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HBc 양성인 공여간을 이용한 간이식에서 de novo Hepatitis B 예방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서울성모병원 간이식 클리닉 / 김희언ㆍ최종영
서 론
말기 간질환의 치료법으로 간이식이 도입된 후로 이용 가능한 제공자 수와 이식 대기자 수 간에 차이가 증가하면서 이식 장기의 부족이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이식 장기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이식 센터에서 hepatitis B surface antigen (HBsAg, B형 간염 표면항원)은 음성이지만, antibody to hepatitis B core antigen (anti-HBc) 양성인 제공자의 간 이식편을 사용하여 이용이 가능한 이식편의 범위를 넓히려고 하였다. HBsAg 음성, anti-HBc 양성 제공자의 간 이식편 내에는 occult HBV(HBV 잠재) 감염이 흔히 있을 수 있어서 이식 후 HBsAg 음성인 수증자가 B형 간염에 이환되는 de novo hepatitis B(新生 B형 간염)의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B형 간염의 유병률이 높은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는 간이식 제공자 및 헌혈자에서 anti-HBc 양성률이 24∼59%로 높아, de novo hepatitis B가 발생할 위험성으로 인해 anti-HBc 양성 제공자들을 부적격 제공자로 간주한다면 간이식 제공자를 얻기가 매우 힘들어지게 되므로 anti-HBc 양성 공여간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De novo hepatitis B의 임상 경과가 대체로 양호하고, hepatitis B immune globulin (HBIG,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과 lamivudine(제픽스™)을 사용하는 것이 간이식 후 de novo hepatitis B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anti-HBc 양성 제공자의 간 이식편의 사용이 늘고 있다.
본고에서는 anti-HBc 양성 제공자의 이식편을 사용할 경우 de novo hepatitis B 가 발생하는 원인, 시기, 고위험 이식종류, 고위험 수증자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 론
1) HBsAg 음성인 환자에서 de novo hepatitis B가 나타나는 이유
De novo hepatitis B 감염이란 이전에 HBsAg 음성이었던 수증자에서 HBsAg이 양성으로 되거나 혈청이나 간조직에 hepatitis B virus (HBV) DNA가 발견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수혈받은 혈액이나 제공자 간 조직의 occult HBV 감염 또는 이식 전 수증자의 occult HBV 감염이 간이식 후 de novo hepatitis B 감염의 근원으로 생각되는데 이 중 제공자 간조직의 occult HBV 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여겨진다.
Occult HBV 감염은 혈청 내 HBsAg는 음성이지만 간조직이나 혈액 내에 HBV DNA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바이러스의 복제는 억제되어 있어 혈청 내에 존재하는 HBV DNA의 양은 매우 낮거나 측정이 되지 않는다. 혈청 HBsAg를 제거한 후에도 B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청, 말초 혈액 단핵세포, 림프절, 비장 및 간에서 지속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이 중 간을 가장 흔히 침범한다. 이것은 아마도 간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제가 주로 일어나는 장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Occult HBV 보균자는 면역억제제 치료나 면역계를 침범하는 질환으로 인해 면역이 억제되면 바이러스 복제가 재활성화 될 수 있다. 이후 면역 기능이 회복되어 면역 감시체계가 재구성되면 세포독성 T 세포를 매개로 한 간세포 손상이 일어나 간염이 발생하게 된다. Occult HBV 감염의 재활성화는 혈액암, HIV 감염, 조혈모세포이식 및 장기이식에서도 일어난다. 또한 항암제를 사용하거나 최근에 이용하고 있는 강력한 면역억제제인 CD20, CD52 및 tumor necrosis factor (TNF, 종양 괴사(壞死) 인자)에 대한 단일클론성 항체의 경우에서도 나타난다. 재활성화의 빈도는 면역억제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나서 조혈모세포이식, 임파종에서 강력한 항암치료 후에 흔하고 고형장기이식에서 그 빈도가 조혈모세포이식 보다는 줄어 들게 된다.
Occult HBV의 감염력은 antibody to hepatitis B surface antigen (anti-HBs)에 의한 중화력, 전염력 있는 접종 농도, 숙주의 면역 상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수증자가 B형 간염에 면역력이 있거나, 제공자의 혈액에 anti-HBs가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 B형 간염의 전파 위험도는 매우 낮다. HBV의 전염력 있는 최소한의 농도 이하로 접종되는 경우에도 B형 간염의 전파 위험도는 낮다. 하지만, 이식이나 강력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 받는 경우와 같이 숙주의 면역 기능이 저하되면 B형 간염의 전파 위험도가 높아진다.
2) HBsAg 양성 환자보다 HBsAg 음성에서 발생하는 de novo hepatitis B가 중요한 이유
HBsAg 양성인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이나 면역억제제 치료 후에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예방적인 경구용 항바이러스 약제 투여가 권장되고 있다. 하지만 HBsAg 음성인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때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될 수 있음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HBsAg 양성인 환자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율은 24∼53%였고, HBsAg 음성인 환자에서는 3.3∼6.25%로 보고되었다. 항암화학요법 후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된 환자를 분석한 결과 HBsAg 양성인 경우에 비해 음성인 환자에서 전격성 간염의 발생 비율이 높았고 사망률도 높았다. 따라서 HBsAg 음성인 환자는 항암화학요법 후에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율이 HBsAg 양성인 환자에 비해 낮아 항암화학요법 전에 예방적인 항바이러스 약제 사용은 필요하지 않지만, 전격성 간염 및 사망률이 높으므로 HBV DNA 수치를 면밀히 감시해야 하며, HBV DNA가 검출될 때까지 항바이러스 약제 사용을 연기할 수 있다.
3) 질환 및 치료에 따른 de novo hepatitis B 발생의 차이
HBsAg 음성인 환자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는 위험도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하는 경우 14∼50%로 가장 높다. 일반적인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경우에는 1∼2.7%이지만 rituximab(Rituxan™, Mabthera™)과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림프종 환자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율이 12.2∼23.8%로 높다. 고형장기이식 분야에서는 간이식의 경우 HBsAg 음성/anti-HBc 양성 제공자의 간이식편을 사용했을 때 수증자에게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도는 33∼78%로 높지만 신장이나 심장, 폐이식의 경우에는 위험도가 낮다.
4) 간이식에서 de novo hepatitis B 발생의 고위험 인자
(1) 소아 간이식 환자 : 소아 환자에서 특히 1세 이전에 간이식을 받게 되는 경우 B형 간염 예방 백신접종에 대한 반응도도 낮고 보통 백신접종 예정표를 다 완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de novo hepatitis B 발생의 위험이 높다. anti-HBc 양성 제공자로부터 간이식을 받은 소아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 의하면 B형 간염 백신만 접종했을 경우 de novo hepatitis B 발생률이 11.1∼100%로 보고되었다.
(2) Anti-HBc 양성 제공자 : HBsAg 음성이면서 anti-HBc 음성인 제공자의 간이식편을 제공받는 환자에서 de novo hepatitis B의 발생 빈도는 0∼1.7%로 보고되어 anti-HBc 음성 제공자가 B형 간염을 전파할 위험성은 낮다. 반면에 HBsAg 음성이고 anti-HBc 양성인 제공자를 이용하여 간이식 후 B형 간염에 대한 예방을 하지 않았을 때 de novo hepatitis B 감염률은 각 연구에 따라서 13∼93%였다. 전체적으로 종합했을 때 28.2%로 anti-HBc 음성 제공자의 간이식편을 사용했을 때보다 높았다.
(3) Anti-HBc 음성/anti-HBs 음성 수증자 : 간이식 수증자의 혈청학적 지표는 de novo hepatitis B 감염 발생 위험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이다. B형 간염 예방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 이전에 B형 간염 감염의 과거력이 없는 naive 환자에서 de novo hepatitis B 감염이 일어나는 빈도는 33∼100%이며, 누적 빈도는 47.8%였다. 과거의 B형 간염의 혈청학적 지표가 있는 수증자에서 de novo hepatitis B 감염이 발생하는 빈도는 0∼50%로 보고되었고, 누적 빈도는 15.2%였다. 또한 이식 전에 B형 간염 백신을 접종받아 능동면역을 획득한 수증자에서 de novo hepatitis B 감염이 발생하는 빈도는 0∼100%로 보고되었고, 누적 빈도는 9.7%였다. Anti-HBc 양성인 수증자에서 anti-HBs의 존재는 de novo hepatitis B 감염의 가능성을 줄였지만(13.1% vs 1.4%)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de novo hepatitis B 감염의 위험도는 hepatitis B surface antibody (anti-HBs) 양성/hepatitis B core antibody (anti-HBc) 양성 수증자에서 가장 낮고, anti-HBs 양성/anti- HBc 음성이거나 anti-HBs 음성/anti-HBc 양성인 수증자에서 중간 정도이며, anti-HBs 음성/anti-HBc 음성인 수증자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다. 간이식 후 B형 간염 예방요법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 anti-HBc 양성 제공자로부터 간이식편을 제공받은 수증자의 이식 전 혈정학적 표지자의 차이에 따른 de novo hepatitis B 감염의 위험도를 Fig. 1에 나타내었다.
(4) 기타 고려되어야 할 위험 인자들
가) 간이식편 내의 바이러스 농도: 이론상 B형 간염이 전파될 위험성은 간이식편 내의 바이러스 농도에 직접적으로 비례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HBsAg 음성/anti-HBc 양성인 제공자의 간조직에서 HBV DNA가 발견되는 비율이 50% 정도이고, 바이러스의 분포 차이나 조직검사 시 표본 채취에의 오류가 있을 수 있어 간조직에서 HBV DNA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간이식편 내에서 발견되는 HBV DNA로 de novo hepatitis B의 발생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Anti-HBc 양성인 간이식편 내의 HBV DNA가 de novo hepatitis B 발생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한 연구에 의하면 이식 전 간이식편 내에서 HBV DNA가 발견된 13명의 환자 중에서 3명만이 이식 후에도 HBV DNA가 지속적으로 존재하였고, de novo hepatitis B의 발생은 없었다. 반면에 이식 전 간이식편 내에서 HBV DNA가 음성이었던 환자 15명 중 3명에서 de novo hepatitis B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간이식편 내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가 de novo hepatitis B 발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이식 전 수증자의 이환 정도: De novo hepatitis B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제공자와 수증자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수증자의 B형 간염 혈청학적 지표 이외에 이식 시 수증자의 Child-Pugh 점수만이 de novo hepatitis B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이식 시 이환 정도가 큰 환자의 경우 면역 기능도 저하되어 B형 간염 발생에 더 감수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 면역 억제 정도: 스테로이드에 의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이 촉진되는 것은 알려져 있고, 항암화학요법이나 rituximab과 같은 단클론항체를 사용할 경우 B형 간염이 재활성화된다는 것도 밝혀졌다. 따라서 면역이 억제되는 상황이 간이식 후 de novo hepatitis B 발생에의 고위험 인자이다.
5) De novo hepatitis B 감염이 일어나는 시기
간이식 후 de novo hepatitis B 감염이 일어나는 시기는 연구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Donataccio 등의 보고에 의하면 anti-HBc 양성 제공자로부터 간이식을 받은 12예 중에서 7예에서 de novo hepatitis B가 발생하였고 간이식 후 de novo hepatitis B가 발생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2∼60개월이었다. Uemoto 등의 보고에서는 15예에서 de novo hepatitis B가 발생하였고, 기간은 6∼24개월이었다. Takemura 등의 보고에서는 2예에서 각각 35, 51개월째 de novo hepatitis B가 발생하였다. 국내 간이식 환자에서도 de novo HBV가 나타나는 시기는 7개월에서 24개월 사이로 다양하였다. 따라서 간이식 후 60개월 후에도 de novo hepatitis B 발생이 보고되었으므로, 최소한 5년 이상, 아마도 평생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예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6) 국내 anti-HBc 양성 제공자의 실태와 임상적 중요성
Anti-HBc 양성률은 B형 간염 유병률의 지역적 차이에 영향을 받는데, 한국은 B형 간염 유병률이 8% 이상으로 높아 anti-HBc의 양성률도 높다. 국내에서 2006년 조사한 연령별 anti-HBc 양성률에 의하면 20세 이상에서 양성률은 68%, 30세 이상에서는 94.4%였다(Fig. 2). 국내에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단일 기관에서 헌혈자 선별 검사 결과를 분석한 보고에 의하면 헌혈자 699명 중에서 anti-HBc 양성률은 23.2%였다. 연령별로 세부 분석한 결과 anti-HBc 양성률이 20대에서 10.4%, 30대 32.8%, 40대 43.8%, 50대 이상에서 62.5%로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anti-HBc 양성률도 증가하였다. 또한 anti-HBc 양성자 중에서 anti-HBs 양성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80% 이상이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제공자의 anti-HBc 양성률도 높지만, 40대 이상 성인에서 간이식을 받는 경우 anti-HBc 및 anti-HBs 양성률도 높아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7) 간이식에서 de novo hepatitis B 발생에 대비한 예방요법
간이식 후 de novo hepatitis B 발생에 대한 예방법은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편이지만, 현재까지의 간이식에서 국내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고위험군을 잘 알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소아 간이식에서 제공자가 anti-HBc 양성인 경우에는 반드시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나 성인 간이식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의 90% 이상이 anti- HBc가 양성이어서 HBV naive 환자가 적고,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이식이 많아 hepatitis B 재발을 위해 HBIG을 사용할 것이므로 de novo hepatitis B 문제가 적을 것이다. 성인에서는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간이식을 하거나, 30대 환자가 급성 간부전으로 간이식을 하는 경우(HBV 非감염)는 제공자가 anti-HBc 양성이면 정기적인 HBsAg, HBsAb, HBV DNA 검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예방적으로 어떤 치료법을 사용할 것인가 고려해야 한다. 현재 가능한 예방법으로 임상에서 사용하는 것은 1) HBIG 단독치료 2) 초기 HBIG과 lamivudine 병용요법 후 lamivudine 단독 3) HBV 백신요법을 사용하고 있다. HBIG 단독치료를 흔히 단기간만 사용하였으나 후기에 재발이 많았으며, lamivudine 병용요법은 재발률은 낮았으나 역시 lamivudine에 내성이 발생한 것이 문제점이었다. 추후 adefovir(헵세라™)나 최근 개발된 강력한 항바이러스제제인 entecavir(바라크루드™), tenofovir(비리어드™) 등을 이용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최근 국내 소아 간이식 센터에서 초기에 HBIG과 함께 HBV 백신을 사용하는 요법이 양호한 임상경과를 얻고 있어 향후 이에 대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Anti-HBc 양성 공여간에 대한 예방법의 종류와 이에 따른 감염률을 Table 1에 나타내었다.
결 론
HBsAg 음성인 간이식 수증자에서 anti-HBc 양성인 공여간은 de novo hepatitis B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추적 관찰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 De novo hepatitis B가 발생하는 시기는 간이식 후 1년 정도에서부터 5년 이후까지 매우 다양하다. 간이식 후 시간이 지날수록 임상의사들이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쉬운데, 최소 5년 이상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예방대책으로는 소아 간이식인 경우는 앞서 언급한 약제(HBIG, B형 간염 백신, 경구용 항바이러스 약제)를 이용하여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성인 간이식인 경우에는 HBV naive 환자가 가장 위험하며 주기적인 바이러스 표지자(HBsAg, HBsAb, HBV DNA) 검사를 통해서 de novo hepatitis B 감염을 미리 발견하고 적절한 시기에 항바이러스 약제를 투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이식학회지 / 제 24권 제 2호 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