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식용 작물인 ‘자트로파(Jatropha)’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원료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바이오 에너지시장 진출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두, 옥수수, 팜 등 식용작물을 이용한 바이오디젤 수요 증가는 농축산물, 사료 값 폭등과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를 부추기는 애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데 비해 자트로파는 비식용 작물로 생산원가가 50% 이상 낮고 가격 변동 염려도 덜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자트로파는 심은 후 8개월부터 30여년간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빠른 발육과 장기 수확이 가능한 게 특징. 또한 뿌리, 줄기 등 부산물은 글리세린, 화장품,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상품 원료로 널리 활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자트로파를 이용한 바이오원료 사업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미얀마, 인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지로의 해외진출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려는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업전문기업에서 바이오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해조협은 최근 미얀마에 진출, 자트로파 사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지난 2월에는 미얀마 농업관개부와 ‘그린 에너지 프로젝트’ 조인식을 갖고 자트로파와 식량 및 사료 작물 재배에 관한 현지 연구원 교육과 바이오디젤 개발 분야에서의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해조협측은 “특허출원 기술인 ‘자트로파 식물의 조직배양 방법’을 활용한 재배혁신을 통해 보다 많은 자트로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리아팜스 역시 필리핀에서 육묘장을 운영하는 등 자트로파 관련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산림청으로부터 자트로파 관련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승인받은 코리아팜스는 지난 2003년부터 필리핀에 진출, 필리핀 정부로부터 100만㏊ 규모의 농경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코리아팜스는 일본 에너지전문기업 ㈜아시아바이오에너지와 1500억원 규모의 합작투자 계약을 완료하고 바이오디젤 상용화에 앞장서 나가는 한편, 필리핀 현지 대학과의 연구개발(R&D) 진행 및 경작민을 위한 현지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현지인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에너지 대기업인 SK케미칼도 최근 중국 저장종닝무역공사(浙江中寧易有限公司)와 합작해 자트로파 바이오디젤사업을 위한 ‘구이린SK종닝생물과기유한공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지 합작회사를 통해 중국 서남부 광시성 구이린시에 2000㏊의 농지를 임대해 자트로파를 재배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지에 자트로파 착유공장부지도 확보해 자트로파 오일 생산 설비까지 갖춰 나갈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재배면적을 확대해 향후 연간 500억원 이상의 바이오 에너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찌감치 라오스에서 사업을 확장해 온 코라오그룹 역시 자트로파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사업에 뛰어들었다. 코라오그룹은 오는 2009년 바이오디젤 공장과 자트로파 부산물 활용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한국 군인공제회, 행장공제회, 굿모닝신한증권 등과 투자 협력을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조협의 오재춘 대표는 “자트로파는 자생력이 좋지만 한 그루당 수확량이 적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트로파유 생산 이후 산화방지를 위한 저장탱크 설치 등의 설비투자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