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 주택들에 둘러 쌓인 채 패널 건물 성당과 일반 조적조 주택 사제관 교육관 건물 안에서 담소 나눌 공간조차 없이 비좁게 지내왔던 서울 외곽의 시흥4동성당(주임=최성우 신부)이 「비움」과 「틈새」 개념 및 재활용기법 등을 이용한 리모델링으로 성모마당과 아이들 놀이 공간이 있는 성당으로 탈바꿈했다.
성모상이 모셔진 마당벽에는 작은 화단과 소원나무가 자리해 있고 성모상 맞은편에는 분수식으로 물이 흐르는 십자가 조형물이 설치돼 있으며 바닥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고무 블록으로 꾸며진 모습이 어느 공원 못지 않은 풍경이다. 지역민들에게도 휴식의 공간을 만들어 줌으로써 상대적으로 교회에 대한 이미지까지 높여주고 있는 시흥4동성당의 변신은 성당 신축이 늘어나고 있는 한국교회 상황 안에서 효율성 경제성을 고려한 성당 건축의 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시흥4동성당 모습에서 가장 눈여겨 볼 수 있는 것은 비움과 여백 공간. 이것은 교육관으로 사용했던 100평 규모의 조적조 주택 건물을 철거하면서 생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성당측은 시설 보수 및 개선 공사를 진행시켰고 성당벽면 및 감실 제단공사 성모마당 조성 그리스도왕 조형물 설치 등을 시작했다. 기존 사제관은 교리실로 바꾸고 인근 건물을 매입 사제관을 옮기는 작업도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주임신부를 비롯 전 본당 공동체는 빚없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사제관부터 긴축재정을 했고 신자들은 시간날 때마다 잡일을 도와 비용을 줄였다.
100여평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서 성당측은 기도와 찬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모상을 옮겨와 성모마당으로 이름지었다.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소가 이뤄지도록 마당 벽면에 소원의 나무를 만들어 자신들의 소원을 적어 봉헌토록 했고 화단에는 구역을 만들어 아이들 이름을 붙이고 한송이씩 꽃을 심도록 했다.
성당이 변한 후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주일학교 학생수가 10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이다. 놀이공간이 시원찮던 아이들에게 성당은 가장 찾고 싶은 곳으로 여겨지게 됐고 자신들의 화단이 생기면서 애착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신자들도 「예쁜 성당」에 대한 자부심이 커지면서 이웃들을 성당에 데려와 자랑하고 보여주는 광경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성당측은 이번 공사 명칭에도 기존의 「건축」 대신 「영조」(營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성당 건축 용어의 개념도 바꿀 조짐이다.
『하느님을 모시는 공간으로서 인간의 정신적인 행위를 전제로한 물리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단순히 집을 세운다는 의미의 「건축」보다 집을 지었다는 「영조」 개념이 더 정확하다』는 최성우 주임신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