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애가 탔는데 마치터널로 가자고 했어요. 카카오택시를 하다보면 설계 해놓고 네비대로 가지 않는 손님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새로 난 길로 갑니까?" 내비대로 갈 테니까 터닝 포인트에서 핸들링을 해주라고 했더니 길을 모르냐며 목소리가 커졌어요. 그래 모른다 몰라. 말하는 뽄새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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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신각신 하다가 나는 길을 몰라서 카카오가 아니면 택시 운전도 못할 사람이니까 불편하면 다른 차를 타라고 했어요. 그건 싫대요. 그럼 어쩌라고 C-bar. 자기가 '느자구'가 없냐며 갑자기 카운셀링 모드로 바꾼 이유가 뭘까요? 자칭 정육점에서 백정 일을 하는데 최근 나이 많은 동료와 언쟁이 있었고 자신이 옳은데도 어른 편을 든 사장의 불합리에 분통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눈썹을 밀어버렸다며 보여줍니다.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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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느자구 하는 놈이라서 머리를 밀고 다닌다며 빡빡머리를 확인시켜줬어요. 네가 물어와서 대답하는 건대 따져서 이기든 억지를 써서 내 뜻을 관철 시키든 꼴리는 대로 하시라. 싫으면 말고. 선과 악의 기준도, 가치도 모르면서 선하게 살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내가 옳다고 생각했으면 질러라. 절대 밀리지 말고. 단 책임은 내 몫입니다. 인간이 욕망하는 한 폭력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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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허 태균 교수(56세, 고려대 교수) 특강을 들었어요. 2년 후배인데 질투가 날 만큼 강의를 잘합디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은 백 퍼 공감, 우리 아이들이 방향을 바로 잡아가도록 열심히 공부할 생각입니다. 독일 관념철학에서 지금은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탕발림은 스톱’, ‘놀 줄 알아야 성공도 한다.’ ‘인고(고난)가 무조건 다가 아니다.’ ‘열심히 하되 내가 뭘 하는지를 알아야‘ 에예공! 이 문장을 깊이 생각해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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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열심히도 살아가는 한국인, 그런데 다들 행복하시나요? 중견 기업 2세의 대한항공 기내 난동 등 매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언론에 오르내리는 ‘갑 질 이슈. 시도 때도 없이 “내가 누군 줄 알아?” 라고 외치는 한국인의 갑질 의식 저변에 우리가 충분히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숨어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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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성은 집단주의로 대변되는 동양문화 내에서도 한국인의 독특한 행동을 설명해 주는 특수한 개념입니다. 바로 개인의 선택이 ‘집단’ 속에서 획일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에 따른 ‘관계’에 의해서 언제든 변형 될 수 있다는 겁니다. (ex: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상대의 선택에 따라서 나의 선택이 바뀔 수 있는 것)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사적인 소통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의사소통이 불분명하게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당사자 간의 관계 속에서 맥락이 정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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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공적인 영역에서는 기술의 언어가 사용됩니다. 단어와 용어 하나하나의 맥락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고, 공무원, 전문가, 직장인은 기술의 언어를 사용하도록 훈련 받고 권고됩니다. 문제는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이 불분명하게 혼재된 한국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소통의 언어와 기술의 언어 간극이 충돌하기 쉽다는 것입니다(기술보다는 소통의 언어를 통해 관계를 맺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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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한 관계성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인을 설명하는데 더 중요한 개념은 바로 주체성입니다. 주체성 자체를 여러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동양과 서양을 비교해 보았을 때, 서양인의 주체성은 곧 ‘자율 성‘입니다. 자신이 주체가 되어서 선택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둡니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앞서 설명한 관계 성을 바탕으로 나를 둘러싼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에서 주체성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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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확립하려는 한국인의 경향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이 ’한 턱 쏘기 문화‘입니다. ‘한 턱 쏜다.’는 행위는 단순히 밥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그 행위를 통해서 그날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는 것을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타인 속에서 인정받고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한국인의 특성은 ‘비현실적 낙관론’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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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대비 비현실적 낙관성이 ‘0’에 수렴하는 일본은 반대로 극히 현실적입니다. (ex: 우리 아이는 무조건 sky 대학 갈 것 같고 회사에 가면 임원은 다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하는 경향, 그러나 현실은 극히 소수만 명문대에 가고 일원으로 살아남음) 주체성의 재미있는 점은 법도 매뉴얼도 다 필요 없고 생각해 보고 맞는 것 같으면 행동하는 특성을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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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가 빨간 불인 것을 알지만 오는 차가 없으니 운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거나, 황색 실선 주정차 금지구역이라도 잠깐 주차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거나 하는, 자의적인 판단과 행동들이 한국인의 강한 주체성 속에서 나타납니다(매뉴얼이 아닌 창의성 발휘). 한국인들이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만든 IT 제품이든 가장 잘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매뉴얼에 있지 않은 것들도 주체적으로 막 써서 그렇다고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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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150% 소모하며 사는 한국인’ 그렇게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 매뉴얼에 나와 있는 80% 수준이 아니라 매뉴얼에도 없는 150% 수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도, 자신의 마음도 말이요(150% 불태우는 소진 사회). 전 세계의 유래 없는 폭풍 성장도 지나친 자기 확인을 위한 갑 질도 모두 한국인의 관계성과 주체성이라는 특성에 기인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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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우리를 풍요롭게 해주었던 한국인의 강력한 강점이, 어느새 부메랑처럼 돌아와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무기력과 분노를 남긴,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그러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타인에게 의존해 존재감을 찾는 건 무리입니다. ‘자신을 인정하자, 자신을 인정해 줄 사람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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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주야! 언더라인을 치고 곰곰이 묵상해 보거라.‘타인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력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 더불어 다수가 아닐지라도 함께 서로 독려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는 것‘이 작지만 의미 있는 생각과 행동의 변화 속에서 어제보다는 조금 더 행복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2024.5.29.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