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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에 젖은 동강할미꽃
들꽃산꽃山人/ 白 英 雄
영월하면 나하고는 끊을 레야 끊을 수 없는 깊숙한 인연이 하나 있는가보다. 다름 아닌 태백산, 대덕산, 금대봉, 함백산에서 이른 봄부터 피기 시작하는 예쁜 새 꽃잎으로 단장 하고 조춘의 바람 속에 살랑살랑 춤추어대는 산기슭 조그만 귀여운 요정들을 촬영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고장이기도하거니와 영월은 초롱초롱한 별빛의 고장으로 별들의 세계를 관찰 할 수 있는 별마로 천문대와 고씨동굴, 백룡동굴과 3대 강으로 평창강이 흘러 서강이 되고 정선 조양강 이 영월로 흘러들어서니 동강이 되고 태고의 원시자연이 숨 쉬는 기암괴석 협곡 어라연은 어름치, 황쏘가리, 금강모치 노닐며 귤암리, 문산리 마을 동강 변 석회암 바위 절벽에 서식하는 특산식물로 아름다움을 지닌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강에서만 자생하는 동강할미꽃 이 고고한 자태와 기품을 가지고 이른 봄이 되면 동강 검은 석회암 바위 틈새에서 새순을 내밀고 피어나 해마다 이른 봄이 되면 나를 유혹하며 촬영을 기다리게 하는 고장이기도 하다. 봄의 전령사 남녘의 꽃들이 필 무렵 이곳 중부 이북 지방에서도 버들강아지, 꽃다지, 냉이꽃, 제비꽃, 민 들레, 양지꽃 등 나를 기다리는 따스한 봄바람 속에 부지런히 카메라 배낭을 챙겨서 어스름한 새벽에 늘 편안하게 그리고 험난한 산속까지 마다 않고 묵묵히 동행하는 애마엔 내가 좋아하며 즐겨듣는 테-잎이 많은데 클래식은 봄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산길을 달리면서 세미클래식으로 four Seasons이나 주로 서양아줌마 가수 Emmylou Harris “Wayfaring Stranger” 경쾌한 기타 반주의 컨트리 송과 옛 추억을 더듬 을 수 있는 팝송은 계절 감각에 따라서 들을 수 있는 테-잎으로 안개가 자욱하게 낀 강변을 달리면서 혼 자 듣기 좋은 곡을 골라 듣는데 그 테-잎들은 몇 년 전 서유럽 여행 중 스위스 루체른 호수에 황혼이 짙어 가는 호숫가 도로를 지나 이태리 로마로 향하는 관광버스 창가로 스쳐가는 호수를 바라보면서 낭만에 젖 어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들었던 뉴에이지 가수 Enya의 a day without rain, One by One, Only time 곡 들을 들으면서 옆에 앉은 집사람과 귀국하면 당장 Enya의 CD를 사자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뉴에이지 음반이나 흘러간 팝송을 나 홀로 촬영가는 길에 들으면서 나의 귀여운 요정들 모습을 그릴 땐 금년 봄은 어떤 앵글로 배경은 어디에 두고 포커스를 맞춰 어떻게 촬영하면 좀 더 아름답고 멋있는 작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하고 고민 아닌 고민도 해보면서 애마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쉼 없이 달리다보면 어느새 동강 어귀에 들어서니 백운산아래 검푸른 석회암벽 틈 사이에서 혹한의 겨울 동강 강바람을 지켜낸 그다지도 곱게 파스텔 톤 연 분홍색과 청자 빛 꽃송이는 잔뜩 하늘을 향해 한껏 위 를 쳐다보고 석회암 바위 벼랑에 피어난 동강할미꽃을 보면 그 어느 누구가 이 꽃에 매료되지 않고 아름 답다하지 않으리오. 기온 속에서 이슬을 머금고 지낸 동강할미꽃은 잔뜩 꽃잎을 오므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백운산 석회암 기암절벽 아래는 청옥 빛 동강은 유유히 흘러가건만 특이하게 고개를 숙이지 않고 곧바로 선채 하늘을 향해 피는 청자색 꽃송이를 30분 정도 관찰을 하다보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그제야 서서히 꽃송이가 벌어지는 것을 볼라치면 또 한편으론 신비스런 동강할미꽃의 생태를 보는 게 더 애착이가고 아름답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더 고귀한 자태를 지니고 자연의 숨결에 살며시 피어나는 하얀색 백동강할미꽃은 지금 쯤 또 다른 어디에 피어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산삼만큼이나 찾기가 쉽지가 않으니 그 얼마나 귀한 꽃인가 말이다. 이 백동강할미꽃을 꽃 사진을 하는 사진가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촬영하고 싶어 하는 야생 화인데 이 동강할미꽃은 하얀색으로 피어 난다고해서 앞에 흰 백자를 부쳐서 백동강할미꽃이라고 근 간에 와서 부르는데 내 마음과 그들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지난해만해도 십여 미터 높이 석회 암 벼랑에서 해마다 잘 피어나고 있었는데 어느 몹쓸 인간이 그 귀한 백동강할미꽃을 살짝 남채하여 가져다가 혼자서 몰래두고 볼 냥으로 가져갔단 말인가. 다행히 저 지난해 500미리 망원렌즈로 여러 컷을 촬영 해두었지만 올해는 암벽등반이라도 해서 좀 더 가까이 마크로 렌즈로 근접촬영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또 다른 앵글로 촬영하고 싶었는데 나 자신 외 에도 다른 이들이 촬영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유일하게 그 자생지 그 자리를 파수꾼처럼 잘지 키고 있던 해마다 하얀색을 띠고 피어나던 백동강할미꽃에 연민의 정은 나에게 동강할미꽃이란 시를 쓰 게 했고 내년은 또 다시 백운산 어느 산기슭을 또 찾아 헤매야 할지 어려운 숙제를 한 아름 안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김삿갓문화축제에 동행했던 K씨와 인연이 되어 아예 본격적인 문학 활동에 들어서면서 어느 회 임원선출에서 등단을 했느냐하는 임원선출 문제를 놓고 씁쓰름한 일도 있었는데 실제 소인은 70년대 초부터 월간「山」지와 연재 글을 써오고「암벽등반기술」같은 전문서적을 펴내기도 하고 기타 월간지와 사보 등에 자연의 꽃을 소재로 한 사진과 글을 쓰고 연재하면서 낸 저서만도 여러 권 있으나 등 단이라는 두 글자가 가로 막으며 조금은 마음을 상하게 한 적도 잠시 있었다. 이제는 훌훌 다 털어버리고 크고 작은 문학행사와 시낭송회에 참여함으로서 활동범위를 넓히다보니 원고지에 써놓고 미발표 한 옛 시와 수필을 다시 손질하고 워드를 쳐서 폴더에 보관하는 데는 현대문명이 낳은 과학의 발달이 이렇게 컴퓨터로 글을 쓸 수 있게 하고 D카 카메라는 아예 필름 없이 촬영하여 컴퓨터나 CD에 담아 보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고마움으로 케케묵은 원고지를 꺼내서 먼지를 털어 햇빛을 보게 하고 문학지에서 빛을 보게 하니 또 다른 만남으로 봉래산아래 자리 잡고 있는 국제현대조각미술관 심포지엄 및 “시와 조각의 만남”전에「동 강할미꽃」시 출품과 늦가을 양천문학회 시화전에 동강할미꽃을 시 ․ 사 작품으로 만들어 출품함으로써 동강할미꽃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소인에겐 그 의미가 깊었다. 거기에 지난 김삿갓 문화큰잔치 초청 문인에서 여러 시인문우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하고 시향을 나누면서 영월의 밤하늘처럼 초롱초롱한 별빛을 시인의 눈빛으로 음미하며 지낸 그 흔적들 속에 그동안 알게 된 여류시인들의 시향이 아름답게 움직이는 요정들처럼 프로필 사진과 가끔씩 기념사진을 촬영해주었을 뿐인데도 즐거워하며 기뻐하는 그 녀들을 바라보니 또 다른 내일을 향해서 쏟아내는 오늘에 엔 돌핀이 팍팍 넘쳐흐르니 이 또한 소인에게 하나의 조그만 행복이고 건강하게 지내는 일이 아닐까 한다.
白 英 雄 <프로필> 평안북도 신의주 출생,1963년 서라벌예술대학 서양화수학, 88년부터 자연생태사진으로 전업, 사)한국산악회편집위원역임, 록파티산악회초대회장역임, 한국생태사진가협회창설 회장역임. 사)한국문인협회회원 양천지부 수석부회장역임. 한국생태사진가협회 공로상. 동강할미꽃 시 부분 시대상 수상, 연애편지100톨짜리 수필부분 양천문학상 수상. 현)한국생태사진가협회고문, 한국식물분류학회학술위원, 사)한국문인협회양천지부자문위원, 계간 한국문학예술 이사, 우리의 산하를 찾아서 들꽃산꽃을 촬영하고 글을 쓰고 있다. 저서/ 岩壁登攀技術, 들꽃산꽃을 찾아서, 달팽이, 민들레, 낙엽, 봄나들이. 외
더 아름다운 동강할미꽃을 촬영하기 위해 록클라이밍
이런 동강할미꽃을 보고 詩想 모티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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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 고은글 감사드리며
백제의 가족이 되심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