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와 관련하여 아주 의미있는 두 행사가 있다.
먼저 인천 농아인 협회 주관으로 매년 11월 둘째주 토요일이 되면 인천에서
개최되고 있는 『전국 농아인 수화 예술제 』( 당시는 “전국농아인수화 경연대회” ) 이다. 올해 20회째가 되는 이 행사는 처음에 일부의 반대 ( 농아인이 그것도 수화로 무슨 웅변인가 ? 하는 ) 도 있었으나 농아인에게 취약할 수밖에 없는
발표력과 문장력,그리고 수화 표현능력을 높혀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벌써 20년이 되었다는게 이 행사를 처음 계획했던 한사람으로서 감회가 크다.
이 행사의 특징은 전국의 농아인들이 참가하여 수화로 노래와 웅변을 한다는 것 이다. 당시 수화노래는 찬송가나 동요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대구영화학교나
충주성심농아학교 등이 이 대회에서 보여주었던 수화 노래는 농아인 ,일반인
포함 참관자 모두가 감탄속에서 박수를 치지 않을수없도록 하는 또다른 수화의 멋을 보여주었고 기타 참가자들과 함께 수화 노래의 폭을 넓혔다고 생각 한다.
아울러 수화웅변은 비교적 단순한 수화지만 힘의 강약, 절제된 표현의 방법과 가장 중요한 감정을 활용하면 누구에게나, 수화를 모르는 일반 건청인에 까지도 충분한 이해는 물론 깊은 감동을 줄수 있음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이 란을 빌어 이 행사가 오늘에 이를수 있도록 애써주신 많은 분들과 특히 자리를 잡을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던 청음회관 이 정섭국장님, 연사로 수고해주셨던 경기도 장애인복지시설협회 이 경학회장님을 비롯한 관계했던 많은 분들의 고마움을 잊을수 없다.
또 하나 청음회관에서 주최하고있는 『 사랑의 수화제 』 가 있다.
요즈음은 이같은 행사가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많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마 역사적으로나 규모적으로 이 두행사가 대표적일 것 이다.
『사랑의 수화제』가 앞의 행사와 비교될수 있다는 것은 수화를 배우고 있는
자원봉사자 또는 봉사동아리 즉 일반 건청인들이 참가한다는 것 이다.
같은 수화를 표현하는 농아인과 건청인 ! 대비되는 두 행사를 오래도록 지켜
보면서 나 개인적으로는 농아인의 수화를 통해서는 다소는 간결하더라도
얼마든지 진한 감동을 느낄수 있었으나 비교적 매끄럽지못하고 단순해서 안타깝고, 건청인의 수화에선 화려할수 있고 또한 무궁한 수화 표현 범위의 가능성을
보았으나 아직은 농아인 입장의 수화와 거리가 느껴지는 또하나의 수화, 그래서 다소는 연극적 ( ? ) 인 느낌을 갖게 된다.
우리의 음성언어도 일반적인 대화와 다중을 상대로구사하는 언어의 방법이 다르듯이 농아인들 역시 같은 수화를 구사하더라도 상황에 가장 적절한 표현의 방법,
감정등에 좀더 신경을 써야하고 아울러 한글 문장구성 능력에 대한 훈련과 노력이 요구된다고 생각 한다. 아울러 수화를 배우고있는 건청인들에게는 농아인 사회에서 흔히 이야기 되고 있는 건청인식 수화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이점을 인지하여 수화를 하는 자신의 위주가아니라 듣는 상대방이 이해하기 좋아야 한다는 점.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수화란 감정이 담겨야만 하는 언어 라는 점 이다.
어쨌든 이제 우리의 수화는 상당히 많이 보급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볼때 이러한
행사를 통해 보여지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측면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연구하여
수화 발전에 기폭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