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우리는 법과 자차법, 커피메이커법
차는 식전에 간단히 한 잔 하면 식욕이 생기고, 식후에 마시면 소화가 잘 된다. 또한 혼자 앉아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좋은 차를 잘 마시면 높은 혈압을 낮게 해주고, 낮은 혈압을 높게 해준다. 차의 효능 속에는 건강을 위한 조절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차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맛에 대한 기준은 개인에 따라서 다르므로 먼저 찻잎의 여리고 쇤정도나 발효 정도를 알고 난 뒤 차의 맛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차 우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차의 맛과 향은 찻잎 속에 함유되어 있는 화학성분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특유의 향과 맛을 내게 되지만, 차를 우릴 때 숙수의 온도에 의해서도 그 맛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숙수란 끓여서 익힌 물을 말한다. 우려낸 차는 숙수의 온도에 따라 차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물의 온도에 따라 차의 각종 성분이 빨리 우러나고 늦게 우러나는 속도가 틀리고 물에 용출되는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차의 종류에 따라 숙수의 온도를 달리하는 것이 차의 맛을 한층 좋게 한다.
차를 끓이는 방법은 잎차를 우리는 '팽다법(烹茶法) 혹은 차호법', 말차에 숙수(熟水)를 부어 휘젓는 '점다법(點茶法)', 차에 물을 넣어 끓이는 '자차법(煮茶法), 점다법' 등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팽다, 점다, 자다를 모두 뜻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전다(煎茶)'라는 말을 흔히 썼으며, 보다 넓은 의미로 차를 끓여서 대접하고 마시는 일에는 '행다(行茶)'라는 말을 썼다.
차를 우려 마실 때에는 필히 먼저 뜨거운 물을 이용하여 다호의 온도를 높여 가열한다. 다예(茶藝)에서는 이것을 가리켜 통상적으로 '온호(溫壺)' 또는 '열관(熱罐)'이라고 한다.
찻잎을 우린 후 탕수기의 열수를 이용하여 다호의 뚜껑을 향해 여러 차례 부으며, 이것을 가르켜 '임정(淋頂)'이라고 한다. 이런 수차례 열수를 이용하여 다호를 예열하는 것은 자사 자체가 뜨거운 물과 만남으로써 양호도 되고, 차의 향기를 온고히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발효차는 발효율이 높을수록 높은 온도에서 우려야 향기와 맛이 제대로 우러난다. 따라서 우롱차, 홍차, 푸얼차 등의 중발효나 완전발효, 후발효차는 90-95℃정도의 뜨거운 숙수를 바로 붓는다. 경발효차인 포종차나 말리화 등의 화차는 80-90℃정도로 온도를 조금 낮추어 우려 마신다.
'발효차'는 잎이 크고 많이 주름져 있으므로 두세번 우려 낸 잎을 펴 보면 물에 젖지 않는 부분도 있으므로 차의 분량을 많이 넣고 여러 차례 우려 마시도록 한다. 차가 너무 뜨거워서 식혀 마시면 차의 향이 달아나고, 뜨거운 차를 또 급히 마시면 식도나 위점막을 자극 하여 몸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뜨겁게 우려 마시는 차는 아주 작은 잔에 따라 자주 마시거나 큰 잔에 적은 양의 차탕을 따라 마시면 덜 뜨겁다.
'불발효차(녹차)'는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감칠 맛이 적다. 쓴 맛과 떫은 맛을 내는 카테킨과 발효되지 않은 '폴리페놀(탄닌)'은 온도가 높을수록 많이 용출되며, 감칠 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은 60-70℃에서도 거의 용출되므로 녹차는 숙수를 조금 식혀 부으면 쓰고 떫은 맛이 덜 우러나게 된다. 보통 녹차는 숙수 온도가 90℃전후면 적당하나 고급 녹차는 아미노산, 카페인, 비타민C 등의 함량이 많고 섬유소가 적어 연하므로 숙수를 70-80℃ 정도로 더 식힌다. 그러나 숙수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차의 수용성 성분이 제대로 녹아 나오지 않아 향기와 맛이 싱겁다.
또 마시는 차탕의 온도가 미지근 하면 차맛을 최대의 효과로 즐길 수 없으므로 특별히 어린 세차가 아니면 너무 식히지 않고 마시는 것이 좋다. 차호나 차관에서 차를 우리는 시간은 보통 2-3분가량이나, 차를 조금 많이 넣거나 발효차이거나, 수온이 높을 때는 시간을 단축해야 하며, 차의 양이 적거나 불발효차 이거나 수온이 낮을 경우 시간을 늘려야 한다.
고급차나 불발효차는 물의 온도를 좀 낮추어주어야 하며, 보통차나 발효차는 물의 온도를 좀 뜨겁게 해야 제맛이 난다. 대체로 재탕은 초탕의 반으로 시간을 줄여주며, 삼탕부터는 보다 뜨겁게 오래 우려낸다.
발효차 계열(반발효차인 오룔차 혹은 후발효차인 보이차, 흑차계열)은
* 자차법 기본 다행법 ■
전용 다호를 사용
중국차는 종류에 따라 그 맛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다호 사용시 각 차마다 전용 다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보이차는 발효차로 100도씨로 우릴 때 가장 맛이 좋다. 그래서 보이차의 전용다구로 가장 좋고, 또 탕호(자사호 안의 물 온도)도 쉽게 식지 않아 좋은 차의 맛을 유지시킨다. 자기호나 유리다호는 덜하지만 자사호(이씽에서 나온 자사호가 가장 좋다)는 어떤 찻물이 차호 속에 스며들기 때문에 전용다호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다음 포다 시 이전에 사용한 차의 냄새가 자사호의 미세한 구명에 남아있어 직접적인 냄새의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한 다호에 여러 가지 차를 혼합하여 사용하다보면 본래의 차 맛을 잃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보이차, 오룡차의 경우 이런 자사호로 사용하는 전용 다구가 필요한 셈이다.
1. 기본 다구를 준비한 후 팽주(차를 따르는 사람: 대부분 주인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가장 중앙에 위치한 다음 예를 갖추고 손님을 맞이한다.
2. 인사(절)를 한 뒤 목례를 하고 차석으로 간다.
3. 차석에 앉아서 손님에게 편하게 앉기를 권한다.
4. 차통을 들어 차시(차칙)도 함께 잡고, 차를 다관에 넣는다. 차관(작은 차주전자)이나 도자기 컵에 차 잎을 기호에 맞게 양을 넣는다. 즉, 보이차를 적당하게 자사호(紫砂壺:다호)에 담는다. 이때 진호(震壺)를 하는 데 다호를 가볍게 두드려, 부서진 차잎을 가라않혀 다호 구멍이 막히는 것을 방지한다.
5. 차호에 끊은 물이나 첫 찻물을 넣고, 다시 이 물을 차해(茶海) 에 다해(차해, 한국에서는 공도배, 혹은 숙우라고 부른다)에 따라내는 것은 차탕의 농도를 고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찻잔 순으로 다구를 데운다. 차를 우릴 때, 처음 차잎을 다호 속에서 살짝 우려서 찻물을 버린다. 물을 붓고 침윤포(浸潤泡)로 찻잔에 직접 붓는다. 즉, 우려낸 첫물은 잔을 예열(따뜻하게 하는 것) 한뒤 버린다.
* 침윤포(浸潤泡)는 첫 번째 포다를 하기 전에, 차잎이 물에 충분히 적셔져 제 맛을 내기 위해 마시지 않고 버리는 준비 과정이다. 그 첫 이유는 차잎에 물이 어느 정도 스며들어야(찻물이 잘 우러나오도록 하는 방법) 제 맛이 나기 시작하기에 첫 잔은 버린다. 둘째는 찻 잎의 먼지, 약 성분 등을 제거하는 효과를 가진다. 셋째는 찻잔을 데워야 차의 맛이 제대로 나기 때문이다.
6. 다관(차호)을 들어서 잔에 부어 잔을 데운 뒤(5번 참고), 차호 위에 물을 부어 차호를 적신다. 다시 차호(다관)에 차수(물)를 붓는다. 데워진 잔의 물을 퇴수기에 버리고, 차건으로 차호(다관)과 차배(찻잔)과 주변을 닦는다(차반이 있을 때는 딱지 않아도 무방).
7. 차호(다호)에 차를 넣은 상태로 뜨거운 물(98도씨 이상)을 붓고 바로 차해(다해)에 찻물을 붓는다. 이때 차호(다호)에 물기가 없도록 차해에 따루며, 차호에 뜨거운 물을 부어야 찻물을 수십 번 이상 반복하여우려도 찻물이 나온다. 또한 차호(다관)에 있는 찻물을 최대한 쏟아내므로써 향과 맛이 좋은 다음 잔(찻물)을 기대할 수 있다. 즉, 차를 담은 차호(다관)에 물기가 없어야 찻물을 수십번 우릴 수 있다. 즉, 다호 속의 찻물을 최대한 모두 쏟아낸다.
다호 속에 찻물이 남아 있으면, 그 찻물이 차를 마시고 다음 잔을 우려내는 시간동안 다호 속에서 우려져서 다음 잔에 쓰고 떫은 맛(탄닌 성분)을 야기 시킨다. 그래서 최대한 우린 찻물을 빨리 쏟아 내므로 향과 맛이 좋은 다음 잔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자사호(다호)'에서 '다해(찻물을 쏟아 잔으로 나눠주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찻물을 우려낼 때 반드시 다호에 찻물이 남지 않도록 모두 비워야 한다.
8. 다호 뚜껑을 반쯤 열어 놓는다.
보이차 청차일 경우 반드시 다호(다관)에서 찻물을 다 쏟은 후, 다호의 뚜껑을 개치(蓋置:뚜껑받침)에 놓거나 뚜껑을 반쯤 열어 놓는다. '보이 숙차'인 인공 발효차의 경우 익힌 맛이 적게 난다. 그럼에도 부구하고 가능한 뚜껑을 반 쯤 열어둔다. 그 이유는 찻잎과 공기가 접촉하므로 찻잎이 급속히 시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9. 차해의 물을 차배(찻잔)에 우측에서 좌측으로 찻물을 찻잔에 처음 1/2씩 따르고, 각 잔에 3/4정도 씩 나눠 따른다.(70~80%) 찻물을 모든 손님분들에게 따른 뒤 팽주가 차의 맛을 보면서 손님에게 권한다. 이 때 반드시 손님 들은 색, 향, 미(찻물 색깔을 보고, 차향을 맡고, 차의 맛을 혀에서 느낀 뒤)를 감상하며 차를 마신다.
차를 흘러 넘칠 정도로 따르는 것은 실례이자,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도 여간 고단한 것이 아니다. 매우 뜨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말에 ‘천차만주(淺茶滿酒)’라 하여, 중국차는 얕게 따르고, 중국 술은 그득 따른다는 말이 있다.
대략 소개했지만 중국차 마시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처음이야 어렵지만 몇 번 마셔보면 이렇게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해진다. 이 일련의 동작과 과정이 거의 끊어지지 않고 우아한 리듬으로 이어진다. 특히나 중국 처녀들이 중국차를 따르는 시범을 보이면 그것도 하나의 예술이라고 느껴진다.
10. 손님은 차를 받을 때 찻잔 뒷 쪽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세번 두들기거나 찻잔 우측에 오른 손을 모아 수직으로 세운 뒤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차를 마신다. 잔을 받을 때마다 감사의 표현을 해야 하며, 그리고 첫잔을 마신 뒤에는 반드시 차에 대한 품평(색, 향, 미)을 말하는 것이 차를 대접받는 사람의 예의이다.
10. 보이차를 어느 정도(최소한 30분 이상) 마신 뒤 장뇌 산삼차를 조금 넣거나 인삼 우롱차, 혹은 화차 등을 가미하여 마시면 좋다.
11. 차회에서 차를 마실 때는 반드시 덕담(좋은 말)만을 나누어야 한다. 차 마시는 자리는 언제나 정갈하고, 절제된 덕담(德談)이 있었다. 좋은 차는 차와 물의 양, 차를 우리는 시간, 우린 차를 따르는 정도가 조화로워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중정법(中正法)’이라 한다. 그 중에 물은 차 맛을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가장 중요한 다도의 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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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차는 원래 차호로 우려마시는 차가 아니었다. 탕관과 같은 차구에 넣고 푹 삶아 우려 마셨는데 이와 같은 방식이 '자차(煮茶)법'이다. 즉, 다구가 없을 때는 '자차법(煮茶法)', 혹은 '점차법(點茶法)'을 사용하면 된다.
음차(飮茶) 방식의 변화에 따른 영향이 보이차가 자연스럽게 알려지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주지하다시피 송대(宋代)까지는 덩어리차를 갈아서 마시는 점차법(點茶法)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는 차의 약용적(藥用的)인 인식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다구가 없다면 주전자나 솥에 보이차를 엄지 한마디 정도 떼어내 끓여서 마시면 된다. 이를 ‘점차법(點茶法)’이라고 하며, 혹은 ‘자차법’이라고 한다. 이미 보이차는 처음에 마실 때 시작된 방법이 ‘점차법(點茶法)’, 혹은 ‘자차법’)을 이용해 음다하였다. 다만 맛과 향을 깊이 느끼고, 차회를 통해 대화와 정감을 나누려고 하면 다구를 이용하면 좋다.
1) 주전자(청동기를 제외한 모든 주전자가 다 무방함)에 물을 충분히 끓인 후(설 끓인이면 비린내가 남) 물이 끓기 시작할 때1~2분 지속 후 불을 끄고, 적당량의 보이차(물 5리터당 5-6그램 정도)를 넣고 불을 끈 후 2~3분 정도 기다렸다가 마시면 된다.
2) 차를 조금 더 진하게,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드시고 싶다면 차를 넣은 후 불을 최대한 줄여서 5분 정도 더 끓인 다음 마신다.
3) 마시고 난 후 남은 찻물은 그대로 두변 변하게 된다. 따라서 뚜껑이 꼭 막힌 병이나 보온병에 넣어서 필요할 때마다 보관하면 된다. 마실 대는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제일 효능이 좋다. 맛실 때 그 때 마다 1캅당 전자랜지에 1분 30초 가동하면 따뜻해서 먹기좋은 상태가 된다. 전자렌지가 없으면 주전자에 넣고 데워서 마시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식혀진 그대로 마셔도 무방하다.
** 바쁜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일터에서도 편안하게 보이차를 즐기 수 있는 방법이 커피메이커를 이용해서 차를 우려 마시는 방법이다.
원두커피를 우리 때와 동일하게 종이필터를 깔고 적당량의 보이차를 (긴압된 보이차라면 조금 부숴서 넣어주면 좋다) 넣은 후 우려 마시면 된다.
이 방법은 종이필터를 쓰기 때문에 세차가 필요 없고 속성발효차의 경우 군내 등이 없어지는 장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차 마시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의 근엄한 행다법(行茶法), 혹은 차 내는 법(차 우려 마시는 방법)에 주눅들지 않아야 한다. 한복 곱게 차려입고 조심스럽게 운신하고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으로 찻잔 받쳐 들고 새로 시집 온 새각시처럼 조심스럽게 마시는 행다법이라는 것은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것이다.
차 마시는 법을 몰라 마시지 못하는 것은 마치 양말 신는 법을 몰라 못 신고, 밥 먹는 법 몰라 못 먹는다는 말하고 같다. 차는 편하게 마시는 것이 가장 잘 마시는 것이다. ‘차와 선은 한 가지’(茶禪一切)라는 말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선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순리다. 순리란 말은 억지의 반대말 아닌가. 가장 편한 삶 자체가 순리인 것이다. 차를 어렵고 불편한 형식에 얽매여 마시는 것은 차를 잘 마시는 것이 아니다.
* 기본적인 녹차 계열 팽다법(차호법)은 다음과 같다.
물 끓이기⇒그릇 헹구기⇒숙수 식히기⇒차 넣기⇒숙수 붓기⇒찻잔의 물 비우기⇒따르기⇒ 마시기⇒재탕 우려 마시기⇒마무리
* 기본 점다법(말차)의 사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물 끓이기⇒찻잔 데우기⇒차 넣기⇒숙수 붓기⇒휘젓기⇒마시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