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의 ‘미국 따라하기’식 2차 군개혁 내용과 평가
▲미국 군사 전략을 염탐하는 중국 군사전문가 상상도 | DALL·E 이미지 생성
2012년 10월에 당군정 전권을 장악한 당 중앙군사위원회(Party Central Military Commission: CMC, 中軍委) 주석 겸 국가 주석인 시진핑(習近平)이 가장 잘 한 업적은 중국군(PLA)의 개혁이고, 이는 중국이 미국과 비교할 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와 군사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주된 이유일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 11월 중국군 국방개혁(關爲國防與軍隊改革文件)에 따라 중국군에 대한 전면적 1차 군개혁을 단행하였으며, 지난 4월 19일에 정보 지원 사령부(Information Support Force: ISF, 信息支援軍) 창설하는 등의 부분적 2차 군개혁을 단행하면서 중국군을 싸위서 이기는 ‘강군(强軍)’으로 만들려 한다.
우선, 2015년 11월 시진핑 주석은 방대한 중국군(PLA)에서 지상군(Ground Force: 地上軍)을 분리하여 전문화시켰고, 지방성과 깊은 정치적 관계를 형성하여 방어적 태세만 유지하던 7개 군구(軍區) 체계를 공세적 방향성을 갖춘 5개 전구(戰區) 체계로 개편하였으며, 미사일를 담당하는 로켓 사령부(火箭部隊)와 사이버, 정보전, 심리전을 담당하는 전략 지원 사령부(Strategic Support Force: SSF, 戰略支援部隊)를 창설해 5개 전구 사령부(Theater Command: TC, 戰區司令部)를 전략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며 당 CMC와 TC 간 지휘통제 체계를 강화하였다.
이러한 시진핑 주석의 1차 군개혁은 1978년 등샤오핑(鄧小平)의 4개 현대화 계획 중 하나인 군 현대화를 기계화, 정보화, 지능화 원칙에 의해 성취한 첨단 전력 발전에 따른 제도적이며 구조적 군개편이었다. 또한, 이는 2035년에 군 현대화를 마무리하고, 2049년에 세계 일류급 군대로 양성한다는 강군꿈(强軍夢)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자, 미국과의 전략경쟁에서 승리한다는 의지였다.
다음으로, 지난 4월 19일 중국 국방부와 관영 매체들은 시진핑 주석이 당 중군위에서 신설된 ISF(信息支援部隊) 부대기를 신임 사령관 비이(毕力)와 정치위원 리웨이(李炜) 상장에게 수여하는 의식을 거행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이를 ‘2차 군개혁’이라며 중국군이 정보 네트워크 체계를 기반으로 현대전을 수행하기 위해 효과적이며, 통합적 전투력을 발휘하는 전략적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조치로 평가하였다. .
지난 4월 20일 중국 環球時報는 “ISF(信息支援部隊)가 당 중군위 결정에 따라 신설되었다며 이제 중국군은 地上軍, 海空軍, 로켓군의 4군종(四軍種: Services)와 ISF(信息支援部隊), 우주군(Aerospace Force: 航太部隊), 사이버군(Cyberspace Force: 网络部隊), 합동군수지원군(Joint Logistics Support Force: 联合后勤保障部隊)의 4병종(四兵種: Arms), 5전구사(戰區司: TCs)로 구성된 중국 특유의 군 구조 및 체계로 압축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미국, 인도, 호주, 일본 등의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2015년 1차 군개혁 단행 이후 9년만인 지난 4월 19일에 시진핑 주석이 ISF(信息支援部隊), AF(航太部隊), CF(网络部隊), JLSF(联合后勤保障部隊)를 단독 부대로 창설한 이유, 배경 및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제기하였다.
첫째, 시진핑 주석의 2015년 1차 개혁을 주도한 장성급 지도부에 대한 불만족(dissatisfication)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추진된 중국군 내부의 부패, 비리와 뇌물 수수에 따른 군 고위급 장성 숙청이 로켓 사령부와 국방부장 해임으로 나타났고 비록 당시 SSF(戰略支援部隊)으로는 확산되지 않았으나, 이번 2차 군개혁에서 SSF(戰略支援部隊)가 해체되어 고위급 장성의 비리 척결에 SSF(戰略支援部隊)도 예외가 아님을 증명하였다. 전임 SSF(戰略支援部隊) 사령관 주건성(巨乾生) 상장이 신설된 ISF(信息支援部隊) 사령관으로 연임되지 않았고, 4월 19일 부대기 수여식에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공개적 행방이 전혀 알려지지 않는 사례에서 간접적으로 증명되었다.
그동안 SSF(戰略支援部隊)는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민군융합(Military-Civil Fusion: MCF)에 의해 군 지휘통제 및 작전용 네트워크 체계의 약 80%를 국내 상용기업들이 구축하였고, 이 과정에서 SSF(戰略支援部隊) 사령관 등 고위급 지도부가 부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며, 이는 ISF(信息支援部隊) 신설의 주된 원인이었을 것이다.
둘째, SSF(戰略支援部隊)의 전략적 업무 실패였다. 시진핑 주석은 2023년 2월에 중국 SSF(戰略支援部隊)가 주도한 글로벌 스파이 풍선 투입계획이 미 본토로 진입해 미 미사일 방어체계에 식별되었고,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마치 중국 스파이 풍선이 대단한 정찰 기능을 갖추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것처럼 선언하면서 미 공군 F-22형 스텔스 전투기가 미 본토 동부 연안에서 중국 스파이 풍선을 격추시킨 사건에 대해 매우 굴욕감을 느끼었을 것이며, 이는 SSF(戰略支援部隊) 해체의 주된 원인이었을 것이다.
셋째, SSF(戰略支援部隊) 과업을 세부화하였다. 그동안 SSF(戰略支援部隊)가 우주, 사이버, 전자기, 심리 분야 업무를 함께 수행하여 업무 과중이 있었고, 업무 조직도 우주 체계부와 네트워크 체계부로만 구성되어 임무 수행에 제한이 많았을 것으로서 시진핑 주석은 SSF(戰略支援部隊)를 정보, 네트워크, 우주, 사이버를 담당하는 3개 단일 부대로 세부하여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넷째, 2016년 9월에 신설된 JLSF(联合后勤保障部隊)의 공식화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의 대대적 군 개혁이 너무 C4ISR에만 집중된 나머지 가장 투명성이 부족하고 어려움이 많은 군수지원 분야에 대한 개혁이 미흡하다고 판단하여 2016년 9월에 당 중군위 직속 군수지원 부대로 미 국방부 예하 미 수송사령부 또는 각군의 보급창(material command)과 유사한 JLSF(联合后勤保障部队)를 신설하였다.
당시 JLSF(联合后勤保障部队)는 당 중군위 예하 군수지원참모부(后勤保障部)를 현장에서 지원하면서 각 TC(戰區司)에 각 1개의 군수지원센터(后勤保障中心)을 운영하였는 바, 시진핑 주석은 이번에 1차 군개혁 이후 창설한 JLSF(联合后勤保障部隊) 기능을 개혁 내용으로 공식화하였다.
다섯째, 당 중군위(中軍委) 참모부의 보강이다. 일부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2차 중국군 개혁을 단행하면서 당 중군위에 정보전, 인지전, 경제안보전을 수행하는 참모부를 추가로 신설하였을 것이라며, 우주작전, 사이버전, 전자전에 이어 향후 안면인식 또는 동공인식 등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활용하는 미래전에 대비하였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았고, 실제 당 중군위가 미국 중앙정보국, 이스라엘 모사드, 영국 MI6 그리고 파이브아이(Five Eye), 나토의 레이드보이스(Ladyboyz) 등과 유사하게 포괄적 정보전을 수행할런지는 미지수이다.
여섯째, 시진핑 주석은 미군의 기능적 전투통합사령부 모델을 참고하여 중국군 군구조 및 체계를 개혁하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를 4군종, 4병종, 5전구 체계를 구축함에 따른 중국 특유의 중국군 군구조이자 체계라고 강조하지만, 대부분 개념들이 미 국방부 예하 지리적 전투통합사령부와 기능적 전투통합사령부 구조를 모델로 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지난 몇 개월 간 2차 군개혁을 고민한 시진핑 주석은 2차 군개혁을 설계하는 당 중군위 군개혁 및 구조 조정실에게 미 국방부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가를 연구하여 이를 모델로 삼아 미중 간 군사경쟁에 대비하라고 지시하였을 것이며, 이에 따라 이번 2차 군개혁을 단행하였을 것이다.
현재 미 국방부는 전 세계에서 지리적 작전책임구역(Area of Responsibility: AOR)을 책임지는 인도-태평양, 유럽, 아프리카, 북부, 남부, 중부의 6개 지리적 전투통합사(geographic combat united command)와 우주, 사이버, 전략, 수송, 특수전의 5개 기능적 전투통합사(functional combat unified command)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미 기능적 전투통합사령부와 유사하게 당 중군위와 전구 사령부를 지원하는 중국식 기능적 전투통합사령부 개념으로 ISF(信息支援部隊), AF(航太部隊), CF(网络部隊), JLSF(联合后勤保障部隊) 4병종을 구축하였으며, 필자는 이를 중국군의 2015년 1차 군개혁에 이은 ‘또 다른 미국 따라가기식’ 양상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4월 20일 環球時報가 이번 2차 군개혁 4군종, 4병종, 5전구사 체계가 현대전의 핵심인 정보(information)과 네트워크(network)에 의해 융합(integrated)되어 향후 현대전을 적합하고,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보도한 내용들 대부분이 그동안 미 국방부의 각종 기획문서에서 강조하는 내용과 유사한 것에서 간접적으로 증명되었다.
다행히 지난 4월 19일에 단행된 시진핑 주석의 2차 군개혁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이 비교적 긍정적이다.
우선, 당 중군위 지휘통제권 강화이다. 지난 4월 19일에 거행된 ISF(信息支援部隊) 부대기 수여식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군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과 상의하달에 대한 이념적 복종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중국군 현대화를 과학기술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중국군 지도부의 전문성 강화를 강조하였다.
아마도 시진핑 주석은 이를 위해 지난 9년간 별 성과없이 운영한 SSF(戰略支援部隊)를 해체하고 미국 국방부의 기능적 전투통합사 운영을 모방하여 ISF(信息支援部隊), AF(航太部隊), CF(网络部隊), JLSF(联合后勤保障部隊)을 만들어 미래전에 대비하는 효과를 기대하였을 것이다.
다음으로, 당 중군위의 현대전에 대한 전문성 강화이다. 이번 2차 중국군 개혁으로 그동안 행정 조직 위주의 당 중군위는 판공실, 참모부, 위원회, 연구조직에 추가하여 현대전 주요 분야인 정보, 네트워크, 사이버, 우주, 전투군수지원 분야를 다루는 전문적 조직을 추가로 보유하여 당 중군위 각 참모부의 전문성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신설된 ISF(信息支援部隊), AF(航太部隊), CF(网络部隊), JLSF(联合后勤保障部隊)는 당 중군위 각 참모부와 동격(同格)으로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또한, 미국의 역공세에 대한 대응이다. 그동안 우주, 사이버, 전자기, 심리를 모두 다루는 SSF(戰略支援部隊)는 미국의 역공격에 취약하였으며, 이는 2022년에 미 정보기관으로부터 역공세를 받는 주된 이유가 되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SSF(戰略支援部隊) 기능을 세분화하여 보안체계를 강화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지난 4월 19일 이후 중국 관영 매체들은 ISF(信息支援部隊) 신설을 설명하는 핵심을 ‘정보 네트워크 체계(information network system)’(지난 4월 20일 중국 環球時報는 3회를 반복하였다)로 보도하면서, 향후 중국군이 우주 도메인을 통해 정보와 네트워크에 대한 우세권을 장악하여 미국과의 군사대결에 승리한다고 보도하였다. 틀린 말은 절대 아니다.
실제 지난 4월 25일 미 우주군 참모총장 스테판 화이트닝 우주대장은 지난 6년 동안 중국군이 우주 도메인에서의 정찰 감시용 인공위성 역량을 3배 이상 증강시켰다면서, 지난 4월 19일 2차 군개혁으로 그동안 미국이 우세한 모습을 보인 우주, 정보, 네트워크 도메인에서 중국군이 독자적 영역을 장악하려는 ‘획기적 사고 전환(breathtaking)’를 보였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궁극적으로 이번 시진핑 주석의 2차 군개혁은 2015년의 1차 군개혁 추진 이후 지난 9년 간 평가에 따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세를 장악하려는 시진핑 주석의 열망을 담은 지휘구상으로서, 비록 미국 따라가기식 군개혁으로 평가되나, 미군이 군개혁을 단행하면, 중국군도 유사한 군개혁을 추진한다는 군사적 경쟁 의지를 분명히 보인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