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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인의 눌인정사로의 초대 스크랩 임진탐매 단신 Ⅱ - 매처학자(梅妻鶴子) ② 그의 추종자들
눌인 추천 0 조회 68 12.02.09 00:19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임진탐매 단신 Ⅱ - 매처학자(梅妻鶴子) ② 그의 추종자들

 

 

임포(林逋)가 은거하였던 옛터 원경 - 2011년 11월 12일 촬영

 

 

매화를 처로 삼고 학을 아들로 여기며 살아‘매처학자(梅妻鶴子)’라 불리던 임포(林逋;967~1024)의‘산림소매(山林小梅)’라는 시는 중국에서 크게 회자되었다. 또 이 시 가운데 ‘소영횡사(疎影橫斜)’와 ‘암향부동(暗香浮動)’이라는 시어(詩語)는 매화를 음영한 모든 시인들에게 회자된 천하의 명구(名句)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매화시 중에는 <암향(暗香)>과 <소영(疏影)>이라는 시어(詩語)가 자주 등장한다.

 

 

 임포(林逋)가 살던 옛터 방학정에는 납매가 만개하였다. - 2012년 2월 1일 촬영

 

납매 옆에는 모델들이 포즈를 취한다. 너무 촌스럽다. - 2012년 2월 1일 촬영

혹 꽃이나 피었을 까 탐매객은 서성그린다.- 2012년 2월 1일 촬영

임포(林逋)가 살던 옛터에 자라는 홍매 - 2012년 2월 1일 촬영- 지금쯤 활짝 피었을지 궁금하다.

방학정 입구에는 다양한 매화들을 심어 두었으나 고매는 보이지 않는다..- 2012년 2월 1일 촬영

 

먼저 왕안석(王安石;1021 ~ 1086)의 매화시를 읽어보자.

 

매화 (梅花)

墻角數枝梅 담장 모퉁이에 핀 몇 가지 매화꽃이여

凌寒獨自開 추위를 무릅쓰고 홀로 피었구나.

遙知不是雪 아득하나 그것이 눈이 아님을 알겠으니

爲有暗香來 그윽한 매화 향기 불어오기 때문이어라.

 

왕안석은 북송의 시인·문필가였다. 개혁정치가이며 실용주의적인 경향이 강한 남부출신의 신법당(新法黨)의 영수였다. 이들은 북부출신의 대토지를 소유한 보수적인 구법당(舊法黨)과 대립하고 있으면서, 토지개혁, 정치개혁, 과거제 개혁 등 많은 개혁정치를 실시하였다. 1067(또는 1068)년 신종(神宗) 즉위 후에는 한림학사(翰林學士)가 되어 황제의 신뢰를 얻었다. 그의 개혁정치는 많은 저항을 받았으나 그의 문장력은 동료와 적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는 우아하고 깊이 있는 글로써 당송8대가(唐宋八大家)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다음은 강기(姜夔:1155~1221)의 암향(暗香)이라는 시이다. 한번 읽어보자.

 

매화향기(暗香)

 

 

舊時月色 그 옛날 그 달빛

算幾番照我 몇 번이나 나를 비추어 주었던가

梅邊吹笛 매화나무 옆에서 피리 부는 내 모습

喚起玉人 고운 임 불러내어

不管淸寒與攀折 추위도 상관 않고 함께 가지 꺾었었지.

何遜而今漸老 하손 같은 이 몸도 이제는 점점 늙어

都忘却春風詞筆 춘풍 속에 읊조리던 그 솜씨를 다 잊었네.

但怪得竹外疏花 대 울타리 저 너머에 성기게 핀 꽃송이

香冷入瑤席 차가운 그 향기가 자리로 스며드네.

 

江國正寂寂 강가의 마을은 적막만 한데

嘆寄與路遙 아아 부치려 해도 길이 멀고

夜雪初積 밤눈마저 쌓여가네.

翠尊易泣 비취 술잔 손에 들면 울고 싶은 이 마음

紅?無言耿相憶 붉은 꽃은 말없이 그리움을 자아내네.

長記曾携手處 아직도 기억커니 손잡고 놀던 곳에

千樹壓西湖寒碧 천 그루가 서호의 푸른 물을 짓눌렀지.

又片片吹盡也 또 한 잎씩 바람에 다 떨어지니

何時見得 언제나 그 자태 다시 볼 수 있을까?

 

 

석호(石湖)의 위치

남송 소희 2년(1191) 늦겨울에 강기(姜夔)는 소주(蘇州) 서남쪽에 있는 작은 호수인 석호(石湖)로 놀러 갔다. 중국 전통정원에서 빠짐없이 사용되는 석호석(石湖石)으로 유명한 이곳은 시인이자 세계최초로 매화에 관한 책인 『매보(梅譜)』를 남긴 범성대(范成大;1126~1193)가 은거하고 있던 곳이다.

 

마침 매화가 청아하게 피어 두 사람의 시심을 자극했다. 범성대가 강기에게 매화를 읊은 사(詞)를 한 수 지어보라고 청했다. 사는 기존의 곡조에 맞추어 써넣는 가사인데 강기는 음악에도 능통했기 때문에 스스로 <암향(暗香)>과 <소영(疏影)>이라는 제목의 기다란 곡조 두 편을 작곡한 뒤 가사를 썼다. 범성대는 그것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자기 집 기녀 소홍(小紅)에게 불러보라고 했다. 소홍은 이 두 곡조를 구성지게 불렀고, 강기는 자신이 작사 · 작곡하고 소홍이가 부른 그 노래가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강기가 소홍을 그토록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범성대는 그녀를 그에게 주었고 강기는 소홍을 호주(湖州)에 있는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강기는 소홍을 얻은 기쁨에 겨워 배 안에서도 소홍에게 곡을 지어 부르게 하고 퉁소로 반주를 넣었다. 이때 지은 강기의 시 한수를 읊어보자.

 

 

 

 

 

 

수홍교를 지나며(過垂虹)

 

自作新詞韻最嬌 내가 지은 새 가사가 더없이 멋들어져

小紅低唱我吹簫 소홍은 노래하고 이 몸은 퉁소 분다.

曲終過盡松陵路 노래를 다 부르자 송릉 길이 끝나고

回首煙波十四橋 돌아보니 다리 열넷이 안개 속에 아련하다.

 

 

강기는 소홍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갈 때 지나간 다리가 수홍교(垂虹橋)이다. 반달처럼 둥근 모양이 마치 무지개가 뜬 것 같다고 하여 불리게 된 나무 다리였다. 북송 경력 8년(1048) 지어진 강남에서 가장 긴 다리였으나, 원나라 때 헌 다리를 헐고 다시 돌로 지었는데 그 길이가 약 500m나 되었다고 한다. 다리의 모습이 아름다워 유명 시인이 지은 시와 유명 화가가 그린 그림이 100편이 넘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67년 5월 다리가 그만 붕괴해버려 지금은 양쪽 끝에 잔재만 조금씩 남아 있다. 이 일대가 수홍교유지공원(垂虹橋遺址公園)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수홍교유지공원 원경 - 화엄탑(華嚴塔)이 보인다. 안에는 세계최고(世界最古) 조경서(造景書) 원야(園冶; 1634년)를 지은 지청[計成]의 기념관이 있다.- 2011년 11월 촬영

 

 

이런 연유로 지어진 <암향> 과 <소영>이라는 두 수의 사는 강기의 위상을 드높여주었음은 물론 수홍교라는 다리를 전국적인 명소로 만드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 <암향> 과 <소영>이라는 단어와 이 말을 만든 임포(林逋)를 중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일본에 까지 널리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방학정 입구엔 근세 중국의 대표적 문장가 루쉰(魯迅;1881 ∼ 1936)의 좌상이 보인다. .- 2012년 2월 1일 촬영

 

임포 은거지인 고산 방학정 입구에는 일본 에도(江戶)시대 사람인 비토지슈(尼騰二州;1747~1813)의 시비(詩碑)와 설명문이 세워져 있다. 주자학을 연구한 저명학자 중 한사람으로 관정삼박사(寬正三博士) 중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임포의 삶을 동경하여 그도 그렇게 살고 싶어 하였다는 내용이다. 이주조(二州?)라고도 한다는 이 사람의 행력은 찾을 수 없었다. 여하튼 일본에도 임포를 존경하고 그의 생활을 따라 하고자 한 사람이 있는 듯하다.

 

루쉰(魯迅) 좌상 옆에는 비토지슈(尼騰二州;1747~1813)의 시비(詩碑)가 있다..- 2012년 2월 1일 촬영

비토지슈(尼騰二州;1747~1813)의 시비(詩碑) 설명문.- 2012년 2월 1일 촬영

 

임어당(林語堂;1895-1976)은 그의 저서 『생활의 발견』에서 ‘국화를 끔찍이 사랑한 이로 시인 도연명(陶淵明;365-427)이 있다면, 연꽃을 군자의 꽃이라며 제일로 쳤던 이로는 성리학자 주돈이(周惇?;1017~1073)가 있다. 그리고 임포를 매화의 인물’이라 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매화의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매화보다 모란을 더 사랑하는 이가 많은 듯 하며, 임포 이후 매화를 크게 사랑한 이는 없었던 듯하다. 오히려 우리나라에 와서 선비들의 사랑을 흠뻑 받았는데, 이들 가운데서 최고봉은 단연 퇴계 이황이다. 성리학이 퇴계에 와서 꽃을 피웠듯이, 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를 알 듯하다.

 

 

 임포(林逋)가 은거하였던 서호에서는 정자아래 학 대신 공작새가 자라고 있었다.- 2011년 11월 12일 촬영

임포(林逋)가 은거하였던 서호에서 만난 매화시 한수- 2011년 11월 12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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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2.09 14:30

    첫댓글 여러 모습들을 잘 보고 잘 읽고 있습니다.
    언제나 대단한 정성입니다.
    많은 공부하고 갑니다.
    남은 하루도 파이팅...^^^..~~~~~~~``

  • 작성자 12.02.12 14:34

    감사합니다. 배우기위해 찾고 공부합니다.

  • 12.02.10 09:47

    중국의 문화,역사,자연연구의 대가이십니다!
    수고하신 작품 즐감하고 갑니다1

  • 작성자 12.02.12 14:34

    대가가 아니고 입문자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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