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8일
새벽 4시에 원주를 출발하여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언제 보아도 대한민국의 공항은 정말 멋있고 친근하다. 시간적인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가까운 곳으로 여행지를 택해 부담을 줄였다. 두시간의 비행 끝에 황산비행장에 도착했는데 국제 공항이라 하기에는 너무 초라해 보였는데 원주공항보다도 못한 시설과 청사등이 아쉽다. 기다리고 있던 조선족 가이드와 여행을 시작했는데 버스에 올라 황산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청나라 시대의 옛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청대 옛거리를 둘러보았다.
4백년전 청나라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주택들이 1.1키로미터까지 죽 늘어서 있고 영화속에서 가끔씩 보여지는 모습을 보며 화려했던 청나라 시대를 생각해보았다.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위한 토속품 상점으로 바뀌어 있었는데 중국에서 유명한 붓, 벼루, 옥도장, 청나라시대의 전통 의류등을 진열하여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는 황산 사람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였으나 소매치기 주의하라는 가이드의 안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구경거리에 만족해야 했다.
황산에서 여행 처음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린 버스에 올라 항주로 향했다.
3시간 동안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경제적인 상황으로 인해 개인 자동차는 거의 볼수가 없으며 관광버스만이 드문드문 지나가며 한군데 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했는데 휴게소에도 자가용으로 여행하는 사람은 없고 관광버스만 몇 대 서 있을 뿐이다. 상점이라고는 초라하고 진열된 상품도 보잘것 없어 보였다.
오후에 항주에 도착했는데 중국에서 비교적 부유한 도시로 인구 650만으로 황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교적 깨끗한 신축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경제의 원동력이 되는 전단강의 규모가 매우 커보였는데 서울의 한강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항주에서의 첫 번째 관광지인 동방문화원을 방문했다. 유교, 불교, 도교를 한눈에 볼 수 읽을 수 있는 곳으로 각자 종교별로 전시관을 만들어 놓은 곳으로 불교관을 제외한 곳은 아직도 공사중으로 어수선 하나 항주시에서 관광 명소를 만들기 위한 정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많은 불상들이 대규모로 전시되어 있고 불교의 모든 모습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으며 부처님앞에 소원을 빌어보기도 했다. 나머지 유교 도교 전시장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공자, 맹자의 숨결을 느껴본다.
동방문화원 관광을 마치고 항주시내 전단강 다리를 건너 중국차로 유명한 용정차밭을 구경하니 피곤한 하루가 다 지나가버려 저녁 식사후 송성가무쇼장으로 향했다.
송성 가무쇼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가무쇼로 첫 번째는 심천이란다. 남송시대를 재현해 놓은 송성민속촌 공연장에서 펼쳐졌는데 원시시대부터 현대시대에 대한 표현을 그린 작품으로 1시간 10분간 진행되었다. 원시시대에 살아온 선조들의 생활과 전쟁의 시대를 거쳐 현대의 세계가 화합하는 모습으로 세계화의 무대에 일본의 전통춤에 이어 한국의 부채춤이 들어가 있다. 3,000명이 동시에 관람하는 규모에 꽉채워진 객석에서 한국의 작품이 조선족에 의해 중국에서 공연을 하는데 뭐라할까 자부심 내지는 뿌듯함으로 중국인들 틈에 있는 내가 자랑스러웠다.
피곤한 첫날의 일정을 마치고 내일을 준비하며 조용히 잠을 청한다.
2007년 8월 19일
둘째날이다. 아침일찍 오산 성황각에 올라 항주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예전에 북경에서 보던 모습이 여기에도 펼쳐진다. 여유로운 중국인들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모습과 기수련을 하는 모습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항주사람들임을 알 수가 있다. 오나라의 왕인 손권이 이산에 진을 쳤었다고 하여 오산이라 이름이 붙여졌으며 산줄기가 항주시내까지 펼쳐저 있단다. 오래된 고목과 기암괴석, 명향루, 성황각등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보존되어 있어 위용을 더하고 있다. 전단강의 고요한 모습과 항주시내의 모습을 한눈에 보며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아름다운 여인인 서시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서호에 도착했다. 서호는 달밝은 밤이나 일출때 또는 안개끼었을때 아름답다고 하는데 서호에 도착하니 비가 내려 서호에서의 아름다운 유람선 대신 비내리는 서호 풍경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주변의 아름다운 산들 호수 등을 비로 인해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중국 유명한 절 영은사라는 곳에 도착했다. 불교 신자들이 많은 중국이라 많은 사람들이 사찰에 들르는 모습이며 우리는 주변의 경관 등을 보며 생활상을 그려보니 어느덧 점심시간. 기대하던 거지닭과 동파육으로 점심을 때우고 항주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쳤다.
다시 3시간여 버스를 타고 황산으로 이동하여 화산 미굴을 관람했다. 커다란 동굴의 모습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는데 너무나 시원해 밖으로 나오기가 정말 싫었다. 진달래가 활짝 핀 봄날에 중국 서기가 방문해서 아름다운 산이란 뜻의 화산 미굴로 명칭을 바꾸었다고 한다.
황산 시내를 버스로 이동하면서 첫날의 황산 모습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조금씩 꿈틀거리는 황산시의 모습에서 몇 년후 엄청나게 발전해 있을 모습이 떠올린다. 지금은 인구150만의 가난한 황산이지만, 중국에서 150만명의 도시는 아주 작은 소도시란다. 도시 곳곳에서 건축되고 있는 커다란 규모의 신축현장들이 미래의 발전된 황산시를 보여줄 것 같다.
우리 일행은 이번 관광의 주목적인 황산을 등반하기 위한 기대로 오늘의 여행일정을 마쳤다.
2007년 8월 20일
아침 일찍 황산등반을 위해 버스에 올랐다. 중국의 명산으로 태산 다음이라는 황산은 1,860 미터 높이로 엄청난 규모라 한다. 날씨가 변화무쌍해서 아래 기후로는 정상의 기후를 전혀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황산 입구부터 버스로 계속 올라가 다시 한참을 걸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케이블카가 있어 다들 쉽게 생각했지만 한참을 걸어야 한다는 안내원의 말을 듣고 겁을 먹었지만 기왕 하는 여행 끝까지 한다는 결심으로 욕심이 생긴다. 설레는 마음으로 케이블카에 올라 아름다운 황산의 모습을 탄성을 자아내며 감상하는데 케이블카 종점에 다다르자 서서히 시작되는 안개가 보인다. 조금후에 걷히겠지 하는 마음은 끝까지 실망시켜며 행군만 계속해서 시켰다.
안개 겉힌 황산은 연간 150일 정도라 하고 거의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라고 한다. 명산이라 휴일이 아닌 월요일인데도 중국 국내 관광객이 엄청나게 몰려와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인다. 멀리 보이는 경치는 볼수 없지만 비래석 등과 희미하게 몽생필화를 보았는데 하늘위에 바다라는 뜻인 천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에서 보지 못해 아쉬움을 더했다. 전산의 흐릿한 모습으로 계속되던 행군이 후산쪽으로 오니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후산쪽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니 마음까지 확 트여지게 되어 다행이었다. 아슬아슬한 등산로와 신기한 산의 모습이 금강산보다 훨씬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자태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정상에서의 아쉬움을 이곳에서 만끽을 하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큰 심호흡을 하고 황산의 기를 받으며 마음껏 즐겨보았다.
피곤한 산행으로 다들 지쳐 일부는 후산의 광경을 못했지만 우리는 언제 다시 와보겠냐는 마음으로 악착같이 등반한 덕에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아 참 다행이다.
산속에서의 시원한 맥주를 곁들인 점심식사를 하니 노곤해진다. 하산하려는데 안개만 끼던 날씨가 빗방울로 변해 안내원이 미리 준비한 우비를 챙겨 입고 한참을 걸어야 했다. 오늘 하루 참 엄청나게도 걷는다. 한참동안을 내려와 케이블카 앞에 도달했으나 세시간을 기다려야 탈수 있다니 엄청난 인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우대하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내려올 수 있어 일정에 차질이 없어 힘든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라 졸린 눈을 비비며 황산자락에 있는 비취계곡에 도달했다. 높은 산과는 달리 많지 않은 양의 물이지만 비취색의 계곡물이 아름답다. 대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촬영지를 둘러보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여행의 음식등이 예전의 중국 방문 때와는 사뭇 달라 어려움이 없이 식사를 할 수 있었으며 술좋아하는 일행을 만나 3일 저녁 내내 소주를 마셔 즐거움이 더했다. 좋은 여행을 마치고 마시는 술이라 즐거웠고 내일 쇼핑센터 두군데 방문과 귀국만이 남아 마지막 밤을 보냈다. 또 다시 올 기회는 희박하겠지만 짧은 이번 여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