 할머니가 물에 들었다.
무성한 바다숲을 헤치며
인어의 물질이 시작되고...
뭍에서는 느리고 무거운 몸이
자유롭게 바다 속을 유영하며 제 세상을 만난다.
주위를 맴도는 낡은 목선 한 척,
문어잡이 낚싯줄을 드리운 양숭길(65) 선장의 배...
할머니와 10년째 바닷길을 동행한 사이다.
물질하는 할머니와 늘 함께 하는 선장,
말없이도 두 사람 손발이 척척~
끌어올린 테왁 속에는
빛깔 고운 미역과 홍합이 풍년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사람이
늙은 해녀와 선장으로 만나게 된 인연...
신비의 섬, 울릉도.
그 바다에 띄우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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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의 섬 울릉도,
91세 인어 할머니를 만나다.
상상 속 이야기일까. 울릉도의 한 바닷가 마을에는 91세의 해녀가 산다.
우리나라 최고령 해녀 김화순(91) 할머니.
작은 체구에 구부정한 어깨, 걸을 때마다 ‘에구구~’소리가 절로 나오는 노인이지만
물장구치던 열 일곱 살 무렵부터 지금까지 이 할머니의 물질은 쉼이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kbs.co.kr%2Fcms%2F1tv%2Fsisa%2Fhuman%2Fvod%2F__icsFiles%2Fartimage%2F2011%2F07%2F17%2Fc_2tc_hthea1%2F1.jpg)
쪽빛 바다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할머니의 물질이 시작되고,
느리고 무겁던 몸이 물 속 세상을 만나 한없이 자유롭고 편안해진다.
5~6미터의 수심에서 네다섯 시간씩 바다숲을 헤치며 호미질을 하는 할머니,
이윽고 끌어올린 테왁 속에는 실한 홍합과 미역이 한가득, 오늘도 만선이다!
# 인어를 지키는 낡은 목선의 선장,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
할머니의 아침은 항구에서 시작된다.
물질 나가는 배가 몇 척이나 있나, 바람이 부나...
구부정한 발길을 돌려 향하는 곳은 할머니집 뒤에 있는 양숭길(65) 선장의 집,
“어이구 할머니, 오늘도 나갈거라?” “나가야지 어떡하나 그럼”
두 사람 별 말없이 손발이 척척 맞게 준비를 하고 바다를 향한다.
모자지간은 아닌 것 같고, 호미며 테왁이며 물질에 필요한 도구를
살뜰하게 챙겨주는 모습이 한 두 해 함께 다닌 사이도 아닌 듯 보이는데...
육지를 떠돌던 선장이 홀홀단신 울릉도에 들어온 그 해,
처음 본 선장에게 할머니는 대뜸 같이 배를 타자고 ‘스카우트’를 했다는데...
나이 든 해녀를 배에 태운다는 부담에 수차례 고사도 했지만
차츰 서로에게 익숙해진 두 사람 이제는 마음까지 읽는 사이가 되고...
‘몇 번 하다 말겠지’ 했던 그들의 바닷길 동행은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겼다.
# 할머니가 그리는 풍경
제주도 출신의 할머니는 제주도 남자를 만나 결혼했고,
남편을 따라 바닷가를 떠돌며 군산, 여수를 거쳐 이 곳 울릉도에 들어왔다.
슬하에 자식 넷을 두었지만 그 중 셋을 앞세웠다.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딸을 가슴에 묻기도 전에
오징어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던 아들 둘 마저 돌아오지 못 하고...
유일한 피붙이인 큰아들은 울릉도를 떠나 육지에서 일가를 이루었다.
5년전 중풍으로 남편마저 세상을 떠난 이후,
할머니에게 남은 것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는 저 바다뿐이라고 생각했다.
할머니와 강아지 두 마리 이렇게 세 식구가 전부였던 할머니네 집...
그런데 얼마 전부터 고양이 한 가족이 흘러 들어와 부엌에 둥지를 틀었고,
암캐도 새끼를 낳아 고요하던 마당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정 많고 살가운 이웃들의 발길 또한 끊이지 않는다.
세탁기 쓰지 않는 할머니 힘들까봐 이불빨래도 해주고
물질 나간 할머니 대신 미역도 널어주고 간다.
보듬어줄 생명들과 따뜻한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은 할머니다.
# 인어할머니와 선장이 부르는
바다의 하모니
아흔이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해녀일이 고달프기보다는
오히려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할머니.
“여기서 40년 이상을 살았으니 여기가 고향 아니가?”
육지에 사는 큰아들이 할머니를 여러 번 모셔오려 했지만
절대 울릉도를 떠날 수 없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자식들을 묻은 바다, 자신의 온 생이 살아 숨 쉬는 바다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기에, 할머니는 오늘도 선장과 함께 바다로 향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kbs.co.kr%2Fcms%2F1tv%2Fsisa%2Fhuman%2Fvod%2F__icsFiles%2Fartimage%2F2011%2F07%2F17%2Fc_2tc_hthea1%2F4.jpg)
선장이 부는 하모니카 소리 바람 타고 울려 퍼지면
둥실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질을 하는 할머니...
신비의 섬 울릉도, 그곳에는 인어 할머니와 선장이 있다.
각 부 주요내용
1부 (2011/07/18)
울릉도의 어느 바닷가 마을, 91살의 김화순 할머니는 바다를 내다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바다가 잔잔한지, 바람이 부는지 유심히 살피는 할머니는 아직도 물질을 하는 우리나라 최고령 해녀다. 할머니의 발길이 향하는 곳은 할머니집 뒤에 있는 양숭길(65) 선장의 집, 두 사람은 함께 물질을 다닌지 10년째다. 할머니와 선장님은 오늘도 바다로 나가고, 할머니는 주저없이 물에 뛰어든다. 바다 속, 인어처럼 유려하게 물질을 하는 할머니, 빛깔 좋은 미역과 홍합을 가득 딴다. 그 날 오후, 수확물을 팔러 식당가에 가는 할머니와 선장님, 실한 할머니의 물건은 인기가 좋다. 집에 돌아온 할머니와 선장님, 채취한 미역을 마당에 널고...키우던 강아지가 창고 안에 땅을 파고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새끼를 낳은 강아지를 위해 밥을 챙겨주고 집을 지어주는 할머니와 선장님~갓 낳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고...한편 말린 미역을 팔러 옆 마을에 간 할머니와 선장님, 좁은 골목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데...
2부 (2011/07/19)
바닷바람이 거세어지고 일기예보가 좋지 않은 울릉도 앞 바다. 할머니는 다른 배가 나갔다는 소식에 바다로 나가고, 할머니의 손발이 되어주는 선장님도 함께 바다로 향한다. 며칠째 날이 좋지 않아 수확이 시원찮고, 설상가상으로 홍합알이 죽어버려 크기가 작기까지 하다. 전국적으로 불어 온 태풍, 계속 고기잡이 배들이 나가지 못하고, 할머니와 선장님도 발이 묶인다. 배와 달걀 몇 알을 챙겨 선장님댁으로 향하는 할머니, 혼자 지내는 선장님을 가장 먼저 챙기는 할머니다.
한편 새로 태어난 강아지를 위해 선장님은 새 보금자리를 뚝딱 만들어 주고....며칠 뒤, 파도가 낮아진 바다로 나가는 두 사람, 바다를 가득 뒤덮은 안개에 당황하는데...
3부 (2011/07/20)
안개 낀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할머니, 물기에 젖은 잠수복이 잘 입혀지지 않아 한바탕 진을 뺀 후 입수한다.오늘 바다에서는 성게를 잡는다. 비교적 얕은 곳에 있는 성게는 홍합이나 미역보다 물질이 수월한 편인데...집에 돌아온 할머니는 며느리에게서 온 택배를 받고, 증손녀 사진을 보고 얼굴에 웃음이 핀다.할머니를 찾아온 가겟집 이웃, 콩국수도 만들어와 할머니 입맛 돋우고, 이불 빨래도 널어주고 가는 고마운 이웃이다.며칠 후, 파도가 센 바다로 물질을 나간 할머니와 선장님, 할머니는 오늘따라 기력이 넘치고...일렁이는 바다에 비가 오기 시작하자 선장님을 배를 돌리려 하고, 물질을 더 하겠다는 할머니와 티격태격 언성이 높아진다.먼저 캔 홍합을 팔러 선착장에 간 선장님. 할머니가 물질하던 곳으로 돌아오는데...그 바다에 할머니가 없다.!
4부 (2011/07/21)
할머니는 안개 낀 바다에서 성게를 잡고...선장님은 귀한 문어를 두 마리나 낚는다. 집에 돌아온 할머니는 미역취를 뜯어 나물을 하고, 맛있게 무쳐진 나물을 이웃에게 나누어 준다. 그날 오후, 끓여 놓은 고깃국을 고양이들이 다 먹어 할머니는 화가 나는데...잘 마른 미역을 고르는 할머니와 선장님, 할머니 아들네에 보낼 미역을 꼼꼼히 포장하고...다음 날 새벽, 어둠을 뚫고 혼자 바다로 나가는 선장님, 어디 가는 걸까?
5부 (2011/07/22)
이른 새벽,선장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해가 뜨는 새벽 바다에서 홀로 오징어잡이를 하는 선장...아침,돌아온 고양이 식구들을 보고 할머니는 반가워하고,생선을 삶아 밥을 챙겨준다.바다에서 돌아온 선장과 함께 물질을 하러 바다로 나가는 할머니,물질을 하던 할머니의 잠수복에 문어가 달라붙고...그 날 오후,할머니는 잠수복을 손질하고,선장님은 잡은 문어를 삶아 숙회를 만든다.
연 출 : 임원순
촬 영 : 정석호
글, 구성 : 윤은영
제 작 : 타임프로덕션 (02-761-6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