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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한 친구 몇 명에게 책을 보여주며 '나 오늘 1시에 이런 훈련 할꺼다..너 보고싶으면 버스 정류장으로 와서 봐' 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왜? 하냐며 하지말라고 말렸다. 그날 새벽, 나는 마치 군인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는 마음처럼 평소보다 더 강하고 절도있는 다짐을 했다.
'남호야! 드디어 오늘이야...오늘 반드시 멋지게 훈련하는 거야...할 수 있어!!'
"남호야..이..남..호..!! 할 수 있다!!"
여전히 창문 아저씨는 고함을 질렸다.
"누구야..!!! 이 미친놈아! "
드디어 그날이 왔다. 나는 수업을 마치고, 절친 한명과 곧장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갔다. 아직은 학생들이 내려오지 않았다, 약 5 분 후 저멀리서 여중생들이 까르르 웃으며 내려오고 있었고, 그뒤에 삼성여고 누나들과 중학교 선, 후배들이 벌떼처럼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정류소에는 학생들로 가득 채워졌고, 나의 심장은 불꽃을 품어내며 터질 듯 한 용광로 처럼 흥분되기 시작했다. 시간은 급속도로 흘러가고 나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이었지만 새벽의 다짐으로 포기할 수 없었다.
"이 고비만 넘기면 돼!"
드디어 1시 10분 쯤 되었을 때, 저 멀리서 선생님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망설이면 안되는다는 생각으로 심호홉을 크게 하며 주위를 살펴보다가 두 눈을 꼭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사람들은 나의 모습을 보고 웃거나 이상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나는 지금 안하면 영영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새벽에 훈련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름을 불렀던 그때의 느낌'을 떠올리면서 힘차게 말문을 터트렸다.
"이남호! 남호야!~......."
".............."
순간, 엄청난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철저하게 준비한 스피치 내용을 말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아이라서 항상 남에게 손해를 보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어렵게 용기를 내서 변화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당당한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여러분! 제가 변화할 수 있도록 용기의 박수를 쳐주세요... 저 꼭 변화하고 싶습니다.!"
"............." 매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무슨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오빠!...멋지다...!!!!!"
그리고 누군가가 먼저 박수를 쳤고, 파도타기 처럼 많은 사람들이 따라서 박수를 치기 시작햇다.
"와~대단하다..와! 멋지다..삼성중 짱! 짝짝짝!.....앵콜! 앵콜! 앵콜!"
나는 인사를 하며 장소에서 절친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집에 가는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나의 어깨를 툭! 쳤다. 나는 흥분된 마음으로 뒤돌아보면 큰소리로 외쳤다.
"야..어디갔었어?"
그는 친구가 아니라 사회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나를 계속 쳐다보더니 가슴 주머니을 만지며 명찰을 꺼내보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아주 친절하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2학년 2반 34번. 이남호?"
"네.."
"너 월요일 3교시 끝나고 남자선생님 휴게실로 좀 올래?"
"네.."
선생님은 한마디만 한 후 사라졌다. 그리고 저 멀리서 친구가 나를 불렀다.
"남호야?..."
"어디갔었어?"
"사회선생님이 뭐래?"
"응...날 보고 월요일날 남자선생님 휴게실로 오라고 하던데........"
"왜?...왜 오라고 해?"
"그야..나도 모르지....선생님 표정 봐서는 칭찬하려는 거 같은데....혹시..선물 줄라고하나? 크크"
"맞나? 니 좋겠다...그리고 와~니 오늘 진짜 대단하던데...니 그런 용기 어디서 생겼어?"
"진짜? 나도 믿기지 않는다....근데..니..어디갔었어? 찾아도 안 보이더니..."
"쪽팔려서 저 구석에 숨어있다가 니하는 거 봤지....남호 너 때문에 내가 못 살아..크크.."
내 생애 처음으로 나의 능력을 확인한 첫 스피치 대중 스피치 훈련! 나는 흥분된 마음으로 주말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토요일날 만났던 사회선생님의 말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날 월요일에 오라고 말했을까....? 나는 부정적인 생각,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아무것도 못한 채 주말을 보냈다. 다음날 월요일 새벽, 나는 들뜬 마음으로 신문을 신나게 돌렸고. 평소보다 20분 빨리 끝났다. 내 머릿속에는 오직 3교시 후 남자 휴게실에 가는 것 뿐이었다. 드디어 사회선생님과의 만남, 3교시 수업이 끝나고 나는 남자휴게실로 가벼운 마음으로 달려갔다.
"똑똑!"
"네~"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말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기쁜 마음으로 문을 활짝 열었다.
"어..그래...이남호...어서와...!!!"
선생님은 막 줄담배를 하려는 차에 나를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가까이 오라고 손짓 했다. 나는 속으로 '무슨 일일까? 무엇때문에...날 불렀을까?' 긍정적인 호기심으로 선생님의 두 눈을 살포시 쳐다보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왼손에 있는 시계를 풀며, 양팔을 겉기 시작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시계를 푼다는 것은 화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맨 손으로 체벌하기 전에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다시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부드럽고 친절한 말로 질문했다.
"그래..남호야......음~ 니..토요일날 정류장에서 무슨 연설 같은 거 하던데...왜 했지? 이유가 뭐니?"
나는 선생님의 부드러운 음성과 표정에 안심 한 채,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아..네..사실은 제가... 성격이 무척 소심해요...그래서 좀 더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꿀려고 실전 훈련한 거 예요..."
"그래...? 니가 많이 소심한가봐네..."
"예~..저 완전 소심해요...하하"
"그런데...남호야...? 소심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어떻게 그런 어마어마한 행동을 할 수 있니?"
".....예?"
"아.....다름이 아니고 소심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냐고?....."
"아..네..사실..그땐 엄청 떨렸지만, 용기내서 그렇게 한 거예요....저 정말 소심해요...용기도 없고, 초딩때는 여자 아이한데 놀림도 많이 당했거든요..또 지금도 힘 있는 아이가 절 만만하게 보고요..그리고 반장이... "
"됐고! 그래... 너가 정말 소심한가보네.."
"아........네.^^ 저 소심해요"
"그렇구나...그런데 남호야...? 지금 니가 선생님 말귀를 못 알아 듣는 거 것은데...솔직히 말해줄래?"
"하하 선생님...그러니까 정리하면...제가 어릴 때 별명이 순둥이였거든요? 원래 선천적으로 성격이 완전 소심했어요..그래서 어른들이 저만 보면 '아이구..이리 나약해서 이 험한 세상 어찌 살라고?'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왜? 어른들이 그런 말을 했겠어요? 저 소심하다니까요?....^^그래서 좀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서 토요일날 그런 훈련 한 거예요...저 완전 소심해요"
".........그러니까 남호 니가 성격이 소심한데 변화하려고 그랬단 말이지?"
"네..!!!! 맞아요..하하하"
"........남호야? 이남호? 너 지금 선생님하고 장난치니?"
"아니오.."
"너 이 자식, 완전 미친놈 아니야?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나는 본능적으로 그가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고,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라...진짜..저 소심해서..."
"야 인마? 어디서 거짓말을 해? 세상에 소심하고 소극적인 사람이 어떻게 그런 미친 행동을 할 수 있어? 이 자식 완전 미친 놈 아니야?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너 좀 맞자! 어? "
"선생님?...."
"짝짝짝짝! 퍽퍽퍽퍽!"
선생님은 흥분한 채 나의 뺨과 몸을 멍이 들지않게끔 폭행했다. 순간, 맞아서 아픈 것 보다는 앞으로 내가 맞이 해야할 두려움과 공포로 서러운 눈물이 솟아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 일로 인해 일이 더 커질 것 같은 두려움이 더 컸다.
"선생님...!! 잘못했어요...!!!"
본능적으로 나는 그에게 빌었다.
"뭐야? 이제야 진심을 말하는 군!"
나는 두 손이 닿도록 빌었다...그리고 두 눈에서 서러운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때 옆방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들이 나의 울음 소리를 듣고 놀라 휴게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교무 선생님도 함께 들어와서 그에게 말했다.
"아니..선생님? 무슨 일입니까?..!!! 왜? 이 아이가 여기서 울고 있습니까?"
"아....네...교무선생님...글쎄..이 놈이 토요일날, 요밑에 버스정류장 있지않습니까?"
"아..네..."
"글쎄...이 놈이 300명이 넘는 사람 앞에서 혼자 막 고함지르고 큰소리로 연설하지 않습니까?..나..참....기가 막혀서..선생님?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습니까?...하하~...이런 미친놈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선생님들..? 이 놈은 그냥 두면 안됩니다..."
나는 '그냥 두면 안됩니다.!!' 라는 말에 더 겁에 질려 두 손이 닿도록 빌었다.
"잘못했어요...선생님! 잘못했어요.."
그때 교무선생님이 바닥에 쪼그려 앉아있는 나의 명찰을 보고 조용히 말했다.
"그래......이남호...너...? 토요일날 왜? 그런 행동을 했니?"
".........성...성격....고칠려고요....."
"성격? 니 성격이 어떤데?"
".....전 성격이 내성적이고...소심하고... 흐흐...용기도 없고...흐흐...따질 줄도 모르고..흐흐"
"그래....? 혹시... 너 종교가 어떻게 되니?'
"없는데요..."
"그래..?.... 남호야..솔직히 말해봐...너 혹시 어느 종교단체에서 나왔니? 너 무슨 종교니?"
"없는데요....그냥 책 보고 따라했어요..."
"책? 무슨 책? 혹시 지금 교실에 있나?"
"네...있어요!"
"그래? 그럼 빨리 가지고 와봐....."
나는 벌겋게 타오른 양 뺨과 퉁퉁 부른 눈을 비비며 빨리 교실에 뛰어가서 적극적사고방식 책과 성격변화에 관한 책을 가지고 왔다. 교무 선생님과 사회 선생님은 두 권의 책을 펼쳐보았고, 주위에 선생님들은 호기심으로 책을 보다가 조용히 각자 교무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교무선생님은 계속 책을 넘기다가 생각을 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그래..이 책을 보고 했단 말이지?"
"네......"
"흠..(헛기침을 하며)......다음부터는 이 책을 보고 그런 행동, 따라하지마..알았지...?"
"네..."
교무선생님은 그대로 휴게실에서 나갔다.
책을 가지고 온 후 몇 분만에 휴게실에는 나와 사회선생님 둘 뿐만 남았다. 선생님은 책을 다시 펼쳐 보며 무엇에 불편한 지 갑자기 문쪽으로 책을 집어 던지면서 말했다.
"야..미친놈아! 저런 이상한 책을 보고 그런 훈련했단 말이지? 니...한번만 더 내 눈에 그런 행동하다가 걸리면 내..절대 가만 안 둔다...알았어?"
"네..절대! 절대 안 할게요."
"나가!...."
나는 흩어진 책을 줍고 휴게실에서 약 20분만에 빠져나왔다.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수를 하며 나의 운명이 엇갈리게 된 것에 서러움으로 통곡했다. 억울했다...사회선생님 보다 내 자신이 바보 같고 미워서 억울했다.
'나는 왜? 남들과 달라야 하는가? 나는 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것일까?'
그동안 새벽에 조금씩 훈련하고 노력했던 일들이 한 순간 무산이 되었다는 생각에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 두 눈에서 눈물이 쏫아지기 시작했다.
"흐흐흐~"
어찌나 서럽고, 눈물이 많이 나오는지..15년 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날이었다. 나는 밖에 소리가 날까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울었다. 10분 후 나는 정신을 차리고 교실 뒷문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4교시 수업은 생물선생님 시간이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아무말도 하지않고 모르는 척 했다. 나는 속으로 '고맙습니다. 선생님~' 하며 그대로 책상에 업드렸다. 반 친구들은 깜짝 놀라며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미 소문이 다 퍼졌는지...나의 머릿속에는 오직 두려움과 공포 뿐이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지? 앞으로 훈련하면 사회선생님이 가만 안 둘텐데...이대로 포기해야 되나...여기서 나의 성격 변화는 끝나는구나...나는 평생 이대로 소심하고 바보처럼 살아야 하는 팔자구나....나는 운명론을 인정해야 하는구나...' 라며 안타까워 했다.그날 오후, 마지막 수업인 도덕 시간 때 앞문으로 누군가가 찾아와 학생을 호출해 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남호?"
"........네...?"
"복도에 잠시 나가봐...사회선생님이 찾는다.."
순간,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선생님은 귀속말로 중얼거렸다.
"이남호?..... 너...또 내 눈에 또 그런 행동하다가 걸리면 내.. 절대 가만 안 둔다..알았어?"
"네......"
"그래..들어가라"
나는 아무일 없듯이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들뜬 하루는 운명을 송두리째 바꾼 채 두려움으로 마
무리 했다. 이후 나는 새벽 훈련과 실전 스피치훈련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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