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타나는 항구가 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이다. 입구 강구다리 중간쯤에 커다랗게 설치된 대게 조형물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이 대게의 유통중심지이자, 먹을거리 관광지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항구 주변에는 대게상가가 쭉 늘어서 있다. 상가 앞 가마솥에는 손님들이 고른 대게를 찌는 김이 푹푹 솟아난다. 대게는 크다는 뜻이 아니다. 대게는 대나무 처름 다리가 쭉쭉 뻗었다고 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B19345AF5466B34)
영덕대게의 집산지이자 최대 유통상권이 형성된 영덕강구항.
“나는 영덕대게로소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토산물조’는 조선 팔도에 게가 생산되는 고을은 모두 71곳이고, 자해(紫蟹)가 나는 곳은 경상·강원·함경 지역 11곳이라고 기록했다. 71곳의 게 산지는 민물에서 나는 참게 종류를, 자해는 홍게(붉은 바닷게)와 대게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자해 산지 11곳 중에는 영덕과 영해의 지명이 명시돼 있다. 대게가 영덕의 특산물이라는 문헌상의 근거이다. 영덕대게는 고려 태조 23년(940년) 왕건이 옛 예주(지금의 영해면)을 순시할 때 수랏상에 올려졌다. 또 당시 예주부사가 대게 맛을 좋아해서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해서 수레 차(車), 머무를 유(留)자를 써서 ‘차유’라는 마을이름을 지었다.
좋은 대게는 같은 크기라도 무게가 무겁다. 속살이 얼마나 찼느냐에 따라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게 다리는 모두 제대로 붙어있고, 살아 움직여야 또한 좋은 대게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흔히 사람들은 다리만 먹고 게장이 든 몸통은 못 먹는 것인 줄 안다. 게는 껍질을 빼고 모두 먹을 수 있다. 몸통은 게 뚜껑을 연 후 연한 겉껍질을 벗기면 맛있는 살이 드러난다. 여기에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 따끈따끈한 밥에 비벼먹는 게장이야말로 대게의 참맛이라고 미식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D47345AF5466C0F)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65C345AF5466C0D)
![](https://t1.daumcdn.net/cfile/cafe/99360C345AF5466D09)
사색을 위한 푸른길 ‘블루로드’
영덕에는 산과 바다를 잇는 푸른길이 있다. 강구항에서 길은 시작된다. 총길이가 약 50㎞이다. 강원도 삼척의 관동대로와 더불어 도보여행을 위해 조성된 해안 산책길이다. 산길로 바닷길이 골고루 섞여 있다. 길은 모두 3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길은 강구항~풍력발전단지~빛의거리~해맞이공원을 잇는 ‘빛과 바람의 길’이다. 이 길은 울창한 산 속에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어촌마을의 정겨운 골목길에서 시작해 오솔길을 따라 고불봉 정상의 풍력발전단지를 거쳐 해맞이 공원까지 이어진다.
두번째는 해맞이공원~석리~경정리~축산항을 잇는 ‘푸른 대게의 길’이다. 넘실대는 동해 파도를 바로 곁에서 느낄 수 있는 해안 절벽길이고, 곳곳에 흩어진 기암이 절경이다. 세번째는 축산항~봉수대~괴시리전통마을~고래불해수욕장을 잇는 ‘목은 사색의 길’이다. 이 길은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추억의 길이기도 하다. 영양 남씨의 발상지와 목은 이색의 산책로, 괴시리 전통마을 등 역사문화를 탐방할 수 있는 코스이다. 목은 이색 선생은 괴시리에서 태어났다. 해안을 따라 병풍처럼 둘러친 송림을 끼고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 대진·고래불 해수욕장이 위치해 있다. 영덕군은 2012년 네번째 길을 개발할 계획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27D345AF5466B24)
영덕 해맞이공원에서 축산항을 잇는 ‘푸른 대게의 길’은 동해 바다를 바로 곁에서 느낄 수 있는 해안산책로이다.
항일정신 빛나는 신돌석 장군
신돌석 장군(申乭石·1878~1908)은 대한제국 말기 의병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대부분의 의병장이 유생 양반 출신인데 비해 신 장군은 평민 출신이었다. 그의 생가가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에 있다. 장군의 부친이 1850년쯤에 지은 집이다. 생가로부터 2㎞ 남짓 떨어진 곳에는 장군의 혼을 모시기 위한 ‘충의사’가 세워져 있고, 그 좌우에는 동재·서재라는 재실이 하나씩 자리잡았다. 생가는 1995년 복원된 것이다. 장군은 한때 ‘태백산 호랑이’로 이름을 떨쳤다. 1895년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단발령으로 전국적으로 의병이 봉기하자 장군도 100여명의 동지를 규합해 영해 의병진을 만들고 활동하다가 1896년 고종의 명을 받아 해산했다. 이후 을사조약이 체결되고 각지에서 의병이 다시 봉기하자 장군도 1906년 ‘영릉 의병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재창군했다. 이때 각처에서 모여든 동지가 300명이 넘었다고 전해진다. 장군은 최고 3000여명의 의병을 거느리고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일원에서 항쟁했다. 특히 장군은 소수정예로 적을 섬멸하는 게릴라전의 귀재로 통했다.
명품바다와 함께 하는 ‘영덕에서 여름나기’
영덕에는 해안 53㎞를 따라 훌륭한 입지조건을 갖춘 해수욕장이 10곳이나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영덕 병곡면 병곡리를 비롯, 해안 6개 마을의 아름다운 금빛모래길이 20리(8㎞)나 이어진다. 고려말 목은 이색 선생이 바다에서 고래가 뛰어 노는 것을 보고 ‘고래불’이라고 이름지었다고 전해온다. 수심이 얕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피서지로 국토해양부로부터 4회 연속(2005~2008년) 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됐다. 인근 대진해수욕장은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곳이다. 백사장을 가로질러 송천이 흐른다. 이 때문에 굴과 백합조개·홍합 등의 패류가 많아 피서객들은 조개를 채취하는 재미에 흠뻑 빠진다. 장사해수욕장은 해변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그지없이 아름다운 곳이다. 울창한 송림에 야영장이 있고, 백사장이 길다고 해서 장사(長沙)라고 통한다. 이곳은 2007년~2009년 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됐다.
영덕은 해안 53㎞를 따라 10여개의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있다. 사진은 영덕 병곡면에 있는 고래불해수욕장 전경. | 경보화석박물관이 소장한 ‘규화목’. 나무가 화석이 된 것이다. 박물관은 영덕과 포항을 잇는 7번 국도변에 있다. |
옥구슬처럼 맑은 물이 넘치는 옥계·산성계곡
옥계계곡은 영덕군 달산면 옥계리 일원에 펼쳐져 있다. 경북 청송의 주왕산과 포항의 동대산이 맞닥뜨린 곳에 자리 잡았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계곡이 깊어 주위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옥계’라는 이름은 옥 같이 맑고 투명한 물이 흐르는 곳을 뜻한다. 폭이 넓고 물살이 센 계곡물이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을 만나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휘돌아 내려간다. 옥계계곡은 ‘침수정’에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주변에 부암(물에 뜬 바위), 구룡암, 병풍석, 일월봉, 벼슬봉, 학소대 같은 경관이 37곳이나 된다. 달산면 주응리 일원에의 산성계곡은 총길이가 6㎞다. 계곡의 양쪽이 암반으로 형성된 좁은 계곡이고, 옛날 성이 있었다고 해서 산성계곡으로 통한다. 계곡이 험하고 깊어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인근에 250㏊의 삼림욕장도 들어서 있다. 계곡을 따라 팔각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길이 있다. 계곡을 건너기 위해 ‘출렁다리’를 건널 때의 짜릿함은 또다른 재미를 준다.
태고의 신비 머금은 경보화석박물관
영덕에서 남쪽 포항 방면으로 내려오다 남정면 원척리 7번 국도변에 경보화석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화석전문박물관으로 1996년 6월26일 개관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20여개국에서 모은 화석 1500여점을 시대별, 지역별, 분류별 특징에 따라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은 지구역사 46억년 중 생물의 진화가 다양했던 5억년의 생태계를 화석으로 보여준다. 개인수집가인 강해중씨(71)가 20여년 동안 세계를 돌며 수집한 희귀화석들이 즐비하다. 박물관은 실내전시관(1·2전시관, 시청각실)과 야외전시관, 특별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건물 3층의 제1전시관은 고생대의 삼엽충류, 중생대의 암모나이트류, 신생대의 메머드 이빨과 상아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또 제2전시관에는 식물화석 테마관으로 나무가 암석화한 규화목 등이 놓여 있다. 박물관은 화석이 만들어지는 환경과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줘 학생들에게는 좋은 생태교육장이 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8C6345AF5466C08)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EBB345AF5466D0F)
![강구대교](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atic.naver.net%2Fncc%2F2011%2F11%2F17%2F1759441495791986.jpg)
강구대교
강구항 진입교량인 강구대교에는 화려한 LED 조명이 밤을 밝힌다.
영덕대게요리
대게를 찜통에서 찌면 먹음직한 붉은 색으로 변한다. 게장에 참기름을 넣어 밥을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원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