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개방국회비준반대! 비정규직 권리입법 쟁취! 아펙반대!를 위한
전남서남지역 민중진영 기자회견
지금 대한민국은 하나의 망령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우리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민중의 고혈을 빨아먹는 망령이요, 악령이다.
우리는 그동안 역대 정권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에 맞서 민족경제와 민중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왔다. 우리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우리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민중의 고혈을 빨아먹는 망령이요, 악령이라고 규정하는 이유는 그간의 경제지표에서도 잘 들어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997년 IMF이후 우리경제는 나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IMF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우리사회 전부분에 구조조정을 촉진함으로써 우리 민중을 황량한 벌판으로 내몰았다. IMF는 초국적 자본으로 하여금 은행과 알짜기업만을 골라 약탈해 갈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어줬으며, 노동시장유연화를 통해 노동자에게 비정규직이라는 노예의 올가미를 씌웠다. 이미 제일은행과 외환은행등 주요 금융회사와 대우자동차등 제조업, 심지어는 종묘회사들까지 초국적 자본이 직접 수탈해갔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국민은행, 삼성전자, 포항재철, 현대자동차등도 이미 주식의 절반이상이 초국적 자본 수중에 들어가 있다. 또한 200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100대기업의 순이익(24조)보다 많은 25조원을 초국적 투기자본이 주식시장을 통해 빼내갔다고 하니 어찌 우리경제를 수탈하는 악령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악령은 IMF에서 WTO로 승계되어 우리경제의 약탈을 계속하고 있으며 아펙(APEC)은 이러한 약탈구조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민중의 현실은 어떠한가. 현대판 노예문서라는 비정규직 노동자 850만, 농사 포기를 강요당하는 농민 350만, 하루 세끼를 걱정해야하는 빈곤층 700만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빈곤의 악순환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고 아펙(APEC)은 이러한 폐해를 더욱 재촉하고 있다.
이미 그 폐해는 속속들이 들어나 이곳 전남에서도 사람이 사는 곳 어디에서나 탄식과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민은 농민대로 마지막 남은 먹거리인 쌀 개방 소식에,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언제 거리로 내몰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신세 때문에 좌불안석인 것이다.
오늘 우리가 이곳 전남도청앞에 선 이유는 위에서 밝혔듯이 우리경제를 약탈하고 민중을 수탈하는 원흉인 ‘신자유주의’, ‘IMF', 'WTO', 그리고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펙(APEC)을 반대함을 전남 서남지역주민들과 함께 선언함과 아울러 전남도민의 절규인 쌀시장개방 반대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귀 막고 눈감은 전라남도와 노무현정부를 강력히 규탄하기 위함이다.
전라남도는 쌀개방국회비준과 수매제 부활(생산비보장, 전량수매)에 대한 입장을 즉각 밝혀라!
전남은 농도로서 전국 쌀 생산량의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남인구의 반수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쌀 시장이 전면개방되고나면 그 타격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받는 곳 역시 전라남도인 것이다. 이미 쌀 협상의 여파로 쌀값이 지난해에 비해 25%이상 폭락해 많은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으며 공공비축제와 쌀소득보전 직불제의 허구성이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는 상황임에도 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전라남도는 중앙정부의 일이거니 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농민들이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목숨을 건 투쟁을 하고 있을 때 이들의 의견을 중앙정부에 알려야 할 박준영도지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단한번이라도 농민의 입장에 서서 중앙정부에 의견을 제출하였는가! 분노가 폭발하는 농민들의 민심이 지금은 중앙정부로 향하고 있지만 다음은 지방정부가 될 수 있음을 박준영도지사와 전라남도는 깊이 인식하고 각성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하는 기만적인 비정규직 법안을 철회하고 즉각 비정규직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에 나서라.
현대하이스코 사태가 다행이 불상사 없이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는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땅의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규요, 피어린 메아리인 것이다. 오죽했으면 비정규직을 현대판 노예문서라 하였을까……. 같은 조건에서 일하고도 정규직에 비해 3분의1밖에 받지 못하는 저임금과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고용불안 그리고 열악한 근무여건과 복지여건등 최악의 조건에서도 꿋꿋하게 일해온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겠다고 노동조합을 만들면 온갖 협박과 회유를 통해 노조를 무력화시키거나 아예 부당해고 내지는 위장폐업을 통해 일자리를 박탈해버리는 현실에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투쟁을 벌였던 것이다. 노무현정부는 현대하이스코 사태가 해결되었다고 해서 비정규직문제가 해결되었거나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에 빠지는 것이며 국회에 계류중인 기만적인 비정규직 악법을 처리하려 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딛칠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악의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의해 제2, 제3의 현대하이스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11월 11일이면 전라남도청 개청식이 있다고 한다. 100여 년간의 광주시대를 마감하고 남악에 새로운 터를 닦고 출발하는 전라남도가 도청건물처럼 외양만 화려하고 알맹이가 없는 외화내빈한 행정이 아니라 명분과 실속이 있는 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곰곰이 따져보고 실천해야 한다. 주민없는 주민행정은 있을 수 없듯이 농민과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초국적 자본만을 활개치게 한다면 당장의 실적표는 체울 수 있으지언정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전남서남부지역 민중진영은 우리경제를 약탈하고 민중을 수탈하는 ‘신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노무현정부에 맞서 공동의 투쟁을 전개해왔으며, 최근에는 쌀 개방 국회비준을 저지하기 위한 시, 군 나락야적투쟁과 장흥교통투쟁,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와 지원투쟁을 적극 진행해왔다. 앞으로도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펙(APEC)회담 반대투쟁과 12월 홍콩 WTO각료회의 반대투쟁에 연대의 깃발을 높이 들고 함께 할 것이다.
우리 전남서남부지역 9개 시군 54개 민중단체는 다시한번 노무현정부와 전라남도에 쌀개방국회비준계획을 철회 할 것(입장을 밝힐 것)과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기만적인 비정규직 악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5년 11월 4일
전남서남지역 민중단체 일동
목포민중연대, 무안민중연대, 해남민중연대,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산하(목포시위원회, 해남군위원회(준), 장흥군위원회(준))공무원노조 전남지역본부 산하(강진군, 목포시, 무안군, 신안군, 영암군, 완도군, 장흥군, 진도군, 해남군 지회),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산하(강진군농민회, 무안군농민회, 영암군농민회, 완도군농민회, 장흥군농민회, 진도군농민회, 해남군농민회), 민주노총서남지구협의회 산하(KT노동조합, 가톨릭병원노동조합, 강진의료원노동조합, 농협노동조합, 도서전력노동조합, 목포농아원노동조합, 목포대학교노동조합, 목포시립도서관노동조합, 목포시립예술단노동조합, 목포의료원노동조합, 목포KBS노동조합, 목포MBC노동조합, 보워터한라제지노동조합, 사회보험노동조합, 오일뱅크노동조합, 전교조 목포지회, 전기원노동조합, 전남서남일반노동조합, 철도승무노동조합, 청해레미콘노동조합, 타워크레인노동조합, 한국공항공사노동조합, 한국화학노동조합, 현대삼호중공업노동조합, 현대자동차판매노동조합, 화물연대), 목포민주시민운동협의회, 목포해양대학교총학생회, 반미여성회 목포지부, 새날청년회, 참여와통일로가는 목포시민연대. 총(54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