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하계 등반보고서 - 김종선/김운회
김종선 1. 기 간 : 7월 26일 (월) - 8월 11일 (화) 16박 17일 2. 대상지 : 3. 목 적 : 내설악의 지형 및 직선 등반시 문제점 검토 4. 대 원 :
5. 대원별 등반 일정표
7. 등반보고 이번에 내게 주어진 많은 시간은 또 다시 없을것이란 생각에 하계 등반의 풀코스를 등반하려 다짐하며 나름대로의 보람을 찾을수 있고 대원간의 연결 및 개개인의 만족을 성취할 수 있는 계획을 짜느냐고 노력했다. 계획은 계획에서 끝나고 설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크게 새기게한 이번 등반이었다. 첫째의 목표를 흑선동 끝청간 바래이션루트에 두고 부수적인 등반으로 릿지등반을 택하여 15일간의 등반계획을 세우고 5일간의 휴양으로서 마무리 지으려 했다. 출발전부터 펑크가 나버린 대원 1명으로 인한 등반대원 부족을 다음날 입산하는 서상엽 대원에게 운명(?)을 맡기고 전 회원이 윤용문 회원집에 모여 장비와 식량을 점검하고 잔여시간을 화투놀이로 즐기며 출발일을 맞았다. 7월 26일 (18:00경부터 비) 원통-용대리간은 직행버스를 이용하였고 용대리에서 과포화 상태의 어택에서 넘쳐 냅색에 넣어 들고 가던 식량 및 장비를 어택의 머리위에 끈으로 묶어 고정시키고 예정된 캠프를 향해 걷는다. 언제 망가졌는지 모르나 용대리 - 백담산장의 도로는 군데군데 패이고 백담 3교와 강교의 교각은 파괴되어 사다리로 연결되어있다. 아마도 작년 여름 폭우때 부서진 것을 아직도 보수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짐이 너무너무 무거워 보행 속도가 너무 느리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약 2시간 30분이 소요 되었다. 백담산장을 지나 넓은 계곡을 바라보며 귀대기골 입구에 도착하니 오늘의 일과가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입구에서 캠프 예정지까지의 길도 쉽지는 않다. 캠프지에 도착하여 모덤자리(큰, 작은 귀때기 갈림지점 안쪽)를 캠프로 정한다. 어느새 수물 거리던 하늘에선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7월 27일 (비) 08:30 기상 - 하루종일 CAMP 대기 - 상엽 도착(18:00) 밤새 내리던 비는 멈출 생각을 않고 계곡물의 변화에 신경을 쓰게 한다. 약간씩 오르내리던 계곡물의 수량은 큰변동없이 어제의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첫날부터 등반을 포기하고 상엽이가 입산하기만을 기다리나 그것도 미지수다 텐트안에서 꼼짝도 않고 식량만 축을 내며 앉았다 누었다한다. 오후가 되고 16시가 지나며 시간이 흐를수록 상엽이의 입산에 의심이 가고 17시가 지나면서는 내일의 산행을 걱정하여야 했다. 18:00가 되어서는포기하고 낮잠을 즐기는 중 요란한 소리와 함께 텐트가 젖히며 폭우속에 상엽이가 도착한다. (18:00) 커다란 어택에 식량을 꽉채우고도 한손에 커다란 쇼핑 비닐봉지를 들고서...... 식량을 정리하다보니 너무나 많은 식량에 환호성이 저절로 나왔다. 푸추 김치까지 등장하여 입맛을 다시게 한다. 캠프 인원이 3명이니 비가 오더라도 강행하기로 정한다. 내일의 등반 준비를 마치고 상엽이가 가져온 삼겹살로 소주 한잔을 마시고 잠을 청해온다.
7월 28일 (비 - 15:00경 갬) C1 출발(07:40) - 흑선동 입구 (08:30 - 08:40) - 흑선동 앞지계곡 P1(09:10) - X971.9 남쪽한부 P2(10:53 - 11:03) - 큰귀때기지 계곡 (11:48 - 중식 - 12:10) - 큰귀때기 X982능입구지계곡 P3(12:30) - 큰, 작은귀때기사이능 (14:30 - 14:40) - 작은귀때기골 P4 (15:30 - 15:50) - CAMP 도착 (16:45) 아침에 눈을 뜨니 많은 강우량을 보이던 비는 약간 기세가 꺽여 있었다. 조식을 재빨리 마치고 07:40 상엽이와 운회를 보낸다. 간혹 구름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민다. 점심을 먹으러 라면을 준비하는 중 태영이가 "월간" 산지의 김기자와 함께 계곡에 나타나 사진 몇커드 촬영후 바쁘다며 급히 계곡을 빠져나간다. 혼자서 아무도 없는 산중에 남아있으니 몇시간 되지도 않았건만 누구나 반갑다. "씨-에이"하며 상엽이가 작은 귀때기골 쪽에서 나타나다.(16:45) 운회로부터 운행 시간표를 받아 보니 시간차이가 나서 물으니 자기의 시계가 20분 빨리 가니 모든 시간에서 20분 해야 한단다.(시계를 고쳐가지고 갈것이지---) 06:20경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보니 우중충한 하늘색이다. 상엽형과 캠프를 출발한다. 어제는 가볍게 거너던 수렴동 계곡을 오늘은 신을 벗어 들고 계곡을 건너 흑선동 계곡 입구에서 또한번 신발을 벗어든다. 흑선동 계곡에 들어 처음 츨발지점인 좌측 지계곡을 잡아 오른다. 길다란 폭포들이 가로막아 폭포를 오르기보다 이곳부터 시작하기로 하며 계곡을 버리고 사면을 오른다. 사면을 오르다보니 나무가지등에 시야가 가려져 위치를 분간하기 어려워 작은지능에 올라보니 본래의 계획보다 더 직전에 가깝게 등반이 되었고 지금의 능선이 X972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
7월 29일 (흐린후 12:00경부터 비) C1 출발(08:10) - 작은귀때기골 상단 28일하산지점 P4 (09:02 - 09:16) - 작은귀때기골 상단 계곡우측으로 꺽임부분 (09:34 - 09:40) - 좌측지능 - X1287 P5 (11:30 - 11:50) - 건청골 P6 (12:45 - 증식 - 13:25) - 백운동 (13:45) - 수렴동 (14:30 - 15:20) - C1도착 (16:18) 냄색 두 개에 장비와 중식 (볶음밥)을 넣고 상엽이와 운회가 하나씩 지고가니 나는 빈몸이 된다. 앞으로의 코스가 얼마나 난코스가 될지 모르니 신속히 작은 귀때기골을 오른다. 어제 상엽이와 운회가 하산했던곳에 표식기가 달려있고 잠시 쉬며 K1287로 오르는 코스를 찾아 본다. 모두가 처음부터 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조금 더 올라 작은 물줄기를 찾아 올라온다. 처음 5분여 동안은 어느 지계곡과 다름 없더니 폭포가 연결된 계곡은 이끼와 물이 엉겨 오르기가 쉽지 않다. 폭포를 바라보며 우측 사면으로 오른다. 오르다 보니 우측의 지능이 한결 쉽게 느껴져 발걸음이 자연히 그쪽으로 옮겨진다. 지계곡의 폭포는 약 200m 연속이다. 오르며 건너편의 귀청에서 귀때기골로 연결되는 능선과 고도를 비교하며 암능을 오른다. 결국 X1100정도에서 암벽을 만나 우회 할것이냐? 하강하여 다시 계곡으로 갈것이냐?를 의논하여 일단 한핏치 올라보고 계속 오르기 어려울 때 하강키로하고 먼저 한핏치 오르려니 중간지점에 바위가 튀어나와 자세가 오버행이 된다. 빽하여 내려와 자일을 몸에 두르고 다시 오른다. 별다르게 뚜렷함없이 어느 지계곡과 마찬가지의 너저분한 곳을 빠져나오니 물소리가 들리며 작은 폭포로 연결된다. 측면으로 나무넝쿨을 잡고 한발한발 내려온다. 내려오는 중 물을 한모금 마셨는데 이상하게도 씁쓸하다. 주변에는 약초냄새가 진동하고 결국 상엽이는 산삼비슷한 뿌리를 하나 캐서 주머니에 넣고 건청골 계곡에 도착하여 조금 내려가 내일 등반코스를 확인하고 증식으로 준비한 볶은밥을 수저도 없이 손가락으로 먹는다. 상엽이가 캔 산삼? 밑 뿌리를 씹어 본다. 어찌나 쓴지 입안에 넣고 있을수가 없어 물로 입가심을 세 번이나 했다. 건청골을 빠져나온다. 어느덧 백운동 계곡이 나타난다. 지도상으로는 거의다 빠져 나온 것을 알았지만 예전에 보았던 폭포가 없어 당황했다. 나의 기억에 건청골은 백운동에서 갈라져 5분도 채못되어 약 20m정도의 폭포가 있었고 그위가 또 계속 완만한 경사의 폭포가 연속으로 계곡 끝부분까지 골 전체가 커다란 폭포라고 해도 될만한 계곡이었는데 내려오면서 단 5m의 폭포도 보지 못했고 계곡 전체가 크고작은 바위로 덮혀 있었다. 14:30분경 수렴동 대피소에 도착하여 산장 사장님(?)과 이야기를 한다. 전작이 있는지 얼굴은 불쾌하게 젖어있고 혀도 약간 꼬부라졌으나 우리를 보자 또 술 한병을 들고 나오신다. 영지버섯으로 담근 술이라며 ... 상엽이의 산삼은 "자약"이란 약초라 판명이나고 약 한시간을 대피소에 앉아있는 동안 어느새 비가다시 내리고 많은 등산객들을 본다. 구곡담 계곡의 곳곳에는 쓰레기가 산재해 있고 특히 산장주변 500여미터 내외의 텐트를 칠만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쓰레기와 유리병이 뒹굴고 있었다. 7월 30일 (비) C1 철수 출발 (10:40) - 수렴동 (12:00) - 수렴동 C2설치 - 중식 - C2출발 (14:15) - 백담산장 - C2도착 (17:00) 최정필 외 1명 CAMP 도착
7월 31일 (비) C2출발 (07:55) - 건청입구 (08:33) - X1383 능지계곡 P6 (09:00-09:10) - X1383능 안부 P7 (09:45-09:55) - 곡백운 P8 (10:29) - 직.곡백운사이 능선 (11:09) - 직백운 P9 (11:29) - 구곡암 계곡 (12:20) - 중식 -C2도착 (13:03) ※ 최정필 외 1명 8월 2일은 많은 식구들이 설악에 온다. 많은 식구들이 오기전에 목적한 바래이션 루트는 끝을 내야겠기에 오늘과 내일 강행을 해야만 한다. 어차피 비는 우리 등반요소에서는 제외 시키기로 작정했으니까 오늘도 중식으로 볶음밥을 준비하여 상엽이와 운회가 출발한다. 곡백운 하산시 암봉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일 두동과 슬링을 충분히 챙긴다. 정필이와 친구는 10:00경 대청에 다녀오라하고 길을 설명해주고 간식을 싸서 보내고 나니 캠프에 오늘도 혼자남아 낮잠을 잔다. 그렇게도 잣건만, 상엽이가 불쑥 나타난다. 빨리도 다녀왔다 하강을 한번도 안하고 쉽게 1383능을 넘었단다. 빗속에 빨래와 목욕을 하지만 귀때기골 캠프에서와 같이 적나라한 모습을 보일수는없다. 건청골 입구에서 잠깐 오르다 우리 표식기를 달아놓은 작은 골짜기의 입구로 들어섰다. 수량은 전혀 없고 심한 가스로 주위의 시야가 막힌다. 한참 고도를 높였을때야 발밑으로 운해가 깔리고 X1287릿지의 건청골 초입에서 능선까지 뻗은 바위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오른쪽으로는 길다란 폭포가 있었다. 그 윗쪽으로는 계곡이 전혀 형성돼 있을 것 같지가 않았으나 폭포 밑에는 적지 않은 수량이 있었다. X1383능 안부에 도착 간식을 하고 다시 계곡을 잡아 내려가는데 엄청난 부쉬지대라 전진하는데 안간힘을 쓰며 기진맥진하여 백운동 계곡으로 내려서니 직.곡백운 사이의 능선을 지난뒤에야 직백운 계곡으로 내려설 수가 있었다. 직백운 계곡에 도착 표식기를 달고 백운동 계곡을 내려온다. 백운동 계곡초입 바위밑에서 종선형님이 싸주신 주먹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캠프로서둘러 내려가다.
C2 출발 (07:55) - 직곡백운갈림 (09:00) - X1236능선 P10 (11:00) - 청봉골 (11:20) - 휴식 (11:35) - 청봉골상단 모덤 터 P11 (12:34) - 끝청 P12 (13:20) - 서북주능 X1459 서쪽안부 (14:10) - 직백운상단 X1150지점 (14:30 - 중식 -14:45) - 직백운상단 모덤터 X1080지점 (15:00) - 직곡백운갈림 (16:05) - 구곡담 (16:30) - C2도착 (16;50) 밤새 비는 그치고 아침에 햇살도 선사한다. 정필이와 친구가 캠프에서 쉬겠다하여 오늘은 나도 등반에 참가하기로 한다. 정필이에게 텐트와 침낭 빨래를 빨아놓으라하고 캠프를 떠난다. 22분만에 백운동에 도착하고 바로 직, 곡 , 백운 갈라지는 곳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는다. 직백운동으로 들어서 바로 시작되는 폭포에서 운행중인 사진을 한 장 찍으려다 카메라 고장으로 한탐을 씨름하다 결국 뚜껑을 열고 지금가지 찍은 6장의 필림을 영어내고 다시 감아 재촬영하여 시간이 20여분 지났다. 어제는 정필이가 먼저 촬영한 필림을 통째로 잃어 버리더니... 현재끼지 촬영한 사진이 한 장도 없는 것이다. 직백운이 두갈래 가라지는 곳에서 왼쪽계곡으로 조금들어가 계획된 코스로 잡목과 잡풀을 헤치며 오른다. 직선코스에서 우측으로 치우쳐 있기에 좍측으로 해서 지능에 붙었으나 X1236능선의 지능에 지능을 오르고 나니 계획된 코스에서 벗어났다. 능선을 다라오르며 X1236봉을 향한다. 간혹 바위가 부식되어 손에 잡으면 부서져 버리기도 한다. 한차례 슬립도 당했다. 약 두시간만에 1236암봉 남쪽 P10지점에 도착하여 X1236능을 바라본다. 다음의 목표는 1236능 릿지 코스개척을 생각해 본능선에서 청봉골로 내려서니 바로 물줄기를 잡는다. 상엽이는 산산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 청봉골에 도착하여 미수가루로 요기를하고 간식을 먹는다. 중식은 끝청샘터에서 하기로 하고 ... 물속에 발을 담그고 계곡을 오른다. 약 1시간 오르니 멋진 모덤과 넓은 터가 나타난다. 여지껏 설악에서 보아온 머덤중에 가장크고 멋있게 지은 모덤이다. 흑선동계곡 중간지점 상투바위골초입 1355샘터, 축성암터 C1캠프터, 곡백운상단, 직백운상단, 끝청샘터, 가야동계곡 중간 수렴동호텔 앞 무명계곡등 여러곳의 모덤자리를 보아왔으나 이렇게 멋진 모덤터는 처음이다. 서북주능에서 가깝다면 동계등반시 숙영지로 선택하고 싶은곳이다. 모덤터 주변에서 짐승의 배설물을 발견하고 이것이 무슨 짐승의 배설물인가를 궁금히 여기며 (결국 수렴동 대피소에서 약초꾼과 대호중 오소리 배설물로 판명) 상엽이의 눈은 소멸된 길을 찾지않고 산삼만을 찾으니 선두와 간격이 점점 벌어진다. 끝청주변은 지독한 부쉬다. 표고 100미터 직선거리 1Km도 안되는 P11에서 P12 사이를 상엽이를 선두로 부쉬 럿셀(?)을 하면서 두시간 가까이 헤메며 헤쳐나온다. 언제것인지 모르나 철모를 하나 발견하여 주워갖고 온다. 8월 2일 (비) C2 출발 (10:00) - 용대리 (12:45) - C조합류 (13:00) - C2도착 (17:20) 남동건 會員이 윤용문 隊員 편에 김종선 선배님께 보낸 편지
8월 3일 (비. 오후 한 때 개임) C2 출발(11:00) - 백운동계곡 - 직백운 폭포 - C2 도착 (16:00) 어제 하루종일 내린비는 지금도 계속이다. 소귀의 목적을 달성한후라 꼭해야 할 등반이 없다. 조식을 마치고 캠프에서 카드놀이를 즐긴다. 11:00시경 비가 좀 멈칫하자 백운동 계곡이라도 다녀오라하고 선호 부부 용문, 운회, 정필, 철재, 효섭 8명을 보낸다. 점심으로는 감자전을 부쳐먹으며 .... 빨래도 말리며.... 그러나 16시경 비는 또다시 계속되고 계속된느 비로 텐트를 호텔뒤로 옮겨놓고 ... 8월 4일 (비 오후부터 폭우) C2 출발 (10:00) - 수렴동 대피소 (10:00) - 용아장성능 - 봉정암도착 (15:00) - 중식 - C2 도착 (17:00) * 유영희 외 2명 8월 5일 (내설악:맑음, 외설악: X600이하 구름속) 18:00부터 비 C2 철수 출발 (09:55) - 수렴동 대피소 (10:05-10:25) - 오세암 (11:30-12:30) - 마등령 (13:50) - 중식 - 비선대 (17:00) - 잦은바위골 C2 (17:50) - C3 정리 및 석식 - C3 출발 (21:50) - 설악동 (22:50-01:30) - C3 도착 (02:45)
8월 6일 (맑은후 오후 흐림) C2 출발 (11:30) - 잦은바위 100m 폭상단 - C3 귀환 (16:30) 어제 하루종일 마등령을 넘어와 아침새벽 3시가 넘어서야 침낭속에 들어 갔으니 눈이 떠질리 만무하지. 약간 늦게 일어나 조식을 마치고 의견을 묻는다. 운회가 너무 무리하는 것 같다. 오늘은 쉬고 싶단다. 용문이를 오랜만에 비친 햇살에 빨래 감독관으로 남겨 놓고 모두들 100미폭을 다녀오기로하고 11:30 출발한다. 출발하여 10여분쯤되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용문이 바쁘겠다" 하며 하늘이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시샘하는 것 같다는 농담을 한다. (용문이의 "하루종일 푹 쉬겠다" 는 말을 듣고 쉴 틈을 주지 않으려고 비가 오락가락하고 해가 들락날락하면 용문이도 빨래를 널었다. 걷었다 할것이란 생각이다.) 100m폭에 도착하여 금석이와 정필이를 데리고 100m폭 우측을 후리코스의 길은 올랐다. 우리로 내려온다. C3귀환길에 모두가 쇼를 하며 살모사 한 마리를 잡아 어제 금석이가 사온 소주를 사주로 바꾸어 땅속에 묻어며 동계때 먹고 힘좀 내자고 한다. 오락가락하는 빗속에서도 빨래는 어느정도 말라 있었다. 오랜만에 라디오를 들어 본다. 내일과 모래 많은 양의 비가 예상되며 강원도 지방에 특히 많은 비가 예상된단다. "이런 제기랄" 아무래도 캠프를 옮겨야 겠다. 운회를 시켜 입구에 혹시 철수한 팀이 있는지 알아보니 전주의 어느 전문대 팀이 철수를 했으나 너무나 더럽혀저 있단다. 그래도 심적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그리로 옮기기로 하고 재빨리 철수하여 캠프를 옮긴단. 산비둘기 산우회에서 삽을 빌어 쓰레기를 묻고 치우고하여 겨우 있을만하게 만들었다. 산을 좀 안다고 회기까지 걸어놓고 등반하던 대학산악부 녀석들도 갈때는 다 그 꼴이다. 쓰레기를 캠프 이동시마다 들고다니며 버려온 우리가 바보가 된듯한 기분이다. 8월 7일 (비 - 오후부터 폭우) C3 출발 (09:14) - 천화대릿지 - 왕관봉 (13:20) - C3 (16:20) 아직은 빗방울이 보이지 않으나 심상치 않다. 운회, 금석, 영희를 천화대로 보내고 용문이와 정필이는 속초로 과일과 음료수 그리고 차표 예매차 보낸다. 정핑이에게 그동안의 쓰레기를 와선대 쓰레기장에 버리라고 잘 포장? 해서 준다. 출발과 동시에 쏟아지는 비는 쉬지않고 일기 예보에 맞춰 퍼 붓는다. 순식간에 천불동 물이 불어 나고 건너편에 캠핑하던 사람들은 철수하느라고 허둥지둥이다. 천화대 팀은 지독한 강우와 강풍으로 탈출하여 일찍 왔으나 속초나간 용문이가 안오고 있어 걱정이다. 이정도 수량이면 틀림없이 통제할터이니 졸지에 이산가족이 될거란 생각이 든다. 17:00경 용문이가 오고 잠시후 정필이가 온다. 통제소에서 실랑이 끝에 잦은 바위골 주변의 야영객들의 안전을 대신 통제하겠다고하고 왔단다. 계곡물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가나 아직도 작년 추석때만큼은 어림도 없다. 우리는 비가와도 즐겁기만 하다. 8월 8일 (비 - 오후부터 갬) C3 출발 (11:20) - 석주길 (12:30) - 석주동판 (16:10) - 범봉 (17:00) - 설악골 - C3 (18:00) 비는 밤새워 오고 아침에 약간 누르러져 오후엔 맑은 하늘을 볼것도 같으나 어디끼지나 예감이니 쉽게 행동할수 없어 망서린다. 영희, 정필, 효섭이는 카메라의 성능을 아직 확인치 못했기에 낙산으로 촬영을 다녀오겠다하고 떠난다. 11:00경이 되니 비가 거의 그친다. 운회, 금석, 용문이는 재빨리 등반 준비를 하고 석주길 등반하러 떠난다. 철재와 둘이 낮잠을 자고 중식으로 냉면을 했으나 맛도 없다. 추워서 침낭속에 자면서 냉면이 무슨맛이 나겠냐 만. 8월 9일 (맑음) C3 CAMP 철수 (10:30) - 설악동 (11:30) - 속초 (12:00 - 중식 - 14:20) - 양양 (14:40 - 15:20) - 오색 (15:50 - 16:10) - 단목령 (18:30) - 설피밭 진동국교 (19:30) 속초에서 15:00 발 버스로 모두들 귀가한다. 운회와 나는 계속 산행을 해야 하기에 필요한 장비와 식량을 챙기고 캠프를 철수하여 두보따리의 쓰레기를 들고 설악을 빠져나온다. 비선대에서 적벽등반 한는 것을 잠간보고 있자니 우리가 들고 나온 쓰레기위에 점잖게 빈캔 두 개가 놓여있다. 임자를 불러 다시돌려주고 "여기가 쓰레기 통이냐"고 해 본다. 씁쓸하다. 잔디밭 횡단, 잔디밭내에서의 촬영, 쓰레기의 버림등, 몇 년전 보다 더 심해진 느낌이다. 특히 자식들을 동반한 젊은 부부들이 더욱 심한 것 같다. 잔디밭에 앉혀놓고 사진을 찍으니까... 더 할말 없지. (잔디밭앞에 세워놓고 찍어도 사진엔 파란잔디가 나올텐데...) 속초에 나와 점심으로 짜장면을 사먹었으나 맛이 별로 였다. 귀경팀을 남겨놓고 운회와 양양행 시내 버스를 타고 작별한다. 양양에서 오색행 시내 버스를 타고 오색에 내려 단목령을 확인하고 산으로 들어선다. 워낙 말없는 운회와 단 둘이 산행이니 걷는 것 외에는 없다. 오늘도 시간은 여우가 있으니 무리하지 않게 오르겠다고 생각해 본다. 워낙의 급경사 계곡이다. 무척 힘이 든다. 표고 500미터에 거리 약 6Km이다. 2시간 20 분후인 18:30에 단목령에 도착하니 별로 늦은 것은 아니였다. 오색에서 단목령을 오르는 길은 아주 뚜렷하게 잘나있으며 비에 간혹 쓸리긴 했어도 산행하는데는 하등에 지장이 없다. 계곡은 깨끗하고 좁은 평이며 간혹 10-20m의 폭포가 나타난다. 길은 간혹 계곡을 가로 건너나 평균적으로 계곡 바로위 사면에 일정하게 있어 아무런 불편도 없고 물줄기는 단목령 바로 밑에까지 있으며 마지막 부분엔 모덤도 있다. 모덤에서 단목령까지 약 7-8분정도 소요된다. 단목령 자체는 평지로서 시야가 꽉막혀 있고 설피밭으로 내려가는 길은 바로 큰길로 연결되어 있다. 이제 길따라 내려가며 적당한 장소에서 야영을 하기로 하고 터덜터덜 내려간다. 약 30분정도 내려가니 때아닌 배추밭이 나타나고 멀리 콘크리트 전주가 보인다. 겉절이 생각에 배추 3포기(속도없는것)를 얻는다. 주인에게는 사후 결재키로 하고, 조금 더 하며 내려온 것이 진동분교 (설피밭) 까지 내려와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 계곡에서 야영할때보다 불편하다. 화장실과 주변은 좋으나 남의집 마당으로 물 뜨러다니고 빨래하고 목욕을 못하니 결코 좋지많은 않다. 그래도 오늘은 산행중에는 비 한방울 안맞았다. 8월 10일 (오후때 비) 진동분교 출발 (10:20) - 쇠나드리 (12:20) - 진흑동 (13:30-14:40) - 두무동 (15:10-15:30) - 갈터 (16:10) 어제밤에는 구름도 많이 끼더니 아침에 해가 반짝인다. 이제는 정말로 비가 걷히고 앞으로의 캠핑족 생활은 그런데로 즐거운 것 같은 기대감에 설피밭을 떠난다. 가다가 더우면 쉬고 목욕하고 아무도 없는 산길 간혹 나타나는 독립가옥 경치를 즐기며 걷는다. 가끔 화물트럭도 다닌다. 잘하면 얻어 탈수도 있을 것 같고.. 쇠나드리까지 오고나니 다리에 힘도 빠지고 해본지 하루만에 햇살이 따갑고 싫다. 그늘도 없는 길을 걸으면 그늘만 있으면 털퍽 주저앉아 휴식을 하고 간식도 먹어 본다. 크레타를 신고 자갈 섞인 길을 걸으니 발바닥에 물이잡혀 아프다. 쩔뚝거리며 걷는다. 진흑동에 도착하니 빈 트럭이 한 대있고 기사는 목욕중이다. 차의 방향으로 보아서 우리와 같은 방향 같기에 미루나무 밑에 앉아 쉬며 눈치를 본다. 목욕을 다끝낸 기사는 아직도 갈생각을 안한다. 직접가서 묻는다. 언제 갈거냐고 정해진 시간은 아니나 곧 가게 될거라기에 태워 주기를 부탁하니 가는곳까지는 태워주겠다하여 그곳 길에 누워 잠간 잠이 들었다. 크락션 소리에 깨어 짐칸에 타고 신세를 진다. 10여분정도가서 다왔단다. 거리는 약 2Km정도 우리는 그차를 1시간 10분이나 기다렸는데... 그래도 시간은 많으니 조금이라도 지친 다리 끌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싶다. 다시 걷는다. 두무동 마을이다. 잘하면 작은 구멍가게 정도는 있을 것 같아 아이스크림이나 콜라라도 한병 마시자하는 생각으로 마을에 들어서려니 그새 시커먼 구름이 끼더니 굵은 소나기를 쏟아놓는다. 급히 뛰어 마을에 들어섰으나 가게는 없다. 아무집이나 기웃기웃 거리다가 마루에 앉아 비를 피한다. 언제 그칠지도 모르는 비 마냥 피할수 없어 운회는 옷을 갈아 입고 나는 우산을 등에 꽂고 다시 길을 떠난다. 드디어 버스가 다니는 마을 갈터다. 가울 "추" 터 "대"를 써서 "추대"라고도 한다. 16:10 아직도 한낮이나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이다. 가게에 들어가 콜라한잔 마시고 가게주인과 이 얘기 저 얘기 하는중 마을 사람이 하나둘 모이더니 졸지에 술자리에 끼게되어 막차도 떠나보내고 소주2병에 속초에서 구입한 캡틴큐 큰것가지 다 마시고 소주 한병을 더 시켜 먹으며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니 날이 어두어졌다. 가게집의 배려로 방을 얻어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하늘의 비는 그쳤으나 아직도 언제 다시 퍼부울지 모르는 상태고 T.V 뉴스에서는 계속 비가 오겠다고 한다. "에이 더럽다. 더러워" 이런 상태라면 내일 서울로 가기로 한다. 한곳에서 비를 맞으면 참을만 하나 메일 젖은 텐트와 짐을 옮겨 다닐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8월 11일 (맑음) 갈터출발 (09:30) - 현리 (09;56-10;01) - 홍천 (11;40-12:00) - 서울 (13:47) 아침에 잔여 간식중에 가게집 아이들이 먹을만한 것을 챙겨 방값에 보답하고 09;30 버스를 타고 현리로 나와 바로 연결된 원주행 버스로 하남. 상남 내촌면을 거쳐 철정 검문소로 나와 홍천에 도착 서울행 버스로 갈아타고 이번 산행을 마무리져 본다. 차내에서 중식을 하며 창밖을 본다. "운회야" 비가 안오잖아? 하고 물으니 "저는 도봉으로 들어가겠엉요" 한다. 8. 등반후기 등반시 중요한점을 나름대로 생각해 보면 1) 대원들의 등반능력과 인화단결, 책임감 어느 모임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대원들간의 능력 개성이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번등반에서 가장 중요시 한 것은 흑선동 - 끝청간의 직선등반이었고 차후의 등반은 각 대원 맞는 등반을 계획했었다. 이번등반에서 나름대로 잘못된점을 찾는다면 서상엽, 김운회 대원의 능력에 있었다. 계획에 없던 서상엽 대원의 참가는 등반을 짧은 시간에 완료할 수 있었다. 등반 인원의 최초 2명밖에 안된 것은 등반의 성공을 예상하기는 약간의 무리가 있었으나 3명이 되므로서 로테이션 등반도 예상 할수 있었고 캠프의 보조 인원도 둘수 있었다. 그런 반면에 너무나 많은 인원이 일시 집중되어 대원을 선발하여 등반을 분담 시키기가 어려웠다. 누구나가 하고 싶은 등반이 있고, 현지의 사정 (장비, 기후 비상식등)이 있다. 대원들을 모두다 만족 시킬수는 없었다. 대원 모두가 이해하고 주장을 내세우지 않았고 이해와 협조가 있었기에 나름대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것도 있었다. 형, 친구, 애인을 따라 처음오로 산이란 곳에서 캠핑생활을 하게된 대원(?)과 경험 부족한 대원이다. 첫째, 누구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식량 (고추장, 감자, 양파, 오이등)의 과포화 상태에 조미료의 과적이다. 최소포장으로 한조에 1봉씩 준비해도 넘친다. 처음 1봉으로 될것이 2봉 3봉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메뉴가 통일되지 않기에 취사를 계획표에 맞추어 하는데 불편함이 있다. 셋째, 등반 경험이 적은 대원으로 이루어진 조는 현지의 상태(기후 대원들의 피로상태)를 예지할수 없고 무엇이 필요할 것인지를 어느만큼의 양이 필요할지를 잘모르기 때문에 선발대와의 연결이 안 된다는 점이다. 넷째, 각조에서 여분의 식량을 준비하다보니 많은 식량이 남게된다. 중식용으로 라면을 준비하고 간식으로 부침이나 국수를 준비하게 되면 둘중 하나는 틀림없이 잔여분의 식량이 되었다. 이외에도 몇가지 이번등반에서 느끼고 배울점을 순서 없이 열거해보면 지금껏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먹어 오던 김치를 지원조가 입산하는 날 1-2끼분의 김치를 먹게 된다. 그밖의 야채는 주로 찌개에 넣어 익혀 먹는것들이고 육류도 상하지 않게 가공포장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누구나 비타민 C의 부족은 피로가 쉽게 온다는 점인데 신선한 야채는 오이뿐이고 그것도 며칠되니 김이 빠져 푸석푸석해진다. 나같은 경우는 7-10일은 보통의 메뉴로 견딜수 있었으나 12-13일경이되자 그후 계속 야채의 식사를 했건만 특유의 비타민 C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영양제 보충도 병행했으나 장기간 연속은 안되는 것 같다. 계속되는 가공식품의 식사를 하다 입산 12일만에 배추 한포기를 겉저리로 먹었다. 이때가 가장 식용이 왕성하지 않았나 한다. 이후 매일 속초에 나가 1포기씩 구입하여 입맛을 돋굴수 있었다. 신선한 야채를 계속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겠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식후 커피한잔으로 피로를 달래 보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는 회원들은 즐거움을 찾지 못했다. 다른 종류의 차를 준비못했기 때문이고 대부분이 즐기는 것이라 신경을 덜썼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껏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식량의 포장재로써 유리병이 등장했다는점이다. 무겁고 부피가 줄지않고 버릴수도 없는 유리병이 등장했다는 점은 등반 계획이 후퇴한 느낌이었다. 식량포장은 없어지는데로 부피가 줄고 내용물이 없을 때는소각시킬수 있어야 한다. 장기간 소지할수 있는 통조림 종류도 금기해 왔건만 그래도 통조림 빈 캔은 찌그려 부피를 줄여 하산할 수는 있다. 액체의 부식을 포장하는데는 P.E.T 병이 가장 좋았다. (특히 토닉워터 빈병) 이번 등반에서 쓰레기 처리를 최대한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했었다. 심지어는 사탕을나눠주고 사탕껍질을 반납해야 다음의 간식을 주겠다고 까지 했었다. 하산하는 대원이 없어도될 쓰레기를 무겁게 들고 내려가는 것을 볼땐 캠프생활에서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줄여 처음부터 소각 시킬수 있는것과 없는 것을 분리하여 모은다음 소각시킬수 있는 것은 부이 있을때마다 즉시 소각시켜야한다. 비맞은 쓰레기를 다시말려 태울 사람은 없을것이고 그럴시간과 환경도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3곳의 캠프지에서 5번의 쓰레기 하산이 있었다. 한캠프에서 한번씩 소량으로 가능할 것을 다량으로 5회였다는 점이 계속되는 비로인해 한번도 소각을 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기는 개운하지 않다. C2에서 하산하는 대원이 입산시보다 더 많은 식량과 장비를 갖고 하산했다는 점이 여러 가지로 계획에 잘못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벼개 노릇만하다만 자일 2동 배낭속에서 나와보지도 못한 해먹 후라이칠 때 끈 고정시키기위해 딱한개를 한번 사용한 7개의 후렌드세트 계획상에 2개로 되어 있건만 각자의 취향에 맞추어 사진 솜씨를 발휘하려 동원된 5대의 카메라 등등... 보고서에도 발혔지만 이번 등반은 연일빗속을 헤매며 보냈다. 숙영지였던 C1, C2, C3 중 C1은 많은 비에도 숙영지가 물에 침범을 받을 곳은 아니나 기존 등산로와는 멀리 떨어지고 최소한 두곳의 계곡을 건너야 안전지대로 나올수 있다는 것. C2는 많은 인원이 숙영 취사하기에 편하고 깨꿋하나 많은 비에 침수된다는 것 처음 C3의 위치는 계곡물의 침수와 계곡을 한번 건너야 된다는 것등이 단점이였다. 계곡의 수량을 살피고 미리 예방도 했고 폭우시 탈출할수 있는 장비도 물론다 갖추었지만 정신적인 불안감은 어쩔수 없었다. C2에서의 마지막 밤과 C3에서의 첫날밤은 좋은 곳에서 편하게 숙영을 하지만 정신적인 불안이 육체적 피로를능가한 날이라 하겠다. 모두가 사회인으로서 등반일정을 자유롭게 선택할수 없는 입장의 대원들이라 동일일에 많은 인원이 모여 C2에서 12명의 인원이 숙영을 할 때 많은 양의 취사준비도 문제건만 취사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한지점에 둥글게 앉지 못하여 우왕좌왕 해야 되고 어떻게 식사가 시작되고 끝이 났는지 식사 전쟁이란 말이 생겼다. 앞으로는 캠프의 최대인원을 7-8명 선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등반을 목적으로 집을 떠나 하루하루의 등반이 시작되면 등반중의 그많은 고통과 피로를 캠프에 귀환하여 취침전까지 저녁 식사를 전후한 시간에 대원들간의 대화와 야영의 즐거움으로 조금은 풀수 있었건만 전혀 그런시간을 갖지 못했다. 취사준비 시간은 평시의 2배이상 소요되고 막상 식사 시간은 언제 끝났는지 모르게 끝났기 때문이다. 이번 등반은 비로 시작해서 비로 끝났다. 입산할 때 마른옷 입고 하산할 때 입었다. 그래도 어쩔수 없었던 것은 햇빛보기가 어려우니 여벌옷까지 비상옷으로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끝까지 입어 보지도 못한 옷이 두벌이 되고 말았다. 외출복(?)으로 방수 쟈켓과 트라우져가 전부였고 잠옷으로 잘말라 있는 내복 한벌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언제 비가그칠줄 모르기에 아침 저녁으로 젖은옷과 마른옷을 갈아 입으며 생활했고 마른옷을 입고 외출할 여유도 필요도 없었다. 계곡의 수량을 채크하고 계곡의 수량은 불안감과 비례하여 오르내리고 얼굴의 표정은 계곡의 물에 반비례하여 명암이 엇갈린다. 여느 산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암반으로 이루어진 설악산은 수량의 증감 속도가 우량에 예민하기에 더욱 주의 하여야 한다. C1의 위치는 서북주능에서부터 물이 모여 흐르는 곳이고 C2의 위치는 서북주능과 소청 중청서부터 시작되는 곳이다. 계곡의 물은 우량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만 부수적으로 산세를 들수있겠다. 그 지점의 계곡이 포함하고 있는 면적골의 깊이가 크게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내설악보다는 외설악이 훨씬 더 수량의 증감이 예민하다는 점이다. (C3의 경우) 폭우가 오면 한시간 정도면 계곡이 범람하고 수량이 급히 줄어든다. 내설악은 (C2의 경우) 약 2시간후에 수량이 증가하고 줄어드는 속도는 서서히 줄어든다. 왠만큼 오는비 (수치로는 정확히 몇 mm/h 라고 표시하기 어렵지만)는 계곡물이 증가하지 않는다. 순간적인 폭우가 쏟아지면 C2의 경우 약 2시간 후면 틀림없이 물이 범람하고 비가 그치지 않아도 강우량이 줄면 계곡의 물도 줄어든다. 이번 등반에서 느낀점이 또한가지 있다. 해가 비추는 남쪽면과 동쪽면에 식물이 많이 살고 산새가 북.서 면에 비해 완만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내설악의 산세도 마찬가지다.(외설악은 거의가 암반노출 지대가 많아 꼭 그럴지도 않지만) 86년 여름과 가을에 한두차례 폭우로 비선대의 교량이 파괴되고 인명손실도 있었고 용대리 백담간의 도로는 지금도 보수를 못해 차량 커녕 리어카 한 대도 못들어 간다. 이번 건청골 등반시 78년 여름등반시 보았던 멋진 폭포를 연상하며 하산하다. 잡석으로 덮여있고 단한개의 폭포도 없는 골짜기를 빠져 나왔다. 간혹 1287능에서 쏟아진 사태를 보면서 얼마나 많은 수량과 작고 큰 사태가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변했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사태는 어김없이 햇빛을 받는 동면 즉 골짜기의 서쪽사면에서 쏟아져 내렸다는 점이다. 이번 등반을 끝내고 생각나는대로 몇가지를 나름대로 써 보았다. 앞으로의 등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