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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아르코(ARKO) ▶ 어린이도서관 동화기차에는 진짜 동화기차가 있다 - 책 읽어주는 도서관 글 : 정희숙 (부천문화재단 문화교육팀 차장)
한 회원이 “저희 아이 기저귀 차고 도서관 다녔는데, 올해 초등학교 졸업해요.”라며 흘러간 시간을 알려준다. ‘어린이도서관 동화기차’는 2001년 5월 25일 개관해 올해로 벌써 열 살이 되었다. 동화기차는 도서관에 대한 기존 관념을 깨뜨린, 어린이의 특성을 감안한 공간 구성과 자유로운 열람으로 도서관계에 신선한 변화를 이끌어왔다.
| 책 ‘들으러’ 동화기차 가요
‘책 읽어주는 어린이도서관 동화기차’는 이름이 참 매력적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도서관’ 간다고 하기보다는 ‘동화기차’ 타러 간다고 한다. 아이들은 동화와 기차라는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도서관을 떠올린다. 특히 기차 모양의 서가 겸 책상인 ‘동화기차’가 실제로 도서관에 있어 기차 여행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고 듣는다. 당연히 동화기차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최고 인기 좌석이다.
| 엄마 무릎 위에, 마룻바닥에 누워
동화기차는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 집처럼 편하고 자유롭게 책을 읽는다. 유아실과 청소년실을 구분하여 유아는 엄마와 함께 소리내어 책을 읽고, 청소년은 조용히 집중해 독서한다. 마녀방, 너른마루, 동아리방 등 동화기차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공간도 많다. 조용한 도서관이 아닌,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소리가 울려퍼지는 도서관이 바로 동화기차다. 이제 책 읽어주기는 여느 어린이도서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었다. 검은 모자에 보라색 마법 망토를 두른 마녀가 진행하는 <마녀가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 시간은 동화기차를 널리 알린 유명 프로그램이다.
| 우리는 동화기차 가족!
동화기차를 빛내주는 숨은 주인공은 활발한 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는 동아리 회원들이다. 도서관이 하고자 하는 일, 가고자 하는 길을 함께 하는 동화기차의 가족이자 친구이다. 현재 어린이문학동아리 ‘책사랑’, 책 읽어주는 동아리 ‘하나리’, 어린이독서 동아리 ‘이야기꽃’, 도서정리 동아리 ‘나누리’ 등 4개 동아리에 60여 명의 회원이 있다. 기본적인 도서 정리 및 도서관 안내는 물론이고, ‘하나리’는 <마녀가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를, ‘이야기꽃’은 <초등학생 독서동아리>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한다.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줄 신입 회원을 맞이하기 위해 매년 <도서관 학교>를 개설한다. 올해는 ‘도서관에서 함께 키운 우리 아이’라는 주제로 2주간 명사 특강과 동아리 탐방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지 몰랐어요.”라며 상기된 회원의 얼굴이 아직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 글로 그리고 그림으로 이야기한다
2002년부터 시작한 <아동문학 초대석>은 동화작가를 직접 만나 작가의 생각과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다. 이 자리를 통해 어린이책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삶에 대한 철학과 교육에 대한 생각도 함께 나눈다.
올 여름 동화기차는 뜨거웠다. 동화기차가 쉬는 월요일에 초등학생 50명과 함께 여름 독서 캠프 <동화기차로 떠나는 책 탐험>을 열었다. ‘뭐 이런 시끄러운 도서관이 다 있느냐’는 소리를 듣는 동화기차지만, 아이들의 에너지를 다 털어놓기에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휴관일이니 조심조심 걸을 필요도, 목소리를 낮출 이유도 없었다. 아이들은 목청껏 답하고, 신나게 도서관 곳곳을 뛰어다녔다. 이번 캠프는 10명씩 아이들을 5모둠으로 나눠 과제 5개를 통과하는 형식이었다. 동아리 회원이신 어머니께서 과제를 하나씩 맡아 진행해주셨다. 책 속에 숨겨둔 보물을 찾는 과제는 아이에게 책 찾는 법을, 기차 줄을 만들어 도서관 서가를 누비며 부른 도서관 십진분류법 노래는 책이 어떻게 분류되어 꽂혀있는지 자연스레 알려주었다. 수줍게 “이제 도서관이 친구 같아요.” 말하며 돌아가는 아이를 배웅하는 그 보람의 맛은 정말 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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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녀를 바라보는 저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눈망울 너무나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