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산줄기 산행 - 대간1(삿갓봉~송계삼거리)
2006. 7. 30 (日), 맑음 그러나 꼭대기는 구름
차영주 박재용 (3명)
07:00 무주 출발 -- 07:35 원통사 입구 -- 09:15 삿갓골재대피소 -- 10:20 무룡산(1492m) -- 11:07 돌탑봉(1433m) -- 11:50 동엽령 -- 13:30 송계삼거리(1503m) -- 14:00 중봉(1594.3m) -- 14:35 향적봉(1614m) -- 14:55 설천봉(1520m) -- 16:35 설천하우스
무주의 역사는 고대국가시대 이전부터 시작된다. 삼한시대에 무주읍 지역은 마한국(馬韓國), 무풍지역은 변진국(弁辰國)을 맹주로 하는 감문국(甘文國)에 속해 있었다. 백제는 근초고왕 원년(346)에 마한을 평정하면서 무주읍 지역을 정복하고 지명을 적천(赤川)이라 하였고, 신라는 조분왕 2년(231) 감문국(甘文國)을 토벌한 후 지명을 무산(茂山)이라 하고 현(縣)을 설치하였다. 통일신라 경덕왕 16년(757)에 적천을 단천(丹川)으로 바꾸어 전주 진례현(進禮縣, 지금의 금산)의 속현(屬縣)으로, 무산을 무풍(茂豊)으로 고쳐 상주 개령군(開寧郡, 지금의 김천)에 예속시켰다.
고려 태조 23년(940)에 단천현은 주계현(朱溪縣)으로 개칭되었고, 조선 태종 14년(1414)에 전국을 8도로 편제하면서 주계와 무풍을 통합하여 비로소 무주(茂朱)라는 지명이 생기게 되었다. 임진왜란 후 적상산 사고(史庫)가 설치되고 현종 15년(1674) 무주현이 도호부로 승격하게 되면서 금산군에 속해 있던 안성과 구천동이 무주군으로 편입되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시 금산군에 속하던 부남면이 편입되었고 부내면·서면·북면이 무주면으로, 풍동면·풍남면이 무풍면으로, 신풍면·풍서면·횡천면이 설천면으로, 상곡면·유가면이 적상면으로, 일안면·이안면이 안성면으로 통합되었다가 1979년에 무주면이 읍으로 승격하여 현재의 1읍(邑) 5면(面)이 되었다. - 무주군홈페이지, 백과사전, 적상산사고지도
무주 땅은 동쪽으로 덕유산군을 지나가는 백두대간과 대간에서 분기된 기맥과 지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주의 산줄기는 삼도봉부터 덕유산 삿갓봉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삼도봉에서 민주지산, 백하산을 거쳐 무주의 진산인 향로산을 연결하는 향로기맥이 대동여지도와 산경표(山徑表)에 나타나 있고, 그 외에 대간에서 분기된 무풍 거칠봉, 백운산줄기, 적상산줄기, 용포 마향산줄기 및 부남 조항산줄기가 있다. 무주는 덕유산에서 발원하는 남대천 등 여러 금강지류와 산줄기가 어우러져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남사고의 십승지지로 꼽히는 길지(吉地)를 품고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무주군은 경북 김천시와 거창군, 충북 영동군, 충남 금산군, 전북 진안군 및 장수군과 경계를 이루고, 군계(郡界) 총거리는 백두대간 45.0km, 향로기맥과 영동군계 30.5km를 포함하여 약150km이며 총면적 631.84㎢이다.
무주에 거주하는 동료들과 함께 무주산줄기와 군계 이어가기 산행을 계획하고, 먼저 백두대간과 향로기맥을 7구간으로 나누고 매달 마지막 일요일을 산행일로 잡았다. 무주군의 지형도는 1/50000 이원, 영동, 무주, 무풍 및 1/25000 제원, 무주, 용화, 궁촌, 안천, 적상, 무풍, 대덕, 대양, 장기, 농산이다.
대간1구간(13.4km) : 원통사 입구--3.5--삿갓재--6.2--동엽령--1.1-- 송계삼거리--2.0--향적봉--0.6--설천봉
대간2구간(14.0km) : 설천봉--2.0--향적봉--2.0--송계삼거리--6.5--달암재--3.5--수령
대간3구간(14.0km) : 수령--4.0--삼봉산--2.5--소사고개--5.0--대덕산--2.5--덕산재
대간4구간(15.0km) : 덕산재--5.0--부항령--7.5--삼도봉--2.5--안골
향로1구간( 9.5km) : 안골--2.5--삼도봉--3.5--민주지산--3.5--도마령
향로2구간(13.0km) : 도마령--3.0--천마령--4.0--885봉--6.0--진삼령
향로3구간(17.0km) : 진삼령--4.0--여의치--6.0--백하산--4.0--압재--3.0--향로봉
07:00 약속시간에 정확히 맞춰 무주를 출발했다. 안성을 거쳐 원통골로 가는 도로는 명천리까지 잘 포장되어 있지만 마을부터 저수지를 돌아가는 길은 원통사 입구 계곡까지 시멘트 포장이다. 처음 구경하는 명천계곡이지만 크고 깨끗한 바위덩이가 의외로 오염되지 않은 사실에 신비감마저 자아낸다.
07:35 원통사 입구. 삿갓골재대피소3.5km, 계곡을 따라가는 길은 비포장이지만 차가 다닐 만큼 넓었다. 그러나 약0.5km 위에서 취수장 안내판이 나타나고 도로는 끝난다. 넓은 계곡과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면서 0.5km 정도를 더 올라가면 조그마한 취수보 바로 위에서 두 계곡이 합류하고 양쪽으로 모두 아담한 폭포를 이루고 있다. 골짜기를 따라가는 길은 예전에 통행이 잦았던지 판돌이 제법 넓고 석축을 쌓은 곳도 있다. 물을 한 번 건넌 뒤로 비탈이 조금씩 더해지고 다시 한 번 더 물을 건넜다. 그 곳에서 뜻밖의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았던 수달이다. 직접 대면해 보기는 나도 처음이지만 그 쪽도 사람이 뜻밖이었던지 서두르는 기색도 없이 물에서 나와 건너편 숲으로 슬그머니 사라졌다. 마을을 벗어날 때부터 깨끗하고 넓은 계곡에 감탄하고 있었는데 역시 이곳 주인은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출발한 지 1시간 정도 지난 뒤 선녀탕으로 부를만한 물가에서 휴식과 간식을 하고 다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더욱 심해지고 물소리마저 가늘어 진다. 숲은 장마가 막 끝난 뒤라 곳곳이 물길이고 햇빛이 스며들 틈마저 없을 만큼 울창했다. 게다가 안개까지 덮여 해거름으로 착각할 만큼 어두컴컴하지만 하얀 산수국과 보랏빛 물봉선 꽃이 길을 밝히고 있었다.
09:15 삿갓골재대피소. 무룡산2.1km 향적봉10.5km, 삿갓봉은 구름에 덮여 있었지만 머리 바로 위에는 해가 나 있었다. 육십령에서 출발한 대간꾼이 여럿 보였다. 이곳부터 우리 산행은 삼도봉까지 백두대간을 따르게 된다. 무룡산 계단 부근의 넓은 초원은 온통 원추리와 비비추 꽃밭이었다. 삿갓재에서 계단 부근이 하얗게 보인 것은 계단공사 자재를 넣은 헬기용 마대였다. 5년 전에는 그저 너른 초원에 좁은 길만 나 있었는데 3년 전에 다시 와 보니 나무틀에 돌을 채운 계단이 만들어져 있던 곳이다.
10:20 무룡산(1492m). 돌탑봉2.2km, 향적봉 8.4km, 향적봉과 남덕유 중간지점에서 사방으로 조망이 트인 무룡산을 올랐지만 먼 곳은 모두 구름과 안개로 덮여 있었다. 장쾌한 덕유능선을 기대하면서 모두 사진기를 준비했지만 근거리 풍경과 야생화 사진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길은 다시 조릿대가 무성한 숲으로 바뀌고 아직 마르지 않은 바닥은 무척이나 질척거린다. 그러나 여느 높은 산과 달리 돌보다 흙길이 많은 것도 남덕유 능선의 특징이기도 하다.
11:07 돌탑봉(1433m). 동엽령1.9km, 무룡산과 동엽령 중간쯤에 있는 봉우리에 누군가 돌을 모아 탑을 쌓아 놓았다. 삿갓재부터 자주 보이던 동자꽃, 비비추, 원추리보다 큰나무 숲에는 파란색 꽃을 피운 산꼬리풀이 더욱 많아졌다.
11:50 동엽령. 송계삼거리1.1km 향적봉4.3km, 그리 강하지는 않지만 후끈거리는 햇빛을 피해 동엽령 직전 숲에서 점심을 먹었다. 동엽령은 안성매표소로 내려가는 칠연계곡 등산로가 있고, 요즘 같은 우기에는 50m 아래에서 물도 구할 수 있다. 12:30 출발
13:30 송계삼거리(1503m). 중봉2.1km, 직진하면 향적봉능선이고 백두대간은 동쪽으로 갈라진다. 이어가기 산행에서 이번 구간이 끝나는 지점이다. 예전에는 ‘백암봉’으로 더 많이 불리던 곳이었지만, 무슨 사연이 있었던지 백암봉 표석마저 사라져 버렸다. 삿갓봉부터 덕유능선 서쪽은 무주 안성면이 줄곧 이어지지만 이곳부터 동쪽은 경남거창군과 작별하고 무주 설천면으로 들어간다.
14:00 중봉(1594.3m). 향적봉1.1km, 오수자굴1.4km, 백련사4.15km, 남에서 북으로 덕유산을 종주할 때마다 송계삼거리 오르막과 함께 가장 힘이 드는 봉우리다. 그러나 봉우리에 올라서면 향적봉까지 급한 비탈도 없고 주목, 원추리, 철쭉군락이 사시사철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곳이다. 동쪽능선으로 오수자굴을 경유하는 백련사 하산로가 있다.
14:35 향적봉(1614m). 남덕유산14.8km, 설천봉0.6km, 백련사2.5km, 삼공매표소8.5km, 주말이라 향적봉이나 대피소 부근은 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인파로 혼잡했다. 뿌연 안개 때문에 조망마저 없으니 숨만 고르고 하산을 서둘렀다.
14:55 설천봉(1520m). 향적봉부터 사람들이 좀 많이 보이기는 했지만 설마하고 내려왔는데 역시나 곤도라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차례를 기다리려면 1시간 가까이 걸릴 것 같다. 스키장 주차장까지 찌는 듯한 슬로프를 걸어내려오는 1시간 반 동안 하루 종일 선탠을 한 것처럼 그을리고 말았다. 구름과 안개는 높은 산꼭대기에만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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