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다들 떠난다. 이름하여 여름휴가!. 예전에 누군가가 결혼은 해도 후회, 하지않아도 후회 할거라고 했다지만 여름 휴가야 말로 가도 후회, 가지않아도 후회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한 일주일 쯤의 휴가야 장마비 속에 묻혀 지나 갈테고 어디든 다녀올껄 하는 후회는 출근 전날 정도 쯤이면 들볶는 가족들의 성화에 느껴 질수 밖에!. 그러나 기회는 있으니 하루쯤 여유가 있다면 칠선계곡에 가보라. 번잡 하지도 않고 시원하고 볼꺼리에 먹을꺼리 많으니 단 하루의 휴가라도 이정도면 누구든 만족하다 할것이다.
지리산의 아흔 아홉골중 가장 긴 계곡은 물론 칠선계곡은 아니다. 하나 지리 십경중 유일하게 계곡으로 이름을 올린곳이 칠선계곡이다보면 한번쯤 들러 보아야 할곳이 아니겠는가?. 아시다시피 지리십경중 제1은 천왕 일출이다. 구름바다 가운데서 붉게 솟아 오르는 일출은 웅혼하여 누구든 굉장한 감동을 느낀다. 아쉽게도 천왕 일출은 아무나 볼수있는게 아니다.어렵사리 천왕봉에 도착하였어도 삼대적덕 즉 할아버지 아버지 자기까지 덕을 쌓아 겨우 자식대에 천왕 일출을 볼수있음이니 믿기지 않으면 가 보시라. 그리하여 일출을 보았으면 증조부 부터 후덕한 집안이니 당신도 더 더욱 덕을 쌓으시라!. 집안 욕 먹이지 말고....,지리십경 제2는 반야 낙조이니 반야봉 정상에서 백운산으로 넘어가는 붉은노을 을 일컫는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언제인지도 모르게 소멸되어 없어진 노을에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어두워 져서야 뱀사골 산장으로 내려 온일이 있다면 당신은 온전히 반야낙조를 아는사람이리. 제3경은 노고운해라. 몇년간의 자연휴식년제를 지내고 생태계가 복원 되었다지만 아직 까지는 예약제라 기실 노고운해를 보기는 쉬운일 이 아닐것이다. 자연휴식년제가 시행 되기전 무거운 텐트를 메고 2박 3일의 종주 마지막날 아침에 깨어난 노고운해, 켜켜히 쌓인 구름이 강물처럼 흐르는 그 장관은 지금 생각해도 행운이었다. 정녕 잊지 못할 노고단의 그 구름바다여. 제4경은직전 단풍이다. 피아골의 삼홍소에 비친 붉디 붉은 단풍을 제 4경으로 친다. 흔히 피아골을 으시시한 원혼들이 떠도는 참사의 현장 정도로 생각 하지만 직전이란 피밭을 말함이니 원래 이름은 피맛골이라 한다. 누군가 붉은 단풍과 지리산의 빨치산 투쟁사를 엮어 단풍이 붉은 이유를 들이대지만 근거 없는 요설에 현혹 되지 마시도록, 5경은 세석 철죽이다.지금이야 황폐해져 군데군데 무리져 피어 있지만 세석 철죽의 명성은 가히 독보적이었다. 바래봉이나 황매산 일림산 어디어디 해도 오월말의 세석처럼 빛나지 못했으니 바로 그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 세석의 철죽은 수난을 당하고 만것이다. 그나마 관리공단의 복원 노력으로 30% 정도의 복원이 진행 중이니 머지않아 세석철죽의 명성이 되살아나길 기원 해본다. 지리6경은 벽소명월이라. 기실 지금의 벽소령산장 자리보다 천왕봉 쪽으로 한시간쯤 더지난 덕평봉 근처가 벽소명월의 제맛이 나는 자리이니 벽소령에서는 달을 보는 시간이 짧음을 한탄하는 만고 내 생각이다. 제7경은 불일폭포다. 고운 최치원 선생은 지리산 과 떼어 놓고 생각할수 없는 분이시지만 표연 신선이 되신곳이 이곳 쌍계사 뒷편인 불일 폭포근처라 생각된다.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는 화개동천 곳곳에 스며 있지만 쌍계사 위의 칠불암 갈림길 마을 인 신흥동에는 삼신동과 세이암이라는 음각 글씨가 새겨져 있고 이 글씨는 최치원 선생의 친필이라 전하고 있으며 그가 신흥사에 머물때 꽂아둔 지팡이에서 싹이나 자랐다는 수령 천여년의 도나무는 경상남도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니 홀연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떠난곳이 고개 넘어 청학동이라 한다. 전설의 무대가 되는 불일 폭포는 약 60m가되는 웅장한 폭포다. 쌍계사 윗편의 국사암 부터는 길도넓고 완만해서 한시간 정도면 무난히 당도한다. 아울러 불일 평전의 간이 찻집에서 맛볼수 있는 약초차 한잔은 발품을 판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리라. 제8경은 연하선경 이라는데 장터목 산장과 촛대봉 사이의 연하봉 경관을 말하는 것 같은데 오랜 시간을 머물며 바라보아도 선경 이라기엔 좀..., 10경이 섬진 청류이니 말할것도 없이 섬진강 맑은물을 칭함이요, 빼먹은 9경이 바로 칠선계곡이다. 칠선계곡은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지대로 자연 자원의 보고이다. 두지터를 지나 철다리를 건너서부터 곳곳 에 펼쳐지는 소와 담, 폭포가 이름을 달수 없을만큼 숱하고 가을철 내밀한 단풍의 아름다움은 자연의 신비를 넘어 경외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동안 자연보호 휴식년제에 묶여 출입이 통제되다 작년부터 인터넷 예약을 통해 추첨으로 1일 30명에 한해 등산이 허락 된다.그것도 자연보호 해설사와 동행하는 조건으로, 하여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로또보다 더 어려운것이 칠선계곡 기점 천왕봉 산행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정도다. 그러나 선녀탕과 옥녀탕에 이어 비선담 까지는 입산이 허용되니 아쉬움을 달랠만 하다. 산행은 매표소를 지나 두지터 출렁다리 옛마을터 망바위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순, 거리는 3,9km 정도지만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좋아 빠른걸음이면 세시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다.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온 일행들도 세시간 반이라고 하니쉬엄 쉬엄 애기라도 나누고 탁족을 하더라도 다섯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산행이 일찍 끝나 아쉽다면 매표소에서 좌측으로 500m쯤 떨어진 용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매표소 옆에 이정표가 있고 한 십분정도 걸린다. 용소는 기우제 터로 비가 오지 않으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통돼지를 제물로 바쳤는데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던지 비가 내리기를 자주하였다고 전한다. 칠선계곡은 한국의 삼대 계곡중 하나로 손꼽인다. 한라산의 탐라계곡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지리산의 칠선계곡을 일컬어 한국의 삼대 계곡이라는데 계곡마다 특색이 있으니 그건 다음에 애기 하기로 하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벽송사의 말사인 서암을 들러보자. 이 서암정사는 벽송사 주지를 지내셨던 원응스님이 원력을 내어 20여년 전부터 조성하기 시작 했다.스님은 화엄경 82권의 금글씨 사경을 시작하는 한편 전국의 이름난 석공들을 불러모아 화엄경의 일화들을 형상화한 그림들을 조각하게 했다. 바위들을 깎아 불상들을 새기는 작업은 석공들에게도 고행이었고 일년이 지나지 않아 석공들 대다수가 중도 포기, 그중 홍덕희씨만 남아 작업을 마무리 했다. 82년 기능경진대회 석공예 부문 금상 수상자인 홍씨는 무언가 작품을 남기겠다는 염원을 세우고10여년 동안 부인은 물론 아이들도찿아오지 못하게 하고, 술 담배를 끊고 구도자적 자세로 작업에만 몰두하며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다. 굴법당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쪽 벽면부터 목련존자 사리불존자 남순동자 관음보살 아미타불 도명존자 지장보살 그리고 아래쪽 평등문 안에는 부처님의 십대제자와 신장들을 새겼고 가운데 기둥에는 오백나한들을 정교하게 조각했다. 굴법당 외에도 입구의 사천왕상 북쪽 절벽의 비로전에 새긴 비로자나불상 등도 모두 감탄 스럽다. 특히 심혈을 기울인 것은 지장 보살상 이라고 하니유심히 보시길....., 마천면 이나 인근 남원의 인월 에는 흑돼지를 취급하는 식육점과 식당이 여럿있다. 껍질 마저도 쫄깃한 흑돼지는 뛰어난 맛으로한번 맛본 사람은 딴고기를 먹지 못할만큼 맛있다. 이왕 인월에 들렀다면 시외버스 주차장 근처의 어탕집에 들러보길 권한다. 어탕국수와 붕어찜등 사장이 직접 잡은 토종 고기들이 안주인의 솜씨와 어우러져 해마다 TV와 방송에 소개되는 맛집이다. 이곳을 지나쳤다면 산청군 생초면의 어탕집도 맛으로 소문난 집들이 많다.영화 타짜의 주인공인 모씨도 이곳에서 어탕집을 하고 있다고 하니 어탕 한그릇 비우고 한수 지도라도 받으면 어떨까?. 물론 농담이다.
옥녀탕! 밑의 선녀탕 보다 훨신 넓고 웅장하다.
칠선폭포! 여기는 입산통제구간
비선담! 현재 출입제한 선이다.
용소 ! 검푸른 물살이 오싹하다.
첫댓글 우리나라도 가볼만한것 많은것같다...경치 죽인다...
언제갔다왔지 내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