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생활과 실버타운
일단 이곳에 입주한 노인들은 결코 다른 곳으로 이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인간이 노후생활을 함에 있어서 이 이상 편리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무료함이라든가 고독감 때문에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된다. 원체 많은 노인들이 한데 모여 살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손쉽게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실버타운 또는 노인촌락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휠체어(Wheel chair)를 타고 다니던가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사람, 또는 노쇠해서 무기력하거나 노환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만이 집중 거주하는 곳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의 실버타운을 한번 답사해 보면 그러한 이미지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금방 깨닫게 된다.
이러한 실버타운에는 노인들이 여가활동의 일환으로 즐길 수 있는 취미오락시설과 프로그램이 50종류가 넘는 곳도 적지 않다. 입주노인들의 대부분은 그 중 2개 내지 3개의 클럽활동에 참가하고 있으므로 하루하루를 스케줄에 따라 매우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오전에는 교양강좌나 강연회에 나가고, 오후에는 볼링을 하거나 실내수영장에 나가며, 저녁에는 사교댄스클럽에 참가하고 있다는 노인도 있고, 오전에는 화실(畵室)에 나가서 그림을 그리고 오후에는 골프클럽 또는 에어로빅클럽에 참가하는 것을 일과로 삼고 있다는 노인도 있다.
도자기 수공예 제작에 심취되어 있는 노인도 있고, 화훼단지에 나가서 하루종일 화초를 가꾸는 일에 매달려 있는 노인들도 있다. 하루하루의 스케줄이 너무나도 바빠서 자식들한테 편지를 쓸 시간여유조차 없다는 노인도 있다.
60대 초에 직장에서 정년 퇴직한 노인들은 젊은이들 못지 않게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그래서 서구사회의 젊은 노인들 중에는 여생을 취미오락활동에 심취되어 있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레크레이션 중심으로 운영되는 실버타운에서의 생활은 꿈의 실현을 뜻한다.
일단 이곳에 입주한 노인들은 결코 다른 곳으로 이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인간이 노후생활을 함에 있어서 이 이상 편리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무료함이라든가 고독감 때문에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된다. 원체 많은 노인들이 한데 모여 살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손쉽게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실버타운에는 노인들이 취미활동 여가활동을 함에 있어서 필요로 하는 모든 설비와 프로그램이 완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활동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얼마든지 있다. 론볼링(Lawn Bowling)이나 골프를 즐기려고 해도 누군가 같이 게임을 즐기려는 친구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그러한 친구를 사귀기가 지극히 용이하다.
실버타운에는 다양한 종류의 클럽활동이 있다. 음악동호클럽, 미술동호클럽, 낚시클럽, 테니스클럽, 볼링클럽, 수영클럽, 에어로빅클럽, 장기클럽, 카드놀이클럽, 화초가꾸기클럽, 승마클럽, 수공예부문에서는 목공예클럽, 도자기굽기클럽, 보석세공클럽 등도 있다.
각종 영화, 연극, 강연회, 강습회, 음악회 등이 매주 한 번씩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레크레이션센터나 체육관에서는 매일 각종 취미오락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모든 입주자들에게 사전 통보한다. 노인들이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서비스는 언제나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의료서비스, 간호서비스를 비롯해서 심부름 해 줄 사람, 빨래나 청소를 해 줄 사람, 그리고 일용품을 구입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편의가 시설내에서 손쉽게 해결될 수 있다.
식사도 자택에서 자취할 수도 있고 시설내의 공용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체제가 잘 짜여져 있다. 주택도 건강이 좋지 못한 노인들이라 하더라도 용이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구조설계가 잘 되어 있다. 정원에는 화초, 잔디, 관상수 등이 조화를 이루어 잘 정리되어 있다. 많은 주민들은 실버타운 내에서는 승용차 대신 골프 카트(Golf Cart)를 이용하는 등 연중 장기휴가를 즐기는 것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생활한다.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노인들만이 한곳에 집중 거주하는 실버타운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구미 선진국의 노인들 중에는 동년배의 연령에 해당하는 노인들끼리 한데 모여 실버타운에서 생활하는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들 중에는 최근 실버타운에서 생활하기를 희망하는 노인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새로 개원한 서울시니어타워, 분당에 신축중인 경남시니어타운, 그리고 삼성생명이 경기도 용인에 건설중인 실버타운 등에는 노인들의 입주희망자가 쇄도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실버타운은 노인들의 주거에 대한 욕구가 점차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재 간 한국노인문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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