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탈렌툼/하늘색 실버트림/B촉/ 까르띠에 블랙

<오로라 탈렌툼/하늘색 실버트림/B촉/ 까르띠에 블랙> 첫 외관의 느낌. 믿음직스럽다. 잘 생기고 믿음직한 남자 비서를 연상케 한다. 뚜껑을 열면 은색 촉에 14K라고 꽉박혀있고, 주위로 오로라 특유의 화려한 문양이 음각되어져 있다. Nib은 상당한 강성이다. 웬만한 흉기 못지않은... 필기감 . 안정된 필기감. 딱 이표현이 어울린다. 안정되다. 거침이 없고 안정되다. 만년필을 쓸때 느껴지는 미세한 조심스러움으로부터 자유롭다. 볼펜을 쓰듯이 싸인펜을 쓰듯이 자유롭고 안정되다. 하지만 Nib이 지면을 탐색하여 정밀하게 대응하는 미세한 기계음이 느껴진다. 잉크의 흐름은 흐르는 소리가 느껴질 정도로 콸콸 뿜어져 나온다. 농담이 있는 잉크라면 잘 어울릴 것이다. 나는 까르띠에 블랙을 선택했다. 나는 검정은 까르띠에를 쓰기로 했다. 오로라 탈렌툼 B촉과 까르띠에 블랙의 조합은 거의 예술이다. 큰 글씨를, 또는 그림을 그리다 보면 글씨 한자한자에 어린 검정색의 농담이 멋들어지게 녹아있다. 하얀 종이에 큼직큼직한 글씨로 가득 채운후 보고있노라면 지면위로 흐르는 산들바람이 느껴진다. 글씨위로 흔들리는 잉크의 흔들림이 느껴진다. 탈렌툼은 무척 남성적이지만 여유로운 낭만이 느껴지는 펜이다. B촉이라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른다. 기회가 닿으면 다른 촉도 써보려한다. 개인적으로 탈렌툼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하기 편하다'에 있다고 생각한다. 관리하기 편하고, 쓰기 편하고, 웬만해선 스크래치가 생기지도 않거니와 웬만한 생활기스에는 초연할 수 있는 믿음직 스러움이 그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한번에 돌려서 뚜껑을 열기엔 나사 홈이 좀 길다. 결국 양손을 트위스트하는걸로 타협보았다. 터프한 남자친구가 사륜구동 짚을 구입했다면 선물해 봄직한 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