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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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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남 정 맥 스크랩 금남정맥-3 (691번 지방도~양정고개)
靑 鹿 추천 0 조회 28 09.08.04 01:1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끝없는 도전~금남정맥 세번째 발걸음

[691번 지방도~양정고개 2004년 1월14일 수요일]

 

날씨

맑음 (계룡산기온 : 최저 -11도, 최고-2도 바람없고 주능선10~15cm적설)

동행

R선배, 이 선배, L형. 대충산사여성회원 산순이님.

거리

도상: 17.3 km 실제: 20.4 km (만보계 40,278걸음) 공주1/50,000지도

시간

정맥산행 : 8시간 46분 + 휴식 및 중식 2 : 09분 = 총 10시간 55분

총경비

유류비 10,000원 + 양정고개~대전좌석버스 6,500원 + 중식 및 간식비 39,500원= 56,000원 / 4

산 행 구 간

(691번도~군2번도~수정봉~금잔디고개~천황봉~향적산갈림길~양정고개)

***** 대중교통이용시 참고사항 *****

-.691번 지방도 : 유성(유성파출소앞)~갑사간 시내버스이용

유성파출소 앞 갑사행 시간표(08:00 첫차, 09:00, 09:50, 10:50, 12:00, 13:00, 15:00, 15:40, 16:50 갑사행 막차

대전역 또는 고속터미널~유성 : 102번(동학사종점)좌석버스이용 시간당 3~4대

-.양정고개 : 신도안~대전간은 201, 201-1좌석버스이용 후 대전역, 고속터미널하차

양정고개~두계간 택시이용 후 열차이용 및 신도안에서 직행버스이용

 

주 요 구 간 산 행 기 록

주요경유지점

시각

기사

691번 지방도

10:25~30

도착~준비~산행시작

270m(?)봉

10:48~51

아이젠 착용

324.8m봉

11:20~25

조망 및 휴식

군2번도(만학골도로)

11:41

안부

12:10~18

휴식

467m봉직후의 조망바위

12:21~24

조망

616m봉(무덤1기)

12:53

수정봉

13:27~32

조망

수정봉~금잔디간 등로

13:35~14:37

중식

금잔디고개

14:40

삼불봉갈림길

15:01

조망봉

15:03~05

조망

관음봉

15:42~48

휴식

쌀개봉

14:31~37

조망 및 휴식

천황봉전 벙커

16:55

석문

17:10~16

휴식(천황봉우회로 통과지점)

444m봉

17:51

432m봉

18:05

464m봉

18:25

513m봉

18:42

513m봉의 바위조망대

18:48~19:00

휴식

향적산갈림길

19:25~28

휴식

350m봉(헬기장)

19:49

헬기장

19:59~20:01

독도

308m봉

20:22

도로

20:52~20:58

장비 및 복장정리

양정고개

21:20

산행종료

691지방도~만학골2번군도 (실거리2.5km . 5,018걸음)

내려온 곳에서 왼쪽의 공주방향으로 20m가량 이동하면 시멘트 옹벽과 그 위의 절개면에서 몇 장의 표지기가 있다.(10:30)
맨 앞쪽에 내가 걸어둔 노란 표지기를 바라보는 순간, 어느새 지난 1월4일의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지금은 작은 미소로 변한다. 역시 산행에서 얻었던 힘들었던 상황들일수록 먼 훗날에는 더 좋은 추억거리로 남는다는 것이 우리가 산을 찾는 이유의 하나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옹벽에 올라서고 가파른 절개면에 첫 발을 내디디는 순간, 살며시 내려앉은 2~3cm가량의 눈 위로 쭈루루 미끄럼 자국을 남기니 오늘 산행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고편을 던진다.
잡고 올라갈 나무조차 여의치 않으니 가녀린 풀잎마저 조심스레 잡아당기며 올라간다. 무선통신중계탑 보수,점검을 위해 오르내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설치한 듯한 로프대용의 굵은 전선을 잡으면서 겨우 네발짐승 흉내를 면하지만 전선위에 살며시 내려앉은 눈 때문에 이 마저 잡고 오르기가 쉽지 않다.
절개면위의 이동통신탑이 세워진 언덕까지는 30m도 안될 듯한 거리를 3~4분 가량이나 어렵게 힘 겨루기가 끝나고 나서야 언덕에 올라선다.
비탈면을 오를 때 그토록 고생시킨 눈도 완만하게 내려가는 산길을 살짝 덮고있는 정도라 아직은 아이젠을 요구하지 않는다.
좌측 바로 밑으로 이동통신탑이 보이고 잡목사이로 불분명한 형태의 길을 따라 표지기가 어지럽게 붙어있다. (표지기를 따라가도 되지만 통신탑으로 내려가 넓은 길을 따라가도 된다.)
곧 농로(?)가 넘어가는 안부지대를 횡단하여(10:35) 앞쪽 소나무숲길을 따라 작은 봉우리를 넘어간다.
헤드렌턴을 착용한 후, 이곳에 장갑을 벗어두고 50m가량 진행하다 되돌아와 장갑을 찾았던 1월4일의 생각에 다시금 미소를 지어본다.
15년생 가량의 소나무 숲길로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고 키 작은 소나무 숲으로 둘러 쌓여있으나 왼쪽으로는 691번도로와 성화산이, 오른쪽으로는 갑사의 윗장마을도로변에서 봄을 기다리는 전답이 나뭇가지사이로 조금은 그 모습을 비춰주며 진행할 방향인 358m봉이 보이는 270m(?)봉에 오른다.(10:48)
많지 않은 적설이지만 오르는데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 이곳은 1/4일 잘못된 진행임을 뒤늦게 인정하고 691번도로로 되돌아간 지점이기도 하다.
상준 때문에 그토록 애먹었던 순간도 이젠 재미있는 웃음거리로가 되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으니 당혹스러웠던 기억마저도 웃음을 줄 수 있는 것이 산행에서 추억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미끄러움을 감내하면서까지 착용하지 않았던 아이젠을 착용하고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10:51)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잠시 이어지고 봉분이 거의 사라진 허름한 묘를 지나 길은 약간 왼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슬며시 휘어져 간다.(10:56)
이후 몇 번의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독도에 의심이 생기는 곳에는 어김없이 표지기가 있으니 세심한 주의력만 가지고 진행한다면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곳이다.
갈림길을 만나 직진의 길을 따르고 1분뒤에 다시 만나는 사거리 안부도 직진이고 좌우로 갈려진 길의 조금 멀리 묘지가 보인다.(11:06)
살짝 깔린 눈이 흰 이불을 덮은 듯 포근해 보이는 묘를 지나 임도처럼 보이는 넓은 길로 진행하다가 오른쪽에 보이는 산을 향해 억새와 잡풀 그리고 키작은 잡목이 뒤섞인 잡초지를 오른다.
완만하던 길은 끝나고 가파른 오르막의 소나무 숲길을 10분가량 오르면 산불흔적이 있던 지역의 비탈면에 올라선다.(11:17)
작은 진달래와 잡목이 넓게 분포된 곳으로 이따금 주목(구상나무?)묘목이 눈에 띄고 시원스런 조망이 열린다. 지나온 정맥과 오른쪽으로는 중장리일대 그리고 갑사저수지가 잘 관찰된다.
▼산불훼손지대에서 바라본 갑사(계룡)저수지

 
경사도는 조금 완만해지고 키 작은 잡목을 요리조리 헤집고 올라서니 넓게 손질한 공지에 5~6기의 묘지가 있는 324.8m봉이며 맨 위의 묘지 옆에 삼각점과 무슨 의미로 세웠는지 장대에는 깃발이 펄럭인다.(11:20)
조망도 좋은 편이며 지나온 길은 물론 진행할 산줄기도 짐작할 수 있다.
▼324.8m봉에서 바라본 지나온길(좌)과 가야할 수정봉방향(우)
       
 
후미가 도착하고 그들이 짐시 쉴 여유를 준 다음 출발한다.(11:25)
가파른 내리막이후 이어지는 봉우리 직전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갈림길이다.(11:31) 동남 방향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소나무 숲은 낙엽과 뒤엉켜 매우 미끄러운 길을 내려가는데 전화가 울린다.
전천후님의 반가운 격려전화는 절반이 협박성이다.
벌써 일행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제법 길게 이어가는 내리막길을 미끄러지듯 달려 내려가니 어느새 길이 완만해지면서 묘지2기를 연달아 지나쳐 곧 절개지를 만나고 도로로 내려선 일행의 모습이 비친다.
다행스럽게도 가파르게 내려가는 절개지가 양달에 위치하여 큰 어려움없이 만학골과 갑산수를 이어주는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인 2번군도(해발165m)에 내려선다.(11:41)
 

만학골2번군도~수정봉 (실거리3.7km . 7,472걸음)

내려서면서 건너편의 절개지를 바라보면 좌측방향에 삼거리가 형성되어있고 소나무와 반사경, 그리고 국립공원안내판이 보이는 쪽에서 임도가 산쪽으로 들어는데 이 임도가 들어가는 그물철망 끝부분이 이어지는 들머리다.
가파른 절개면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일행의 모습에서 "누가 시킨다고 저럴까?"라는 생각에 슬며시 미소를 흘려본다.
절개면을 올라서니 뚜렷한 길이 열리고 묘 2기를 1분간격으로 연달아 지나치면 국립공원이라는 시멘트말뚝과 함께 완만한 오르막을 이어간다.
Y자 갈림길이 나타난다.(11:49)
왼쪽의 비탈면으로 비스듬히 난 길은 당연히 내려가는 길이며 정맥길은 직진의 산등성이로 향한다.
곧 만나는 묘를 우측으로 돌아가면 조금씩 경사도를 높여나가는데 봉우리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을 때는 상닿히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나고 홍성산사람들의 붉은색 표지판이 나무에 매달린 삼거리에 올라선다.(12:00)
우측으로 90도 꺾어진 길은 중장리로 향하는 듯 하고 467m봉으로 향하는 길은 좌측으로 90도가량 꺾어진 평탄한 길이다.
평탄한 길은 잠시 뿐, 오르막은 더욱 가팔라지고 한껏 치올린 곳에서 산순이님이 준비해온 과일을 들면서 휴식을 취한다.
60대 보이는 남자 두 분이 힘겹게 올라오시기에 과일 몇 조각을 함께 들며 잠시 환담을 나누고 그 분들이 떠난 뒤 잠시 후 우리도 그 뒤를 따른다.(12:10~18)
왼쪽으로 꺾어 잠시 뒤 급경사 오르막을 거쳐 오른쪽으로 467m봉을 두고 또 다시 가파르게 오르는 길이 잠시 이어지는데 왼쪽 아래는 급사면을 이루었으며 구재로 이어지는 산줄기도 보인다.
467m봉 바로 아래의 갈림길에서 발걸음을 머뭇거리며 직진하여 봉우리에 오르려고 망설이지만 어차피 바위지대에 보는 것이 더 훌륭하므로 왼쪽의 사면길로 467m봉(1/20일 다시 확인하니 정상부는 좁고 갑사방향으로 소나무와 작은 바위 몇 개가 있을 뿐 조망은 조망바위에서 보는 것만큼 시원하지 못하였음)을 우회하니 바로 조망바위다.(12:21)
쉬고 있을 때 지나친 2명의 등산객이 이곳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으며 467m봉을 거치는 것에 비해 우회로를 택하면 1분가량 시간이 단축된다.
조망바위에서 속시원하게 펼쳐지는 경치를 바라보며 흘린 땀을 씻어내면서 잠시 망중한에 빠져보는 것은 등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연천봉아래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갑사 기와지붕까지 선명하게 모습을 보여준다.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는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좌로부터)과 갑사
 
▼중장리와 계룡저수지 그리고 하대리전경
 
계획보다 20분 늦게 시작했고 눈이라는 복병으로 인하여 예상보다 1시간 가까히 지체되고 있으니 마냥 조망을 즐길 그런 여유는 없고, 이 방향에서 처음으로 바라보는 계룡산 모습에 산순이님의 발길은 잡혀있지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니 어쩔 수가 없다.(12:24)
우측의 갑사방향으로 희미한 길이 보인다.(12:32)
가파른 오르막에는 바위들과 노송들이 자주 나타나기 시작하다 집채만한 바위를 만나 좌측으로 돌아 오른다.(12:40)
오늘 처음으로 함께 산행하는 산순이님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보니 자세의 흐트러짐이 없고 발걸음 또한 가벼워 보이니 안심이다.
작은 바위와 노송 그리고 잡목이 뒤섞인 봉우리를 넘어서니(12:45) 가파른 내리막이 잠시 이어지면 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등로 우측의 집채만한 바위는 인위적으로 깎아지를 듯 반듯한 모습을 하였고 1분가량 더 오르고 나면 616m봉이다.(12:53)
허름한 무덤1기와 주변에는 작은 바위 몇 개가 자리하고 있으며 왼쪽으로는 구재로 이어지는 4~5개의 산봉우리가 보인다.
1분가량 주변상태를 살피고 직진하니 곧 "┫"형 갈림길이 눈 위로 어렴풋한데 왼쪽의 내리막 길은 구재(상신리?)로 내려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되며 정맥은 당연히 직진방향으로 동남쪽의 수정봉을 향한다.(12:56)
▼수정봉 오름길의 바위지대와 눈꽃
    
 
좀 커다란 바위 2~3개를 돌아가고 종전보다 더 큰 집채만한 바위의 우측을 돌아내려서니 우측으로 희미한 길이 보이지만 이 길은 갑사방향으로 내려가는 듯 하다.(13:01)
잠시 후, 노송과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는 바위봉우리를 만나 오르고 싶은 욕망이 솟구치지만 눈 쌓인 바위면은 욕망을 억제하라 한다.
우측길을 택하니 비록 짧기는 하지만 가파른 내리막의 눈덮인 바위면을 돌아 내려가는 길은 제법 위협적이라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곧 안부다.(13:05)
좌측 상신리 방향으로 내려간 두 개의 발자국이 눈 위에 선명하고 직진해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13:18)
직진의 마루금길과 우회로로 갈리지만 어느 길을 택해도 수정봉으로 가는데는 문제가 되지 않기에 R형은 우측의 우회로, 나는 마루금길을 택하면서 초입에 2장의 표지기를 달아주고 가파른 오르막을 거쳐 우회로와 합류한다.(13:23)
잠시 발걸음을 쉰 다음 완만한 능선을 따라 수정봉(660m)에 올라선다.(13:27)
R형은 2분가량 먼저 도착해 있고 뒤에서 올라오는 일행의 도착을 기다리며 우측의 노송과 오우러진 바위지대로 내려가 본다.
계룡산의 맑은 정기가 가장 많이 모인다는 수정봉의 노송사이에서 바라보는 계룡산은 참으로 아름답다.
▼수정봉에서 바라보는 계룡산 주능선(삼불봉~연천봉)
 
▼수정봉의 노송바위지대에서 바라본 갑사계곡과(좌) 금잔디고개에서 이어지는 금남정맥과 삼불봉(우)
  
 
바위 틈 사이에 뿌리내린 노송들은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굳건히 견뎌온 모습이 한껏 중후한 멋스러움을 더해준다. 수정봉에서 식사를 하려고 장소를 찾아보지만 소나무그늘로 추위를 느낄 듯 하고 양지바른 바위면은 5명이 둘러앉아 식사할만한 장소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산순이님에게는 식사준비하는 10분가량 처음 올라본 수정봉이니 계룡산을 좀 더 감상하도록 배려하고 수정봉을 내려선다.(13:32)
 

수정봉~관음봉(실거리2.2km . 4,350걸음)

수정봉에서 조금 내려서니 등로좌측으로 숲에 햇볕이 잘 드는 아늑한 공터가 눈에 띄어 대충 눈을 치우고 식사준비를 한다.
시간이 좀 필요하기는 하지만 겨울산행에서 가장 즐거움을 주는 것의 하나가 따끈한 국물이 준비된 식사시간에 술이라도 한잔 곁들인다면 금상첨화지 않은가?
산순이님은 수정봉에서 실컷 조망을 즐기다 10여분 후에 내려오라 했는데 마침 찌게가 끓기 시작하면서 산순이님이 내려오니 위에서 보고 내려온 듯 기막힐 정도로 타이밍이 맞아떨어진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L형의 모자에 고드름이 달려 한동안 웃음거리를 만들고 따뜻하지는 않지만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도시락에서는 가녀린 김이 올라온다.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주변을 맴돌아 밥 몇 덩이를 던져주니 우리의 눈치를 살필 겨를도 없이 먹어치운다.
어제부터 내린 눈으로 몹시 배가 고팠나 보다.
"그래, 이 설움 저 설움 중에 배고픈 서러움이 제일이라 하지 않더냐?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인 것을......."
한번 찍고 우릴 바라보고 또 찍어 먹으면서 우릴 바라보고 그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하다.
어떻게 냄새맡았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기웃거리고 이 녀석은 임신까지 한 듯하다. 배고픈 것을 참지 못한다는 산순이님은 김치찌개가 좀 매웠던 모양이지만 그래도 즐거운 표정으로 도시락을 비우더니 후식으로 그릇에 정성스럽게 담아온 과일을 내놓는다.
예상시각보다 1시간이나 늦어졌건만 누구 한 명도 서두는 사람이 없어 결국 내가 먼저 짐을 꾸리자고 한다.
먹다 남은 생선과 육류는 고양이 밥으로 한쪽에 모아주고 일어선다.(14:37) 곧 금잔디고개에 내려서니(14:40)
▼금잔디고개에서 돌아본 수정봉(좌) 쉼터뒤로 이어가는 금남정맥능선(우)
  

아무도 없는 넓은 공터에 이정표<갑사2.3km . 신흥암1.0km] [동학사2.4km .남매탑0.7km> [상신리주차장 3.1km>만이 외롭게 공터를 지키고 정자 왼쪽으로 음수대와 산책로처럼 넓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이 길은 갑사와 동학사를 넘나드는 관광을 겸한 등산로로써 행락객들도 가벼운 차림으로 넘나드는 곳이다.
오늘처럼 봐주는 이 없는 날에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정표가 기특하다는 생각에 발길을 바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주고 쉼터 뒤쪽의 가파른 산줄기를 오를 때는 벌써 일행들과는 3~40m가량의 거리가 벌어졌다.
적설량은 10cm가량 쌓여있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서 아이젠을 착용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때 그만 미끄러지고 만다.
앞의 산순이님이 볼까봐 얼른 일어나 다시 몇 걸음 옮기는 순간 이번에는 일부러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듯 더 심하게 미끄러지면서 순간적으로 왼발에 힘이 들어가자 그만 근육이 뒤틀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만다.
뒤늦은 후회에 그 자리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몇 걸음 내딛지도 않았지만 근육통은 점점 더 심해지니 이 상태로 삼불봉삼거리 갈림길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삼불봉 갈림길삼거리에서 지나온 정맥을 뒤돌아보며

 
결국 등로에 주저앉아 한참을 주무르고 다시 걸어보지만 이제는 힘이 오른쪽 다리에만 편중되다보니 오른쪽 허벅지에도 근육통이 발생한다.
가다 서다 주무르기를 반복하며 어렵사리 삼불봉 삼거리갈림길(755m)에 올라서니 일행들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였을 시간이다.(15:01)
나무판에 붙여놓은 안내도는 현 위치를 기준하여 [금잔디고개 0.4km. 삼불봉0.2km. 관음봉1.4km]로 표시되고 왼쪽의 삼불봉 가는곳으로는 나무계단길이 놓여져 있다. 가야할 정맥은 바위에 쇠파이프가 박혀있는 우측의 바위 봉우리로 다리상태를 감안하여 천천히 바위봉에 올라서니 5~6명의 등산객이 살며시 눈을 머금고 있는 계룡설경에 넋을 놓고 있는 듯 하다.(15:03~05)
▼삼불봉뒤로 유성시가지가 ....
 
▼반대편의 황적봉과 천왕봉 그 뒤로 금수봉, 우측 사진은 616m봉과 수정봉능선
     

▼가야할 용의 등줄기
 
이제부터는 관음봉을 빤히 바라보며 걷는 길로 바윗길이 조금 위험스럽다 고 생각되는 곳에는 조금 밑에 안전등산로가 있으니 어느 길을 택해도 상관없다.
근육통을 완화시키기 위한 저속보행은 계속되고 자연성릉길을 지날 때, 예전 같으면 철 파이프옆의 바윗길을 걸었을 텐데 오늘은 다리 형편상 안쪽의 안전등로방향에 주력한다.
▼자연성릉길에서 바라본 삼불봉 방향의 암봉
 
▼천왕봉과 황적봉, 그 뒤는 금수봉 줄기

 
관음봉을 오르기 위한 철계단을 바라보니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까보다는 조금 근육통이 풀리는 듯 한 다리가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어쩌면 저 관음봉에서 오늘 산행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마저 든다. 철계단의 상단부를 오르는 산순이님과 그 위의 조망대에는 작은 점처럼 보이는 사람은 우리 일행처럼 보인다.(15:33)
▼자연성릉길에서 바라본 관음봉을 오르는 철계단길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 몇 번의 이상증세를 느끼기는 하였지만 근육통발생초기보다는 많이 좋아졌음을 느끼며 관음봉에서의 조망보다 더 좋은 조망을 선물하는 조망대에 서게된다.(15:41)
역시 언제 아도 아름다운 계룡산의 모습에 옴 몸은 가벼운 경련을 일으킨다.
▼관음봉 직전의 조망대에서 바라보는 삼불봉과 자연성릉길

 
▼삼불봉과 자연성능
 
▼수정봉 줄기와 금남마루금
 
▼관음봉에서 바라본 천황봉과 가야할 정맥능선
 
1분가량 뒤, 일행들이 기다리는 관음봉 정자에 올라선다.(15:42)
 

관음봉~천황봉전 벙커 (실거리2.0km . 3,766걸음)

우선 "하산이냐? 강행이냐? 강행이면 결국 양정고개까지 가야하는데.......... "
라는 갈등부터 정리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산행에서 산순이님께서 데이트를 요청한 것은 산순이님께서 아직 다녀보지 못했던 수정봉코스와 너무도 유명한 쌀개의 정체를 보기위함인데......
이선배와 L형도 눈밭을 걸어온 길이 다소 힘들었음인지 시간, 적설등을 감안해 여기서 산행을 마쳤으면 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곳에서 청황봉구간까지의 다소 위험한 코스만 넘기면 이후에는 서서히 고도차를 낮추면서 4~500m급의 봉우리 몇개만 넘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고 홀로 산행이 아니니 계속 계획대로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다리상태도 상당히 호전되어 지금처럼 잘 추스리면서 조심스런 진행을 이어간다면 미답의 코스에 잔뜩 기대에 부풀었을 산순이님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선다.
늦어진 사유를 잠시 설명해주고 적설로 쌀개봉과 천황봉이 좀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우선 쌀개봉까지라도 진행하자며 자리를 떠난다.(15:48)
바위 계단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3분가량 내려서면 은선고개라 불리는 사거리 안부로 동학사까지 2.6km. 신원사까지는 3.2km의 지점으로 등산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는데 진행할 방향인 쌀개봉까지는 도상거리 약 0.8km로 이곳에서부터는 입산금지구역이고 위반시 벌금100만원이라는 경고문과 함께 목책이 발걸음을 막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휴일에 목책을 한번 넘으려면 타인의 눈초리를 피하기 위해 오랫동안 서성거려야 했던 곳이지만 오늘은 후리패스로 작은 바위가 있는 쪽으로 목책을 넘어간다.(15:51)
누군가 2명이 지나간 발자국이 선명하다.
비스듬히 올라가는 비탈면길을 따라 1분도 가지 않으면 낮은 고개이며 이곳을 돌아서면 좌측으로 거대한 암봉이 보인다.
이제부터는 좌측의 거대한 암봉에 눈길을 주면서 완만한 길을 5~6분가량 올라가면 고갯마루의 잘룩이를 넘어 왼쪽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곳을 돌아가면 1분가량 비탈길을 따라가면 곧 갈림길이 나타난다.(15:57)
평탄하게 이어가는 직진형태의 비탈길은 쌀개봉으로 가는 우회로이며, 왼쪽으로 비스듬히 올라가는 길은 쌀개능선의 암릉을 거쳐 유명한 V자 협곡의 로프지대를 지나 쌀개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1월20일 산행시 우회로가 있는 갈림길에 표지기 한 장을 더 추가하여 볼펜으로 좌측의 표지기는 암릉길, 우측의 사면길 표지기에는 우회로라 표시하였습니다. 악천후시 또는 로프나 릿찌에 자신이 없으신 분은 사면길의 우회로를 택하십시오. 역으로 쌀개봉에서 은선고개로 진행할 경우, 우회로는 쌀개봉 정상에서 1분가량 진행하다 왼쪽으로 급하게 내려가는 비탈길을 따르면 이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스릴과 오늘처럼 화창한 날씨에 보장되는 시원스런 조망, 그리고 산순이님의 숙원을 풀어주기 위해 암릉길을 택해 좌측으로 오른다. 큰 어려움없이 쌀개능선에 올랐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계룡산의 새로운 모습은 더 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좌측은 절벽을 형성하고 우측은 급사면이지만 등로가 확실하고 주변에 의지할 나무나 위험한 바위가 없으면서 동학사 계곡방향으로 형성된 단애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쌀개능선에서 바라보는 삼불봉
 
▼쌀개능선에서 바라본 갑하산과 우산봉, 우측은 황적봉과 천왕봉, 그리고 정적만이 감도는 동학사
 
▼쌀개봉의 위용
 
▼쌀개능선에서 바라본 연천봉과 등운암 그리고 문필봉

 
건너편의 로프지대가 있는 쌀개봉이 빤히 바라보이는 암봉에 올라서고 이곳에서 V자 형 협곡을 거쳐 쌀개봉으로 가려면 30~40m가량의 슬램지대를 내려가야한다.
처음 7~8m가량은 로프가 있으나 이후에는 로프가 없는 바위사면으로 급경사는 아니지만 몸을 지탱할 지지물이 없어 악천후시에는 상당히 위험하다.
조심스레 바위면을 왼쪽으로 감아 돌아가면 협곡으로 내려서기 직전에 다소 발붙이기가 다소 까다로운 높이 1.5m가량의 바위틈을 내려서야 하지만 그리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쌀개봉을 오르기 위한 암벽코스중 일차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첫 바위봉
 
이젠 다음 관문인 20m가량의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이 출입금지구역이라 때로는 관리공단에서 로프를 회수해 가는 경우도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곳이다.
다행히 홀드부분이 확실하게 확보되어 있어 로프를 잡지 않고 맨손으로 오르는 사람도 가끔 있다.
전에는 한 가닥이었는데 한 가닥이 더 생겨났고 흰 로프는 이상스레 신축성이 강한 로프로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 로프로는 부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암봉의 바위면은 남서방향에 위치해 다행히 눈이나 결빙부분이 거의 없어 평소보다 위험도가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한 명씩 오르다보니 시간이 좀 걸린다.
산순이님도 올라서는 턱이 좀 높은 곳 외에는 큰 도움을 받지 않고 올라가게 되니 우려했던 마음은 한갓 기우에 불과했다.
▼공포감과 스릴감이 공존하는 V자 암봉(좌:하단부. 우:상단부)
   
 
▼로프지대 암면에서 바라본 조금 전에 내려선 바위봉
 
내가 최후미에서 올라가는 것을 끝으로 암벽은 다 올라섰지만 다음 단계인 급경사를 오르는 본 등산로가 더 위험스러워 등로르 조금 벗어나 나무를 잡아당기며 올라간다.
능선에 완전히 올라서면 좌측이 낭떠러지로 되어있어 아래를 쳐다보면 현기증이 일 지경이지만 등로는 넓고 확실하니 조금 안쪽으로 진행한다면 큰 어려움이 없는 곳이다.
예전에 돌탑도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탑은 허물어져 이제 흩어진 돌무덤만이 산재하고 널찍한 너럭바위의 쌀개봉(827.8m)에 도착한다.(16:31)
적설과 5명이 암봉을 통과하느라 평소에 비해 10분은 더 걸린 듯 하다.
▼쌀개봉에서 바라본 천황봉
 
▼쌀개봉에서 바라본 양화저수지(좌)와 금수봉~도덕봉, 관암산과 그 뒤로 서대산이... (우) 
 
 
언제 쉬어가도 마음이 편안한 곳,
그저 망부석이 되어 변함없이 계룡의 사계를 가슴속에 담고 싶은 곳.
온갖 마음의 짐을 훌훌 벗어 저 천길 낭떨어지로 던져 버리고 싶은 곳!
오늘도 내 발길은 떨어질 줄 모르는 데 서두는 일행들은 벌써 왼쪽의 급비탈로 내려가 모습을 감추었으니 나도 자리를 떠나야지......(16:37)
천황석문으로 내려서는 길은 북사면으로 늦은 봄까지 얼어있는 경우가 많은 곳으로 로프마저 없다. 언젠가 이곳에 로프를 설치해줘야지......
1분 정도면 천황석문에 도착할 거리건만 오늘은 2분도 더 걸린 듯 하다.
▼천황석문을 통해 바라보는 천황봉
 
천황석문을 통과하지 않고 지나치면 천왕봉~황적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내려가니 주의해야 한다.
석문을 통과하여 20m가량 내려가면 좌측에서 올라오는 우회로와 만나는데 이 우회로도 천왕봉방향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이제부터는 쌀개봉을 우측에 두고 감아 돌아가듯 비탈면을 진행하다보면 오른쪽으로 잠시 가파르게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짧은 오르막 도중에 바위틈 사이의 좁은 길을 올라서야 하는 곳이 있는데 손 뻗는 지점에 가로로 돌출된 나무뿌리가 있어 좋은 손잡이 역할을 해준다.
이곳을 올라서면 우측으로 우회한 쌀개봉의 바위면이 보이고 이제 쌀개봉에서 바라보았던 통신시설물이 있는 바위봉으로 올라간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를 6~7분에 거쳐 돌아온 결과가 되었다.(16:45)
▼무인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에서 우회한 쌀개봉을 뒤돌아보며
  

 

폭 1m가량의 암릉을 따라가다 다시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 그리고 계룡의 모든 능선을 다시 마음에 담아둔다.

안전시설물이 없어 이곳도 악천후시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가 필요한 곳이지만 걸어가면서도 주변의 경치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재미와 스릴이 공존하는 암릉이다.
여유부릴 시간도 없으면서도 가다서다를 반복하니 정상진행속도에 비해 2~3분은 더 걸려 송신탑 옆의 컨테이너박스 뒤로 내려서고 표지기를 살피며 컨테이너철망의 왼쪽 아래로 내려선다.(16;52)
▼중계소에서 바라본 천황봉과 벙커와 우회하는 사면의 모습
 
성벽을 쌓은 듯 완만하면서도 넓직한 능선의 좌,우측으로도 막힘없는 조망에 눈길을 빼앗기며 진행하다보니 어느새 타이어와 시멘트블럭, 그리고 돌로 1m가량 높다랗게 쌓아올린 벙커에 도착한다.(16:55)
▼우회로의 분기표적물인 벙커에서 바라본 계룡산

 

천황봉전 벙커~향적산 갈림길 (실거리5.5km . 11,070걸음)

벙커에서 우측의 숲사이로 눈에 덮인 길 흔적과 표지기가 보인다.
눈에 덮여 있기는 하지만 몸의 중심을 잡아주고 의지할 나무가 많아 큰 어려움은 당장 없어 보이고 표지기도 길을 잘 인도해주고 있다.
"이 정도라면 별 어려움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맨 앞에서 진행하던 R형이 폭 5~6m가량으로 길게 아래로 내려간 바위지대에서 바위면이 얼어 위험하니 밑으로 우회하라는 소리가 들린다.
▼결빙으로 인해 우회한 바위 사면길

 
이 곳을 조금만 돌아가면 석문사이로 올라설 수 있고 이후에는 내리막길에 길도 좋은데......
등로에서 3~40m가량 아래로 내려가 우회하는 길은 눈과 낙엽이 뒤섞인 가파른 비탈에 길을 만들며 진행해야 하므로 시간 뿐 아니라 힘도 훨씬 많이 소비한다.
석문의 한쪽을 이루고 있는 뾰족한 첨봉은 촛대봉이라 불러도 좋을 듯한 기암이 눈앞을 가로막고 곧 석문사이로 올라선다.(17:10)
▼천황봉을 우회 후 올라서는 바위지대와 좌측으로 우회하는 바위봉(우) 
  
 
10분이면 통과할 수 있는 300m가량의 거리를 15분이나 걸린 셈이다.
산순이님과 함께 맨 마지막에 도착하니 대기중이던 일행들이 바로 출발하려고 하기에 잠시 쉬었다 가자하니 일행들이 다시 자리에 앉고 잠시 간식대용으로 연양갱을 들고 출발한다.(17:16)
촛대처럼 뾰족이 보이던 기암을 오른쪽에 두고 제법 가파르게 내려간다.
바윗길이 자주 나타나고 이번에는 커다란 바위군을 만나 좌측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는 데 수북히 쌓인 낙엽으로 발걸음은 한결 조심스럽다.(17:26)
바위슬램지대가 나타나고 때마침 상월벌판위로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내일의 밝은 빛을 약속하는 저녁노을은 기왕에 늦은 나그네의 발길을 잠으며 느긋한 마음가짐을 갖고 쉬어가라고 한다.(17:28)
▼바위지대에서 맞이하는 상월벌의 석양과 가야할 정맥줄기 끝은 향적산  
   
 
매일매일 맞이하는 석양이건만 산상에서 바라보는 그 석양빛이 우리네 가슴속에 더 진한 빛으로 다가옴은 산에서 전해주는 신선한 에너지 때문일까?
산순이님의 발걸음도 잠시 얼어붙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해가 지는 것은 더 찬란한 내일을 밝히기 위한 휴식일 뿐...

  
불과 1~2분의 시간이지만 전해지는 느낌은 가슴깊이 밀려온다.
▼릿찌지대와 지나온 이동통신탑과 문필봉(1/20일 산행사진) 

    

 
여전히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지고 왼쪽에서 내려온 사면길이 정맥길과 합쳐지더니 1분뒤에는 오른쪽에서 내려온 길과도 합쳐진다.
2~3분 뒤, 이번에는 붉은 색 표지기까지 걸린 길이 죄측에서 내려와 만나는데 이 길은 머리봉쪽에서 내려온 길로 보인다.(17:41)
곧 신원사갈림길 삼거리에 도착하고 신원사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작은 샘이 있으며 신원사 방향으로는 많은 표지기가 보인다.(17:43)
아무런 생각없이 표지기가 많은 우측 길로 몇걸음 진행하는데 "어디로 가는거야?"라는 소리에 "아차~"하며 순간적으로 발길을 돌린다.
직진의 정맥길에는 표지기가 쉽사리 눈에 띄지 않아 초입에 표지기를 걸어주고 직진길을 따라가니 묘지가 나오고 또 1분 뒤에는 다 허물어져 가는 묘지 1기를 지나 곧 444m봉을 지나친다.(17:51)
집채보다 좀 작은 바위가 정상부를 차지하고 소나무가 있다는 것 외에는 다른 특징을 찾지 못했다.
444m봉의 바위지대에 바라본 주변모습 (1/20일 산행사진)
천황봉에서 내려 앉는 금남정맥         가야할 정맥능선
    
 
숫용추계곡                                               머리봉과 천황봉
   
 
묘를 지나고 소나무 숲을 내려서면 사거리 안부로 바로 앞에는 조그만 바위와 묘가 있으며 양쪽으로 하산길이 보인다. (18:00)
직진하여 밋밋한 봉우리(?)를 지나 432m봉에 이르니 바위가 있다.(18:05)
아직은 반사되는 눈 때문에 랜턴을 켜지 않아도 길을 분별할 정도라 그냥 진행하고 조금 뒤에 묘가 나오면서 Y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니 양쪽으로 길이 뚜렷한 사거리 안부에 묘지가 보인다.
용천령으로 생각되며 좌측은 신도안, 우측은 용화사로 통하는 길로 생각된다.(18:12)
잡목과 소나무숲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5분가량 치고 올라 교통호를 건너면 464m봉에 이르고 주변에는 참호도 보인다.(18:25)
헬기장으로도 보이는 지점에는 묘지1기만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18:28) 좌측으로는 계룡대가 우측으로는 상월면의 불빛이 멀게는 논산시가지에서의 휘황한 불빛이 찬란하게 암흑을 밝히고 있다.
▼508m봉에서 바라보는 상월방향의 야경
 
오르막길에는 시멘트참호 2개와 교통호, 그리고 좌측에 밀양손씨지묘를 지나니 곧 [신원사3.2km/65분> <3정문3.9km/65분]의 이정표가 있는 513m봉이며 좌측 아래로는 헬기장이 있다.(18:42)
▼513m봉에서 바라보는 계룡대 방향의 야경

 
쉬어가기 좋은 넓은 바위등성이를 만나 오랜만에 다리쉼을 하면서 남은 과일과 사탕류로 조금이나마 에너지를 충전하고 물도 마셔본다.
어차피 늦어졌으니 너무 서두르지 않고 진행하기로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18:48~19:00)
조망바위 쉼터에서 부터는 3~4분가량 암릉구간이 나타나고 숲길을 걷다보니 키 작은 잡목지에 고도차를 별로 느끼지 못하는 산길에 국립공원경계지임을 알리는 현수막에 입산금지의 표시가 선명하니 이곳이 멘재로 생각된다. (19:20)
가파른 오르락을 조금 오른다 싶더니 바위의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조망이 탁 트이면서 이정표<↑향적산1km20분/↓513고지1.8km/25분/←만안사거리0.5km15분/↓엄사리3.5km70분>와 나무의자가 있는 향적산(574m) 갈림길(460m)이다.(19:25~28)
▼향적산과 금남정맥갈림목, 513m봉에서 본 천왕봉과 황적봉 (1/20일산행사진)  
    
 

향적산갈림길~양정고개 (실거리4.5km . 8,602걸음)

하나는 향적산으로 가는 길이고 가장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이 금남정맥길이다. 이제부터는 길이 어지럽게 난 곳이 많으니 선두는 내가 맡으라고들 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에 향적산 갈림길에 이정표"<향적산1,3km 25분] <513고지 1.9km30분] . [부대1.3km20분>"가 있고 우측으로 비스듬히 사면길을 따라가는 길이 향적산 가는 길이다.(19:32)
향적산갈람길을 자나면 길은 산악마라톤이라도 개최할 정도로 넓게 이어지고 만안사거리에 내려서니 우림카센타에서 설치한 산불조심 입간판이 있으면 계룡대근무지원단장의 경고문 옆에 이정표"[330고지2.1km/40분> . [부대0.4km/7분>. <향한리2.9km/60분] . [513고지2.8km/55분>"가 있다.(19:35)
넓은 길로 1분가량 올라갔다가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해 다시 만안사거리로 내려와 이정표와 산행기, 그리고 표지기를 찾아본 다음 다시 넓은 길을 따라간다. 노파심에 3분가량을 허비한 셈이다.
우리의 헤드랜턴 불빛을 수상하게 여긴 듯 군부대에서 서치라이트가 비친다.
혁시와 각기의 국사봉(향적산)의 코팅안내도가 나무에 매어져 있고(19:45) 잠시 뒤
넓은 헬기장이 있는 350m봉에 도착한다.(19:49)
이정표"<엄사리2.2km/40분 . 2정문2.2km/40분]. [만안사거리0.8km/15분 . 향적산2.3km/50분> <향한리1.8km/35분]가 있고 향적산이 잘 보이는 곳으로 "┫"자 형의 갈림길로 왼쪽의 엄사리방향으로 꺾어 내려간다.
넓은 길에는 좌우로 쭉쭉 뻗은 소나무숲이 계속 이어진다.
다시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이정표에는 만안사거리가 두 방향"<만안사거리 0.5km/8분] [만안사거리 0.8km/15분]"으로 표시되어있고 [향한리 2.2km/32분> <만안사거리 0.8km/15분] 가 있고 Y자형의 갈림길이다.(19:59)
나무에는 혁시와 각시가 매어 놓은 듯 간략한 안내도가 있으며 이곳에는 엄사리(청송약수)가 1.8km로 표시되어 있다.
왼쪽의 향한리(혁시의 안내도는 엄사리)방향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표지기가 눈에 띄지 않아 산행기를 보고 주변을 살피니 높은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달려있다.
2분가량을 허비하고 5m가량 내려가니 오늘 하루종일 길잡이를 해준 호산자산악회의 표지기가 눈높이로 매달려 있으니 안심이 된다.(20:01)
계룡대근무지원단장의 경고문과 <330고지 0.5km 10분] [엄사리 2.5km 38분> <2정문 2km 30분]의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서 엄사리 방향으로 들어간다.(20:09)
오른쪽에 허름한 묘지처럼 보이는 흙더미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하니 넓은 길은 직진으로 이어가고 정맥표지기는 우측의 좁은 숲길로 유인한다.(20:20)
곧 308m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에 올라서니(20:22) 2기의 묘지가 있고 왼쪽으로 내려서니 다시 넓은 길과 합류되니 조금 전의 길은 우회한 길로 생각된다.(20:24) (1/20일 산행시는 넓은 길을 따라 우회하였음)
T자형의 갈림길의 우측에 계룡대지원단장의 경고문과 <2정문 0.8Km/15분]. [엄사리 0.8Km/15분>의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의 엄사리방향으로 진행한다.
혁시와 각시의 검정색안내판이 나무에 매달려있고 바로 밑은 사거리 안부로 직진방향의 철탑쪽으로 진행하여 1분뒤 철탑과 묘지 1기(초정담양전공봉규지묘)를 지난다.(20:32)
Y자형태의 갈림길을 만나 길이 70cm가량의 작은 나무다리 하나를 걸쳐놓은 우측으로 진행하여야 한다.(20:35)
넓은 길은 이곳에서 끝나고 1가량 뒤에 왼쪽으로 내려가는 희미한 길이 보이지만 직진의 길을 따르면 약 5분 뒤에 다시 갈림길을 만난다.(20:42)
이곳에서는 교통호를 건너 왼쪽으로 들어서야 한다.
잠시 뒤 길이 불분명한 갈림길을 만나고 바로 아래로는 건물들이 보이는데 좌측으로 비스듬히 내려가면 수로가 있는 절개면위에 서게된다.(20:50)
이미 도시개발로 정맥의 의미가 퇴색된 곳이지만 그래도 옛 흔적에 가장 접근된 맥을 따라 양정고개까지 진행하여야 한다.
가파른 절개면에 몇 장의 표지기가 도시의 불빛에 어렴풋이 비치고 가파른 흙비탈면을 주춤주춤 내려서니 시멘트포장길이고 이곳에서 긴 한숨과 함께 복장을 정리한다.(20:51~20:58)
▼들,날머리의 절개면과 표식판(좌) 마지막 헬기장에서 보는 향적산(1/20일)
     
 
도로따라 왼쪽으로 조금 내려서면 삼거리이며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 주도로에 내려서니 다음 갈 방향이 확실치 않다.
우측 뒤편의 산줄기가 있는 곳에 교회불빛이 보이고 산줄기가 그곳에서 맥을 다하는 듯하다.
"저 교회가 제자교회인가 보다" 큰 도로에서 우측의 교회방향으로 올라가며 산줄기쪽을 바라보니 한계령식당간판이 선명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저곳이라고 했지?" 우측으로 진행하여 제자교회와 전주대가한정식당쪽에서 내려오는 도로의 합치점에서 일행 중 한분이 그냥 큰 길을 따라가면 국도로 나올 것 같다며 그냥 진행하려는 것을 제지하고 일단 산행기를 참고하여 전주대가에 거의 도착할 무렵 마침 주민을 만나 "골든벨학원"이 어디 있느냐 물어본다.
일행들과 잠시 얘기 하더니 방금 우리가 지나온 사거리 방향을 가리키며 "저기 주차된 곳이다"라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올바른 정맥개념에서 벗어나지는 않은 듯하다"라는 판단에 걸음을 돌려 조금전에 지나친 사거리의 큰길을 횡단하니 좌측에 골든벨학원이 있는데 네온사인을 꺼져있었기에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1월20일 역으로 주행시 확인사항 기초로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절개지에서 아스팔트도로에 내려서서 우측의 비탈면을 보면 바로 옆의 전신주에는 홍성산사람들의 붉은 색 금남정맥표지판이 높게 걸려있으며 도로는 우측의 낮은 고개로 올라가는 형태입니다.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1분정도 올라가면 도로우측에 "빛과 생명의 그리스도 교회" "한계령식당"을 지나 "전주대가 한정식" 문앞이고 바로 옆에는"제자교회"가 있으며 절개지에서 전주대가한정식까지는 약 2분정도의 거리지요.
전주대가한정식 문앞은 삼거리로 여기서 좌측으로 90도 꺾어 2차선도로를 따라 곧게 내려가면 4차선도로와 만나고 이후의 진행은 아래와 같으며 절개지에서 양정고개까지는 약1km정도의 거리로 머뭇거리지 않고 진행한다면 15분가량 걸립니다.)
 
제자교회 옆의 전주대가식당에서 왼쪽으로 90도 꺾어나가는 도로를 따라 1분가량 직진하여 4차선 도로를 만나고 4차선 도로를 횡단하면 바로 왼쪽에 골든벨학원이 있다.
이제부터는 시내를 진행하는데 옆으로 갈라지는 작은 골목길에는 관심을 주지말고 엄사초등학교를 항해 곧바로 진행하는 것이 시내통과의 요령이다.
엄사초등학교근처에 이르면 진행방향의 전면으로 아파트벽면에 "신성아파트101동" 글씨가 보이고 이곳을 목표로 곧게 진행하면 비사벌아파트101동. 신성아파트101동 앞의 삼거리에 당도한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꿔 2분정도 진행하면 다시 큰 도로를 횡단하여 호남선 철길위로 지나가는 다리와 연결된다.
다리를 넘어 좌측으로 90도 꺾어지고 왼쪽 아래로는 호남선 철길이 보이며 앞에 보이는 굴다리까지는 1분거리다.
굴다리를 지나 곧장 3분가량 가면 1번국도가 지나가는 삼거리의 횡단보도 앞이고 좌측으로는 S-oil주유소가 있으며 우측으로는 공중전화박스가 있는 양정고개다.(21:20)
 

양정고개에서 집까지의 스케치

두계역으로 전화를 하여 시간을 물어보려고 하는데 마침 택시기사가 소지하고 잇는 열차시각을 봐 주면서 두계역에서 서울행열차(무궁화호 20:26, 새마을호 20:52, 대전행통일호 21:00)는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대전~신도안간 좌석버스가 수시로 다니지만 막차가 몇 시인가를 확인하지 않았던 터라 조금은 마음이 초조하다.
하지만 횡단보도 건너편의 만두집 창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은 따끈한 만두가 틀림없으니 그렇지 않아도 추워지기 시작하고 조금은 시장기를 느끼던 참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 않은가?
따뜻한 만두로 몸을 녹이고 허기도 달래면서 버스시간을 묻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201번 버스가 횡단보도 바로 옆의 승강장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
만두집으로 향하던 몸이 일제히 좌석버스로 방향을 바꿔 텅 빈 버스에 몸을 싣는다.(21:26)
두계역을 거친 버스는 퇴근시간을 훨씬 넘긴 한가한 거리를 질풍처럼 내달려 L선배, 산순이님과 함께 서대전 사거리에서 하차한다.(21:55)
뒷풀이를 벌이기에는 너무 늦은 시각이기에 다음을 기약하고 산순이님은 103번버스로, L선배와 나는 140번 버스에 몸을 맡기고 아파트에서는 각자의 휴식처를 찾아 손을 흔들며 헤어진다.(22;20)
20분가량 늦게 시작한 산행에 예상치 않았던 적설은 예상시간보다 2시간 가량이 늦어져 뒷풀이에 차질이 생겼으나 티 없이 맑은 날에 가슴 후련한 조망을 선물한 계룡산구간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근육통이 발생하는 등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면서 목적지에 안착하였음을 또 다른 행운이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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