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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방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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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담 스크랩 기억속으로 작정하고 합성사진 1
단이슬 추천 0 조회 863 13.03.23 20:53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성지순례 다녀온 사진을 친구에게 보여줬다.

많이 찍었다 싶은데, 막상 후기를 쓰고 정리를 하려니 모자란 사진도 많지만

굴욕사진이랄까... 웃기는 사진도 많아서 몇 장으로 간추린 파일을 보여줬다.

웃기도 하고 궁금해하기도 하던 친구가 몇몇 사진을 보면서는 이렇게 말했다.

 

"스님, 솔직하게 말하이소. 저거 다 합성이지예?!"

 

다녀오고 몇 달... 시간이 지나가면서 어제 오늘 사이에는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그 곳에 다녀오긴 했나?'

 

다시금 익숙해져버리는 일상 속에서 성지순례 다녀온 일은 마치 꿈결인양 전생인양

아릿해지는 가운데,

친구가 추궁한다.

 

"안 다녀오고, 사진 합성한 거 아입니꺼?"

 

ㅋㅋ... 그런 사진이 몇 장 있긴 하다.

타지마할도 그렇고 일출사진도 그렇고... 아예 작정하고 찍은 꾸뜹미나르가 그렇다.

 

짜잔~

 

 

 

델리에 머물면서, 우리는 지하철을 주로 타고 다녔다.

처음 델리에 도착해서 빠하르간즈로 갈 때와 실크로드 사무실을 찾아갈 때는 어쩔 수 없이 툭툭을 탔다.

배낭은 무겁고 길은 멀고... 그래서 지하철을 찾아 헤맬 정신이 없었던 기억 역시...

전생 일 같기만 하다.

 

실크로드 사무실을 찾아가서 인도인이라고 하기에도 너~무나 인도인다운 너윈 씨와

편안해도 너~무 편안한 우리말로 대화를 나누고

사무실 근처에 있는 씨티은행 ATM을 만나 올레!를 외치며 루피를 좀 찾은 다음,

지하철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 사흘인가 나흘동안 머문 델리 지하철 투어의 시작이었다.

 

꾸뜹 미나르는 그 델리 지하철 투어의 최정점이라고 할 것이다.

 

지하철 역에서 우리가 나오자 툭툭 기사들이 몰려들었는데,

이른 아침시간이라 그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역무원과 역 앞의 경찰에게 툭툭을 이용할 경우 얼마가 드느냐고 미리 다 알아 본 뒨데,

툭툭기사들은 어김없이 10배 이상가는 바가지 요금을 불렀고,

우리는 호기롭게 "걸어갈테다!"를 외쳤다.

 

실!수!였!다!!!

 

우리나라 지하철 역에 어떤 장소가 이름으로 들어있으면

그 장소는 역에서 5분 이내 거리에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이름을 쓸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다.

 

그런데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여긴 인도야.'라는 사실이었나 보다.

우리나라였다면 지하철 역에서 저 큰 탑의 꼭대기라도 보였을텐데,

보이지도 않는 꾸뜹 미나르를 찾아 걸었으니...

10분 정도 걸은 뒤에는 걸어온 게 아까워서도 툭툭을 탈 수 없었다.

 

어쨌건 아직 그리 덥지 않은 오전이었는데다

결정한 바에 대해서 그리 크게 후회를 않는 쏘 쿨~한 울 엄마 성격에 힘입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으로 씩씩하게도 걸어서 저 곳엘 도착했었다.

 

그리고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여행 사진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가 바로 저 사진이다.

 

우선 엄마를 위의 자세로 세워놓고, 각도는 내가 맞췄다.

그것도 재빠르게!

 

조금 길게 한 자세를 유지하라고 요구했다면 엄마가 짜증을 낼 지도 모르므로,

<두 남자의 만국유람기> 속 근수 씨처럼 내가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서

위와같은 사진을 세 장 찍었다.

 

타지마할에서도 찍었다면 좋았겠지만... 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저런 사진 한 장 찍겠다고 시간 뺏는 포토 존의 느아쁜 관광객들의 행태를...

하지만 저 포인트는 그나마 사람들 왕래가 적은 곳인데다

지대가 높아서 저 거대한 기념비를 모두 담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사진을 찍고 두 사람 모두 만족해 할 때, 엄마가 말했다.

 

"왔으면 구석구석 둘러보고 가야 하는 게 맞아요, 그죠?"

 

뽀뽀할 곳 찾아 사람 없는 곳만 두리번 거리는 젊은이들을 따라 다니지 않았다면

(절대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우리가 가는 곳마다 그 분들이 계셨당...)

저 자리를 찾지도, 저 사진을 찍지도 못했을 것이기에 했던 말인데,

생각해보면 참 힘들고 피곤했을텐데도 나를 따라서

또는 엄마를 따라서 구석구석 구경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

오늘의 사진 자랑은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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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4.01 02:50

    첫댓글 ㅋㅋㅋㅋ 저도 꾸뜨미나르 갔었는데 저런 생각을 못했네요. 거기서 경비서던 아저씨가 사진찍어주겠다고 해서 남편이랑 가치 찍었는데 정말 멋지게 역광으로 찍어주시고 아주 굿이라고 하던 생각이
    ㅡ.ㅡ 나네요 ㅎㅎ
    그런데 화도 못내겠던걸요 ㅋㅋ 우리 인물이 ㅋㅋㅋ실루엣만 나오니 더 좋아보인다는것 같아서 부정을 못했던~~~~ 우린 실루엣이 멋지다~~!! ㅋㅋㅌ
    그러고 웃었는데 ㅋㅋ
    담에 가면 저도 이렇게 한번 시도 해봐야겠어요

  • 작성자 13.04.28 12:33

    정말 멋지게... 역광!!! ^^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 추억이라 좋아요. 여행의 추억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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