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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회는 특집으로 1984년 앨범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던 로저와 존에 관한 '월간 팝송'의 기사를 싣습니다.
완전 독점취재 "가을에 한국공연 갖겠다!"
- Queen 멤버, 입국에서 출국까지
잠잠하기만 했던 국내 팝계가 지난 3월말, 4월초 갑자기 반짝하고 분주했었다.
세계의 록그룹 사상 가장 화려하고 섬세한, 그리고 고도의 테크닉으로 환상적인 사운드를 창조해냈던 그룹 퀸의 멤버
두 명이 지난 3월 30일, 2박 3일의 예정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던 것이다.
그들은 다름아닌 베이시스트 John Deacon과 드러머 Roger Taylor.
국내 유일의 팝 전문지로 자부하는 MPS (월간 팝송)는 이를 놓칠 수가 없어 이 두명의 아티스트가 잠자는 시간만을 빼놓고
입국에서 출국까지의 방한일정을 정밀 추적해 보았다.
Part Ⅰ: 퀸과 함께 한 2박 3일
*로저 테일러와 존 디콘의 체한일정
3월 30일
21:25 김포공항 도착, 숙소행.
3월 31일
11:00 월간팝송 단독 인터뷰
12:00 김광한 팝스다이얼 방송 녹음.
18:30 공동 기자회견(KBS VIP 룸)
19:00 KBS-TV 100분쇼 녹화
4월 1일
한국 공연을 위한 장소 예정지 구경(잠실 체육관)
17:30 김포공항 출국, 홍콩 경유 호주로 떠남.
극성팬들 호텔까지 따라와
현대 브리티쉬록의 전통을 잇는 정상의 록그룹 퀸의 멤버인 로저 테일러와 존 디콘의 방한소식이 확정된 것은
그들이 김포공항에 도착하기 불과 며칠 전이었다.
그나마 약 20여차례의 텔렉스가 오가면서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포함한 방한 일정이 잡힌 직후 '100분 쇼'를
생방송하기로 했던 KBS측이 돌연 녹화로 방침을 변경, 행여나 이들이 방한을 취소하지 않을까 하고 관계자들을
조바심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30일 밤 9시 25분 록의 여왕 퀸의 두 멤버는 예정대로 김포공항에 안착했다.
본지 기자일행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어떻게 알았는지 도착 시간과 비행기편까지 정확히 알아낸 국내팬들
(대부분이 여고생들이었다.)이 이미 외국인전용 출구에 몰려와 있었는데 퀸 멤버들이 입국수속을 하느라 10시경까지
나타나지 않자 발을 구르며 초조해 하던
그들은 본지 취재팀을 보고 환성을 지르는 바람에 우리 일행은 공항에서 본의 아니게 뜨거운 눈길을 받기도 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로저와 존이 모습을 드러내자 공항출구는 그들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주고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이
달려들어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는 듯 싶었다.
"댕큐"를 연발하며 출구를 빠져나온 그들은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 두대에 경호원과 함께 분승,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숙소인 신라호텔을 향해 출발한 차내에서 한국에 온 기분이 어떠냐는 기자의 첫 질문에 "Very Fine!"이라고 찬탄하는
로저는 생각대로 매우 세련된 용모에 사춘기의 소녀라면 가슴이 탁 막힐 정도의 멋진 모습이었고 검은 안경을 쓰고
창밖의 서울거리를 살펴보는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호기심 어린 표정이었다.
얼마전 그들이 발표한 앨범 'The Works' 가운데 첫번째 싱글로 커트된 그의 작품 'Radio Ga Ga'가 국내에서도 매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로저는 무척 기분이 좋은 듯 숙소인 신라호텔까지 가면서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또한 그 역시 기자에게 한국과 서울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해와 서울은 세계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도시라고 말하자
깜짝 놀라며 좀더 일찍 와 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며 익살을 떨기도 했다.
한국의 팬들이 궁금해하던 후레디 머큐리와 브라이언 메이의 소식을 묻자 그들은 현재 런던에서 새 앨범의 비디오 제작에
한창이란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한국의 팝팬들과 친해질 수 있게 좋은 기사를 부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차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달려든 사람들은 공항에서 보았던 극성팬들이었는데, 우리 일행보다 나중에 출발했을 그들이
어느새 먼저 와서 기다리는 모습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열성 팬들에게 잠시 사인을 해주고 객실로 올라가면서 뒤따라온 취재팀 일행과 합류한 이들은 이미 월간팝송에 대해서
익히 들은 바 있다며(텔렉스를 통해 그들은 월간팝송의 판매 부수까지 물어 올 정도였다.) 본지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반가워했고 여장을 풀기도 전에 본지 기자일행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마늘먹고 눈물 흘리기도
다음날인 31일, 아침 일찍 호텔 로비에 서있던 기자를 당황케 한 것은 호텔문을 들어서는 반바지 차림의 존 디콘의
모습이었다.
전날 밤 여장을 제대로 풀지도 않은채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셨던 존 디콘이 벌써 새벽에 일어나 호텔 주위에서
조깅을 마치고 돌아왔던 것이다.
그의 조깅모습을 못잡은 것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곧 바로 아침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그에게 기분을 묻자
한국의 아침공기가 매우 좋다며 식사를 시작했다.
원래 공개석상이건 사석이건 간에 앞에 나서지 않는 그의 겸손함은 아침부터 나와 있는 기자에게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는데서도 나타나기도 했지만 식사중 사진을 찍으며 대화를 나눈 그는 지금껏 알려진 존 디콘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외지를 통해 전해지기는 수줍음 많고 조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직접 대하고 보니 소박하면서도 쾌활한, 무척 재미있는
친구였다.
식사를 마친 후 본지 취재팀과의 단독 인터뷰에 응한 이들 둘의 모습은 전날의 피곤함이 웬말이냐 싶게 시종 명랑 쾌활한
분위기였고 따라서 인터뷰 역시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점심을 위해 한식집으로 안내를 받은 이들은 마루에 올라서면서 신발을 벗으라고 하자 존이 신발을 벗고
맨발로 마당을 돌아 다니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이 일기도 했다.
일본쪽에 자주 와서인지 익숙한 젓가락 솜씨로 한국음식을 집어먹는 이들은 음식의 종류를 구분하지 못하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김치, 파 등을 닥치는 대로 집어먹기도 했는데 존이 마늘을 겁없이 집어먹다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고, 김치를 간장에 찍어먹는 등 식사하는 동안 웃음을 참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특히 김치맛을 본 이들은 하나같이 매력을 느낀 듯 존의 경호원인 피터는 김치를 두 대접이나 먹어 치우기도 했다.
식사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 KBS-FM DJ 김광한, MBC-FM DJ 이종환과 방송 인터뷰를 한 후 백분쇼 녹화와
공동 기자회견장이 마련된 KBS별관으로 향했다.
숙소를 떠날 때 이들은 자신들에게 배당된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마이크로 버스를 타겠다고 고집을 부려
본지 취재팀이 잠시 승용차의 주인노릇을 하기도 했다.
KBS에 도착후 VIP룸에 마련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역시 무척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여러 질문 끝에 최근에 발표한 앨범 'The Works'에서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뉴뮤직 스타일의 곡과 함께 옛날 엘비스
프레슬리의 로카빌리 스타일의 곡과 헤비록이나 퀸 고유의 섬세하고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곡 등 다양한 시도를
보였는데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퀸의 음악이 흐를 것이냐는 본기자의 질문에 갑자기 진지한 자세를 취하며 자신들은
영국 고유의 브리티쉬록을 고수하면서도 실험성이 깃든 음악이라면 뉴뮤직이건 로카빌리건 무엇이든 시도해볼
작정이라며 성의있게 대답해 주었다.
이들과 함께 하면서 느낀 사실은 로저 테일러는 섬세하고 친절하며 멋진 매너를 보이는 대신 존 디콘은 넉살좋고
천연덕스러운 개구쟁이 스타일인 듯 싶었다.
특히 존은 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TV 인터뷰 도중 연신 의자 밑에 있는 캔맥주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마셔대기도 했고
또 백분 쇼 녹화 도중 갑자기 무대 밑으로 내려가 녹화 스텝진을 놀라게 했는데, 담배가 피우고 싶어서 내려왔다고 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짓게 만들기도 했다.
공연 후보지에 지대한 관심
기자회견과 백분 쇼의 녹화를 끝내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 술 좋아하는 존과 로저는 또다시 술판을 벌였는데 덕분에
이튿날 오전으로 예정되었던 경복궁과 민속촌 관광스케줄은 취소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대신 이들은 가을의 내한공연에 대비, 공연장 물색에 나서기도 했다.
국내 라이센스사인 오아시스 레코드사 관계자와 상의 끝에 찾아간 곳은 잠실 실내 체육관이었다.
실내 체육관 도착 직전 차창으로 보이는 신축경기장을 보곤 "Very Good" "Wonderful"하고 외치던 그들에게 88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이라고 설명해주니 고개를 크게 끄덕이기도 했다.
마침 고교 핸드볼 게임이 열리고 있는 실내 체육관에 입장한 로저와 존은 번갈아 가며 수용인원과 무대장치 설정 등
공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여건을 물어보면서 그들이 만약 한국에 오게 되면 공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을 점검해 보는 등,
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사인 소동
체육관 관람이 끝난 후 공항으로 가는 길에 그들이 배가 고프다는 타령에 반포거리에 있는 조그만 빵집을 찾아들었다.
빵으로 점심을 간단히 때운 후 세워 둔 버스로 되돌아 가는 길에 근처 분식집 안에 있던 여학생들이 지나가는 이들을 보곤
비명을 지르며 몰려와 길거리에 때 아닌 사인공세가 벌어졌는데 여학생들은 금발의 로저 테일러에게 일제히 몰려들어
한바탕 법석을 떤 다음 존 디콘에게로 달려들었다.
여기서도 마냥 싱글벙글 장난끼 많고 천연덕스러운 존의 모습은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같이 다니면서도 담배갑 속에 용수철 장치를 해 담배를 상대방에게 권하면서 담배가 갑자기 튀어나오게 한다든가
장난감 라이터로 라이터를 켜는 사람의 손에 전기가 흐르도록 해 뒤로 나자빠지게 하는 등, 밉지않게 장난을 치는 그는
32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만큼 재미있는 일면이 있었다.
출국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해서도 계속 남의 술 뺏아먹는 버릇이 여전했던 것은 도착 첫날 밤 호텔 클럽에서 남들이
이야기할 때 혼자 나가서 춤을 추며 남들 술마실 때는 빠지지 않고 와서 함께 마시고, 영업시간이 끝났는데도 가지 않고
남의 테이블에 먹다 남은 술병들을 모아 따라마시는 지극히 젊은이다운(?) 행동을 보여준 것에서도 이미 예견했던 바였다.
경호원들이 출국 수속을 하는 동안 로저와 존, 그리고 레코드사 관계자와 본지 취재팀은 맥주잔을 앞에 놓고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과거 한물간 퇴물가수들의 방한에서 겪는 이질감과는 달리 이들에게서는 친구처럼 따스한 정감을 갖게 한 것은
비단 우리만의 느낌은 아니었으리라 본다.
공항에서 석별의 악수를 나누며 보여준 진지한 모습은 10월에 한국에서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그들의 말이 겉치레
인사가 아님을 느끼게 해주었다.
공연에 앞선 개런티와 금지곡 문제
공항출구를 빠져나가는 그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들이 남기고 간 2박 3일의 결론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예상과는 달리 세계 정상의 록그룹이 가지는 화려함과 거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들의 소박하고 지극히
보통사람다운 행동에서 연유되었던 것 같다.
물론 후레디 머큐리와 브라이언 메이가 오지 않긴 했지만 인터뷰 때나 이야기할 때 또는 팬들 앞에서도 전혀 스타의식을
갖지 않고 행동했던 로저와 존은 유난히 정이 많이 드는 친구들이었다.
이들이 방한한 목적은 자신들 음악의 레코드 판매에 연관된 홍보 활동과 관광, 그리고 가을에 극동지역 순회공연을 이용해서
한국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등 여러 가지 목적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중 어느정도는 자신들이 판단을 하고 생각도 해봤겠지만 아직 그들과 우리로서도 확실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내한공연 문제로 축소될 수가 있다.
내한공연에 있어 최대의 난점은 이들의 비싼 개런티와 금지곡 문제인데 순회공연이란 잇점이 있어 이느정도 싸게 이들을
불러올 수 있다 하더라도 그 가격은 엄청날 것이라는 것은 관계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익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최고의 히트곡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서 방송금지에 묶여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는 여러 가지 난제가 많다고 하겠다.
(주 : 퀸의 금지곡 중 웍스 투어의 레파토리에 들어갈 것들만 꼽아봐도 Killer Queen, Bohemian Rhapsody, Tie Your Mother Down,
Another One Bites The Dust, Dragon Attack 이렇게 5곡이나 되기에 도저히 정상적인 공연이 가능한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세계 제2의 팝시장으로 도약한 일본이 우리와는 지척에 있다는 사실성에 비추어 그들이 알단 공연 후보지로
한국을 선정, 일차 방문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퀸의 내한공연전망은 희박하지 않다고 보아도 무난할 듯 싶다.
아무튼 48시간이란 짧은 일정의 한국체류가 그들의 가슴속에 어떻게 심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들로서는 오로지 오는
10월에 그들의 무대를 직접 보게되기를 바랄 뿐이다. [MPS]
취재: 강정식 기자
Part Ⅱ: MPS 단독 인터뷰
로저 테일러, 존 디콘 Roger Taylor & John Deacon
일시: 1984년 3월 31일 11:00 장소: 신라호텔 1430호 대담: 허 진, 정성희
4인조 그룹 퀸(Queen)하면 영국과 미국 등 팝음악의 원산지는 물론이고 국내를 비롯, 전세계에서 두루 그 이름이 통하는
대표적인 팝 그룹이다.
이들은 규모가 큰 그룹인 덕분에 이번에 본지가 내한 예정이던 Roger와 John 두 멤버를 만나려고 계획한 일은 사전에
여러번의 텔렉스가 건네진 뒤에야 가능해질 수 있었다.
본지 인터뷰팀이 이들을 만난 것은 내한 다음날일 3월 31일 11시 신라호텔 객실에서였고 존과 로저는 '스타니까 그럴수도......'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시간을 지체한 뒤에 나타났다.
간밤에 나이트클럽의 영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술을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조깅을 했다는 존은 스포티한 차림,
그리고 로저는 미국 연예지에서 선정한 '옷 잘 입는 팝스타' 대열에 손꼽힌 사실을 입증할 만큼 날렵하고 익숙한 솜씨의
옷 맵시에 검은 색안경을 쓴 모습이었다.
새 앨범에선 다양성 과시
- 우선 한국을 방문한 것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 응해주신 일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먼저, 퀸이 82년도의 앨범 'Hot Space' 이후로는 아무런 음악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를 알고싶고 (덕분에
국내에선 퀸의 해산설도 떠돌았다.) 또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합니다.
존: 사실 그 이전엔 너무 지속적으로 공연 및 레코딩을 해왔기 때문에 신선한 감각을 되찾기 위해 휴식이 필요했지요.
로저: 실은 2년 더 쉴 작정이었는데 쉬도 보니 할 일도 없고 (겸연쩍은 웃음) 너무 무료한 나머지 다시 모이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동안 다들 마음놓고 푹 쉬었죠.
- 이번에 참 멋진 새 앨범 'The Works'를 선사해주셔서 고마운데요 (이에 로저는 질문자에게 지난번 앨범 'Hot Space'와
새 앨범 중 어느 것이 더 좋으냐고 질문해왔다.) 특히 이 앨범의 다양성에 대해 퍽 놀랐어요.
이 앨범의 주요 주제라면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나요?
로저: 주제요? 글쎄, 주제라기 보다는 우선 우리는 이 앨범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지요.
즉 우리가 지닌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으로 사람들이 우리 퀸 그룹에게서 듣고 싶어하는 종류의 음악들을 모두 융합하고자
한 것지요.
예를 들어 로카빌리 스타일 (Man On The Prowl)에서 헤비록 (Hammer To Fall), 그리고 뉴뮤직 취향의 'Radio Ga Ga'까지
여러 가지를 믹스하고 싶었어요.
사실 지난번 앨범 'Hot Space'는 댄스록에 보다 가까웠는데 이번 앨범은 그런 의미에서 다양성이 주가 된 앨범이지요.
- 로저에게 묻겠는데 당신이 작곡한 'Radio Ga Ga'는 현재 한국에서 매우 인기있는 싱글입니다.(그러자 '오, 땡큐'를 연발)
이 곡에 대한 착상은 어디서 얻은 것인가요?
로저: 아, 이 노래는 내 어린 아들 덕분에 얻은 곡이에요. 그 애가 라디오를 틀고는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예전 TV도 없던
시절의 어린이들이나 사람들에게는 라디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회상하게 되었지요.
우리만 해도 자라면서는 그 무엇보다 라디오를 통해 Jimi Hendrix나 Beatles를 들으면서 자랐거든요.
요즘은 비디오 등 시각적인 면이 너무나 지나칠 정도로 중요성을 띠게 되어 라디오가 그만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음악을 듣는덴 라디오가 제일이죠.
- 하지만 당신들 역시 비디오 작품 'Radio Ga Ga'를 만들지 않았나요?
로저: 네, 바로 그래요. 만들었다기보다는 만들어야 했지요.
아시다시피 비디오는 현재 팝계에서 너무나 중요한 위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실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거든요.
하지만 (어깨를 움츠리면서) 사실 안 만들어도 되었다면 안만들고 싶었어요 (웃음).
- 'Radio Ga Ga'에서 'Ga Ga'란 무슨 뜻인가요?
로저: 아, 그것은 'little crazy'라는 뜻으로 어린애같다는 의미를 지닌, 일종의 베이비 토크(baby talk; 어린애의 웅얼거리는
소리)지요.
- 존, 당신이 쓴 곡 'I Want To Break Free'역시 'Radio Ga Ga'에 이어 두 번째 싱글로 발매될 예정이라던데......
존: 네, 그래요. 우선 영국에서는 5월에 발매 예정이지요. (그러면서 존은 '둥두기 둥둥'하고 'I Want To-'의 리듬을
흉내내 보였다.)
- 그밖에 이 앨범중 'Man On The Prowl', 'It's a Hard Life'는 모두 실연에 관한 곡들인데 이 노래들은 당신들의 개인적인
경험에 관한 것인가요?
존: 그 노래는 둘다 Freddie가 쓴 것이므로 후레디에게 물어보아야 할 거예요.(로저와 존 둘다 큰 웃음)
로저: 내 생각에는 아마 그러한 개인적인 경험이 밑바닥에 깔려 있었을 거라고 봐요.
음악만이 그룹 퀸의 최선의 봉사
- 현재 뉴뮤직은 팝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뉴뮤직에 대한 당신들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로저: 아, 그래요. 뉴뮤직 중에서도 어떤 것들은 매우 근사하다고 생각해요.
존: 특히 신서사이저라든지 컴퓨터를 사용하는 제작 기법에 우리로선 매우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로저: 또 그러한 것들에 대해 퍽 모던(modern)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어요.
존: 그래서 이번 앨범 'The Works'에서 우린 그러한 연주 기법을 우리의 옛 스타일에 연결시켜보려고 했지요.
로저: 즉 옛 스타일과 새 스타일을 합쳐놓은 거지요.
예를 들어 옛 스타일의 연주에 새 스타일의 신서사이저를 합해 놓은 거지요.
- 신서사이저는 누가 연주했나요.
(존과 로저 동시에) : 그룹 멤버 모두 다 했지요. 물론 그밖에 여러 보조 연주인들도 몇몇곡에 참가했고요.
로저: 아무튼 현재 뉴뮤직을 하고 있는 신진 그룹들 중 몇몇은 굉장히 훌륭해요.
- 'The Works' 앨범 중 'Is This The World We Created'를 보면(1면 5번째 곡) 가사중에서 당신들은 '배고픈 입들
(hungry mouths)'과 '외로운 얼굴들 (lonely faces)'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배고픈 입들과 외로운 얼굴들에
대해 그룹 퀸은 어떤 일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로저: 아, 그것 좋은 질문이에요.
존: 사실 꼭 자선 사업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어요.
우리 중에선 Brian이 가장 그런 일에 흥미가 있는데 그래서 우린 그에게 신중히 하라고 충고해 주었지요
(존과 로저 둘다 웃음)
로저: 꼭 무엇을 한다기보다 우리는 뮤지션들이므로 사람들이 들을 음악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요.
즉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훌륭한 뮤지션이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존: 우리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되도록이면 여러 나라를 방문하는 겁니다.
그래서 81년에 우린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주엘라, 멕시코 등을 방문했죠.
그리고 여기 한국에도 와서 공연하고 싶고요.
로저: 아무튼 실질적인 뮤지션으로서 좋은 뮤지션이 되는 것이 최선이예요. (소탈한 웃음)
그 한 방편으로 우리는 예전에 무료 공연도 꽤 했었어요.
즉 우리가 사람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무엇보다 음악이지요.
존: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즐기면 되고요. (웃음)
로저: 우리는 또한 우리의 음악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 각 나라들이 갖고 있는 문화적 장벽을 깨뜨렸으면 해요.
- 한국의 방송은 심의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퀸의 인기곡 중에서도 금지곡이 많아요.
'Another One Bites The Dust', 'Body Language','Bohemian Rhapsody' 등 (이에 로저는 '오우'하고 안타까운 소리를 내며
'그 곡은 우리의 대표곡 중 하나'라고 놀란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이러한 금지곡들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주 : 질문자가 잠시 착각한 것 같은데 핫 스페이스 앨범의 금지곡은 'Body Language'가 아니라 'Put Out The Fire'였습니다.)
로저: 우리로선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린 결코 정치적인 그룹은 아닙니다.
물론 과거에도 그랬구요. 특히 나는 단지 음악을 만들고자 할 뿐이예요.
그러니 나로선 그러한 조치가 이해가 가지 않을 뿐더라 앞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을 것 같아요.
존: 그러면 그러한 금지곡들은 클럽에서도 들을 수 없나요?
- 물론이죠.
모든 연령층 수용이 소망
- 그간 오랫동안 무대를 떠났는데 공연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요?
로저: 몸이 근질거려요. 하루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러면서 옆에 있던 존과 함께 연주하는 시늉을 보였다.)
- 집에서도 드럼 연습을 하는가요?
로저: 물론이에요. 기타 연습도 하고요.
존: 기타는 물론이고 신서사이저도 연주하지요.
- 기타는 몇대나 갖고 계신지요?
존: 10대가 넘어요. (그러자 '나는 그보다 더 많다'며 로저가 참견)
- 로저, 당신이 늘 색안경을 쓰고 다니는 이유는 뭐지요?
로저: 시력이 좋지 않아서예요.(주머니에서 다른 안경을 꺼내 보인다.)
특히 색안경을 끼는 이유는 바깥에선 햇빛에 눈이 부시기 때문이죠.
(검은 색안경을 벗어서 보여 주는데 도수가 꽤 있어 보였다.)
- 퀸이나 퀸의 음악이 전세계의 팝음악 팬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요?
로저: 내 생각엔 주로 좋은 곡조와 선율, 하모니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혹시 무대 연주에 대한 공포증 같은 것은 없나요?
로저: 무대 공포증이요?
없어요. 물론 약간의 긴장은 있게 되지요.
하지만 오히려 그런 긴장감으로 해서 최선을 다해 연주를 하게 되죠.
- 요즈음 많은 밴드들이 무대 의상이라든지 화장에 퍽이나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데 현재 퀸은 무대 연출을 위해
어떤 것에 신경쓰고 있는지요?
로저: 예전에 우리는 무대에서 의상을 자주 갈아입곤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변했어요.
현재 우리는 주로 환상적인 조명쇼에 치중하고 있어요.
어떤 큰 장소에서도 사람들이 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말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예전같은 환상적인 의상은 입지 않게 되지요.
- 퀸의 음악에 있어 가장 영향을 주는 음악이라든지, 신념, 철학, 그리고 환경이라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로저: 음악적 환경요? 아, 어려운 질문인데요.
존: 명확하게는 말할 수 없겠는데요.
로저: 환경, 우선 환경이라면 자신이 처한 곳, 자신이 느끼는 감정,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 등을 우선 들 수 있겠지요.
존: 그리고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그 모든 것 이러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고요.
로저: 또한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 이 모두가 음악을 만들게 해주는 요소지요.
- 과거 당신들에게 영향을 끼친 음악이나 아티스트, 그리고 현재 흥미를 갖고 있는 그룹이나 음악은 어떤 것인가요?
로저: 난 신진 그룹들을 퍽 좋아해요. 예를 들어 U2, Simple Minds 등등......
존: 그리고 우리가 어렸을 땐 엘비스 프레슬리와 클리프 리처드, 비틀즈 등 록스타들의 음악을 좋아했지요.
로저: 비틀즈 중에서도 특히 존 레논을 난 좋아했어요. 그리고 지미 헨드릭스도 - .
- 당신들은 이제 모두 30살 이상인데 (이에 존은 '맞아요, 32살이죠'라고 하면서 짐짓 괴로운 표정과 웃음을 함께 띄운다.)
앞으로 얼마나 더 활동을 할 것 같습니까?
로저: 현재로는 뭐라고 말할 수 없어요. 우리 자신도 잘 모르겠거든요.(왜 잘 모르냐는 질문을 하자 로저는 그럼 당신은
내년에 당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현재로 보아선 활동을 멈출 이유란 없어요.
그리고 우리보다 나이 먹은 그룹들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롤링 스톤즈도 그렇고 (웃음), 클리프 리처드 (MPS 4월호 '책속의 책'을 가리키며 또 웃음)도 더 나이먹은 걸요.
- 그렇다면 당신들의 음반을 사는 사람들의 나이는 대개 몇살이라고 생각하세요.
로저: 내 희망으로는 모든 연령층이 다 그랬으면 해요.
사실 영국에서는 12살에서 50세까지 거의 모든 연령층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다른 나라들에서는 좀 다르지요. 주로 15살에서 30살 사이라고 봐요.
- 혹시 솔로 앨범들을 기획하고 계신 것들은 없는지요?
존: 네, 있어요. 로저의 앨범이요.
로저: 나의 새 앨범 레코딩이 요즘 막 끝났어요. (로저는 81년 중반에 첫 솔로앨범 'Fun In Space'를 내놓은 바 있다.)
그래서 두달 이내에 발매될 예정이예요.
그런데 내 생각엔 이 앨범이 한국에서 발매될 경우엔 그 가사 때문에(웃음) 금지곡이 될 만한 곡들이 몇 곡 있을 것 같아요.
(주 : 로져의 두 번째 솔로앨범 'Strange Frontier'는 그 당시 한국에서 라이센스 발매되지 못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구요)
앨범 수록곡은 9곡인데 하드록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가미했는데 주로 빠른 하드록이에요.
(주 : 실제 발매된 앨범에는 10곡이 들어 있습니다.)
- 퀸의 멤버들은 여가 시간에는 주로 무얼하나요?
로저, 존: 아이구, 우린 여가 시간이 거의 없는 걸요. (웃음)
하지만 혹 여가가 있으면 스키를 타거나 일광욕 등으로 시간을 보내지요.
- 앞으로의 계획은?
존: 우선 7월에는 남아프리카 공연이 있고 (주 : 퀸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누명을 된 그 공연) 8월에 유럽 공연, 9월엔 미국 공연
(주 : 그러나 이 미국공연은 무산됩니다.), 그리고 10월엔 극동 지방에 오게 되는데 일본 공연과 더불어 가능한 한 한국 공연을
가지고 싶어요. (주: 아쉽게도 한국에서의 공연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후 홍콩, 방콕 등을 방문하게 되지요.
- 그렇다면 10월에 다시 볼 것을 기대해야 하겠군요. (웃음) 오랜 시간 동안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그럼 10월에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로저: 우리도 꼭 다시 오고 싶어요. (그러면서 "See you again"하며 손을 내민다.
<정리: 정성희 기자>
신상메모
Full Name : John Richard Deacon
Nickname : Birdman/(Ham) Burglar
Date of Birth : 19. 08. 51
Birthplace : LEKESTER????, England
Residence : London, England
Height : 5' 11"
Weight : 10 xxxx ad a bit
Musical Influence : Beatles/ Lots and lots more
First Performance : Enderby, Lekester in 1963
Favorite Songs : Too many to mention
Favorite Musicians : Steive Wonder/ and Many others
Favorite Type of Woman : Slim
Favorite Food : Chese on toast
Habits : Smoking, Drinking
Ambition : To Live To An Old Age
Autograph :
Full Name : Roger Meddows Taylor
Nickname : Sir/Rainbow/Marvo
Date of Birth : 26th July 1948
Birthplace : Kings Lynn-Norfolk-England
Residence : Country House In England
Height : 5 feet 10 ½ inches
Weight : 140 Pounds
Musical Influence : Blues : Early Rock'n'Roll/Lennon/Hendrix
First Performance : In A Friends Garage Concert. 1959
Favorite Songs : O Sugerman/ 9 AM The Walrus???
Favorite Musicians : Jimi Hendrix
Favorite Type of Woman : Naughty
Favorite Food : Indian Curries
Habits : Smoking/Drinking!
Ambition : To Be Happy
Autograp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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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분식집에서 친구들이랑 놀다가 퀸 멤버들을 보다니 정말 꿈만같은 일이네요..진짜 부럽다...
한국의 팬들이 궁금해하는 후레디 머큐리..ㅋㅋ
한국에서 공연했나요?
Queen멤버들은 언제나 겸손하고 지나침이 없어 보여서 좋아요.
프레디가 건강하기만 했다면 한번쯤은 내한했을텐데... 너무 아쉬워요.ㅠㅠ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