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0주차(댓재→두타산→청옥산→이기령→백복령)
2006년 7월 23일(일요일) 흐림
▶ 개요
-. 23:05 울산 정상 특파원 출발
-. 03:55 댓재 도착
-. 04:05 댓재 출발
-. 04:26 햇댓등
-. 05:18 1,028봉(삼각점:443 재설 77.6 건설부)
-. 05:43 목통령
-. 06:51~07:18 두타산(조식)
-. 08:13 박달령
-. 08:19 문바위재
-. 08:51 청옥산(삼각점: 임계 422 2005 재설)
-. 09:42 연칠성령
-. 10:22 고적대(삼각점: 임계 306 2005 재설)
-. 11:36 갈미봉
-. 13:20 이기령
-. 13:54 973.3봉 헬기장(상월산 삼각점:임계 423 2005 재설)
-. 14:29 상월산
-. 15:06 원방재
-. 17:08 987.2봉(삼각점:구정 467 2005 재설)
-. 18:22 백복령(금일 대간 도상거리 : 27km)
-. 18:55 백복령 출발
-. 20:00 울진(목욕)
-. 24:45 울산 태화 로터리 도착
▶현재까지 대간 종주 총 도상 거리 : 190.55km
▶산행기
-. 23:05 울산 정상 특파원 출발
-. 03:55 댓재 도착
일주일 전부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물난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이지만 어김없이 우리의 대간 출발 일을 맞았다. 화창하게 게인 날도 아니기에 더더욱 마음은 무겁다.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을 피해 주민에게는 물론이고 자원봉사에, 수해의연금에 도와주지 못할망정 뭐 그리 대단한 역사적 사명이라고 길을 나서야 하는지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대간꾼들은 오늘의 구간이 피해지역이 아님으로 아랑곳없는 듯 하다. 하락치 못하는 다른 면의 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고 나 역시 동조하는 또 다른 나의 이면이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애마의 자리를 차지하고는 그저 일상에 심신을 맡기 기로하고 성안 형이 가져온 매실주에 의지해 눈을 감는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댓재 고갯마루에 도착을 하였으나 사위는 어둠과 안개에 잠겨있고, 졸리는 듯한 가로등 불빛만이 나그네들을 반긴다.
이곳은 424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삼척시 미로면과 하장면의 경계 고갯마루이다. 작은 소공원에는 형광등으로 불빛을 밝힌 조형물 기념탑이 댓재의 도로 개통기념을 축하하고 있다.
-. 04:05 댓재 출발
작은 볼일을 보고 도로 건너편의 조형물을 사진에 담고 들머리에 서니 모두들 출발을 하고 범이 형만 남아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따라 둘 다 도깨비불도 집에 두고 왔다. 그냥 감각에 의지하여 선두를 따라 잡기로 하고 돌계단을 올라 ‘두타산산신각’에게 안전을 기원하고 출발을 한다(04:05).
-. 04:26 햇댓등
시야가 조금 열리며 인기척이 난다. 햇대등이란 색다른 이정표가 있고 후미 대장 ‘운해’님이 기다리고 있다.(04:26). 왼쪽으로 휘어지며 내려가야 할 초입이라 우릴 기다렸나 보다. 오늘은 무지 반갑다.
그의 도개비불을 앞세우고 우린 뒤를 따른다. 아니! 선두가 알바 중 이라고? 햇댓등에서 어둠으로 그대로 직진을 했단다. 그러면 내가 선두 그룹아이가! 오째 이런 일도 다 있노 ㅎ ㅎ ㅎ ㅎ
-. 05:18 1,028봉(삼각점:443 재설 77.6 건설부)
또렷한 등로를 따라 작은 봉우리 몇 개 넘고 바위틈으로 올라서니 도엽명이 없는 삼각점(443 재설 77.6 건설부)이 있는 1,028봉이다(05:18). 두타산이 어둠을 뚫고 나타나고 그 아래 오른쪽으로 미로면 구룡골 위로 안개가 퍼진 연봉들은 산수화 한 폭을 선사한다.
-. 05:43 목통령
잡목터널을 빠져 나오자 정말 오랜만에 해는 보이지 않지만 햇빛이 보인다. 구름위로 퍼지는 햇살이다. 지루한 장마 덕택에 햇빛을 본지가 일주일은 더 지났을 것 같다. 아마 지금 정상에 섰다면 동해에 솟아오르는 일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려서니 통골 안부다(05:43). 직진이면 두타산 2.2km, 왼쪽으로 산죽이 널브러진 소로는 통골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이정표가 알리며 두타산 1시간 30본 소요, 댓재 1시산 30분 소요라는 대리석 이정표도 있다.
-. 06:51~07:18 두타산(1,352.7m 조식)
뒤에서 인기척이 난다. 햇대등 에서부터 알바를 했던 삼래가 벌써 나를 따라 잡았다. 숨소리가 거치러 진 것을 보니 부지런히도 달려왔나 보다. 이제 안심이 되는지 배낭을 벋고 샛길로 접어들더니 지뢰를 매설하러 간다. 그새 성안형, 진주 일행등 선두 그룹이 나를 앞질러 간다.
서서히 후미로 쳐져간다. 한바탕 씨름을 하고나자 등로가 평탄해 지며 산림욕을 설명하는 안내간판이 있는 휴식처다(06:16). 선두 그룹이 쉬고 있다. 잠시 쉬며 숨을 고르고 올라간다. 이정표에는 두타산 정상이 아직도 1.3km 남았단다.
등로는 좁은 잡목 터널이고 점점 가팔라진다. 날씨도 개일 생각이 없는지 점점 어두워진다. 바람 한점 없는 키 작은 잡목터널을 한참 오르자 등로 옆 조망 처에 진주 일행이 쉬고 있다. 한 사람이 고장이 났단다. 이일을 오짜노, 저 진주 폭격기가 하늘을 나르지 못해서.
잠시 후 하늘이 열리고 두타산 정상이다(1,352.7m 06:51). 넓은 공터 한 중간에 무덤이 차지하여 있고 오른쪽 옆에는 헬기장이다. 안개가 자욱한 헬기장 주변에 선두 그룹이 식사를 하고 있고 우린 정상석 옆 바위 주변에 앉아 자리를 잡는다. 얼굴이 하얗게 변한 범이 형이 나타난다. 설사를 만나 기진맥진하여 무조건 내달려 왔다며 아침을 먹는 것도 준비한 김밥을 두서너 개먹더니 피한다. 잘됐다. 오늘은 미사일이 고장을 일으켰으니 달리지 못하겠구만.
식사를 마치자 조망은 엄두도 못 내고 그새 몸이 식었다며 정상비에 흔적을 남기고는 청옥산으로 향한다(07:18).
-. 08:13 박달령
참나무 녹음 속에 묻혀서 얌전히 오르내린다. 오른쪽에는 무릉계곡이지만 조망은 아예 포기를 하고 걷는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일행이 있다는 것이다. 아침을 먹고는 고장 난 진주 일행이 함께하고 있고 더욱이 권회장님, 영수님, 삼래가 나를 따돌리지 않고 함께 운행해 준다. 덕택에 박달령에서는 모두들 정말 간만에 모여서 함께한 기념을 남긴다(08:13). ‘그리여! 이런 재미도 있어야 하는 겨! 빨리 내 뺀 홍범형, 성안 형이 탐내게 사진 많이 찍으며 가자!’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즐거운 마음이다. 이정표는 청옥산 1.4km 전방이고 오른쪽이면 무릉계곡관리사무실이란다.
-. 08:19 문바위재
-. 08:51 청옥산(삼각점: 임계 422 2005 재설)
안개가 자욱하다. 배낭을 벋어 두고 샘터로 향한다. 50여 미터 왼쪽으로 내려가니 바위를 뚫고 파이프를 통해서 시원하게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다시 올라서 간식 시간을 갖는다. 뒤따라 한 분이 올라온다. 홀로 대간을 하고 있는 서울 젊은 양반이다. 6개월 만에 지리산에서 여기까지 왔단다. 이제 아침을 먹는다. 정말 대단하다.
바른 정상은 직진으로 5미터 정도 더 올라야 하나 왠지 이곳에 정상비가 있다. 안개 속 정상비를 배경으로 기념을 간직하고 대간 마루금을 따라 오른쪽으로 연칠성령으로 향한다.
-. 09:42 연칠성령
-. 10:22 고적대(삼각점: 임계 306 2005 재설)
로프도 이용하며 네발로 바위 절벽(?)을 올라서면 고적대 이다(1,353.9m 10:22). 사방이 안개바다이다. 고적대라는 이름까지 부여받은 조망처지만 우리에게 아무것도 허락지 않는다. 대리석 정상석과‘임계 306 2005 재설’삼각점이 있고, 키다리 이정표는 백복령으로 방향만 가러킨다.
-. 11:36 갈미봉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진다. 벤치가 두개 있는 조망처를 지나자(10:42), 고적대 삼거리란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난다(10:55). 이곳에서도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무릉계곡이다. ‘29번’구조점이고 이정표 후방으로는 고적대 1.2km, 청옥 3.5km, 두타 7.2km이란다.
다시 잡목의 녹음 속으로 빨려들고 고도를 서서히 높여가자 갈미봉이다(1,260m 11:36). 큰 특징은 없고 ‘삼국지 산악회’에서 마련하여 참나무에 걸어 놓은 정상 푯말로 인지를 한다.
-. 13:20 이기령
잠시 진행을 했는데 배속에서 신호가 온다. 혼자 이탈해 지뢰를 매설하고는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벤치도 있는 작은 샘터다. 석간수로 돌 틈에서 적은 물이 흘러내린다. 언제 왔는지 서울분이 전화를 하며 나뭇잎을 돌 틈에 붙여 놓고 물을 받다가 양보를 해준다. 여분의 물통에 물을 받아서 선두를 따라 나선다.
갑자기 등로가 넓어지며 돌로 포장된 길이 나타난다. 포장길이 끝나면 나무벤치가 두개 있는 안부다(13:04). 이기령 1.1km 전방이라는 이정표도 있다. 왼쪽으로 널따란 임도가 보이나 우린 직진으로 숲길을 따라서 잠시 진행하여 이기령에 선다(13:20). 백두대간이라는 큰 안내 간판이 있고 그 아래 벤치도 있다. 조금 전의 임도가 왼쪽으로 다시 보이고 선두가 임도를 이용 했는지 이곳 숲 속 방향으로 화살표가 놓여있다.
-. 13:54 973.3봉 헬기장(상월산 삼각점:임계 423 2005 재설)
-. 14:29 상월산(980m)
-. 15:06 원방재
바위 날등을 타고 잠시 진행을 하다 내려서 안부에 서면 가을 정취를 담은 사진이 달려있는 이정표가 인상적인 원방재 이다(15:06). 오른쪽 소로로는 동해시 서학리로 내려갈 수 있고 왼쪽으로는 정선군 가목리로 탈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대장님의 안내가 있었던 곳이다.
기분 상 이제 날머리가 아주 가깝게 느껴져 그대로 통과해 다음 봉우리를 향해 올라간다.
-. 17:08 987.2봉(삼각점:구정 467 2005 재설)
하늘이 훤하게 개어간다. 시름시름 오르다 바위 조망처에 서니 첩첩산중 산들이 간만에 훤히 내려다 보이나 어디쯤의 계곡인지 구분이 어렵다. 바위에 붙어 자라는 고란초가 눈길을 잡는다. 내 상식으로는 물가 습한 계곡의 바위에 자라는 것으로 알았는데 여기 바위에도 무리져 자라고 있다.
얌전하던 등로를 지나 잠시 가파르게 올라서니 널따란 공터에 큰 소나무가 몇 그루 자라고 있다(15:40). 여느 산책로 같다. 이런저런 서울양반의 강의에 지루한 줄 모르고 백봉령 5.0km 전방 이정표를 지나고(16:35)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 987.2봉에 선다(17:08). 헬기장 한쪽에 ‘구정 467 2005 재설’ 삼각점이 있고 이정표는 백봉령이 3.5km 남았단다. 후미대장, 칼멘형님, 다리에 고장을 일으킨 아주머니 한분, 산사랑 카페를 개설하여 환경운동을 시작 하셨다는 한분과 후미 대오를 형성하였지만 기다리다 먼저 나선다.
-. 18:22 백복령(금일 대간 도상거리 : 27km)
체력도 한계에 도달했나 보다. 3.5km 남았다는 백봉령이 이리도록 기다려질까? 전방 2.4km 이정표를 지나고(17:35)부터는 더욱 속도가 나질 않는다. 이맘때면 무의식적으로 걷기만 한다. 작은 고개 넘고 나면 또 고개 겨우겨우 올라서면 또 내려가고 아무른 의미도 모르겠고 그냥 걷기만 한다. 전방 1.3km 이정표를 지나자 아예 그냥 주저앉고 싶다. 정맥을 통해서도 여러 번 경험한바 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앞에서 불쑥 사람이 나타난다. 정상 임대장이 기다리다 마중을 나왔다. 뒤로 보내고 작은 소로 갈림길에서 기어이 혼자 퍼질러 앉는다. 마지막 피치를 위한 에너지 보충을 한다는 미명하에 숨을 고르며 남은 간식을 꺼낸다.
소 구간 한 구간을 끝낸다는 의미밖에는 없는 산행이다. 눈요기도 없고 더 더욱 조망도 하지 못하다 보니 회의가 밀려온다. 꼭 이렇게 해서라도 백두대간 종주를 해야 하나?
나무 벤치가 두개 있는 봉우리를 지난다(18:15). 이제 질주하는 차량의 소음이 들려오니 마지막 내리막이리라.
더디어 백봉령이다(18:22). 안개가 다시 밀려와 자욱하다. 강릉시 옥계면과 정선군 임계면의 경계를 이루고 42번 국도가 지나간다.
-. 18:55 백복령 출발
먼저 도착한 선두 그룹은 하산주에 취해있다. 성안 형이 따라 주는 막걸리 삼배로 그간의 고통을 잊기로 하고 애마에 올라 꿈나라에 빠진다. 동해 어디쯤에 내려주기로 한 서울양반과의 이별도 못했는데 깨워서 눈을 떠니 울진 목욕탕 앞이다.
잊어야지! 어짜던동 지리산에 서야 할꺼 아이가!
-. 20:00 울진(목욕)
-. 24:45 울산 태화 로터리 도착
▶현재까지 대간 종주 총 도상 거리 : 190.5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