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첫째날은 엄청나게 고생했고
노가다 둘째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만 먹었습니다. (--.--)
그것도 마쉬고 싶은 술이 아니라 노가다 사장님이 기분좋아서 한턱 크게 내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마신 술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 어머니께 제가 겪은 애기를 하니까 어머니께서는 기뻐하셨습니다.
한편으로는 가난한 집의 막내 아들이 애처롭게도 생각하셨는지 저의 손만 꼭 잡으실
뿐 이었습니다.
어느덧 어머니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시는 것 같았습니다.
" 날도 추운데 젊은 놈이 이 무슨 고생이니..."
전 어머니께 말했습니다
"어머니 전 괜찮습니다. 젊었을 때 고생은 돈 주고 사서도 한다고 하잖아요. 전 괜찮습니다."
그날 밤엔 술은 취했지만은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집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처음으로 돈을 벌어 본 경험이..
그리고 그러한 경험조차도 노가다 사장님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에 이러한 경험들이
성공으로 향할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 되리라는 믿음에 잠을 이루기 힘든 날이었습니다.
아무튼 그 날 이후로 전 설비 노가다 이틀만에 18,000원짜리 인생에서 25,000원짜리
인생으로 점프가 되었습니다.
그 다음날에도 저의 출근 시간은 오전 8시가 아니라 오전 6시였습니다.
지하창고 벽면에 각개목으로 도배를 하고 망치, 뺀치, 도라이버 등등은 정리를 하였지만
지하창고 구석에 박혀있는 마대자루등을 정리를 안했기 때문입니다.
큰 포대자루를 엎으면 같은 규격의 Y자엘브, T자엘브 프라스틱등이 쏟아졌고 전 일일이
끈으로 이것들을 모았습니다. 즉 포대자루에서 하나씩 꺼내서 옥상으로 가지고 올라가는
시스템이 아니라 지하창고 벽면에 큰 끈으로 이것들을 일목요연하게 매달아 관리를 했던
것이지요.
이렇게 하면 그날 그날 나간 물건의 양도 알수 있고 재고파악도 간단하고..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15미리 Y자엘브를 찾기위해 수십개 되는 포대자루를 확인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일의 효율성 극대화와 더 나아가 재고정리까지 완벽하게 카바할 수가 있었죠.
이윽고 8시쯤 (노가다사장의 시간은 언제나 정확하였습니다. 물론 노가다 형님들의 출근시간
도 정확했구요) 지하창고 문이 열리더만 사장님이 절 보자말자 빙그레 웃으시더라구요
"야 너 어제 술 많이 먹어서 오늘 늦게 나올 줄 알았다. 근데 일찍 나왔네"
"너 몇시에 나왔어?"
"네 저 6시에 나왔는데요"
"풋핫 짜식아 8시에 나오라면 8시에 나올것이지 사장말 열나 안듣네. 하하
그렇게 일찍 나와서 오늘은 뭘했냐?"
"네 오늘은 마대자루에 담아진 부품들을 다 정리했습니다"
"음..그러네..이렇게 하니까 훨씬 보기도 좋네. 안그래 진호"
여기서 진호란, 그때 나이 27살의 저보다 두달 더 빨리 들어온 노가다 형님이었음
"....네 좋네요..."
"자~~오늘은 어제 못한 일까지 열심히 하자~~"
그리곤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노가다 처음 온날, 두번째 온날, 세번째 온날...가면 갈수록 저의 대접이 틀렸습니다.
첫날에는 공구리 및 찜통 등을 시키시더만 노가다 3일째 되는 날에는 제가 공구리 칠때
노가다사장님은 저보가 잠깐 쉬라고 하면서 본인이 공구리를 치기 시작하셨습니다.
전 깜짝 놀라며
"사장님 이것은 제가 해도 됩니다. 제가 할께요"
"야 짜식아 쉬라고 하면 쉬어...정 쉬기가 뭐하면 식당에 가서 사이다와 막걸리나 가지고 와
참 김치도 좀 얻어와"
이렇게 사람이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본인이 진심으로 열심히 살려고 하고, 노력을 한다면
다른 사람도 그러한 노력과 진심을 알아준다는 철학을 배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게 저의 노가다 3일째 되는 날은 지나 가고 있었습니다.
3편은 기대하신 만큼 빨리 쓰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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