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chi와 Gimchi, 달라진 표기법
정서법 중에서 로마자 표기법처럼 많이 뒤바뀐 것이 또 있을까? 글자는 같은 로마자인데 우리말을 어떤 원칙하에서 어떻게 표기하느냐로 논란을 빚었고, 아직도 그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아마 로마자 표기법이라는 게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그동안에 우리는 표기법을 어떻게 바꾸어 왔으며, 오늘날의 표기법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우리나라의 로마자 표기는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출발은 일본과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공식적인 표기는 해방 이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로마자 표기법은 네 가지의 안이 번갈아 사용되었다.
1948년 문교부에서는〈한글을 로마자로 적는 법〉을 제정·고시하였는데, 이것이 최초의 정부안이었다. 여기에 대해 1959년의 안은 우리말 철자에 로마자를 배당하는 전자법을 채택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안은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으로 제정·고시되었다. 여기에 1984년의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제정·고시되었는데 이는 우리말의 발음을 로마자화하는 전사법을 채택한 특성이 있다. 1999년에는 전사법을 기본으로 하되 이전의 매큔-라이샤워 안을 수정하여, 우리식 음운 구조에 충실한 새로운 안을 만들어 2000년에 고시하였다. 이들 표기법의 특징을 간추려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1. 매큔-라이샤워 안(1939)
• 방식 : 전사법, 자음의 유·무성 구별
• 자음 : k/g, k', kk(ㄱ,ㅋ,ㄲ)
• 모음 : ŏ, ǔ(어, 으)
예) Han'guk(한국), Chŏnju(전주), Kǔmsan(금산)
2. 한글을 로마자로 적는 법(1948. 문교부 고시)
• 방식 : 절충식, 자음의 유·무성 부분적 구별
• 자음 : k/g, kh(k' 허용), gg(ㄱ, ㅋ, ㄲ)
• 모음 : ŏ, ǔ(어, 으)
예) Han-guk(한국), Chŏnju(전주), Kǔmsan(금산)
3.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1959. 문교부 고시)
• 방식 : 전자법
• 자음 : g, k, gg(ㄱ, ㅋ, ㄲ)
• 모음 : eo, eu(어, 으)
예) Han-gug(한국), Jeonju(전주), Geumsan(금산)
4.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1984. 문교부 고시)
• 방식 : 전사법(매큔-라이샤워 안을 수용), 자음의 유·무성 구별
• 자음 : k/g, k', kk(ㄱ, ㅋ, ㄲ)
• 모음 : ŏ, ǔ(어, 으)
예) Han-guk(한국), Chŏnju(전주), Kǔmsan(금산)
5. 1999년 개정안
• 방식 : 전사법
• 자음 : g/k(자음 앞, 어말에서 g가 k로), k, kk(ㄱ, ㅋ, ㄲ)
• 모음 : eo, eu(어, 으)
예) Han-guk(한국), Jeonju(전주), Geumsan(금산)
1959년의 안을 제외하고는 모음 'ㅓ'와 'ㅡ'를 위하여 o, u 위에 반달표(ˇ)를, 자음의 거센소리 'ㅋ, ㅌ, ㅍ, ㅊ'을 위하여 k, t, p, ch 오른쪽 윗부분에 어깻점(')을 사용한 것을 볼수 있다. 이렇게 사용된 특수 부호의 의미는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컴퓨터 자판에 없는 부호라서 정보화 시대에는 걸맞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특수 부호를 생략하거나 무시하고 있어 표기 혼란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자음의 유·무성을 구별함으로써 우리 나라 사람에게는 낯선 표기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반해 1999년에 제시된 개정안은 특수 부호를 삭제하고 자음 표기를 단순화했다. 로마자로 표현할 수 없는 모음이 많은 우리로서는 특수 부호를 쓰지 않는 대신 이를 'ㅓ/eo' 나 'ㅡ/eu'와 같은 식으로 표기하게 되었다. 자음 표기의 단순화는 유무성 구분을 없앤 문제가 대표적이며, '시'를 'shi'에서 'si'로 바꾼 데에서도 나타난다. 즉, 한국어에서 'ㅅ'이 'ㅣ' 모음 앞에서 구개음으로 변하지만, 이 구별이 한국인에게는 매우 어려운 것이어서 개정 시안에서는 모두 's'로 적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