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선전이 본격화되자 공화당 트럼프 후보쪽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원래 전 대회 우승팀인 디펜딩 챔피언은 항상 도전세력의 공격에 시달리기 마련입니다. 두 대회 연속해서 우승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어떻해서든지 재선에 성공하려는 바이든 후보 입장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공격을 막기에 급급한 상황입니다. 민주당 바이든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시키려 하고 있지만 그것이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세력은 민주당의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공략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마이동풍이자 우이독경입니다. 오히려 민주당이 사법 리스크를 내세우면 공화당 지지세력은 더욱 공고히 뭉치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선거는 바이든 집권 4년에 대한 중간 평가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가 트럼프이니까 더욱 그렇습니다. 트럼프로부터 정권을 빼앗아간 뒤 바이든 정부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보자는 성격 말입니다. 그 가운데 중동지역의 외교가 도마에 집중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중국문제야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방법론적으로 조금 다를뿐 핵심은 비슷합니다. 그러니 그다지 큰 이슈거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동문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시각이 상당히 다른 상황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도 민주당에서는 확전을 자제하자는 입장인데 반해 공화당측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총리 네타냐후는 바이든의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오히려 트럼프와 더 맥을 같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민주당 지지세력가운데 상당수가 팔레스타인에 대해 은근한 동조를 보이는 상황이니 바이든의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 있는 중동출신들 상당수가 팔레스타인을 묵시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미국 백인들이 주축인 공화당 트럼프 지지세력은 오로지 이스라엘편입니다.
이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 시절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바이든 정부 들어 그 기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게다가 중국이 중동에 깊숙히 관여하는 상황이 되니 미국입장에서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펼 수가 없었습니다. 중동의 많은 세력들이 이런 미국의 상황을 모를 리 없습니다. 레바논 헤즈볼라 세력이 이스라엘에 공격을 해오는 일도 생기고 있습니다. 중동의 홍해지역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무력도발을 일으켜 미군이 타격에 들어갔습니다. 중동지역의 반미 반 이스라엘 세력들이 대선을 앞둔 미국의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겠다는 작전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며칠전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에 있는 미군 주둔지에서 미군 3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을 당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미군이 사망했다는 데서 이번 사태는 미국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가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미 대통령 바이든은 사우스캘로라이나주 유세 현장에서 미국은 보복할 것이라고 강하게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수준에서 보복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흔적이 뚜렷합니다. 이란 주요지점에 공격을 가할 경우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중인데 또 다시 미국이 직접 개입하는 미국 이란 전쟁까지 벌어질 경우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바이든쪽은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란과 상당한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개입할 경우 그야말로 중동전 나아가 세계 대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바이든을 고민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측에서는 정말 꽃놀이패가 생겼습니다. 자신들은 고민할 필요없이 뒤에서 훈수성 공격만 하면 되니까 말입니다. 모든 책임은 다 바이든쪽이 지는 것이니 세상에 이런 꽃놀이패가 어디 있겠습니까. 공화당에서 말발이 서는 의원들은 모두 나서 이란공격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과 직접 전쟁을 벌일 경우 11월 대선은 해보나 마나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공화당쪽은 판단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란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캠프는 연일 지적을 할 것이고 언론들도 강하게 전쟁상황을 보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 이란전은 미국이 중동에서 벌였던 어떤 전쟁보다 힘들고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바이든 지지세력도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공화당의 공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자칫 공화당의 꼼수에 놀아나서 안그래도 불리한 미 대선 판세가 더욱 곤란한 지경에 빠질 것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물론 중동의 친이란 세력들이 미국과의 대규모 마찰로 얻을 것이 많을지 잃을 것이 많을 지는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미국에 비해 잃을 것이 별로 없다고 판단하는 중동의 친이란 세력들은 미국을 향해 저항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그럴 경우 미국 민주당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고 미국 공화당 입장에서 다시 올 수 없는 최상의 기회 다시말해 꽃놀이패를 즐기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2024년 1월 2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