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 좋아 가슴까지 서려오는 날. 출출해진 뱃속을 달래기 위해 찾은 청량리 모이세. 시장 안으로 들어가서 먹으려 했으나 왠지 주인장의 무심함과 소라의 모양을 보고 모이세로 간다.
오늘의 메뉴로 뭘 먹어볼까 하다 선택한 참소라초무침. 물론 벤뎅이도 우렁도 땡기고 쭈꾸미볶음도 맛나다지만. 새콤한 참소라초무침의 유혹에 못이겨 낙점! 오늘도 손님들은 만원이다. 주로 동네 아쟈씨들끼리 모이거나 부부동반으로 술한잔 땡기러 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뭐 얼마나 드셨는지 살짝 입돌아가신 분도 있더만.. 흥에 겨워 얼굴에는 웃음 띤 홍조가득하고. 옆에 분들 뭐 주문하나 봤더니 광어나 도다리 세꼬시를 많이 먹는다. 음, 푸짐하구만.. 하지만 회는 먼저 먹고왔기에 패스!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니 매콤한 참소라무침이 나와준다. 양이 꽤 많다. 일반 동네 술집에서 먹는 골뱅이무침과는 차원이 다른걸. 소라를 원래부터 좋아하는데, 이렇게 싱싱한 야채와 함께 소라를 버무려주니 입속에서 난리가 난다. 왜리 고소하냐, 부드러우나, 이거 소라맞냐는 둥.
술안주에 그만인 홍합탕. 하지만 돈주고 시켜 먹기에는 약간 그런 메뉴인데, 서비스로 주면 아주 국물이 시원하니 소주 1병 거뜬.
하지만 이날은 소주를 피하고 막걸리로 도전해본다. 며칠전에 전주 삼천동 막걸리골목이 나오길래 예전을 추억삼아 막걸리로. 근데 막걸리와 참소라초무침이 이리 잘 어울릴 줄이야. 걸림없이 술술 목을 타고 넘어가는 우리의 막걸리.
역시 막걸리는 서울 장수 막걸리가 그만인 것 같다. 우국생이니 소울이니 하는 이쁜 병에 담아주는 막걸리도 많이 나왔다만 너무 짐짐하거나 쏘는맛이 덜하다거나 해서 별로였고 역시 서울막걸리가 목넘김이 괜찮다. 물론 포천이나 강화막걸리라면 좋겠지만.
막걸리잔이 꼭 캠핑장에서 쓰는 찬합같이 생겼다. 손잡이가 있어서 손에 술이 뭍지 않아 깔금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참소라무침을 걸쭉한 막걸리와 함께 즐겨본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속을 꺼내보니 소라들이 꽤나 많이 깔려있다. 먼저 오이와 미나리, 당근을 함께 소라와 먹으면 소라의 바닷향과 야채의 풀향이 겹쳐 오묘한 맛을 자아낸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소면좀 넣어 비벼먹고 싶다 말하면 요렇게 갓 삶은 야들야들한 면발사리를 갔다준다. 역시 그냥 먹는것보다는 사리와 함께 먹으니 뱃속이 좀 든든하다. 매콤한 맛을 살짝 감쇄시켜줘서 매운것을 못먹는 사람이 먹기 편할테고.
사리한접시를 다 넣고 쓱쓱 비벼서 다 먹어치웠다. 워! 배부르다. 솔찬히 괜찮은걸! 사리 안시켰음 후회할 뻔 했다.
다가오는 여름철.. 한 보양식 할거 같은 장어구이. 냄새만 맡아봐도 바다장어의 힘이 느껴진다. 남성에게는 뭣에 좋고 여성에게는 탄력있는 피부를 준다나.
산우럭구이도 이집의 별미. 어릴적 안면도에 잠깐 살때는 우럭을 푸대자루로 잡아 배따고 잘 손질해서 빨랫줄에 정갈하게 널어 쫀득하게 말려 구워도 먹고 우럭젓국도 해먹고 조림도 해먹었는데,, 구워놓은 우럭살은 고등어와는 달리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움이 잘 조화돼 색다른 맛을 낸다.
주모께서 통영산 생굴이라며 한번 맛보라고 내준다. 잘 먹겠슴다. 굴이 큼직하니 통영 앞바다의 맑은 바다에서 자라는 굴의 맛이 전해온다. 어느새 참소라초무침은 바닥을 서서히 드러낸다. 다른 반찬은 손도 안대고 홍합탕과 소라무침만..
석화찜도, 생굴도 판다고 하니 담엔 함 먹어봐. 시원한 굴물회도 더울때는 괜찮은데, 담엔 한번 부탁해봐야겠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맛과 양, 저렴함까지 아주 맘에 드는 횟집. 하지만 너무 먼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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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맛나보인다.. 근디 너무 멀다는..
그렇쵸...살짝 멀어서 가긴..수원에서 갈람 종점까지 자다자다가...
주님이랑은. 안친하지만....안주는. 땡긴다. 가봐야쥐
네~~~가서 안주를 보다간 주님도 살짝 땡겨주실듯해요!!!
맛난 음식에 저거리라면~아직은 횡하니 다녀오실때인줄로 아옵니다만~~~^^*
네,,, 조금 일찍 간다면이야..뭐! 기분좋게 소라의 참바다맛을 느껴주고 우럭과 장어로 지쳐가는 몸에 기름좀 뿌려주면...아하! 이맛이 인생이구나..느끼겠지요.
물론 올땐 좀 힘이 들겠지만요..주말 잘 보내세요!!
먹고싶어...![오케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3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므흣](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8.gif)
매콤 새콤 참소라 무침에
산우럭구이..
거기에 막걸리 딱 두잔이면 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