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vs 동방신기 - 빅뱅 편 (완료 - 일부 수정했음)

[23기 박정진]

빅뱅

 

* 데뷔

'빅뱅'이라는 이름은 원래 '우주대폭발'이란 뜻을 가진 과학용어를 '가요계의 대폭발'이라고 의미로 바꾸어 결정된 것이다. 빅뱅은 데뷔 전부터 MTV의 '리얼다큐 빅뱅'을 통해 연습과정과 데뷔과정을 담아 소개하였다. 서바이벌 형식으로 혹독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보며 대중들은 빅뱅이라는 신인그룹을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 후 빅뱅은 싱글 <First Single Album>로 공식 데뷔하였다. 이들이 처음 내건 활동 방식은 대단히 독특한 것이었다. 두 그룹으로 나뉘어 'We Belong Together'를 지드래곤과 탑이 부르고, '눈물뿐인 바보'는 태양과 대성, 승리가 불러 활동도 따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싱글은 데뷔 싱글로서 빅뱅의 음악을 알리고 주목을 받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 제대로 출연하지 못해 홍보가 미흡한 상태에서 활동을 끝내게 된다. 이후 한 달 간격으로 앨범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각종 음악프로그램에서 활동하였다. 데뷔 초의 인기는 신인 치고는 괜찮은 수준이었으나 '가요계 대폭발'을 내걸고 나온 이들에 대한 기대감에는 아직 못 미쳤다.

 *성과

1) 수상경력

2006년

SBS 가요대전 본상

2007년

MKMF 남자그룹상 / 올해의 노래상

골든디스크 본상

서울가요대상 디지털 음원상 / 대상

한국대중음악상 네티즌이 뽑은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상

한국방송대상 가수부문 신인상

2008년

MKMF 남자 그룹상 / 올해의 가수상

2) 음반판매

싱글 <First Single Album> 39,655

싱글 <BigBang is V.I.P> 32,503

싱글 <BIGBANG 03> 29,138

1집 <Volume 1 - Since 2007> 110,408

미니앨범 <Always> 101,***

미니앨범 <Hot Issue> 96,***

미니앨범 <Stand Up> 155,***

2집 <Remember> 135,*** (진행 중)

3) 해외활동

빅뱅의 해외 활동은 아직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홍보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거짓말’ ‘마지막 인사’ ‘Always’ ‘Dirty Cash’ 등 네 곡은 태국 MTV 인터내셔널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2008 3월부터 3개월간 일본·태국에서도 열린 아시아 투어에서 총 1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빅뱅의 해외 활동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일본 활동이다. 현지화를 택한 동방신기와는 달리, '외국 그룹의 일본 활동' 형식으로, 대부분의 앨범 수록곡을 영어로 부른다. 이는 해외 아티스트로 기반을 다지고자 하는 프로모션의 의도에 포함되는 부분이고, 장르 특성상 느낌을 더 살릴 수 있는 점도 고려된 것이다. 빅뱅의 일본 첫 정규 앨범 <Number 1>은 9,603장을 팔아 오리콘 주간 앨범 차트 1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일본 활동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숨가쁜 국내 활동에 치여 일본에서는 거의 몇 달에 한번씩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일년 내내 홍보를 해도 겨우 뜰까 말까한 일본 대중음악계의 상황에 비추어보면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빅뱅은 아직 사실상 무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도 많다. 우선 지드래곤이 프로듀싱하는 화려한 사운드 속의 쉬운 멜로디가 특징인 음악은 일본의 일렉트로닉 음악과도 통하는 점이 많아, 빅뱅의 노래가 클럽 씬에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2009년 하반기에는 일본의 대형 음반사와 계약하고 일본에 체류하며 일본 활동에 전념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니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빅뱅의 음반이 걸릴 날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영향 및 파급력

1) 패션

패션 리더로서 빅뱅의 영향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아마 빅뱅이 동대문 시장의 매출에 끼친 영향도 클 것이다. 빅뱅이 무대 위나 화보에서 입고 등장하는 스키니 진, 머플러, 화려한 프린팅의 티셔츠, 하이탑 슈즈, 페도라 등의 패션 아이템들은 곧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패션이 됐으며 곧바로 동대문 등지에서 주요 패션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옷 뿐만이 아니다. 헤어스타일이나 스모키 메이크업까지 모방의 대상이 되었다. 빅뱅은 이제 명실상부한 '스타일 아이콘'으로서 자리매김한 셈이다.

2) 일렉트로닉 음악의 대중화

<거짓말>부터 빅뱅이 연이어 선보여 온 곡들은 그동안 소수 매니아층에서만 향유되던 일렉트로닉 음악을 주류 음악과 결합시켜 대중들 앞으로 끌어다 놓았다. <거짓말>의 성공 이후 간결한 형식에 전자음이 강조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L.O.V.E>나 쥬얼리의 <One More Time>, 김동완의 <비밀>, 거미의 <미안해요> 등이 2008년 상반기를 달궜고, <마지막 인사>의 화려한 사운드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결합된 스타일을 벤치마킹한 배틀의 <Step by Step>, 손담비의 <Bad Boy> <미쳤어> 등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강점과 약점

-강점

1. 폭넓은 인기

빅뱅의 가장 큰 강점은 10대와 20대는 물론 30대까지도 무리 없이 들을 만한 노래들을 연속으로 히트시켰다는 점이다. 기존 아이돌그룹들은 10대 혹은 20대 초반의 팬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관계로, 이들의 기호에 맞는 음악이나 혹은 퍼포먼스를 위한 음악을 내놓을 때가 많아 광범위한 팬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였다. 그러나 빅뱅은 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짓말>을 필두로 <마지막 인사>와 <하루하루>, <붉은 노을>까지 30대도 즐겨들을 만한 음악을 연이어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30대 후반인 인기 MC 유재석이 방송에서 <거짓말>을 수차례 부른 것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공감이 가능하다.
히트곡들은 빠른 비트에도 불구하고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라인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확실히 빅뱅은 <La La La>같은 힙합과 댄스를 적당히 섞은 스타일이나 <눈물뿐인 바보>같은 블랙뮤직을 할 때 보다 <거짓말>로 활동할 때부터 인기와 팬 층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여기에는 빅뱅의 노래들이 쉬우면서도 인상적인 멜로디라인을 갖고 있으며, 고전적인 아이돌 사운드와 차별화를 둔 점 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한 꽃미남 일변도였던 아이돌의 법칙을 깬 평범한 비주얼과 일반인도 쉽게 따라 입을 수 있는 스트리트 패션으로부터 비롯된 친근한 이미지도 빅뱅의 폭넓은 인기에 한 몫 하였다.

2. 방목형 아이돌

빅뱅이 개성 있는 노래들을 연속해서 탄생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리더 지드래곤의 역할도 컸다. 지드래곤은 젊은 감성은 물론 양현석, 테디, 쿠시 등 YG엔터테인먼트의 선배 음악 프로듀서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여러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댄스 음악들을 내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무·스타일도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 기획사가 컨셉트부터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기존 아이돌 그룹의 틀을 깼다는 점에서 빅뱅의 등장은 신선했다.

3. 따로 또 같이 - 활발한 솔로 활동

빅뱅은 활발한 개인활동으로 각 멤버들의 개성을 확실히 세웠다. 태양은 2008년 봄 솔로 미니앨범 <Hot>을 내며 타이틀곡 <나만 바라봐>로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정상까지 차지하였다. <나만 바라봐>는 트렌디한 사운드와 멜로디, '내가 바람피워도 너는 나만 바라봐'라는 독특한 가사, 무대에서의 춤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고 솔로앨범 전체로서는 잘 다듬어진 블랙 뮤직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태양의 가능성을 알렸다. 또한 SBS <패밀리가 떴다> 코너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대성은 구수한 외모와 말투, 유재석과 죽이 척척 맞는 <덤앤더머> 캐릭터로 빅뱅에 대한 시청자들의 친근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편 탑은 2007년 KBS 드라마 <아이 엠 샘>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연기하였고, 2008년 봄 뮤지컬 <소나기>에 주연으로 나섰던 막내 승리도 빅뱅 2집에 수록된 자신의 솔로곡 <Strong Baby>의 개인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한껏 높였다.
빅뱅의 다섯 멤버들이 '각개 전투'를 통해 개개인의 인기를 높여 놓았기에, 빅뱅이란 이름으로 다시 모였을 때 팬들의 관심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빅뱅은 2009년 상반기 국내 단독 콘서트를 전후로 휴식기를 가진 이후  지드래곤, 태양 등이 솔로 음반을 발표하는 등 멤버 개인 활동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약점

1. 조합의 불안정함

사실 멤버들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해보면 조합이 불안정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음악 프로듀서인 지드래곤이 클럽사운드로 음악 방향을 수정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2집 <Remember>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더욱 심하게 뿅뿅거리게 된 사운드 앞에서 태양의 끈적한 보컬이 제 느낌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두 랩퍼의 늘어난 비중과 태양의 기량 앞에서 대성과 승리는 큰 비중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치 맞지 않은 옷을 단체로 입힌 모습이다.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이 서태지가 독자적인 음악 노선을 추구하면서 춤을 추는 나머지 두 멤버와의 조율 문제에서 마찰이 생겨 결국 해체의 길을 가게 된 것을 보면, 빅뱅에게도 서로가 원하는 바가 일치하지 않아 발생될 위험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빅뱅은 각자의 솔로 활동으로 넘치는 끼를 풀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2. 방목의 한계

기획사의 간섭 없이 자유로운 자기 연출이 가능한 점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방송에서 입고 나오는 의상을 대부분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선택하는 빅뱅의 방식은 결국 숱한 논란거리를 낳았다. 먼저 탑의 '욱일승천기 점퍼'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MBC의 프로그램 <만원의 행복>에 탑이 양 가슴에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점퍼를 입고 나온 것이 화근이 되었다. 다음은 지드래곤이다. 특히 지드래곤은 음란한 문구와 그림이 프린트된 옷을 자주 입고 나와 자신의 '변태적 패션 감각'을 뽐냈다.

이러한 문제는 소속사가 이들의 실제 활동 모습에 꼼꼼하게 관여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 전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게다가 빅뱅처럼 늘 이슈를 몰고 다니는 가수를 다뤄본 적 없는 YG엔터테인먼트는 이러한 위기들에 대해 안일한 대처방식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비난을 스스로 불러일으키고 있다. 욱일승천기 건에서는 양현석 대표까지 나서 직접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를 하는 등 발빠르고 성의있게 대응하였지만, 지드래곤 의상 건에서는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네티즌들과 사건의 경위를 알고자 하는 기자들의 요구에 철저하게 입과 귀를 닫는 것으로 일관했다.

 뻔한 말이긴 하지만, 자제 없는 지나친 자유는 방종이 아니겠는가.

[초코우유★]

잘했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