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석부도 지난주에 이어 35차 순례지 중 오후 일정으로 다녀왔던 부여 관촉사입니다.
은진미륵으로 유명한 독특한 상호의 불상이 계시지요.
사진을 보시면 아! 하고 바로 기억해 내실 도량입니다.
함께 미륵성지로 들어가 보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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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숲을 밝힌 마하 촛불, 반야산((盤若山) 관촉사(觀燭寺)를 다녀오다/인드라망 35차사찰순례기③
대구에서부터 따라오던 비는 부여와 논산에서도 오락가락이다.
우산을 펴지 않아도 될 정도였으니, 더위를 가려주는 효자비였다고 해 두자.
무량사에 이어 무진암까지 참배한 순례단은 다시 논산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한 눈에 들어오는 은진미륵이다.
푸른 숲 가운데 우뚝 서 계시다.
관촉사(灌燭寺)는 마곡사의 말사로 충남 논산시 관촉동 254번지 반야산(盤若山)에 자리한 미륵신앙의 성지이다.
관촉사는 몰라도 은진미륵이라면 떠오르는 영상이 있을만치, 어릴 적 교과서에서 봤던 사진 속의 미륵불이 이 곳에 계시다.
은진미륵의 뜻이 뭘까, 궁금했었는데 의문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지금은 관촉동으로 바꼈지만 이 곳의 예전 지명이 은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은진미륵.
관촉사의 안내글에 의하면, 미륵부처님은 서기968년 고려 광종때 모셔졌다고 한다.
설화 속으로 들어가 보면,
고려의 한 여인이 반야산(盤若山)에 고사리를 꺾으러 갔다가 아이 우는 소리를 듣고 찾아가 보니,
아이는 없고 큰바위에서 아이 울음소리만 들렸다고 한다.
이 소문은 고려 조정에까지 퍼져 광종(光宗) 임금은 당시 최고의 고승이었던 혜명(慧明) 스님을 불러,
그 바위로 불상을 만들라 명했다고 한다.
-반야산 관촉사, 일주문
38년 동안에 걸친 불사가 완성되고, 높이 18.1m 둘레 11m, 귀의 길이만 해도 3.3m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불상이 968년 모셔졌다.
그때 미륵부처님의 미간 백호에서 찬란한 빛이 발해 중국 宋나라에 까지 이어졌으며,
그곳의 지안 스님이 빛을 따라 찾아와 배례한 뒤,
"마치 촛불을 보는 것 같이 미륵이 빛난다"라고 한 뒤로, 사찰 이름을 관촉사(灌燭寺)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관촉사 천왕문
하얀 불상을 지남(指南) 삼아, 우리는 짙푸른 반야의 숲으로 들어간다.
뜻과 같이 이뤄지는 곳, 두려움 없는 곳,
언젠가는 우리 모두 고요히 선정에 들게 될 그 곳, 미래의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절 이름이야 으레 그렇다 쳐도, 영취산, 낙가산, 속리산, 비로봉, 반야봉 등,
순례 때면 만나게 되는 전국의 산 이름이며 지명들이, 우리가 매일 듣고 보는 팔만장경 속의 용어인 것이 또 얼마나 다행인지.
예를 들어 이 곳이 반야산이 아닌, 시내산(Sinai山) 관촉사였다면 이런 기분이 들까 싶다. ^^*
-관촉사 대광명전
일주문, 천왕문, 반야루를 지나자 2층 구조의 대광명전이 서 있다.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신 곳이다.
이 곳을 오늘 도솔천 내원궁이라 여겨보자.
이 우주 어디든 아니 계신 곳 없는 법신이시니, 도솔천에 계셔도 좋으리.
우주 법계에 항상하시는 부처님
모든 중생들에게 화현을 나투시어
인연따라 감응하여 가피 내리시나
큰 지혜광명의 자리 떠남이 없으시네. -대광명전 한글 주련-
-관촉사 대광명전 삼신불,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
좌복을 내려 백팔배를 올리고 잠시 앉았다 일어서니,
부지런한 님들이 벌써 미륵부처님을 뵙고 있다.
달아오른 얼굴이 식기도 전에,마당으로 내려갔다.
노란 옷을 제대로 갖춰입은 우리 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인증샷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몇 사람 없어져도 모르겠네. ^^*
멀리서 봐도 매혹적인 불상과 석등과 탑이다.
-사진:솔향님 제공
은진미륵께선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이란 정식 이름을 갖고 계시다.
보물 제 218호.
1006년에 완성됐다고 하니 천년을 훌쩍 넘긴 세월인데, 그 시절에 이렇게나 큰 불상을 어떻게 일으켜 세웠을까 싶다.
그런데, 이런 일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저기 설명서에도 나와 있으니. ^^*
광종의 지시로 석불을 만들던 혜명대사가 네 부분으로 나눠 조성한 석불을 쌓아 올릴 수가 없어 걱정을 하고 있던 중,
동자들이 강가에서 돌을 쌓고는 그 둘레를 흙으로 둘러싸는 것을 보고,
세울 방법을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니까 석불 주위로 흙무더기를 다져 비스듬한 언덕을 만들어, 끌고 올라가서 쌓았다는 설명이다.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보물 218호
비록 다른 석불에 비해 비례는 맞지 않지만, 오히려 그런 연유로 은진미륵불은 더욱 강한 아우라를 내뿜는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상호이다.
머리부분이 심하게 길게 표현된 건, 저 자리에 청동제 관이 씌어져 있었다고 한다.
보관을 고정하느라 뚫었을 구멍이 몇 개 보인다.
그래서이겠지만, 보관에 감싸였던 부분은 조각이 매끈하지 않고 조금 더 거친 채로 남아 있다.
보관위 보개(寶蓋) 모서리엔 앙증맞은(?) 청동제 풍경이 매달려 있다.
법화경, 화엄경에 자주 등장하는 보개 영락이다.
그리고 오른 손엔 연꽃 한 송이를 들고 계시다.
'들어 보이고 계시다'는 표현이 더 적당할듯 싶다.
그 자리에선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담아와서 보니 손목부분이며, 발가락 부분,
오른쪽 어깨부분까지, 천년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았다.
그렇다,
세존께서도 육신의 몸으로 오신 동안은 생노병사를 보이셨듯이,
돌로 만들어졌으니 성주괴공의 순환은 당연한 것.
그렇더라도 오래 머무셨으면 좋겠다.
-관촉사 미륵전
미륵전 안엔 미륵불이 없다.
여느 적멸보궁의 법당처럼, 빈 연화대이다.
통유리창을 통해 마당의 미륵불께 예배 올린다.
-용화전
-관촉사 명부전
참, 신비로운 부처님,
보는 방향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어느 장면에선 도솔천 내원궁을 노니는 듯하고,
어느 사진은 용화수 아래서 이미 설법에 드신듯 하고,
어느 사진에선, 이제 막 바위 속에서 솟아나신 듯하다.
-관촉사 석등, 보물 232호
오전에 봤던 무량사의 석등이 세련된 조형미를 보였다면,
관촉사의 석등은 꼭 은진미륵을 닮았다. ^^*
비례며 대칭까지도 의심(?)스럽다.
받침돌에 비해 불을 피우는 공간인 화사석(火舍石) 지붕이 너무 커 보인다.
거친 이미지의 석등이지만, 이렇게 또 고운 띠를 둘렀다.
무려 여덟송이의 연꽃을 수 놓은.
이 석등이 고려시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니,
역시 고려인들은 신라인들에 비해 남성적인가 싶다.
???
아래서 봤을 땐 부조화의 극치로 보이던 가분수 같던 석등이,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땐 거짓말 처럼 오밀조밀 예뻐져 있다.
18미터 높이의 부처님 시선에서 보셨을 땐,
밤마다 등불공양을 올렸을 이 석등이 얼마나 귀엽고 어여뻤을까?
-관촉사 석등
은진미륵불이 특이해 보였던 건 다름아닌 눈동자 때문이었음을 아래의 사진을 보고 알았다.
이렇게 또렷한 시선을 한 석불을 본 적이 없다.
대개는 돌 색깔 그대로인데, 부처님 눈동자가 까맣다.
그린 것은 아니고, 까만빛깔의 돌로 만들어 넣은 눈동자라고 한다.
선정에 든 모습이 아닌,
이 순간도 만중생을 두루 살피시는 중이다.
자씨(滋氏)보살이라 했던가?
저 눈빛 가득, 자심(慈心).
나무미륵존불 ()()()
-관촉사 5층석탑과 배례석
5층석탑이라 불리는 탑인데 한 층이 없다.
석등과는 동시대의 탑인데도 유독 탑 쪽이 많이 상해 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물론 짐작일 뿐이지만, 석등은 창이 달려 바람도 잘 통하겠고,
밤엔 불을 켜서 습기를 없앴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관촉사 배례석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고려시대의 배례석이며,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충남도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고 한다.
오롯이 피어 있는 연꽃과 봉오리,
어디를 봐서 천 살짜리 꽃으로 보일 것인가?
-관촉사 배례석
-관촉사 윤장대
이제 숙제(?)는 어지간히 한듯 싶다.
지금부터는 여유로이 꽃구경도 하고, 한눈팔기도 해야지.
벌써부터 저 노란 옷들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
아, 관촉사의 윤장대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지금까지 돌려본 윤장대 중에서 제일 무거웠다.
속에 경전을 얼마나 넣었길래 저렇게 힘이 드는지?
아니라면, 축에다 기름을 좀 먹여야하지 않을까?
맞지예, 현갑님? ^.^
다시, 미륵부처님,
없어졌다는 그 보관을 새로 맞춰 쓰시면 어떤 분위기일까?
모르긴해도 아마 훨씬 여성적이지 않을까?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위로 보배영락이 찰랑인다면,
저 붉은 입술과 더욱 잘 어울릴테지.
-관촉사 삼성각
도량에 흩어졌던 노란 옷이 많이 줄어들어 있다.
지금 내려가면 꼴찌는 아니겠는걸?
저기 솔향님, 수향님, 성도화님도 남아 있네.
길이 하나 뿐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올라올 때와는 다른 길로 내려간다.
그나마 빠뜨리지 않고 고루 볼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이다.
내려갈 땐 해탈문이다.
-관촉사 석문
석문엔 관촉사 사명과 해탈문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불이문인 셈이다.
다시 돌아본 그 곳, 부처님이 배웅하고 계시다.
()()()
지안스님은 그 먼 송나라에서도 부처님 백호 불빛을 따라 오셨다는데,
우린 한나절을 부처님 곁에 머물며 무얼 봤을까.
관촉(觀燭), 촛불을 봤다는 건 불빛, 광명, 결국 또 지혜가 밝았더란 이야기가 되나.
반야((盤若) 또한 지혜이고 보면,
반야산 관촉사는 지혜의 숲을 환히 밝힌, 마하(摩訶) 촛불이었네!!!
-인드라망 제35차 사찰순례기, 논산 반야산((盤若山) 관촉사(觀燭寺) 편
그렇지요. 밭에 일하다 보면 풀도 돌도 자꾸 눈에 밟혀 그것들 치우다 보면 정작 원래 하던 일은 까맣게 잊어먹기도 합니다. ^^
습관이 참 무서운지라 어린이집 잔디 사이에 난 잡풀들을 저도 모르게 뽑고 있더랍니다. ㅎㅎ
관촉사 접시꽃이 유난히 이뻤던 그날 여행 한바퀴 하고갑니다 주말 즐거운 저녁되세요^^
기억 나지요 사진 보니..^^
평안한 주말밤 되세요~~
천정엄니생신이라
식구들 다 모였네요
토욜인오늘도 기분좋은하루되세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진여화님
친정엄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친정식구들 모이면 시댁행사와는 분위기가 또 달라지지요.
그곳이 시댁이 되는 며느리 입장은 다르겠지만요.^^
토요일 연보리님 께서
올려주신 순례 출석부
감사합니다 ^^
아침에 두류공원 황토길에서
맨발걷기 하고 왔습니다
참 잘 해놨더라구요~~
주말 저녁시간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오호... 요즘 맨발걷기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잘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