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시간이 남을 때, 굳이 멀리 떠날 수는 없지만 뭔가 ‘내 시간을 잘 썼다’는 기분은 얻고 싶을 때가 있죠. 그럴 때 우리가 흔히 놓치는 도시가 바로 인천입니다. 공항이나 차이나타운, 월미도로만 기억되는 이 도시는 사실 그보다 훨씬 다채로운 얼굴을 가지고 있고, 특히 당일치기 여행지로는 숨은 보물창고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1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인천은 바다도, 숲도, 예술도 모두 품고 있으면서도 사람에 치이지 않는 한적함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혼자 조용히 걷고 싶을 때, 친구와 감성 가득한 사진을 찍고 싶을 때, 또는 새로운 동네의 분위기를 느끼며 잠시 머물고 싶을 때, 인천의 숨은 동네들은 그 짧은 시간 안에 충분한 위로와 영감을 전해줍니다.
오늘 여행톡톡에서는 서울에서 딱 1시간인 인천광역시 당일치기 가볼만한 명소 BEST 4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천 동구에 위치한 배다리 헌책방 거리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감성적인 장소입니다. 이곳은 1960~70년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헌책방과 골목, 그리고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갤러리, 공방 등이 모여 있어 도시의 ‘시간’을 천천히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인데요.
봄볕이 따스하게 골목을 비추는 오후 시간, 이곳을 걷다 보면 낡은 간판과 책 냄새, 담쟁이덩굴이 벽을 타고 오르는 풍경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헌책방 ‘집으로 가는 길’, 독립서점 ‘이음책방’ 등은 잠시 들러 마음에 드는 구절 하나를 건져오기에도 좋은 공간이고요. 커피와 감성이 공존하는 카페들도 골목마다 숨어 있어 잠시 쉬어가기도 딱 좋습니다.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거리에서, 아무 말 없이 책을 고르고 벤치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그 시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더 좋은 이 골목은, 짧은 오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겨줍니다. 인천이 가진 ‘아날로그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할 장소입니다.
고층 빌딩 사이, 유리 건물들 아래에 펼쳐진 넓은 잔디밭. 인천 송도에 위치한 달빛축제공원은 이름처럼 해질 무렵의 빛이 가장 아름답게 머무는 장소인데요. 특히 봄에는 바람이 살랑이고 햇살이 따뜻해, 이 넓은 공간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리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공원은 산책로와 해변 데크, 잔디 피크닉 존으로 구분되어 있어 누구든 편하게 쉴 수 있고, 근처에는 센트럴파크와 송도국제도시의 세련된 카페 거리도 이어져 있어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인데요. 특히 바닷바람을 맞으며 돗자리를 펴고 누워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외국의 어느 도시공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일정이 애매하게 남은 날, 혹은 한적한 오후를 보내고 싶은 날. 뭔가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장소입니다. 산책, 커피, 일몰. 그것만으로 충분한 여행이라면, 이곳은 분명 당신의 시간이 ‘낭비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줄 거예요.
서울 근교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바다는 어디일까요? 바로 인천공항 옆에 위치한 영종도 마시안해변입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택시로 단 10분, 또는 공항철도+버스를 타면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는 이곳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하고 감성적인 해변 풍경을 품고 있는데요.
마시안해변은 수심이 얕고 바닥이 드러나는 갯벌이 있어,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바다의 모습이 시시각각 달라지는데요. 특히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얕은 물 위로 햇살이 퍼지는 풍경은 그 어떤 해변보다도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주말에도 비교적 한산해 혼자 걷거나, 가볍게 카메라를 들고 산책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근처에는 카페, 소규모 숙소, 바닷가 갤러리도 있어 '짧지만 깊은 체류형 여행'으로도 손색없는데요. 공항 근처라는 이유로 스쳐 지나가기 쉬운 이곳은, 의외로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명소이자 당일치기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입니다.
인천 중구 송월동에 위치한 동화마을은 그 이름처럼 마치 동화책 속 마을을 현실로 옮겨 놓은 듯한 공간인데요. 골목마다 핑크빛, 파스텔톤 벽화가 그려져 있고, 동화 속 캐릭터들이 조형물로 곳곳에 자리해 있어 잠시나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봄날의 햇살 아래 이 골목을 천천히 걷다 보면,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아기자기하고 화사한 풍경들이 이어지는데요. ‘백설공주 골목’, ‘피터팬 골목’ 같은 테마 구역은 물론, 한옥 느낌의 작은 박물관과 책방, 감성 카페도 있어 산책 이상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무엇보다 차이나타운과 인천역, 자유공원 등 다른 여행지와도 걸어서 이어지기 때문에 반나절 코스로 매우 효율적입니다. 인스타 감성 여행, 사진 여행, 혹은 기분전환용 ‘가벼운 걷기’를 원할 때, 송월동 동화마을은 어른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당일치기 명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