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종교
시창 13년 6월26일은 불법연구회의 여름철 기념일이다. 이 날은 서너 분 연사의 강연으로 유쾌하게 지내고 그 다음날에 남녀대중을 모우고 선생님께서 친히 설법하셨다. 먼저 김광선에게 성주 삼편을 낭독케 하셨다.
그 뒤에 선생님께서 법좌에 오르시니 대중들은 한층 더 정신을 가다듬고 귀를 기울여 들었다. 선생님은 조송광, 송만경, 박대완, 전음광 등 네 사람을 부르시어 앞줄에 앉히고 먼저 대완에게 물었다.
[소태산] “오늘날 어느 나라를 가장 우월한 나라라고 인정하는가?”
[대완] “미국이 제일이 됩니다.”
[소태산] “무엇으로 우월하다고 하는가?”
[대완] “첫째는 재물이 풍부합니다. 여러 나라 가운데 미국에 빚이 없는 없습니다. 또 종교의 인화가 고루 퍼져서 국민의 정신이 결속되었음으로 오늘날 세계의 패권을 잡게 된 것 같습니다.
[소태산] “그 밖에는 없는가?”
[대완] “다른 것은 별로 생각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다시 송광에게 질문을 옮기셨다.
[송광] “저도 미국이 가장 우월한 나라라고 확인합니다. 과연 종교의 힘이 한량없이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개발되기 전 원주민으로 말하면 흉악한 야만인종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자들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예수교의 복음을 전파한 이후로 국민의 정신이 일치하고 따라서 재력이 확충되어 오늘날과 같은 세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소태산] “또 그 밖의 원인은 없는가?”
[송광] “생각 되는 바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다시 만경에게 질문하셨다.
[만경] “제 생각으로는 미국은 공화정치를 행한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라라 그러므로 상당한 인격자를 택하여 징치기관을만들어 모든 정치가 잘 행한 것이고 국력이 부강케 된 것이니 다만 종교의 힘이라고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소태산] “그러면 미국에 예수교가 정부 창설 전부터 수입되었는가? 아니면 정부수립한 후에 수입한 것인가?”
[만경] “저는 외국 역사에 정통치 못하여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다시 대완에게 물으셨다.
[대완] “컬럼버스가 처음 미국을 발견하고 그 후 직접 종교를 수입하여 오랫동안 국민의 정신을 결속하여오든 결과 영국의 식민통치에서 해방 독립하여 워싱턴 정부가 수립된 것입니다.
선생님은 다시 음광에게 물었다.
[소태산] “네 생각은 미국이 무엇으로써 세계 최강국이 되었는가?”
[음광] “저 생각으로는 미국은 안으로 종교가 확립하여 국민의 심리를 다스리고 밖으로 정치가 밝아서 만반의 행화를 분명히 함에 안팎으로 다스리지 않는 곳이 없음에 따라 오늘 날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참 지경(이상적인 국가)에 이르자면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네 사람의 의견을 듣고 말씀하셨다.
[소태산] “여러분이 종교와 정치의 필요를 말하니 그 보는 바가 옳다. 종교와 정치는 세상을 운전하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아서 그 중 하나라도 고장이 나면 세상은 완전한 세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종교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능력(自能力)과 자각력(自覺力)을 갖도록 이끌어 모든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요, 정치는 자능력과 자각력을 가지고 모든 일을 처리한 후에 시비를 밝혀서 상벌을 주는 것이다. 종교는 처음을 바르게 하는 집이요, 정치는 끝을 다스리는 기관이라 처음과 끝을 바르게 하면 원만하고 문명한 세상이 되리라. 과연 정치와 종교는 사람에게 이와 같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한 때라도 잊고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와 종교는 본래 고정된 것이요, 인심과 시대는 때를 따라 변동하는 것이다. 정치와 종교가 고정한 데 그쳐서 저 변동하는 형세를 맞추지 않으면 정치와 종교는 세상을 유익하게 하기 보다는 도리어 멸망의 길로 이끌고 말 것이다.
옛날에는 아무리 적합한 법이었더라도 현대에 와서는 맞지 않을 수 있고 비록 옛날에는 맞지 아니한 법이라도 현대에 와서는 적합한 법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알지 못하고 다만 구 도덕관념에 억매여서 새 시대의 새 정신에 순응치 않는다면 그 구 도덕이라 하는 것은 날로 부패하게 된다. 종교와 정치를 모든 새 방편으로써 다시 개혁해서 그 시대의 활물을 만드는 것은 곧 그 세상의 구주이시다.
종교는 도덕이 근본이 되고 정치는 정의가 근본이다. 도덕과 정치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근본은 변할 수 없으나 그 쓰는 방편은 시대를 따라 변하고 사(事)기(機)를 응하여 다르나니 이것은 구주의 수단에 있다. 어느 시대와 어느 나라에 종교와 정치가 없어서 다스리지 못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기관을 운용하는 구주를 만나지 못한 까닭이다.
비유하자면 기차, 윤선, 비행기 등 모든 기계는 우리에게 위없는 편리를 주지마는 능히 그것을 운전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 아니면 무슨 쓸모가 있는가. 그런 까닭에 좋은 종교도 있어야 하고 좋은 정치도 있어야 하지마는 거기다가 좋은 지도자를 더 하여야 삼합이 맞을 것이다. 오늘날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우월하게 된 것이 다소간이라도 이 세 가지가 합한 때문이다. 우리는 정치, 종교, 지도자가 합하는 법을 알았으니, 그 법으로 일심 분투 노력하자. 먼저 우리의 자신 훈련을 마치고 어서 빨리 이 세상을 완전무결하게 만드는 것을 우리 책임으로 알자.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아무런 권한이 없으니 어찌 할 수 없다. 그러나 종교적 방면에 관하여는 재주 있는대로 심력이 미치는 대로 될 수 있는대로 개선하고 완전하도록 단련하여 종교의 대혁명을 일으킬 만한 처지에 있으며 의무가 있다. 정치와 종교는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종교가 능히 법률을 낫난 수가 있나니 만약 종교가의 단련하여 놓은 법이 정치상에도 적합 필요하고 보면 반드시 법을 정치계에서도 수용하게 될 것이요, 정치계에서 그 법을 수용하게 되면 그 법은 양 방면을 통하여 전 세계에 널리 행하게 될 것이다.” 하시고 대완에게 물으셨다.
[소태산] “저 바깥사회에서 우리를 볼 때에 부패한 종교의 집단으로만 알겠는가? 아니면 이 세상의 일부분 혁명의 책임을 가진 사람으로 알겠는가?”
[대완] “철 없는 사람이 볼 때에는 부패한 종교 집단으로 비웃을 것이요, 식자가 볼 때에는 일부분 혁명의 책임을 가진 집단으로 인정할 것입니다.”
[소태산] “만약 이곳에 어떠한 사회 지도자가 찾아와 ‘남자가 세상에 나서 사회에 할 일이 많거늘 어찌 이와 같은 시골에 자리를 잡고 부패한 사상으로 용렬한 생활을 하고 있는가?’하고 질책하면 대완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대완]“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모든 것이 가까운 데서 먼 곳에 이르나니 사회를 개혁하려면 먼저 마음을 개혁해야 할 것이다. 나는 먼저 나의 마음을 개선하려 이 곳에 왔다. 너희도 큰 사업을 경영하려거든 마땅히 이곳에 와서 많은 훈련을 받아서 마음혁명을 완전히 이룬 뒤에 사회 운동에 발을 들여 놓으라’고 권고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만경에게 물었다.
[만경]“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우리의 강령과 취지 규약 중 한 가지라도 현대 정신에 반하는 것이 없고 모두 다 해방이며 자유니 만약 그러한 사람이 그러한 말을 하면 우리의 강령과 취지규약을 한 번 설명하여 주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송광에게 물었다.
[송광]“‘나도 일찍이 혁명의 사상을 가지고 외세를 이용해 볼까하고 예수교를 수십년 믿었지만 어떤 가능성도 없으므로 다시 이 곳에 와서 우리 선생님 법하에 있으나 아직 심오한 법의를 깨닫지 못하여 무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 선생님의 법은 지극히 원만하시고 지극히 평등하시사 첫째 사람의 뇌수를 개혁하시나니 그대도 혁명의 순서를 알고 싶거든 한 번 우리 선생님을 뵈옵고 물어라’ 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다시 음광에게 질문하셨으나 음광의 대답도 대개 이 사람들과 같았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소태산]“대개 혁명의 본래 뜻은 모든 불합리한 것을 합리로 불공평한 것을 공평으로 개선 혁신하는 것이다. 신문보도를 보면 요즘 중국에서는 장개석이 죽은 손문의 유지를 이어 삼민주의를 표방하고 소군약졸로 광동일우에 일어나서 파죽지세로 전 중국을 통일하고 이제 국정개혁에 착수하여 모든 불합리, 불공평한 제도 습관을 다 철폐하고 자유평등의 새 중국을 건설한다하니 뉘 아니 경하할 바 아니랴. 물론 그 주의도 좋거니와 그 지도자를 얻은 때문이라 하겠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표방하고 나아가는 취지 강령을 보면 장개석에 비하여 훨씬 호대하며 웅장하다 할 수 있다. 장개석은 무력으로써 단일국의 정치적 혁명에 헌신한 바이며, 우리는 심력으로써 전 세계의 정신적 혁명에 희생할 결심이다. 그런고로 도덕의 주의는 국경이 없다. 무력으로써 강제로 복종을 받는 것은 그 권위가 있을 동안 일시적인 복종이요, 심력으로써 자연이 감화를 입히는 것은 영영 변하지 아니할 복종이니 무력으로 행하는 자는 좀 원성이 된다 할 수 있으나 그 반면에 연패하기가 쉬우며 심력으로써 행하는 자는 성공이 혹 더디다 할지라도 그 대신 오렛동안 지속할 힘이 있을 것이니, 그 가치를 어디다 비교할 바이랴.
만약 장개석이 한 번 무력으로써 전국을 평정하고 다시 도덕으로써 인심을 결속하여 문무를 겸비한다면 그 공덕과 그 인격이야 말로 우리로서 미치지 못하는 바 될 것이로되 다만 무력적 정치혁명에 그치고 만다면 그 공덕은 얼마 되지 아니할 것이요, 그 인격은 한때의 영웅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 근면할 지어다. 우리의 법을 잘 연마하여 전세계 인류의 무상 묘약이 된다면 가져가지 아니할 자가 누구랴. 좁은 조선 일우의 익산 금강원에 잠룡인 우리가 장차 세계의 정신적 주인이 되고 한 나라의 국토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의 교법이 세계의 종법이 될지 누가 알 것인가? 그런 까닭에 우리는 사람 숫자가 많은 것을 탐내지 않는다. 원대한 발원과 독실한 성의만 있는 사람이면 다만 몇 사람이라도 좋다. 사실 열 사람만 완전하게 훈련해 놓으면 능히 시방세계를 운전하며 전 우주를 움직일 터인데 하물며 이같은 대중이 모였으니 무슨 걱정이 있느냐.
내가 이상에 말한바 그 법이 있으나 그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행할 수가 없다는 뜻을 재삼 반복하여 밝힌 것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그 사람이 되어서 그 법을 행하려는 생각을 마음속 깊이 새기도록 하려 함이다.
여러분! 다시 우리의 표준인 삼대강령의 뜻을 깊이 한번 새겨 보라. 사리연구에 사자의 뜻은 정치에 속할 것이요, 리자의 뜻은 종교에 속할 것이다. 여러분은 마땅히 정치와 종교를 아울러 밝혀서 복혜 양족을 유감없이 얻으라.
그와 같이 하기로 하자면 먼저 수양을 필요로 할 것이다. 수양력과 연구력이 풍부하면 모든 일에 취사가 안되는 일이 어디 있으며 못할 사람이 어디 있으리오. 이같이 훌륭한 강령을 세운 여러분이여, 날마다 즐겨하며 날마다 기뻐하며 춤추어라. (시창 13년 6월27일 송도성 기록)
첫댓글 하하하하! 지난 번 올리신 [소태산의 법문] 정치와 종교1]와 내용이 비슷합니다.
하나로 통합하면 안 될까요? 하하하하! 수고하셨습니다.
앞 부분은 똑 같지요. 앞의 글은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