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학 졸업 후 바로 지금의 직장에 취직해서 3년 반,,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아직 재직중이구요.
회사는 중견기업으로 나쁘지 않은 곳입니다..
연봉도 대한민국 평균치(인터넷 기사에 따르자면.^^;)를 조금 넘구요~
오히려 제가 힘든 건, 여자라서 인정을 못받는 것과, 업무 질에 대한 불만입니다.
커피타는거, 팩스 정리, 일정표 적기 등..자잘한 업무 마다 않고 싫은 티 안내고 하고 있지만,
불만가진 적이 없었는데요.. 자잘한 일만 시킨다면 싫겠지만, 나름 이 회사에서는 저 밖에 할 수 없는
중요한 업무도 맡고 있어서 보람도 느끼고,, 자잘한 업무는 "내가 팀의 막내니까" 하는 생각으로
참고 잘 해왔습니다..
그런데 슬슬 한계가 느껴지네요.. 챙겨주는 척하면서도 승진에서는 늘 누락되고(옆자리의 남자 사원, 제 위의
과장님만 잘 올려준다는...) 저한테 "니가 일을 못하는 건 아닌데, 누군가는 떨어뜨려야하니 니가 참아라"는
식으로 미안하다는 듯 이야기하는 부서장을 믿고, 언제까지나 여기 있어야할까 싶습니다.
차라리 "니가 이런 저런점이 부족해서 떨어뜨린다. 더 분발해라"이렇게 이야기 한다면, 덜 억울하겠습니다.
회사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안정적이구요. 남자들이 일하기엔 정말 좋은 일터입니다.
그런데, 700명이 넘는 사원 수 가운데, 사무직 여사원(대졸 여사원)이 채 10명도 안됩니다.
그만큼, 못버티고, 계속 누락되다 나가는 대졸 여사원이 많습니다.
저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 부서에서 회의를 느끼며 힘들어하는 동안 계속 "공무원 공부"에 미련을 둬왔고,
전 공부자체를 좋아해서, 한번 시작하면 합격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카페에 죽어라 공부하시는 분들이 보면 우스우시겠지만..)
절대 쉬울거라 생각 안합니다. 지금까지의 경제적 풍요로움, 안정적인 마음 다 버리고
바닥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출근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나, 퇴근시간보다 더 늦게까지 공부해야겠지요.
하지만, 시작하면 진짜 머리싸매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한편으론, 지금과 같은 취업난의 시대에 쉽게 퇴사를 결심하기가 어려워서
다른 부서로 배치해달라고 요청해볼까 합니다. 인사총무라는 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전문적이지도 않고, 지금의 부서 분위기는 제대로 된 "인사총무"업무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타 부서가 엄청 바쁠때도 제 옆의 과장님은 인터넷을 유유히 즐기신다는;;
이런 분위기에 같이 바보가 되어가는 제가 너무 싫은 것이죠..
타 부서, 것도 자진해서 업무가 힘든 부서로 옮겨달라해서,
완전 신입사원이 되어, 자존심 다버리고.(제가 가고 싶어하는 부서에 제 입사동기가 있습니다.
그 사람은 올해 "대리"를 달았고, 저는 아직 "사원"입니다.)
처음부터 업무를 배울 것인지, (이 부서는 퇴근도 늘 늦고, 주말 출근도 기본입니다.)
(추가로,, 저는 이 회사의 여성차별에 엄청나게 마음이 지쳐있는 상태입니다.. 이건 타부서로 간들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길게는 2년 생각하고, 빡센 공부를 통해서 저 자신을 한번더 다진 다음, 새로운(공무원) 세계에서
다시 한번 달려나갈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공무원의 세계에 대해 제가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 곳에도 지금 제가 있는 곳처럼
업무에 대한 회의가 가득하고, 나는 혼자 바쁜데 옆사람은 인터넷질이고, 하지만 승급에선 내가 누락되고...
여자라 팩스 정리하는게 당연한.. 그런 곳에라면, 저는 2년 동안 여유부리며 시간을 허비하는 꼴이 되겠지요.
어차피 똑같은 거라면, 이 회사에서 타 부서로 옮겨 다시한번 힘을 내 보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공무원 세계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 누구보다도 열심히 준비하고 계시는 예비공무원님들, 현직에서 뛰고 계시는 분들..
제 글, 길지만 부디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어느 신문기사였나.. 책이었나에서 봤는데요. 좀더 편한 주인을 만나기 위해 주인을 세번이나 바꾼 당나귀가 결국에는 밥도 굶기고 일만 시키고, 가죽까지 벗녀내는 주인을 만났다는 우화에 빗대어 현대 직장인들 또한 이직하면 대부분 후회를 하게 된다는 내용이었어요. 3년정도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직 생각을 젤 많이 할때인데, 지금 그 시기가 아닐까요? 공무원이 되면 또 다른불만이 생기지 안생기겠습니까. 안정적이지만 급여가 적다. 여기저기서 매일 까인다. (언론, 민원인 등), 직장 상사 동료와의 관계.. 머 그런거. 차라리 거기 있을껄.. 이란 생각 많이들 할껍니다.
저 또한 이직을 했다 후회한 경험도 있고, 주변을 봐도 그렇고 이직해서 만족해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이 않습니다. 어딜가나 다 불만은 생기니까요. 저 당나귀처럼 정말 나쁜상사를 만날 수도 있는거고..ㅎ 현재의 불만을 잘 정리해보시고, 이직했을시 얻을 수 있는 장단점을 잘 고려하시어 좋은 결정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
더카페님 조언, 좋은 우화 감사합니다~^^ 저도 단순한 이직,,타직장 알아보는 거라면 당연히 지금 직장 선택해서 계속 다닐 것 같은데, 아무래도 공무원에 마음이 끌리긴해요. 정말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안정적인지, 일반 사기업보다 (회사 내에서의 살아남기)경쟁은 덜 치열한지. 남녀 차별정도는 어느정도인지.. 잘 알아보고, 심사숙고해서 결정 내리려고 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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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 결정에 꼭 참고해서,, 좋은 결정 내릴께요!^^
저도 같은 고민을 하다가 지금 퇴사결정을 내려서 이번달 말에 퇴직 예정인 '여자' 회사원 입니다.
우선 윗분들이 공무원 결정을 했을 경우에 후회할수 있는 점들에 대해서 말씀하셨으니 그냥 제 얘기만 덧붙이려구요~
저도 대기업 계열사에 5년 근무하고 퇴사결정을 내리게 되었어요~ 이유는 님이 말씀하신데로 미래가 안보인다는 거죠.. 중요한일 있으면 남자직원에게 맡기고, 승진에서 누락되고, 자잘한 심부름은 다 나에게 당연한듯 넘어오는...
저도 그래서 사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또 저는 작년에 결혼했는데 육아휴직이 제일 매력적으로 다가 오더라구요...
저희 회사는 3개월밖에 못쓰거든요..
현명한 결정 내리시길..
중간까지만 읽었는데 행복한 고민하고 계시는겁니다. 물론 각자 상황에서 누구나 고민이있는거겠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